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9)
9화: 임시 감독
시작부터 달려드는 번리의 공격진 3명은 브렌트포드의 수비수 3명을 1대1로 압박했고, 그 뒤에서 번리의 미드필드 3명이 브렌트포드의 미드필드 3명을 압박했다.
최후방과 중앙의 선수 6명이 모두 1대1로 압박을 당하고 있는 상황.
번리의 강력한 압박에 눌린 브렌트포드는 아슬아슬하게 자신들끼리 공을 돌리다가 예정된 순서처럼 비어 있는 좌우 측면의 윙백들에게 급하게 패스를 연결했다.
그러면 기다리고 있던 번리의 측면 수비수들은 지원을 위해서 달려온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와 협력 수비를 통해서 3대1 상황을 만들고는 상대편으로부터 가볍게 공을 탈취했다.
그리고 빼앗긴 공은 번리 선수들이 점점 익숙해지는 원터치 숏패스로 빠르게 전방으로 전달되면서 역습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좋아! 잘 했어!”
전반 11분, 번리의 오른쪽 수비수 맷 로튼이 수비형 미드필더 잭 코크와의 협력 수비를 통해서 브렌트포드의 왼쪽 윙백 리코 헨리로부터 공을 탈취.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나와 서 있던 형민이 박수를 치면서 선수들을 격려했다.
공을 탈취하는 데에 성공한 번리의 선수들은 지난 2주간 하루도 쉬지 않고 빠른 패스와 움직임을 학습한 그대로 순식간에 역습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로튼은 공을 빼앗자마자 시간을 두지 않고 가까이 다가오는 번리의 중앙 수비수인 제임스 타코우스키에게 패스를 연결.
다시 타코우스키는 역시 오른발을 휘둘러서 단번에 센터서클에 자리잡은 중앙 미드필더 조시 브라운힐에게 공을 전달했다.
단 2번의 패스로 공격에 나섰던 브렌트포드의 선수들 5명이 경기에서 통째로 배제.
한편, 중앙에서 패스를 받은 브라운힐은 오른발로 공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이를 축으로 몸을 회전시켰다.
경기장을 훑는 그의 시야에는 왼쪽 사이드라인을 타고 전진해서 대기하고 있는 번리의 왼쪽 공격수 드와이트 맥닐이 들어왔고, 브라운힐은 기다리는 동료에게 즉시 패스를 찔러주었다.
이걸로 상대팀이 손을 써보기도 전에 정확하게 4번의 터치 만에 번리의 오른쪽 수비수로부터 번리의 왼쪽 공격수까지 공이 경기장을 가로질러서 전달됐다.
골대를 등진채 공을 받아낸 맥닐을 향해서 인근에 있던 브렌트포드의 수비수 폰투스 얀슨과 오른쪽 윙백 마즈 로에슬레브가 다급히 달려들었다.
그러나 맥닐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을 지원하기 위해서 사이드라인을 따라서 뒤에서 뛰어올라오고 있는 번리의 왼쪽 수비수 찰리 테일러에게 공을 밀어주었다.
맥닐과 공 사이에서 어디를 쫓아가야 할지 달려오던 얀슨과 로에슬레브가 망설이는 순간.
맥닐은 몸을 돌려서 오히려 자신에게 쇄도하던 얀슨과 로에슬레브 사이의 공간으로 뛰어들었다.
“앗!”
홈팀의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브렌트포드의 감독인 토마스 프랭크가 짤막하게 탄식을 내뱉는 사이, 테일러는 페널티 박스를 향해서 달려가는 맥닐의 머리 너머로 공을 날려보냈다.
자신의 머리 위를 지나서 뚝 떨어지는 테일러의 정교한 패스를 달려가는 속도로 그대로 받아낸 맥닐은, 공을 자신의 앞으로 툭 밀어내면서 브렌트포드의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질주했다.
순식간에 전개된 1대1 상황에서 슛각도를 좁히기 위해서 황급히 달려나오는 브렌트포드의 골키퍼 다비드 라야의 조급한 얼굴이 맥닐의 시선에 들어오던 찰나.
갑자기 측면에서 들어오는 묵직한 충격과 함께 맥닐은 잔디 위에 굴렀다.
“이 자식이!”
주심의 휘슬.
동료가 당한 거친 파울에 분노해서 달려오는 번리 선수들의 욕설.
그리고 그들을 제지하는 동시에 주심에게 어필하는 브렌트포드 선수들의 함성.
잔디 위에 누워서 충격에서 회복하고 있는 맥닐의 귀에 갖은 소음이 들려왔다.
그 중에는, 필사적으로 쫓아간 상대팀 공격수를 페널티 박스 안에서 제대로 들이받아버린 브렌트포드의 수비수 폰투스 얀슨이 혀를 차면서 중얼거리는 것도 있었다.
“아, 젠장···.”
VAR을 확인한 주심이 페널티마크를 향해서 손가락을 가르키는 동시에 가슴의 포켓에서 노란색의 카드를 꺼낸 것은 자연스러운 순리였다.
환호하는 번리 선수들이 브렌트포드의 페널티 박스로 모여들었다.
주심에게서 공을 넘겨받은 크리스 우드는 페널티마크에 공을 올려놓고, 필사적으로 팔을 흔들면서 그를 혼란스럽게 하려는 브렌트포드의 골키퍼 다비드 라야와 눈싸움을 시작했다.
페널티마크에서 골문까지의 거리는 11미터.
절대적인 공격자의 우위에서 시작하지만, 의외로 프로 축구에서도 페널티킥을 실축할 확률은 23.6%나 된다.
즉, 4번 중 1번은 페널티킥을 실패한다는 건데, 실패의 70% 이상은 골키퍼가 막아내는 경우이다.
23.6%의 70%니까 확률적으로는 16.5%.
대략 6번 중 1번은 골키퍼가 막아낸다.
물론 이 순간에 번리의 뉴질랜드 국적 공격수 크리스 우드의 머릿속에는 이런 복잡한 생각 따위는 하나도 없었다.
번리와 브렌트포드 선수들이 페널티 박스 밖으로 물러난 것을 확인한 주심이 다시 휘슬을 불자, 크리스 우드는 달려가서 열심히 팔을 흔드는 다비드 라야의 왼쪽으로 냅다 공을 차넣었다.
“으아아아아!”
출렁이는 골네트를 지나서 코너플래그로 달려가 가슴을 두드리며 함성을 지르는 크리스 우드.
그리고 그에게 몰려간 번리의 선수들이 그의 위로 뛰어오르면서 마찬가지로 환호를 지르는 원정팬들과 기쁨을 나누는 가운데, 전광판의 숫자가 0에서 1로 넘어갔다.
전반 12분, 번리가 브렌트포드에 1골 차이로 앞서가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재개된 경기에서도 상황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브렌트포드의 세 수비수인 폰투스 얀슨, 크리스토퍼 아예르, 브루노 발데즈는 수비 진형에서 공을 계속 돌리면서 기회를 엿보았다.
하지만 번리는 최전방 공격수 3명이 그들을 압박하면서 공이 브렌트포드의 미드필더들에게 편안하게 전달되는 것을 끈질기게 방해했다.
결국 브렌트포드는 반복해서 왼쪽이나 오른쪽에서 침투하려는 헨리와 로에슬레브에게 롱패스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 마치 잘 짜여진 각본처럼 번리의 측면에 있는 선수들은 미드필더들과 협력 수비를 통해서 바로 공을 탈취한 후 역습을 진행했다.
반대로 브렌트포드의 수비수들이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공격수를 겨냥해서 바로 롱패스를 보내면?
번리의 중앙을 지키고 있는 중앙 수비수 제임스 타코우스키와 벤 미, 그리고 지원을 위해서 내려온 수비형 미드필더 잭 코크까지 몰이사냥을 하듯이 브렌트포드의 공격수인 이반 토니와 브라이언 음베모를 에워싸고는 헤딩 경합을 통해서 공을 탈취하고 다시 역습을 전개했다.
전반 41분, 브렌트포드의 답답한 공격시도와 전면 압박을 통해서 이를 무너뜨리는 번리의 역습이 익숙해질 무렵, 경기는 또다시 분기점에 도달했다.
압박, 압박, 그리고 또 이어지는 압박.
잡아먹을듯이 덤벼오는 번리의 공격수들을 피해서 공은 브렌트포드의 수비진 사이에서 답답하고 위태롭게 돌았다.
마침내, 수비진에서 미드필드로 넘어가지 못한 공은 압박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운 브렌트포드의 골키퍼에게로 전달.
차오르는 분노와 답답함을 분출하려는듯, 있는 힘껏 길게 차올린 다비드 라야의 킥에 공은 경기장을 가로질러서 미리 자리를 잡고 있던 번리의 중앙 수비수 벤 미의 가슴에 안겼다.
가볍게 공을 트래핑한 벤 미는 중앙에서 공을 받으러 내려오는 애슐리 웨스트우드에게 숏패스로 공을 연결했다.
뒤에서 따라붙는 브렌트포드의 미드필더 비탈리 쟈넬트를 감지한 번리의 베테랑 미드필더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공을 멈추기보다는 왼발 아웃프런트로 툭 쳐서 왼쪽으로 밀어내는 동시에 자신도 왼쪽 직각으로 방향을 꺽었다.
달려오던 비탈리 쟈넬트가 다시 포지션을 잡을 때까지의 짧은 시간.
웨스트우드는 브렌트포드의 페널티 박스 바로 앞까지 전진하고 있던 조시 브라운힐의 앞으로 패스를 연결해주었다.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공을 받아든 브라운힐은 에버튼 전과 마찬가지로 오른발 안쪽으로 부드럽게 공을 가격해서 앞으로 보냈다.
중거리 슈팅을 날리지 못하도록 빠르게 정면에서 거리를 좁혀오는 브렌트포드의 수비수 3명 모두와 뒤에서 다가오는 미드필더 2명을 단번에 바보로 만들어버리는 패스.
공을 낮고 빠르게 날아가서 오른쪽의 빈 공간에 침투하는 제이 로드리게즈의 발 앞에 안착했다.
에버튼 전과 똑같은 것은 브렌트포드의 수비진이 완전히 흔들린 가운데 오른쪽에서 제이 로드리게즈가 공을 받았다는 것.
그때와 다른 점은 로드리게즈가 수비의 방해 없이 무주공산의 상태에서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마주했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롱킥 한번으로 역습의 기회를 제공한 불운한 다비드 라야는 필사적으로 뛰쳐나오면서 다시 한번 슛각도를 좁히려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페널티킥을 내주는 수비진의 거친 파울 시도도 없이, 로드리게즈는 왼쪽 어깨를 살짝 내리고는 오른쪽으로 공을 흘려보내면서 달려오는 골키퍼를 가볍게 제쳐냈다.
남은건 텅 빈 골문 안으로 공을 툭 차서 집어넣는 것.
원정팀 번리가 2번째 골을 넣는 순간이었다.
환호하는 번리의 선수들과 광란하는 원정팬들 옆에는 망연자실한 브렌트포드 선수들과 일그러진 홈팬들의 얼굴이 그들의 절망감을 여실히 표현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