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95)
95화: 출격, 번리 유치원
[골! 또 골입니다!] [후반 88분! 번리의 중앙 공격수 와우트 웨그호스트가 오른쪽 공격수 조 겔하트의 크로스를 받아서 가볍게 헤딩골로 연결합니다. 이제 스코어는 4대 1. 뉴캐슬은 완전히 수면 밑으로 가라앉습니다!]캐스터와 해설자의 탄성이 울려퍼졌다.
전반전에는 번리의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카림 아데예미가 뉴캐슬의 페널티 박스까지 여유롭게 치고들어와서 니코 곤잘레스가 미드필드에서 보낸 아름다운 패스를 바로 슈팅으로 연결해서 가볍게 선제골을 성공했다.
그리고 나서 후반 60분 전후로 공격수 3명을 전부 교체하더니, 이번에는 교체투입된 오른쪽 공격수 조 겔하트가 혼자서 1골 1어시스트를 올리면서 뉴캐슬을 붕괴시키고 있다.
특히 전반 내내 중앙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던 벤야민 셰슈코의 끊임없는 움직임과 빠른 속도에 휘둘렸던 뉴캐슬의 수비수들은 후반전에 교체 출전하면서 둔탁한 망치처럼 수비진을 때려부수는 와우트 웨그호스트에 전혀 적응하지 못했다.
경기를 중계하던 캐스터가 혀를 내둘렀다.
[어제 기자회견에서 번리와 김 감독에게 지난 시즌의 설욕을 하고 싶다고 말했던 뉴캐슬의 에디 하우 감독이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지난 시즌 내내 뉴캐슬 본인들이나 프리미어 리그의 강팀들이 경험했듯이 젊은 명장이 이끄는 번리에게 일격을 당합니다.]옆에서 해설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뉴캐슬이 더 눈에 띄는 전력의 보강을 했지만, 번리의 신입생들이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선발 출전한 세바스챤 셰만스키도 조 겔하트와 마찬가지로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요. 지난 시즌에 번리의 미드필드를 책임졌던 한니발 메이브리나 제이콥 램지의 공백을 말끔히 지워주고 있습니다.] [번리가 이번 시즌에 퍼스트팀에 등록한 선수 명단은 평균 연령이 23.5세로 프리미어 리그 20개 팀에서 최연소인데요. 23세 미만 팀 경기에도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대로 출전이 가능한 최연소 팀을 이끌고 이번 시즌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프리미어 리그 1라운드에서는 뉴캐슬 원정경기에서 4대 1로 승리.
프리미어 리그 2라운드에서는 토트넘을 터프 무어로 불러들여서 2대 1로 승리.
프리미어 리그 3라운드에서는 울버햄튼 원정경기에서 3대 1로 승리.
마침내 프리미어 리그 감독들은 지난 시즌에 감독상 더블을 차지했던 젊은 동양인 감독이 2년차 징크스 따위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걸 깨달았다.
번리의 조직력은 확실히 이전 시즌에 비해서 무뎌졌다.
지난 시즌에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많은 무실점 경기를 기록했던 팀 중 하나였던 번리가 매 경기마다 1골씩 내주는게 바로 그걸 증명한다.
근데···. 그러면 그냥 무뎌진 조직력을 상쇄할만큼 공격력이 더 올라가면 되는거 아닌가요?
번리를 상대한 팀들의 감독들은 번리의 감독이 자신들에게 부드럽게 지적하는 환청이 들리는 것 같았다.
특히 지난 시즌에 번리의 중앙 공격은 전반기에 크리스 우드, 그리고 후반기에 와우트 웨그호스트로 대표되었다.
단단하고, 체격적으로 훌륭하고, 상대팀의 중앙 수비수들을 육탄으로 굴복시킬 수 있는 거구들이 미끼와 망치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공중볼은 프리미어 리그의 장신 수비수들과 경합해도 무난히 따낼 수 있는 수준.
그러나 단점은 발이 느리다는 것이고, 따라서 미끼 역할로 내려오면 페널티 박스로 중앙 공격수가 복귀하지 못한 가운데 생겨난 공백을 좌우 측면 공격수들이 파고드는게 번리의 패턴이었다.
그런데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 영입된 슬로베니아 국가대표팀 소속의 벤야민 셰슈코는 1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짜증날 정도로 위치선정과 움직임이 절묘한데, 키는 195센티이고 발까지 빠르다.
아직은 77키로에 불과해서 체격적으로는 프리미어 리그의 중앙 수비수들과 공중볼 경합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준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면서 더 체격이 단단해지고 근육량이 늘어나면 비슷한 키에 88키로의 거구로 지금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데뷔 시즌에 프리미어 리그를 초토화하고 있는 엘링 할란드 급까지 성장할 수도 있다.
실제로 두 선수 모두 대략 20살 전후에 RB 잘츠부르크를 떠나서 빅리그 클럽에 합류했다.
그리고 엘링 할란드는 약간의 적응기를 가진 다음에 분데스리가를 초토화하는 선수로 발돋움했고.
어쨌든 벤야민 셰슈코가 확실히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유망주인건 맞는데, 당장 상대팀 감독들의 골치를 아프게 하는건 와우트 웨그호스트와는 달리 벤야민 셰슈코는 페널티 박스를 이탈했다가 바로 다시 침투할 수 있는 움직임과 속도를 모두 장착하고 있다는 것.
다시 말해서 본인이 중앙 수비수를 끌고 내려와서 생긴 빈 자리를 본인이 직접 치고 올라가서 마무리 지을 수도 있다.
아니면 기존 전술과 동일하게 카림 아데예미나 드와이트 맥닐, 그리고 조 겔하트나 막스 코넷 같은 측면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내줄 수도 있고.
거기에 형민이 언제든지 벤야민 셰슈코 대신 와우트 웨그호스트를 선발 출전시키거나, 아니면 경기 중에 교체를 할 수 있으니 이제 공격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대폭 확장됐다.
그렇게 벤야민 셰슈코라는 유망주를 영입된 번리에 지난 시즌에 비해서 훨씬 더 섬세해지고 정교해진 공격 전술을 구상하고 덧씌운 장본인이 누군지는 명확했다.
가끔씩 감독 대신 테크니컬 에어리어까지 나와서 긴 금발을 휘날리면서 공격진에게 전술 조정을 위한 지시를 내리고 있었으니까.
***
에디 하우, 안토니오 콘테, 그리고 브루노 라게까지.
3명의 상대팀 감독에게 두통을 선사하면서 번리는 8월 한달 동안에 예정된 4경기에서 첫 3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고 승점 9점을 획득했다.
그러나 경계심이 한층 강화되는 외부의 분위기에 상반되게 번리 코치진은 다음 경기에 대한 고민에 잠겨 있었다.
다음 상대는 어떻게 살펴봐도 만만하지 않다.
퍼스트팀 코치진 전용 회의실에서 수 시간째 다음 상대인 맨체스터 시티에 대한 비디오 분석 자료를 같이 돌려보고 있던 형민이 맞은편에서 같이 비디오 자료를 분석하던 사람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떨 것 같아?”
언론에서는 아직 여자인 그녀가 프리미어 리그의 남자 퍼스트팀에서 수석코치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대한 가십성 기사 밖에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 번리를 상대했거나 분석한 모든 팀들은 번리의 전술적 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주의 인물로 판단하고 있는 번리의 신임 수석코치 카롤리나 슈테판은 뻑뻑한 눈을 손등으로 비비면서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저었다.
“그냥 기도를 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
“이런 X발.”
마음 속 한구석에서는 똑똑한 친구가 뭔가 기발한 세부 전술이나 작전이라도 제안해줄걸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도 자신과 하등 다를바 없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을 깨달은 형민이 욕을 내뱉었다.
“하아··· 도대체 뭘 기도해야 되는거야?”
“음··· 엘링 할란드가 그날 컨디션이 안 좋으라고? 아니다, 그냥 맨체스터 시티 선수단이 전부 식중독에 걸리기를 기도해라.”
“아오!”
형민은 양 손으로 머리를 움켜쥐었다.
회의실 벽에 걸린 대형 스크린에는 이번 시즌에 맨체스터 시티가 치른 경기들이 비쳐지고 있었다.
토트넘은 2대 0.
울버햄튼도 2대 0.
브라이튼은 아예 6대 0.
그 사이에 양념처럼 치룬 UEFA 슈퍼컵에서는 지난 시즌 유로파 리그의 우승팀 라치오를 가볍게 3대 1로 눌러주었다.
4경기에서 도합 13골을 넣고 겨우 1골만 실점.
사실 실점도 경기 막판에 다양한 선수들을 교체해서 슈퍼컵 출전 기회를 제공하면서 발생한거지, 정상적인 경기 상황도 아니었다.
나름 3경기 동안 누적 스코어 9대 3으로 번리의 공격력이 펄펄 날고 있다고 해도, 지난 시즌에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하고 프리미어 리그 2위를 차지한 다음에 공격과 미드필드에서 최상급 선수들로 전력을 보강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공수 양면에서의 조화는 비교가 안 된다.
카롤리나도 그걸 잘 아는듯, 손가락을 들면서 상황을 짚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우선 맨체스터 시티의 미친 패스 게임을 우리가 쫓아갈 순 없고.”
검지가 들려졌다.
“지금으로서는 체력도, 조직력도, 따라서 압박과 수비도 그들보다 뒤쳐지고.”
중지가 들려졌다.
“그나마 맨체스터 시티의 약점이라고 그동안 말할 수 있던게 기회는 많이 만들어내지만 그걸 골로 바꿔줄 수 있는 강력한 공격수가 없었다는건데, 그걸 엘링 할란드가 와서 한방에 해결.”
약지가 들려졌다.
“어, 그런데 모든 포지션에서 우리 선수보다 그쪽 해당 선수가 더 실력이 좋네?”
새끼 손가락이 들려졌다.
4개의 손가락이 펼쳐진 자신의 손을 잠깐 바라본 카롤리나는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형민을 바라보았다.
“도대체 지난 시즌에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2승 1패를 거둔건 어떻게 한거야?!”
“그냥··· 애들이 필사적으로 수비하고 압박하면서 열심히 역습했지.”
좌절한 형민이 의자에 절반쯤 널부러진 채 천장을 올려다보면서 대답했다.
“음··· 지난 시즌 후반기에는 그게 가능했지만, 전반기에 상대했을 때는 1패를 기록한거지? 전반기는 번리도 체력이나 압박이 완성되기 이전이니까···. 안타깝지만 이번 경기도 똑같아. 오히려 조직력 측면에서는 지난 시즌 초기보다 더 떨어지고.”
카롤리나가 냉정하게 평가했다.
기본적으로 지난 시즌에 부동의 오른쪽 수비수인 맷 로튼과 주장으로서 중심을 잡아주던 벤 미가 빠져나가고 찰리 테일러가 포지션을 변경하면서 선발급 수비진이 대부분 교체됐다.
중앙 수비수 압두 디알로나 오른쪽 수비수 구가, 그리고 왼쪽 수비수 자말 루이스가 좋은 선수라고 하지만 호흡이란건 그렇게 빨리 맞출 수 있는게 아니다.
더욱이 현대 축구에서 수비는 공격수들부터 체계적으로 전방 압박을 시도하면서 쌓아올리는거지, 갑자기 수비진만 조직력이 강화되었다고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참이나 고민하던 형민이 카롤리나를 바라보았다.
“공격은?”
“이 상황을 공격으로 타개하자고? 뭐, 마음가짐에 대해서는 A+를 주고 싶네.”
카롤리나가 자신의 상사이자 친구에게 빈정거렸다.
“야, 공격 전술은 뭐 빵 굽듯이 오븐에 넣었다가 빼면 완성되는줄 아냐? 지금 벤야민이 추가되면서 가뜩이나 측면 공격수들이랑 미드필더들이 경우의 수가 늘어나서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데···. 아니, 심지어 미드필드진도 갈아엎은거잖아!”
“브라우니를 파는건 내 의지가 아니었어···.”
중얼거리면서 형민이 책임을 회피했다.
“아, 몰라. 벤야민이야 원래 레드불에서 다양한 공격 시스템을 훈련받았고, 세바스챤은 다행히 빨리 쫓아오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디나모 모스코바나 폴란드랑은 우리 시스템이 완전히 달라서 적응기가 필요해.”
강렬한 압박 및 수비 후 역습을 펼치는 전략은 압박과 수비가 안 되니까 탈락.
지난 3경기에서 승리를 이끌어낸 현란한 공격은 아직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을 뚫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
형민은 정말 희박한 가능성에 걸어보기로 했다.
“…혹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방심을 하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