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91)
91화: 노골적인 견제
퍼즐들이 하나씩 맞춰지고 있다.
골키퍼는 주전 닉 포프가 잔류한 가운데 셰필드 웬즈데이에서 성공적인 임대를 마치고 복귀한 베일리 피콕-파렐에게 백업을 맡길 예정.
주전급에서는 제임스 타코우스키와 압두 디알로, 그리고 찰리 테일러에 유망주인 네이선 콜린스 만 남아 있던 수비진에는 새롭게 영입된 오른쪽 수비수 구가와 왼쪽 수비수 자말 루이스와 미카 마르몰이 합류.
총 7명으로 4백을 구성하니까 여유가 있기는 한데, 가능하면 각 포지션마다 2명씩 두고 싶어하는 형민과 조너선의 의지가 맞아떨어지면서 중앙 수비수 1명 정도 추가 영입을 물색하고 있다.
공격진에는 중앙 공격수로 와우트 웨그호스트가 새롭게 영입된 벤야민 셰슈코와 경합을 벌이게 될 예정이고.
드와이트 맥닐과 카림 아데예미, 그리고 막스 코넷까지 총 3명이 2개의 측면 공격수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가운데 측면 공격수가 1명 정도만 추가로 영입되면 된다.
그러나 미드필드진은 완전 영입된 니콜라스 세이왈드와 영입이 확정된 크리스티안 메디나, 임대가 연장된 니코 곤잘레스, 그리고 FIFA와 러시아와 온갖 금융 제재를 돌파하고 1,300만 파운드에 영입이 확정된 세바스챤 셰만스키까지 도합 4명.
사실상 4-3-3 포메이션을 주력으로 삼는 번리 입장에서 정규 리그와 컵대회 2개, 그리고 유럽 대항전까지 미드필더 4명으로 치룬다는건 턱도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름 이적시장이 시작하기 전에 조너선 랜드리스와 형민이 합의했던 퍼스트팀을 22명으로 구성하는 계획에서 미드필드에서만 최소 2명, 전체적으로 4명 정도의 추가 영입이 필요한데···.
···조시 브라운힐의 매각으로 4,680만 파운드까지 늘어났던 순수 이적 예산에서 4,300만 파운드를 이미 소진했다.
남아 있는 380만 파운드로는 솔직히 프리미어 리그급 선수를 1명도 영입하는게 쉽지 않다.
그렇다면 임대 밖에 해결책이 없는데, 번리의 급성장을 경계하는 프리미어 리그의 상위권 구단들은 대상을 불문하고 일제히 유망주의 임대를 거부했다.
중하위권 팀에 있는 유망주는 솔직히 지금 번리의 유소년 팀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16살의 동갑내기 공격수 콜린 맥도날드와 수비수 헨리 마호니보다 못할테고.
영입 현황을 바라보던 조너선은 한숨을 내쉬면서 최후의 수단을 꺼내들었다.
***
“안 돼요.”
“헬레나, 제발!”
여름 이적시장을 맞아서 이전보다 더 짧은 주기로 소집되고 있는 핵심 경영진 회의에서 조너선이 헬레나에게 애원했다.
“이거라도 없으면 선수를 영입할 방법이 없다니까요.”
“임대를 해오면 되잖아요. 지난 시즌도 그렇게 버텼고.”
“이제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은 아무도 우리한테 임대를 해주지 않아요.”
조너선의 푸념어린 고백에 회의실은 조용해졌다.
“하아···.”
한숨을 내쉰 헬레나가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면서 머릿속에서 계산기를 돌려보았다.
“…얼마나 더 필요해요?”
“많으면 많을수록···.”
파란 눈을 크게 뜨고 싸늘하게 노려보는 헬레나의 표정에 조너선이 찔끔했다.
“정확하게 말하세요. 정확하게.”
“…1,000만 파운드 정도?”
헬레나는 다시 한번 뜨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재정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외치는 재정이사로서의 자신과 전체적인 구단의 가치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하는 대표이사로서의 자신이 머릿속에서 충돌한다.
회의실에 앉아 있는 다른 사람들은 그녀의 두 자아가 싸우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헬레나가 고개를 좌우로 기울이면서 혼자서 심각하게 뭔가를 중얼거리는 것을 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채 지켜보았다.
“500만 파운드. 그 이상은 안 되요.”
“하지만···!”
“대신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요청하면 얘기했던 분할 지급은 판단해볼께요.”
“후아···!”
경우에 따라서는 할부로 선수를 영입하겠다는 조너선의 제안을 허락하겠다는 헬레나의 발언.
이번에는 조너선 랜드리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차례였다.
***
“김! 중요한 소식이야!”
핵심 경영진 회의가 끝나고 나서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왔던 형민은 노크도 없이 허둥지둥 자신의 방에 들어온 번리의 풋볼 디렉터 조너선 랜드리스를 보면서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뭔데 그래요, 조너선?”
“유럽쪽 소식통한테 들은건데, 첼시에서 마아랑 사르를 매각하겠다고 내놨데. 140만 파운드면 영입할 수 있어!”
“정말요? 말도 안 돼!”
스카우트팀이 강력하게 추천했지만, 예산을 감안했을 때에 절대로 접근할 수 없을거라고 예상했던 첼시 소속의 프랑스 국적 수비수였다.
강력한 신체조건과 탁월한 기술, 그리고 강한 왼발로 중앙 수비수와 왼쪽 수비수 양쪽에서 뛸 수 있는 멀티자원인데 불과 23세.
2018년 월드컵을 우승하면서 역사상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프랑스 대표팀의 구성이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국가대표팀에 소집이 됐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니스 유소년 팀에서 성장하고 퍼스트팀에서 무려 100경기 이상을 소화한 다음에 21살의 젊은 나이로 첼시에 자유이적으로 합류했는데, 2시즌 동안 불과 3경기만 뛸 정도로 드문 기회에 지쳐버린 선수가 구단에 이적을 요청한 것이었다.
“좋아요! 한번 노려보시지요!”
[140만 파운드요? 에이, 농담이시겠지요. 저희는 1,800만 파운드를 생각하고 있답니다.]조용하고 친절하고 우아하고 치명적이다.
첼시와 거래한 모 구단의 이사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평가한 첼시의 대표이사 마리나 그라노브스카야였다.
조너선 랜드리스는 치명적이었다는 부분이 새삼 뇌리에 맴도는 것을 느꼈다.
[어, 미스 그라노브스카야. 제가 들은 바로는 그렇지 않던데요? 에이전트도 그 정도 수준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머나, 미스 그라노브스카야라니요. 그냥 마리나라고 불러주세요. 저도 조너선라고 부를께요. 조너선, 마아랑 사르는 첼시에서 상당한 기대를 갖고 영입한 유망주에요.]뭔가 자료를 찾아볼 필요도 없는듯, 마리나 그라노브스카야는 마아랑 사르의 장점을 그대로 읊어주었다.
[프랑스 21세 미만 대표팀에서도 8경기나 출전했고, 솔직히 역대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프랑스 대표팀의 현재 구성이 아니었다면 아주 옛날에 국가대표팀에 소집이 되었을거라고요. 이제 전성기를 앞둔 수비수인데 그렇게 싸게 내놓을 이유가 뭐가 있을까요?]첼시의 구단주가 로만 아브라모비치에서 토드 보엘리로 교체되었지만, 아직까지 첼시의 영입과 방출과 관련된 이적시장의 사안들 등 첼시의 운영 전권을 손에 쥐고 흔드는 강철의 레이디가 조너선이 뭔가 반박을 하기도 전에 확실하게 못을 박았다.
[아직 계약 기간도 2년 이상 남았고, 구단에서 연장 옵션도 가지고 있어요.] [아, 그건 그렇군요.]납득하는 듯한 조너선의 말투에 순간 마리나 그라노브스카야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그래도 같은 프리미어 리그에서 분투한 번리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가격에 대한 협상을 고려해볼 수는 있어요. 공식적인 제안을 주신다면요.] [음··· 그건 저희도 좀 고민을 해보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저희도 다른 수비수들을 검토 선상에 올려놓고 있어서요.] [후훗. 물론 그러시겠지요.]조너선의 허세를 이미 파악하고 있다는듯, 전화기 너머로 마리나 그라노브스카야의 웃음기 띈 목소리가 들려왔다.
[천천히 생각하고 연락주세요. 하지만 기억해주세요. 이적 시장의 시간은 제한되어 있다는걸.]전화를 끊은 조너선 랜드리스는 고개를 흔들었다.
“뭔가 정보가 잘못된걸까? 첼시는 별로 그렇게 팔 생각은 없는 것 같던데?”
옆에서 통화 내용을 조용히 듣고 있던 형민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어쩔 수 없지요. 그럼 원래 계획대로 아넬 아메드호지치를 노려볼까요?”
“그래야지. 그리고 다행히 볼프스부르크에서 안셀모 가르시아 맥널티의 이적료를 분할해서 받을 생각이 있다고 답변이 왔어. 헬레나가 이적료도 확충해주고 분할 납부도 허락했으니까 잘만 협상하면 수비수 2명도 보강할 수 있을 것 같아.”
“뭐야, 이건?!”
다음날 오후, 조너선 랜드리스는 황당한 얼굴로 인터넷에 뜨는 기사를 바라보았다.
조너선 랜드리스는 휴대폰을 꺼내서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통화음이 계속 울려도, 첼시의 대표이사인 마리나 그라노브스카야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분명히 내 전화를 피하는게 틀림없어···.”
분노한 조너선 랜드리스는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이나 신호음이 울리고, 답답해진 조너선 랜드리스가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상대편이 전화를 받았다.
[오오, 조너선.] [페트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동유럽 억양이 짙은 목소리는 능글맞았다.
[마아랑 사르 말인가? 어쩔 수 없었어. 릴도 적극적이었고, 선수 본인도 가고 싶어했거든.] [우리한테는 1,800만 파운드를 불렀잖아!] [그야 그렇지. 솔직히 1,500만 파운드까지는 받아줄 생각이었는데 아쉽게도 자네들이 너무 빨리 물러나더라고.]첼시의 이적과 영입 실무를 담당하는 테크니컬 디렉터 페트르 체흐의 웃음기 띈 말에 조너선 랜드리스는 갑자기 찬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원래부터 우리한테는 팔 생각이 없었군.] [그렇지. 근데 마리나가 자네들의 이적예산을 소진시킬 수 있다면 용납할 수도 있다고 해서 던져본거야.] [왜지?] [농담하나, 조너선?]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약간 차가워졌다.
[이 친구야, 지난 시즌에 자네들 덕분에 우리는 7위로 밀려나고 유럽 대항전 진출도 실패했어. 그 와중에 번리는 지난 시즌에 FA컵도 우승했고 맨체스터 시티의 우승도 저지했지. 우리랑 상대 전적도 1승 1패였고.]전화기 너머에서 약간의 한숨이 들려왔다.
[물론 우리도 토마스 투헬이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한 다음 시즌에 이렇게 급격히 하락세를 보일줄은 몰랐지만, 구단 수뇌진은 분노하고 있다고.] [구단 수뇌진이 아니라 토드 보엘리 구단주와 인수 자금을 댄 투자자들이 분노한거겠지.] [구단주와 인수단이 구단 수뇌진의 일원인건 당연한거 아닐까?] […그렇군. 이해했어.]마음이 덜컥 내려앉은 조너선 랜드리스가 마른 입술을 떼서 답변했다.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아까의 냉랭함은 마치 없었다는듯, 다시 친근한 어조를 띄었다.
[그건 그렇고, 우리가 이번에 로멜루 루카쿠를 내보내면서 백업 공격수를 영입하려고 하는데. 와우트 웨그호스트는 어때? 혹시 팔 생각 없나?] […공식적으로 제안을 보내주면 생각해보지.] [하핫. 한방 먹었군. 그래, 우리도 생각해볼께.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건 아니야, 조너선. 알지?] [물론이지. 잘 이해했어, 페트르.] [그럼 다음에 또 얘기하자고.]조너선 랜드리스는 통화가 끊어진 휴대폰을 내려다보았다.
이번에 확실히 깨달았다.
임대생들의 임대 연장을 거부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이제 프리미어 리그 최상위권 구단들도 번리를 진지한 경쟁자로 인식하고 견제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두려움과 희열이 묘하게 얽힌 감정이 그의 가슴 속에서 휘돌았다.
“그래. 봐달라고 하지는 않겠어. 제대로 승부를 보자고.”
스스로 다짐하듯이 중얼거린 번리의 신임 풋볼 디렉터 조너선 랜드리스는 의자를 돌려서 화이트보드에 적힌 영입 명단을 노려보았다.
노골적인 견제를 보내는 이들의 콧대를 다음 시즌에도 납작하게 눌러주기 위해서는 최선의 선수단을 젊은 명장의 손에 쥐어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