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92)
92화: 새로 온 친구들
축구계에게 번리 풋볼 클럽의 여름 이적시장은 한마디로 파격 그 자체였다.
전권을 가진 대표이사 헬레나 카트라이트와 새롭게 풋볼 디렉터로 임명된 조너선 랜드리스의 콤비는 선수단의 체질개선을 최우선의 목표로 냉정하게, 일면 비정하게 기존 선수단을 정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했다.
올해 30살이 된 콜키퍼 닉 포프를 제외한 30세 이상의 선수들이 전원 자유계약 또는 이적으로 구단을 떠났다.
그리고 이적자금과 여유가 생긴 급여 예산을 쥐어짜서 새로 영입 또는 임대된 9명의 선수들은 현재까지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 23세 이하.
번리 풋볼 클럽은 단 한 번의 이적시장 만에 선수단의 평균 연령을 프리미어 최상위에서 최하위로 끌어내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 과정에서 빠져나간 베테랑들의 자리를 유망주로 채워야 하는 동시에 경기력을 유지해야 하는 고민은 온전히 형민과 코치진의 것이었지만.
다만 구단 이사진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 감안, 기적과 같은 유럽 진출의 스토리를 썼던 지난 시즌을 그대로 반복하기 보다는 이번 시즌에는 프리미어 리그 중위권 정도의 순위를 목표하는 것에 동의했다.
물론 총체적인 전력이라는 관점에서는 이전 시즌에 강등 1순위였던 번리의 선수 구성이 딱히 나아진건 별로 없었지만.
번리 풋볼 클럽의 2022년 여름 이적시장의 방출 및 이적 명단:
– 조시 브라운힐, 26세. 중앙 미드필더. 3,000만 파운드로 웨스트햄으로 이적
– 요한 베르그 구드문슨, 31세. 우측 공격수. 700만 파운드로 노리치로 이적
– 맷 로튼, 33세. 우측 수비수. 700만 파운드로 울버햄튼으로 이적
– 코너 로버츠, 26세. 우측 수비수. 200만 파운드로 노리치로 이적
– 벤 미, 32세. 중앙 수비수. 자유 계약으로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
– 제이 로드리게즈, 32세. 우측 공격수. 자유 계약으로 FK 비엔나로 이적
– 웨인 헤네시. 35세. 골키퍼. 자유 계약으로 위컴으로 이적
– 총 수입 4,600만 파운드
번리 풋볼 클럽의 2022년 여름 이적시장의 영입 명단:
– 카림 아데예미, 20세. 측면 공격수. 1,400만 파운드로 RB 잘츠부르크로부터 완전 영입 옵션 행사
– 니콜라스 세이왈드, 20세. 수비형 미드필더. 1,300만 파운드로 RB 잘츠부르크로부터 완전 영입 옵션 행사
– 벤야민 셰슈코, 19세. 중앙 공격수. 1,500만 파운드로 RB 잘츠부르크에서 영입
– 세바스챤 셰만스키, 23세. 중앙 미드필더. 1,300만 파운드로 디나모 모스코바에서 영입
– 루카 수키치, 19세. 중앙 미드필더. 825만 파운드로 RB 잘츠부르크에서 영입
– 구가, 23세. 우측 수비수. 460만 파운드로 아틀레티코 미네이로에서 영입
– 크리스티안 메디나, 20세. 중앙 미드필더. 460만 파운드로 보카 후니오르에서 영입
– 자말 루이스, 24세. 좌측 수비수. 400만 파운드로 뉴캐슬에서 영입
– 안셀모 가르시아 맥널티, 19세. 중앙 수비수. 300만 파운드로 볼프스부르크에서 영입
– 아넬 아메드호지치, 23세. 중앙 수비수. 200만 파운드로 말뫼에서 영입
– 미카 마르몰, 21세. 좌측 수비수. 180만 파운드로 바르셀로나에서 영입
– 총 지출 8,325만 파운드
번리 풋볼 클럽의 2022년 여름 이적시장의 임대 영입 명단:
– 토마소 포베가, 22세. 중앙 미드필더. AC밀란에서 임대 (1,400만 파운드 완전영입 옵션)
– 조 겔하트, 20세. 우측 공격수.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임대 (1,500만 파운드 완전영입 옵션)
– 니코, 20세. 중앙 미드필더. 바르셀로나에서 임대 연장 (완전영입 옵션 없음)
번리는 스쿼드의 체질을 전폭적으로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가장 부실했던 미드필드는 AC밀란에서 계약을 연장한 토마소 포베가의 임대를 허락하면서 1차적으로 보강.
거기에 추가해서 결국 가장 만만하고 확실한 RB 잘츠부르크로부터 젊고 창창한 크로아티아 국적의 20살 미드필더 루카 수키치를 825만 파운드로 영입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또 유망주를 번리에 빼앗긴 RB 잘츠부르크의 테크니컬 디렉터 마크 랑이 며칠간 앓아누웠다는건 레드불 풋볼 그룹 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지만.
그리고 수비진에서는 스웨덴의 말뫼 FF 소속으로 지난 시즌에 보르도에 임대되었던 보스니아 국적의 수비수 아넬 아메드호지치를 단돈 200만 파운드에 영입.
거기에 와우트 웨그호스트를 영입했던 분데스리가의 VFL 볼프스부르크로부터 300만 파운드를 후불로 3년간 분할 지급하는 조건으로 스페인 국적의 19살짜리 초대형 수비수 유망주 안셀모 가르시아 맥널티를 영입했다.
안셀모 가르시아 맥널티는 다시 1시즌간 바셀로 임대를 떠났지만, 장기적으로 네이선 콜린스와 함께 번리의 중앙 수비수의 한 축을 이루어줄 것이 기대되는 자원.
한편 기존의 임대생들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트의 중앙 미드필더 한니발과 아스톤 빌라의 중앙 미드필더 제이콥 램지는 번리의 반복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재임대가 허락되지 않았다.
두 구단 모두, 특히 막판까지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놓고 번리를 경계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제 번리가 적극적으로 견제할 대상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은채 재임대 요청을 거절했다.
반면에 리즈 유나이티드에서는 선뜻 유망주인 조 겔하트의 임대를 허락했다.
이는 단순히 형민과 리즈의 신임 감독 제시 마치 간의 친분 뿐만 아니라, 제시 마치 감독의 새로운 전술에 잘 적응한 패트릭 뱀포드, 로드리고 및 타일러 로버츠 3인방이 조 겔하트보다 공격진에서 우위를 잡은 것도 영향이 컸다.
따라서 유망주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형민을 통해서 유망주를 키워보겠다는 계산도 들어가 있었다.
이렇게 지옥 같은 여름 이적시장을 1달반 만에 질주해서 완료한 번리는 형민의 지휘 하에 7월부터 프리시즌에 돌입하면서 새로운 시즌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
“음···.”
프리시즌의 첫 연습경기.
사실은 중요한 경기라기보다는 새로 팀에 합류한 선수들과 서로 발을 맞추고, 기존 선수들이 여름 휴가가 끝난 후 경기력을 다시 끌어올리는데에 중점이 맞춰져 있다.
그랬어야 하는데 눈 앞에서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펼치는 경기를 보고 있는 번리의 기존 선수들의 표정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얘네들, 장난이 아닌데?”
감독의 요청에 따라서 우측 수비수로 포지션으로 변경하기 위한 훈련을 소화하면서 일시적으로 후보군으로 밀려난 찰리 테일러가 옆자리에 앉아 있는 중앙 공격수 와우트 웨그호스트에게 말했다.
구단 차원에서 진행된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노장들이 다 떠나면서 닉 포프, 제임스 타코우스키와 함께 라커룸의 리더인 동시에 최연장자의 위치에 올라선 와우트 웨그호스트.
이제 명실상부 번리에서 베테랑의 위치를 확립한 그는 찰리 테일러의 말을 무시하고 벌써 전반전에만 3골을 넣으면서 해트트릭을 완성한 신임 중앙 공격수 벤야민 셰슈코에 집중했다.
“쟤 진짜 장난 아닌 것 같아. 아직 19살인데, 슬로바키아 성인 대표팀에 합류해서 이번 여름에만 평가전에서 2골이나 넣었던데?”
“우왕···요즘 젊응 애들응 장낭 아니구낭.”
역시 번리에서 베테랑 소리를 들을 위치가 된 찰리 테일러가 말하자, 벤치에 같이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프랑스 국적의 공격수 막스 코넷이 옆에서 호들갑을 떨었다.
와우트 웨그호스트는 기분이 나쁜듯, 팔짱을 끼고 지적했다.
“흥. 저건 생파울리 애들이 방심해서 그런거야. 보면 드와이티랑 카림이 다 떠먹여주고 있는거잖아.”
“아닌데? 코너킥에서 헤딩으로 하나 넣고, 하나는 본인이 직접 드리블 돌파로 넣고, 마지막 하나만 어시스트를 제대로 받은건데?”
막스 코넷의 지적에 와우트 웨그호스트는 벌컥 화를 냈다.
“기다려보라고! 내가 당장 들어가서 4골을 넣어줄테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와우트 웨그호스트가 테그니컬 에어리어에 서서 경기를 지켜보던 형민에게 외쳤다.
“감독님! 와우트 웨그호스트, 출전을 요청합니다!”
번리의 주전 중앙 공격수의 비장한 얼굴을 보면서 형민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와우트.”
“넵!”
“닥치고 자리에 앉아요. 후반전 시작하면 교체될 거라고 미리 얘기했잖아요.”
또 말하게 하지 마라, 는 분위기가 물썽 피어오는 감독의 말투에 와우트 웨그호스트는 킬킬거리는 베테랑 동료들 옆에 조용히 다시 착석했다.
***
일반적으로 프리미어 리그 구단은 프리시즌에 온난한 기후와 적절한 훈련 설비를 갖춘 특정한 국가에 캠프를 차리거나, 아니면 아예 몇개 국가를 순회하는 투어를 진행한다.
특히 대형 구단의 경우, 미국이나 아시아 등 평소에 경기를 직접 관람할 기회가 적은 시장에서 투어를 기획해서 친선 경기를 통한 재정 확충과 팬층 확대를 동시에 노리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이나 아시아 투어 같은건 번리와 같은 소형 구단에게는 택도 없는 얘기.
불러주지도 않을 뿐더러, 간다고 해도 빈약한 선수층에 피로만 쌓인 다음에 정작 시즌 초반을 망칠게 뻔하다.
따라서 그동안 번리는 평소에 날씨가 좋은 중앙 유럽이나 지중해 연안의 남유럽 국가에서 캠프를 차렸는데, 이번 프리시즌은 커뮤니티 실드와 벤 미 기념경기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영국에서 오랫동안 떠나 있을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풋볼 디렉터인 조너선 랜드리스는 구단 이사진과 형민 및 코치진과 상의 끝에 독일과 그리스, 영국을 오가면서 훈련과 연습경기를 치루는 일정으로 프리시즌을 기획했다.
그리고 이는 형민이나 번리의 코치진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다가왔다.
“아··· 이거, 꽤나 빡세게 굴려야겠는데?”
RB 잘츠부르크 출신의 선수들이 들었다면 하얗게 질릴 말을 가볍게 던지는건 번리 퍼스트팀의 새로운 수석코치 카롤리나 슈테판.
그러나 옆에 서서 훈련을 지켜보던 형민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여서 동의를 표했다.
다른걸 다 떠나서 선수들 간의 조직력이 너무 떨어진다.
급격하게 팀을 개편할 수 밖에 없었던 번리.
덕분에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 합류한 선수가 전체 22명의 퍼스트팀 중 무려 10명이다.
거기에 기존 선수라고 해도 압두 디알로나 니코 곤잘레스는 지난 시즌의 겨울 이적시장에서 합류했으나까 상대적으로 친숙도가 떨어지고, 베일리 피콕-파렐은 아예 타 구단에 시즌 내내 임대를 가 있었으니까 손발을 맞춰볼 일이 없었다.
“…체력 훈련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겠는데요.”
옆에서 암울한 표정으로 태블릿에 떠오르는 데이터를 확인한 피트니스 코치 파울루 모라오가 말했다.
1시즌 내내 형민과 아서와 그가 3인 합동으로 갈궈서 90분 내내 전방 압박을 전개할 수준으로 끌어올렸더니, 팀이 개편되면서 기존의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소화했던 인원이 다시 절반으로 떨어졌다.
그렇다고 지난 시즌부터 팀에 있었던 기존 선수들로만 선발진을 꾸릴 수 있는게 아닌데, 현대 축구에서 전방 압박이란건 팀에 있는 전원이 하지 못한다면 아예 안 하느니만 못하다.
침통한 표정으로 훈련장을 바라보던 번리의 감독과 코치진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냥 굴리자.
설마 죽기야 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