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Son of the Final Boss RAW novel - chapter (161)
최종 보스의 아들이 되었다-161화(161/278)
161화.
에릭과 고든의 표정이 굳어졌다.
텔레포트 스크롤로 내 곁에 도착한 기사단은 고든과 제인을 향해 검을 겨눴다.
고든과 제인의 전방, 측면, 후방까지 모조리 기사단 기사들이 점령했다. 고든과 제인은 완전히 포위당한 것이다.
“오늘 여기서 두 소드 마스터의 목을 베고 카일라하의 성벽을 넘는다!”
나의 강한 외침에 기사단이 고든과 제인을 향해 쇄도했다.
게일과 올리비아가 가장 앞서 나갔다.
고든과 제인은 강렬한 오러 블레이드를 뿜어냈다. 푸른색 오러 블레이드와 초록색 오러 블레이드가 올리비아와 게일을 반으로 가를 기세로 날아왔다.
올리비아와 게일 역시 검에서 오러 블레이드를 뽑아냈다.
오러 블레이드끼리 충돌하면서 큰 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아앙-! 쾅-!
전투가 시작되었다.
우리 주변으로는 성벽 위의 적들은 행여나 에릭과 고든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화살을 날리지 못했다.
아군 병사들은 오러 블레이드 폭발에 휩쓸릴까, 접근할 수 없었다.
기사단 기사들조차 검을 꽉 쥐며 오러 블레이드 충돌 여파에 휩쓸리지 않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기사단을 동원하고 만반의 태세를 갖추었지만, 결국 전투는 네 명의 소드 마스터가 어우러지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기회를 노린다.’
나는 짧게 말했다.
“기사들은 포위망을 유지해라! 언제든지 기회가 생기면 저들의 목을 벤다!”
일단 올리비아와 게일을 믿고 전투를 지켜보면서, 외부의 변수가 저들의 전투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차단 시켰다.
고든과 제인은 오직 자신들의 힘만으로 우리의 포위망을 뚫어야 하지만, 게일과 올리비아는 적절한 기회만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도와줄 아군이 있었다.
작은 차이가 승부를 가르는 법이다.
일대일 대결로 치닫고 있지만 게일과 올리비아가 아군의 지원을 언제든지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유리했다.
고든이 거칠게 검을 휘둘렀다.
“정신을 놓았군. 감히 너희 따위가 나를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올리비아가 고든의 검을 받아내며 대답했다.
“당신은 오늘 여기서 죽을 거야.”
콰아앙-! 쾅-!
올리비아의 어깨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고든이 흥, 하고 코웃음 치며 말했다.
“소드 마스터라고 다 같은 소드 마스터가 아니다.”
나는 즉시 정화의 물결을 펼쳤다.
엘라임이 올리비아의 몸에 정화의 힘을 불어넣자 올리비아의 어깨 상처가 순식간에 아물었다.
고든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귀찮은 놈.”
고든은 나를 힐끔 보면서 검을 쥐었지만, 곧 시작되는 올리비아의 공세에 더 이상 한 눈을 팔 수 없었다.
나는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누구든지 전투에 끼어들어 승부를 가를 수 있었다.
내가 굳이 선봉에 나서서 고든과 제인을 끌어들인 것도 소드 마스터들 간의 일기토가 벌어지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게일과 올리비아를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인과 고든이 더 오랫동안 소드 마스터로서 활동한 건 명백한 사실이었다.
‘무엇보다 저 둘은 아버지를 상대로 많은 전투를 벌였다. 아버지의 손에서 살아남은 자체가 저들의 강함을 증명하고 있지. 일기토는 우리 쪽 승리 확률이 높지 않아.’
승리할 확률이 낮은 도박에 소중한 수하들을 내보낼 순 없었다.
난전 상황에서는 올리비아와 게일이 밀리는 부분을 나머지 기사들과 내가 충분히 보완해 줄 수 있었다.
나는 올리비아를 향해 쇄도하는 고든에게 대지의 포효를 펼쳤다.
쾅-!
흔들리는 땅 위에서도 고든은 절묘하게 움직였다. 과연 소드 마스터다운 움직임이었지만, 갑작스레 뒤틀린 땅 때문에 생긴 약간의 틈을 올리비아는 놓치지 않았다.
푸슉-!
올리비아의 검이 고든의 어깨를 꿰뚫었다. 고든이 올리비아의 검을 쳐내며 오러 블레이드를 날렸다.
올리비아가 몸을 회전시키며 오러 블레이드를 피해낸 뒤 다시 한 번 검을 찔렀다.
이번에는 고든이 번개 같은 움직임으로 올리비아의 검을 막아냈다.
챙-!
고든의 어깨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빌어먹을!”
기사들은 수세에 몰려 보이는 듯한 고든에게 달려들었다.
올리비아 역시 검을 지속적으로 휘둘렀다. 그녀는 유려한 움직임으로 고든을 압박했다.
측면과 후방에서는 기사들이 고든을 공격했고, 나는 정령들을 통해 고든의 반격으로 부상당하는 기사들을 즉시 치료하면서 공격 스킬도 펼쳤다.
대지의 포효와 비산하는 물방울이 고든을 노렸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공격에 고든의 검이 어지럽게 움직였다.
대지의 포효가 고든의 몸을 다시 한 번 흔드는 순간, 올리비아의 진한 오러 블레이드가 고든의 목을 스쳤다.
죽을 위기를 넘긴 고든이 극도로 분노한 듯 검을 쥔 손을 부르르 떨었다.
어마어마한 마나가 주변 공간을 완전히 장악하는 느낌이 들었다.
“애송이 따위가!”
족히 5미터가 넘는 오러 블레이드가 고든의 검에서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고든이 횡으로 검을 그었다.
올리비아 역시 모든 힘을 다하여 오러 블레이드를 뽑아냈다.
나는 붉은 바람의 폭풍을 펼쳤다.
-실울펜, 이그니스 폭풍의 범위를 좁혀서 위력을 강하게 만들 수 없어?
-위기에 몰리니 드디어 주인도 생각이라는 것을 하는구나. 범위를 좁히면 당연히 위력이 강해진다. 저 오러 블레이드를 완전히 막아낼 순 없겠지만 평소 붉은 바람의 폭풍보다 위력이 배는 강해지지.
이그니스의 잔소리를 가볍게 무시하며 나는 두 정령에게 마나를 무지막지하게 불어 넣었다.
올리비아의 오러 블레이드와 고든의 오러 블레이드가 만났다.
콰아아앙-! 쾅-!
기사들은 오러 블레이드 충돌 여파를 피해 뒤로 물러났다. 고든의 뒤를 노리던 기사들 역시 피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붉은 바람의 폭풍이 고든의 얼굴을 노렸다.
고든은 그 와중에도 다시 한 번 오러 블레이드를 뿜어내 붉은 바람의 폭풍을 향해 날렸다.
콰아아앙-! 쾅-!
“고든, 미안.”
시종일관 게일과의 대결에 집중하던 제인의 목소리였다.
제인이 허공을 밟으며 올라가더니 검을 가볍게 놓았다.
“이, 이, 미친…….”
무엇인가를 아는 듯 고든의 표정이 굳어졌다.
나는 남은 마나를 쥐어 짜내어 클라임을 통해 대지의 포효를 펼쳤다. 고든 발밑의 땅이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고든은 그 와중에도 허공을 밟으며 추락을 피했지만, 올리비아가 고든을 향해 검을 찔러 넣었다.
고든은 이번 공격도 검을 횡으로 그으며 막아냈다.
‘진짜…… 괴물인가?’
온몸에 피를 흘리며 서 있던 고든이 서서히 공중에서 추락했다.
올리비아의 검이 추락한 고든의 목을 완전히 베었다.
그사이 제인이 놓았던 검에서 수백 가닥의 오러 블레이드가 비처럼 흩날리기 시작했다.
콰아아앙-! 쾅-! 콰아아앙-!
일부 기사들은 오러 블레이드를 피하지 못했다.
그리고 올리비아 역시 무릎을 꿇었다.
나는 즉시 그녀 곁으로 가면서 포션을 물처럼 벌컥벌컥 마셨다.
아주 조금 회복된 마나를 쏟아부으며 물의 장벽을 펼쳤다.
수백 가닥의 오러 블레이드가 물의 장벽에 부딪히는 충격에 나는 피가 역류하는 것을 겨우겨우 참았다.
콰아앙-! 쾅-! 콰아아아앙-!
‘여러 갈래로 오러 블레이드를 나눠서 그런가? 어쨌든 물의 장벽으로도 방어가 되긴 되는군.’
나는 물의 장벽 안에서 오러 블레이드가 모두 소멸되기를 기다렸다.
* * *
첫 번째 공격에서 카일라하 성벽을 뚫지 못했다.
그럼에도 병사들의 사기는 높았고, 기사들의 분위기도 좋았다.
릴리안과 힘겨운 마법 대결을 펼친 마법병단 마법사들 역시 모두 밝은 표정이었다.
나는 진영을 순찰한 뒤 사령부 막사로 들어왔다.
이미 지휘관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앉도록.”
나의 말에 지휘관들이 각자 자리에 엉덩이를 붙였다.
“카일라하 함락에는 실패했지만, 오늘 공격은 결코 실패가 아니다. 왕국 연합의 소드 마스터 고든을 죽였다!”
“축하드립니다!”
“엄청난 성과입니다!”
“이제 카일라하 함락까지는 시간 문제입니다.”
지휘관들은 하나같이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지휘관들을 적당히 진정시킨 뒤, 웃으며 입을 열었다.
“성을 함락하는 것보다 소드 마스터한 명을 죽이는 게 더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는 해냈고 이제 소드 마스터 숫자에서도 우리가 유리하다.”
“이제 헤밀튼이 릴리안 암살 성공 결과를 가져오면 적들은 스스로 성벽을 열 가능성도 있습니다.”
켄의 말이 이어졌다.
“고든이 죽었으니 저들은 사령관님을 생포하거나 혹은 릴리안의 마법으로 살아있는 것처럼 꾸며 폐하를 속이는 일이 불가능해졌습니다.”
“두 명의 소드 마스터와 8서클 마법사가 있을 때도 실패했는데, 고든이 죽은 지금 다시 그런 시도를 할 수 없을 겁니다. 카일라하 방어에 집중해도 성을 지킬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니까요.”
올리비아의 말에 켄이 동의했다.
“맞습니다. 우리는 고든을 죽였다고 서둘러 움직이지 말고 이제는 진영을 정비하면서 헤밀튼이 결과를 가져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나는 켄에게 물었다.
“아까 말처럼 헤밀튼이 릴리안을 죽이면 적들이 항복할 수도 있다는 뜻인가?”
“네. 피레온 왕국 병사들의 사기는 애초에 바닥이었습니다. 폐하께서 친정에 나서시면서 수도를 함락 직전까지 몰아붙였으니까요. 패배만 거듭했던 지난날의 기억을 피레온 병사들은 쉽게 잊지 못했을 겁니다.”
켄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을 이어나갔다.
“고든이 죽었으니 저들은 이제 승리에 대한 희망을 잃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릴리안마저 죽으면 전투 의지조차 상실할 겁니다.”
“아직 저들에게는 그래도 제인이 있지 않습니까?”
기사 중 한 명의 말에 나도 동조했다.
“제인은 고든보다 좀 더 강한 소드 마스터 같았어. 특히 도망치기 전에 보여주었던 마지막 수는 꽤 무서웠지.”
물의 장벽으로 어찌어찌 막기는 하였지만 오러 블레이드가 비처럼 쏟아지는 경험은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다.
게일이 말했다.
“제인은 저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저와 올리비아 호위가 있는 이상 홀로 전장을 압도할 수는 없습니다.”
켄이 대답했다.
“게일 경 말이 옳습니다. 그리고 제인은 이미 본가로 달려가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아, 하는 탄성을 터뜨린 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긴, 작전이 실패했다는 것을 직감했다면 성을 버리고 지금이라도 본가를 구하러 갔을 수도 있겠군.”
지휘관 중 한 명이 내 말에 질문을 던졌다.
“그럼 릴리안도 도망치지 않았을까요? 그녀는 고든, 제인과는 다르게 왕국 연합에 대한 충성심이 그리 강하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그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나는 결론을 내렸다.
“진영을 정비하면서 적의 사정을 알아본 뒤 움직인다. 헤밀튼의 암살 결과도 기다릴 겸 이틀 정도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지휘관들을 내보낸 뒤 나는 켄과 게일 그리고 올리비아, 리오덴, 데이비드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리오덴을 칭찬했다.
“이제 지휘관으로서 완전히 자리를 잡은 모양이더군?”
진영을 살펴보면서 병사들과 친근하게 지내는 리오덴을 보았다. 병사들과의 거리감은 없지만 병사들의 눈빛에는 리오덴을 향한 신뢰가 확실히 담겨 있었다.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좋아. 아마 이번 원정이 끝나면 자네들을 바라보는 귀족들의 시선도 많이 달라질 거야. 그리고 귀족들은 나를 더욱 경계를 하게 되겠지.”
다레온 사건 이후로 지휘관들은 리오덴을 무시하지 않았고 나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전쟁 이후의 일은 딱 그 정도만 논한 뒤 다시 헤밀튼 이야기로 돌아갔다.
“헤밀튼은 성공하리라 생각한다. 카일라하를 점령하는 건 어렵지 않을 거야.”
켄이 동의했다.
“네. 카일라하 점령 이후 수도로 올라가는 게 중요합니다.”
“무리이지 않을까? 수도는 아바마마의 친정 당시에도 뚫리지 않았던 곳이야. 물론 아바마마가 그냥 돌아오셨기 때문에 무사했지만, 그 말은 곧 피레온 왕국 수도 방어 군의 전력은 무사히 보존되었다는 뜻이지.”
켄이 슬쩍 내 눈치를 보았다.
눈치가 빠른 게일이 가장 먼저 일어났고 뒤이어 리오덴과 데이비드도 게일을 따라 자리를 비웠다.
켄은 올리비아를 슬쩍 바라보았다.
“전 사령관님의 호위입니다. 군사님.”
켄이 어깨를 으쓱였다.
이내 켄은 내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릴리안을 끌어들이시는 건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