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Son of the Final Boss RAW novel - chapter (12)
최종 보스의 아들이 되었다-12화(12/278)
12화.
폭풍 같은 하루가 지났다.
황궁 전체에 어제 일이 파다하게 퍼져 나갔다.
켄이 황궁 분위기에 대해 말했다.
“전하께서 미치셨다는 말들이 많습니다.”
일찍 일어나 아침 식사를 대령한 켄은 피곤한지 목소리가 갈라졌다.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물었다.
“내가 왜 미쳐?”
“이황자 기사들을 감금한 것에 이어 부집사장, 시녀, 하인들까지 모조리 별궁에 가두셨으니까요. 덕분에 다른 궁까지 가서 아침을 준비했습니다.”
켄의 불만은 나를 모욕하는 소문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번거로움에 있었다.
“충성심이 부족해.”
“전 아직 전하의 사람이 아닙니다.”
단칼에 대답하는 켄을 보면서 내가 슬며시 웃었다.
“내 사람은 아니지. 내게 인생을 저당 잡힌 사람일 뿐.”
켄의 볼이 실룩거렸다. 그의 불만을 가볍게 넘긴 뒤 말을 이었다.
“사람은 금방 뽑을 거니까 며칠만 고생해.”
“네.”
켄의 대답을 들으며 나는 오늘 아침도 변함없이 밥을 최대한 골고루 많이 먹었다.
F급 퀘스트 출발이 반이다 퀘스트 중 오늘로서 3주 연속 수련까지 끝났다.
그동안 운이 좋아 F급 퀘스트로 두 개의 스킬을 개방했다.
‘카렌이나 본래 이 몸의 주인이나 상태창에 대해서 처음에는 몰랐기 때문에 활용을 적극적으로 할 수 없었지만 나는 다르지.’
주인공의 능력 기반이었던 상태창에 대해서는 기억이 유독 선명했다.
‘보너스 스탯을 많이 투자하여 퀘스트를 개방할수록 보상이 좋은 퀘스트가 나올 확률이 높으니까.’
나는 식사를 마친 뒤 곧바로 게일과 함께 연무장으로 향했다.
연무장은 정원 오른쪽에 있었는데 나는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었다.
다른 황자, 황녀들은 자신들의 궁에 있는 연무장을 자신만이 아니라 휘하 기사나 마법사들에게도 개방한다.
반면, 내 연무장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다. 게일은 연무장이 필요 없었고, 나는 수련이 처음이었다.
“원래 이렇게 넓었나?”
내 말에 게일이 짧게 대답했다.
“황태자궁 연무장은 폐하의 연무장을 제외하고 가장 넓습니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뭐 넓으면 좋지.”
이어 게일에게 슬그머니 말했다.
“본격적으로 정령을 이용한 훈련을 하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내가 의지할 건 어머니가 주신 정령술서가 전부라서. 게일이 적당히 상대해줬으면 좋겠는데.”
게일과 나의 실력 차이는 솔직히 말로 표현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하지만 나를 상대해 줄 사람은 게일밖에 없다.
소속은 황제 직속이지만 이미 상당한 기사들이 자신들의 출신, 판단에 의하여 황자, 황녀들에게 줄을 대고 있는 상황이다.
나는? 당연히 게일이 전부다.
게일은 내 부탁에 서슴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전하.”
게일이 허리에서 검을 뽑았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듯 진검이 아니라 목검이었다.
“정령사는 상대가 의식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정령을 소환하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게일의 기세가 변했다.
분명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목검을 들고 있을 뿐인데, 나는 온 몸에 압박감을 느꼈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자연스럽게, 본능적으로 정령을 소환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실프, 운디네.’
나는 내가 계약한 정령을 동시에 모조리 불러냈다.
실프 둘과 운디네가 모습을 드러냈다.
게일이 순수한 감탄을 터뜨렸다.
“그럼 한 번 공격해 본다.”
내 말에 게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내가 대단한 재능을 지녔더라도 내 공격에 게일이 어떻게 될 거라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았다.
‘A급 스킬이지만 모두 레벨이 1에 불과하니까. 심지어 사용해보는 것도 처음이다.’
그동안 바람의 호흡법과 정령 계약에만 집중했다.
슬슬 스킬을 사용하면서 숙련도를 올려 레벨을 올릴 때가 되었다.
스킬 사용법은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개방되었을 때부터 머릿속에 각인되어 어렵지 않았다.
‘바람의 사슬.’
공격 스킬부터 사용했다.
실프들이 휘잉, 하고 날아갔다. 꽤 빠른 속도였다. 실프의 몸이 날카롭게 변해 게일의 양 옆을 공격했다.
내가 굳이 어떻게 하라고 명령하지 않고 오직 ‘생각’만 했을 뿐인데 실프들은 내 생각을 읽고 공격 방향을 정한 것이다.
-친화력이 높으면 정령들이 정령사의 의식을 공유해 본능적으로 움직인단다. 그래서 무엇보다 계약한 정령과 친해지는 게 중요해. 하급, 중급, 상급, 최상급에 상관없이 단 한 명의 정령이라도 의식 공유를 할 수 있다면 정령은 한 몸처럼 움직일 거야.
어머니는 정령술의 가장 중요한 점으로 정령과의 의식 공유를 꼽았다.
말로 명령을 내리는 것보다 의식을 공유하는 게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다.
‘무서운 재능이야.’
나는 실프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S급 재능이 얼마나 대단한지 비로소 깨달았다.
그리고 그건 게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 * *
“제가 본 어떤 정령사보다 정령을 훨씬 자연스럽게 다루십니다.”
게일의 호흡은 한결같이 차분했다.
나는 온몸에 땀이 비 오듯이 흘렀고, 숨은 턱 끝까지 차올랐다.
‘이거, 장난이 아니군.’
운동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스킬을 한 번 사용할 때마다 마나홀에서 빠져나온 마나가 정령들에게로 흘러갔다.
‘체력을 더 키워야 해.’
흐트러진 호흡을 정돈하며 게일의 말에 집중했다.
“실프를 칼날 모양으로 만들어 공격하는 건 전하의 어머니께서 즐겨 쓰신 방법인데 전하께서도 훌륭하게 사용하시는군요. 하지만 운디네의 활용 방법은 아쉬웠습니다.”
“운디네?”
내가 되묻자 게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일종의 실드 같은데 너무 비효율적입니다.”
반박할 수 없었다. 물의 장벽이라는 방어 스킬이었고, 다른 스킬은 개방하지 못했다.
게일이 짧게 설명했다.
“바람의 정령으로 공격, 물의 정령으로 방어하는 데 완전히 익숙해진 뒤에는 정령들의 역할을 바꾸는 훈련도 진행하면 좋을 겁니다.”
게일의 말에 나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바람의 정령으로 방어 스킬을, 물의 정령으로 공격 스킬을 개방하는 건 내가 임의로 실행할 수 없는 것들이다.
‘스킬 자체를 뽑는 건 난이도가 높은 퀘스트를 성공했을 때나 가능해. 지금 등급의 퀘스트로는 스킬이 개방되는 것 자체가 운이니까.’
결국 더 많은 퀘스트를 수행해서 보너스 스탯을 많이 모으는 수밖에.
그나마 희망적인 건 게일이라는 스승이 있다는 점과 새로운 수련으로 인하여 스킬 레벨과 내 레벨이 올랐다는 것이다.
아룬 칼 레오드(Lv10)
-최하급 정령술사
-황태자
재능
-S 바람의 동반자(Lv2)
-S 물의 수호자(Lv1)
스킬
-S 바람의 호흡법(Lv10)
-A 바람의 사슬(Lv3)
-A 물의 장벽(Lv3)
퀘스트
-F 게일에게 끈기 인정받기 : 두 달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수련
└보너스 스탯 : 30
-F 출발이 반이다 : 한 달 연속 수련, 두 달 연속 수련
└각 목표치 달성 때마다 보너스 스탯 5
현재 보너스 스탯
-30
상태창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확실히 정령사로서의 재능이 상당하다.
그리고 마지막에 레벨업 보상이 주어졌다.
-레벨업 보상 총 보너스 스탯 30 지급
내가 보상을 선택하자 현재 보너스 스탯이 30에서 60으로 변했다.
나는 숨을 고른 뒤 게일에게 시선을 돌렸다.
“게일.”
게일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네, 전하.”
“점심 식사 뒤에 폐하를 알현해야 되겠어.”
게일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지만, 금세 본래 표정으로 돌아왔다.
“준비하겠습니다.”
아버지는 무척이나 바쁜 사람이다.
최근 2차 정복 전쟁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황궁 내에 파다하다. 이제는 수도를 넘어 지방에서는 전운이 맴돌 정도다.
‘본래 진행대로라면 이 때 쯤 나는 황궁에서 쫓겨난다.’
나의 무능력을 참다못한 아버지가 황태자 직위를 박탈하고 수련이라는 명목으로 수도 밖으로 쫓아냈기 때문이다.
분명 나는 그렇게 집필하였지만 솔직히 확신할 순 없었다.
‘이 세계는 살아 움직이는 현실…… 그리고 내가 설정한 론 칼 레오드의 설정을 생각하면 그는 내게 관심 자체가 없어. 아마 경쟁자들이 무슨 수를 썼을 가능성이 높아.’
처음 쓰는 소설이었고, 솔직히 설정 구멍을 무시한 채 그냥 넘어간 부분도 많았다.
나와 게일은 궁으로 돌아간 뒤 점심을 함께 먹었다. 켄이 여전히 불만을 터뜨렸지만 가볍게 무시했다.
점심 식사를 모두 끝낸 뒤 게일과 함께 아버지의 집무실로 향했다.
다소 긴장되었지만 황제의 권위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 판단해, 각오를 다졌다.
“꽤 머네.”
한참을 걸어도 도착하지 않자 게일에게 말했다.
게일이 짧게 대답했다.
“금방 도착합니다.”
“아바마마께서는 꽤 바쁘신 것으로 아는데 알현을 허락하실까?”
“일단 연통은 넣어 두었습니다. 한번 가 봐야 알 것 같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만나는 일이지만, 공적으로는 황제의 업무 시간에 황태자가 방문하는 것이다. 아무리 황태자라 하더라도 미리 약속을 잡지 않으면 황제를 알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황제는 수많은 귀족들과 국사를 논하는 데 바쁘니까.
‘더구나 2차 정복 전쟁이 임박한 지금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겠지.’
그럼에도 나는 굳이 아버지를 찾아갔다.
오늘 만남이 불발에 그치면 내일은 미리 약속을 잡을 요량이었다.
곧 아버지가 일하는 궁에 도착했다.
과연 황제의 집무실이 있는 궁답게 화려하고 웅장한 느낌을 주었다.
얼굴 모르는 귀족들과 그들을 보좌하는 수행원들, 기사들, 하인들로 궁은 북적거렸다.
귀족들은 내 얼굴을 슬쩍 훔쳐봤고, 꽤 놀라는 눈치였다.
게일이 짧게 입을 열었다.
“황태자 전하십니다.”
누구도 내게 고개를 숙이지 않고, 예의를 표하지 않은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그제야 귀족들과 사람들이 언짢은 눈빛으로 짧게 고개를 숙였다.
나는 피식 웃었다.
‘내 처지가…… 황태자가 맞기는 한가.’
나는 귀족들을 무시하고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갔다. 황제를 알현하기 위하여 모두가 기다리고 있었지만, 보란 듯이 걸었다.
“아바마마 소자이옵니다.”
모두가 입을 쩍 벌렸다.
지금 내 행동은 명백히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었고, 기존의 내 모습을 생각하면 상상하기 힘들었으니까.
‘아버지는 사람을 평가할 때 능력을 중시한다. 바람의 최상급 정령, 물의 최상급 정령이 내 궁에서 소환되었다는 것을 모르실 리가 없어. 궁금해서라도 만나주실 분이다.’
아무런 근거 없는 행동이 아니었다.
나를 무시하는 귀족들 앞에서 내가 황태자임을 명확하게 알리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 내 능력을 숨기는 것과 이번 일은 다르다.
최소한 황태자가 누구인지 모든 이들에게 명확하게 하고 싶었으니까.
게일이 말리려는 찰나, 집무실 문이 열렸다.
최종 보스 론 칼 레오드가, 아니, 아버지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들어오도록.”
첫 번째 승부수가 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