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Son of the Final Boss RAW novel - chapter (136)
최종 보스의 아들이 되었다-136화(136/278)
136화.
“삼만이라!”
나는 혀를 내둘렀다.
연회를 하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지만, 귀족들의 사병이 벌써 삼만 명이나 모였다.
황가의 명으로 징집된 병사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놀라운 숫자였다.
“사병은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켄의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총 병력 규모는 오만에서 칠만 사이가 적당할 것 같으니 나머지는 징집으로 충원하지.”
귀족들의 사병을 많이 받아들이면 그만큼 황가에 부담이 덜어 좋겠지만, 전쟁 이후도 생각했다.
논공행상에서 많은 병사를 보낸 귀족이 더 많은 상을 받아가는 건 당연하니까.
귀족들의 세력을 약화시키고 황가의 권력을 강하게 만들어야 하는 나의 입장은 병력 구성 비율을 잘 맞추는 게 중요했다.
“병력은 부족하지 않을 것 같아. 이미 1차 피레온 왕국 정복 전쟁에서 피레온 왕국은 어마어마한 병사를 잃었으니까.”
“지방 영주들의 사병은 몰살했고, 정예군 역시 반이 넘게 죽었습니다. 왕국 연합이 병사는 지원하지 않았으니 병사 숫자는 많지 않을 겁니다.”
“실시간으로 정보가 들어오고 있나?”
“네. 황궁으로 올라오는 피레온 왕국 관련 정보는 모두 공유받고 있습니다.”
“좋아. 서두를 필요는 없어.”
“네, 전하.”
“사람이 모자라지는 않고?”
소리스는 벌써 아카데미에 황태자 이름으로 공문을 보냈다.
헤밀튼은 자신이 데려온 수하들과 기존 조직원이 있었다.
게일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켄은 아직 혼자이고, 그를 보좌할 수 있는 다른 인재가 없었다.
“지금은 혼자가 낫습니다. 동부 원정이 끝나면 전문 군사 조직에 대해 틀을 잡을 생각입니다.”
이번에는 내가 켄에게 의견을 제시했다.
“서부에서 자네가 없는 동안 공백이 컸어. 바로바로 옆에서 의견을 나눌 사람이 필요해.”
“아!”
“자네의 몸이 둘도 아니고, 자네만큼은 아니더라도 작은 결정에 있어 자네가 없을 때 머리를 맞댈 사람이 있으면 좋지.”
리오덴, 데이비드, 게일도 있었지만 기사와 군사의 차이는 분명했다.
이 시대의 기사들도 모두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이었지만, 전문적인 군사 교육을 받은 사람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었다.
켄은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시야가 넓고 인간의 심리를 파악하여 계획을 세우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
마이크 후작이 켄을 극찬했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했다.
“아카데미 출신들 중 골라봐. 아니면 자네가 따로 아는 자가 있으면 포섭하는 것도 좋고. 살펴보는 김에 여동생도 만나고. 바쁘다고 자주 안 보면 많이 서운할 거야.”
켄이 모처럼 환한 미소로 농담을 했다.
“아카데미 출신들은 머리가 딱딱합니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어쨌든 사람은 얼른 충원해. 서부의 일은 어떻게 생각해?”
“뷔칸 상단에 관한 건 저도 읽어보았습니다.”
“헤밀튼이 따로 정보를 주었나?”
“네. 전하께 조사 결과를 드리고 저에게도 따로 자료를 정리해서 주었습니다.”
“조직의 생리를 잘 아는 사람이네.”
켄도 헤밀튼을 칭찬했다.
“네. 꼼꼼한 사람입니다.”
“뷔칸 상단은 어때? 상단주는 꽤 괜찮아 보이던데.”
“서부에서 만나셨다고 들었습니다.”
“가장 먼저 정보를 찾아낸 점, 과감하게 나를 찾아온 점. 두 가지는 뛰어난 부분이지.”
“대륙 백 대 상단 중 한 곳이지만 거의 턱걸이하는 수준입니다. 규모가 크다고 할 순 없죠.”
켄의 평가는 냉정했다.
“와이번 사체, 헤밀튼이 영주 시절 당시 가지고 있었던 라인하이드 가문의 물건을 판매할 능력은 되지만 정화의 물을 유통시킬 능력은 불확실합니다.”
켄은 강조했다.
“정화의 물은 서부는 물론이거니와 앞으로 전하의 입지에도 크게 도움이 될 보물입니다.”
엘라임이 무척 고마웠다. 나도 처음 정화의 물을 발견했을 때 그 가치가 어떤지 대충 느꼈다.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해보니 정화의 물은 천금보다 더 귀했다.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다.
귀족들은 포션과 신관을 이용하여 치료하지만 그들도 만능은 아니었다.
반면 정화의 물은 활용 방안이 무궁무진하다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화의 물은 귀족들을 대상으로도 판매가 가능하고 제조 방법에 따라 서민에게도 판매가 가능합니다. 아주 확실한 자금 확보원이라 할 수 있죠.”
“맞아.”
나는 서부 이야기를 좀 더 꺼냈다.
“서부를 발전시키려면 애트란 가문과 리버힐 가문에서 받은 보상을 꽤 많이 사용해야 돼. 그래도 아깝지 않은 지역이지만 그래도 효율적으로 발전시키려면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하겠지.”
“통신을 열 생각입니다. 아주 질 좋은 수정구가 있으니 마이크 후작 영지에 하나, 헤밀튼 영지에 하나를 설치한 뒤 관리하시죠.”
나는 오, 탄성을 터뜨렸다.
리버힐 가문에서 받은 수정구가 분명했다.
“오스틴 공작이 여러모로 속이 쓰리겠어. 황태자궁과 서부를 연결할 정도의 통신 수정구라면 고생해서 만들었을 텐데.”
“네. 식량도 올해까지는 풍족하게 살 수 있을 정도로 보냈으니 마이크 후작을 필두로 연합을 결성하고 몬스터 사냥에 대해 가닥을 잡아갈 겁니다. 물론 저희가 도움을 많이 주어야 합니다.”
나의 자금 확보원이 정화의 물이라면 서부의 근본적인 가난 해결책은 몬스터 사냥이었다.
“그래. 중앙에서의 정치적 입지도 중요하지만 지방에서 지지해주는 세력도 중요해.”
“네. 이번에 동부 원정을 나가시면 그쪽 중립 귀족들도 끌어들이시죠.”
귀족은 어디에나 있다.
동부는 전통적으로 애트란 가문의 영향력이 강한 곳이다.
그곳에 애트란 가문의 방계 중 네 명이 무려 백작으로 있었다.
“이번에는 전투에만 집중하는 게 좋겠지만…… 기회란 자주 찾아오는 것이 아니니 틈나는 대로 살펴봐야지.”
나는 몸을 일으켰다.
“자, 오늘은 이 정도로 하자. 떠나기 전에 최상급에 대한 가닥은 잡고 싶어.”
올리비아를 보면서 그녀에게 빠져들지도 모른다는 예감도 들었지만, 더 강하게 드는 감정은 바로 호승심이었다.
나이가 동갑이라 그런가?
나 역시 최상급 정령사에 대한 욕심이 커졌다.
* * *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황태자궁 수련장도 내가 서부로 내려가 있는 동안 정비가 끝났다.
규모도 커졌고, 추가 수련장도 두 개나 생겼다.
총 세 개의 수련장이 있었는데 하나는 내가 나머지 두 개는 기사들이 사용했다.
나는 오전에는 업무를 보고 오후에는 점심 식곤증도 이겨낼 겸 수련으로 보내고 있었다.
연회 이후 한동안 게을리했던 수련에 집중했다.
‘붉은 바람의 폭풍!’
실울펜과 이그니스가 펼치는 붉은 바람의 폭풍은 수련장 전체를 날려버릴 듯 강력했다.
늪의 요정들이 검을 들어 폭풍을 쳐냈다.
쾅-! 쾅-! 쾅-!
대부분의 늪의 요정들은 폭풍을 이겨내지 못했지만, 일부 늪의 요정들은 살아남았다.
콰아아아앙-!
두 개의 스킬에 소모되는 마나의 양을 더욱 늘리자 폭발은 더욱 강해졌다.
쾅-! 쾅-! 쾅-!
나는 스킬을 멈추고 숨을 크게 몰아쉬었다.
“후우우우우!”
마지막으로 엘라임이 펼치는 비산하는 물방울로 수련을 마쳤다.
모든 스킬을 사용하고, 서로 정령들끼리 스킬 대결을 펼치면서 나는 숙련도를 높였다.
시스템 창은 변화가 없었다.
상급 정령사 마스터가 된 이후 시스템 창은 요지부동이었다.
해결법은 퀘스트라 생각했다.
-A 명성 : 서부의 세력을 공고히 다지고 제국 전역에 황태자의 명성을 드높이세요.
└보너스 스탯 : 10,000
난이도가 S급은 아니지만 보너스 스탯이 무려 만이나 걸린 퀘스트였다.
‘아마 시간이 오래 걸리는 퀘스트이기 때문에 그럴 거야.’
지금 남은 보너스 스탯은 1,000이다.
‘서부는 안정을 찾아갈 거고. 제국 전역에 명성을 드높이려면 이번 전쟁에서 승리하면 클리어될 것 같군.’
동부 원정에 정말 많은 게 걸려 있었다.
‘언제는 중요하지 않은 전투가 있었나.’
매일 바쁘고 모든 일이 긴장의 연속이면 피곤할 법도 한데 나는 어느 때보다 생생히 살아 있는 느낌을 받았다.
칼페온의 새로운 삶은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아 사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전하.”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게일이었다.
“어. 무슨 일이야?”
게일도 하루를 거르지 않고 기사들을 수련시키고 있었다.
굉장한 의욕을 보였는데, 이유가 분명했다.
기사들을 굴리면서 했던 게일의 말들이 떠올랐다.
-제국의 명문 기사단이 모두 출전한다. 그들을 뛰어넘을 수 없다면 전하의 기사라 할 수 없다.
-우리는 최고의 기사단이 될 것이다.
게일은 나의 기사단을 제국 최고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기사들도 모두 열정이 넘쳤다.
아무리 힘든 훈련이라도 소드 마스터가 직접 가르침을 내리는데 게으름을 피울 기사는 없었다.
“대련을 부탁드리러 왔습니다.”
“대련?”
“네.”
게일이 설명했다.
“아직 기사들이 많이 모자라니 전하께서 가르침을 내려주시죠.”
“이거 긴장되는 걸. 누구랑 대련하는데?”
게일이 짧게 대답했다.
“기사단 전체와 전하입니다.”
“설마 나보고 동시에 모든 기사들을 상대하라고?”
게일은 기사들만 훈련시키는 게 아니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저기, 게일 그건 좀 무리가 아닐까?”
“동부 원정은 서부 원정과 다릅니다. 전하께서도 다수의 기사들을 상대하는 방법을 익히실 필요가 있습니다.”
게일의 설명을 반박할 수 없었다.
“그래…….”
게일이 고개를 숙였다.
“곧 기사들을 불러오겠습니다.”
다른 수련장에 있는 기사들을 부르러 게일이 자리를 비웠다.
나는 막간을 이용하여 바람의 호흡법으로 마나 홀을 꽉 채웠다.
은근히 긴장감이 들었다.
‘총 스물 네 명과의 전투라.’
게일을 제외한 기사들의 숫자였다.
한 번에 다수를 상대하는 건 오크들과의 전투에서 경험해 보았다.
언데드와의 전투 때도 나는 항상 숫자로 밀렸다.
내가 혼자 다수를 상대하는 경험은 별로 없었다. 오크 술사들을 학살 한 것은 전투 경험이라고 하기에는 모자랐다.
일방적이었으니까.
더구나 기사들은 오크나 언데드가 아니다.
“전하!”
게일을 선두로 기사들이 속속 몰려왔다.
그들의 얼굴에도 숨길 수 없는 긴장감이 드러났지만, 얼굴 한켠에는 호승심도 엿보였다.
나는 괜스레 의지가 불타오르는 느낌이었다.
“좋아. 한 번 해보자고.”
내가 자리를 잡자 기사들 역시 각자 수련용 목검을 가볍게 쥐었다.
“전하께 지면 오늘 밤 특훈이다. 특훈의 강도는 기대해도 좋다.”
게일의 말에 기사들 눈동자가 불타올랐다.
‘장난 아닌데?’
마치 내가 황태자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듯 기사들이 강렬한 기세를 뿜어냈다.
나는 실울펜을 불러내며 말했다.
“시작하자고.”
말과 동시에 바람과 대지의 흐름을 펼쳤다.
내 모습이 빠르게 사라졌지만 기사들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들은 실울펜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호오, 정령들만 상대하겠다?’
정령사를 쓰러뜨릴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정령을 상대하는 게 아니라 정령사 자체를 노리는 것이다.
정령을 상대하기 시작하면 거리를 확보하지 못하고 시종일관 공격만 당하다가 밀려날 수도 있었다.
아니면 압도적인 힘으로 정령 자체에 타격을 주는 방법도 있는데, 정령사의 육체는 기사보다 훨씬 약하니 당연히 정령사 본인을 노리는 게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데이비드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듯 네 명의 기사와 함께 나에게 쇄도했다.
일부는 나를 직접 노리고 일부는 정령을 상대하는 방식은 나쁘지 않았다.
‘쉽게 당해 줄 생각은 없지.’
다수를 상대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이 뭘까?
나는 대장을 잡는 것이라 생각했다.
‘리오덴부터.’
은밀히 실프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