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Son of the Final Boss RAW novel - chapter (178)
최종 보스의 아들이 되었다-178화(178/278)
178화.
캐릭터 레벨이 단숨에 20이나 올랐다.
기존 60레벨에서 80레벨이 되었고 시스템 창에 전체적인 변화가 생겼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시스템 창 배경이 화려하게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화려하게 바뀌어서 좋은 건 딱히 없지만.’
시스템 창 겉모습이 바뀌었다 하여 나의 실력이 더 올라가는 건 아니다. 그래도 배경만 바뀐 게 아니라 글자 간격이 조정되면서 기존보다 여러 정보를 쉽게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명성 퀘스트가 완료되면서 보너스 스탯이 3,000까지 늘어났다.
‘스킬이 좀 부족한 느낌이야.’
이미 많은 스킬을 보유했지만 속성 하나 하나 스킬을 따져보면 그리 많지 않다. 바람의 정령 전용 스킬만 하더라도 몇 개 없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보너스 스탯 중 1,000은 스킬 개방에 투자했다.
-A 빙하의 강풍
A급 스킬이 개방되었고 스킬이 개방되자마자 나는 마나 소모량과 스킬의 효과가 머릿속에 입력되었다.
새삼 나는 시스템의 편리함에 혀를 내둘렀다.
단지 스킬을 개방하는 것만으로도 스킬 사용법까지 자동으로 익힐 수 있으니 남은 건 숙련도 수련뿐.
스킬 숙련도가 올라가면 스킬 레벨이 오르고 레벨이 오르면 스킬의 위력 자체가 상승한다.
‘카렌이 괜히 사기가 아니었지. 시스템은 최고의 파트너나 마찬가지야.’
당장 스킬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
빙하의 강풍이라는 다소 간단한 이름의 스킬이었지만 A급 스킬답게 레벨 1이라도 그 위력이 상당할 것 같았다.
‘단순한 바람이 아니다. 빙하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스킬만큼 강력한 바람이 불면서 적을 얼릴 수도 있어.’
A급 스킬이지만 효과는 S급 스킬 못지않았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나머지 보너스 스탯 2,000을 퀘스트 개방에 사용했다.
-SS 마그마의 분노
나는 시스템 창을 잘못 본 것은 아닐까 눈을 비볐다.
‘SS라고?’
SS 등급이라는 건 내가 만들어낸 개념이 아니다. 나는 모든 등급 중 가장 최상위를 S라고 설정했다.
그런데 뜬금없이 퀘스트에 SS가 붙었다.
나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하여 빠르게 퀘스트 설명을 읽었다.
-서쪽을 지배했던 용, 라그나로크는 중간계의 종말을 예고하고 영면에 빠져들었다. 그가 남긴 마그마의 분노 마법서는 중간계의 종말과 관련되어 있다. 중간계의 멸망을 바라지 않았던 라인하이드 가는 라그나로크가 남긴 마그마의 분노를 통하여 다가올 멸망을 대비했다.
나는 퀘스트 설명을 읽으며 점점 얼굴이 굳어졌다.
-라인하이드 가문은 중간계 종말을 막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인간 중 이미 종말의 마왕을 모시는 이들이 나타났으며, 요정들 중 타락한 이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라인하이드의 마지막 가주 ???는 마그마의 분노가 오히려 중간계의 멸망을 앞당긴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쪽 숲에 봉인했다.
“중간계 종말? 이름은 물음표가 또 뭐야.”
내용이 흥미진진했지만 마냥 재밌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는 후세의 누군가가 마그마의 분노를 통해 종말을 막으리라 믿었고, 종말의 마왕을 모시는 인간들, 타락한 요정들의 손에 마그마의 분노가 들어가지 않도록 조치해두었다.
긴 배경 설명 끝에 퀘스트의 목적이 나왔다.
-마그마의 분노 확보.
“결국 마법서를 얻으라는 건데.”
릴리안을 위해서 찾으려고 이미 마음먹고 있었다.
단지 그 위치가 요정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세계수의 보금자리라는 게 문제였다.
서쪽 숲을 출입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데 세계수가 있는 곳까지 가는 건 요정과의 전쟁을 불사할지도 모르는 매우 위험한 일이니까.
중간계의 종말, 종말의 마왕을 모시는 인간들, 타락한 요정들 같은 말들은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
라인하이드 가문이 중간계 종말을 막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모르겠지만 애초에 라인하이드 가문 자체가 고대 가문이다.
인간의 시간으로 따지면 천 년도 더 지난 역사 속의 일.
‘중간계가 정말로 종말을 앞두고 있었다면 라인하이드 가문 시대에 벌써 멸망했겠지.’
나는 단순하게 생각했다.
퀘스트를 다시 한 번 읽어보아도 결국 목적은 마법서 획득이다.
SS라는 난이도 등급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정말 어렵겠군.’
당장 요정의 숲으로 달려갈 순 없으니 한동안은 제국 안정과 황태자 직위를 공고히 다지는 것에 집중할 생각이었다.
“보너스 스탯을 더 얻어야 되는데.”
보너스 스탯을 모조리 투자해서 퀘스를 개방한 것이 상당히 아쉬웠다.
SS 퀘스트를 완료할 때까지 추가적으로 보너스 스탯을 얻을 길이 자연스레 막혀 버렸다.
내게 남은 보너스 스탯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신중하지 못했어.’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시스템 창을 다룰 때는 항상 경각심을 가지고 여러 방향을 고민해야 되는데 덜컥 2,000 스탯을 투자해 퀘스트를 개방해버렸다.
A등급 정도의 퀘스트를 원했지만 SS 등급 퀘스트가 나와버렸고.
일단 퀘스트 창을 종료한 뒤 눈을 감았다.
내가 강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 세력을 본격적으로 키울 시기였다.
‘황궁으로 돌아왔으니 동생 놈들도 기웃거릴 거고.’
동부 원정을 따라나서겠다던 테드는 갑작스러운 출병으로 황궁에 머물렀고, 한동안 조용하던 첸도 움직일 때가 되었다.
최근 내가 무섭게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는데 그걸 가만히 두고 볼 두 동생이 아니다.
존재감에서 밀리는 다른 동생들 역시 슬슬 내 행보에 제동을 걸 게 분명하다.
‘그들의 욕심도 욕심이지만 그들을 후원하는 외가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
당장 베레곤과 오스틴 공작은 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아예 따라올 수 없게 치고 나가야 한다. 동부 원정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으니 얻은 것을 잘 관리하면서 차이를 벌려야 돼.’
나는 황태자 자리를 결코 잃을 생각이 없었다.
* * *
“자금이 꽤 모자랍니다.”
소리스의 말에 뷔칸이 고민에 잠겼다.
“아직 전하께 보고하지는 않았소. 동부 원정도 이제 막 끝났고 조직 정비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는데 돈 문제가 터져 나오면 전하께서 신경을 많이 쓰셔야 되니까.”
소리스는 뷔칸에게 솔직히 말했다.
“뷔칸 상단은 전하께 운명을 걸지 않았소? 대륙에는 수많은 상단이 있고 제국의 수도는 그 많은 상단 중 손꼽히는 상단의 본부가 모두 모여 있소. 이제는 뷔칸 상단의 본부도 수도로 옮기겠지.”
뷔칸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국 수도는 상업의 중심지라 할 수 있으니까요. 중요한 지부들은 성격에 맞게 제국 곳곳, 대륙 곳곳에 퍼져 있지만 본부는 모두 제국 수도에 있습니다. 결국 돈이 모이는 곳은 바로 이곳이니까요.”
“그리고 제국 수도에 있는 상단들 중 대부분이 배경을 유력 귀족이나 혹은 황자로 삼고 있소. 뷔칸은 이제 그 배경이 황태자 전하가 되었고.”
무엇하나 틀린 말이 없었다.
“뷔칸 상단에서 자금을 어느 정도 융통해줘야 황태자 전하의 조직 정비에 숨통이 트일 것 같소.”
“얼마나 필요하십니까?”
“대략 만 골드.”
뷔칸의 얼굴이 굳어졌다.
만 골드면 상당한 금액이다.
“당장 그만한 골드를 마련하기는 어렵습니다. 동부 원정에 많은 투자를 감행했고 아직 자금이 회수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정화의 물 유통망 정비는 물론이거니와 서부 몬스터 사냥에 관한 자금 지원도 필요합니다.”
소리스가 이마를 짚었다.
“이거 돈 들어가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군.”
“피레온 왕국이 남겨둔 재산을 빠르게 처분해보겠습니다. 대부분 다레트 후작이 들고 갔지만 그래도 식량은…….”
소리스가 뷔칸의 말을 잘라냈다.
“식량은 판매할 수 없소. 비축된 식량은 서부를 중심으로 먼저 풀 예정이고 나머지는 수도 빈민가에 구휼미로 사용될 거요.”
“그게 당장 가장 많은 현금을 유통하는 방법인데 식량마저 판매하지 못하면 자금이 꽉 막힙니다.”
“둘 중 하나이지. 폐하에게 부탁하거나 혹은 다른 곳에서 빌리거나.”
뷔칸의 얼굴이 굳어졌다.
“황제 폐하께 자금 요청을 드릴 일은 없을 테고, 다른 상단에서 자금 융통을 하시겠다는 뜻입니까?”
“다른 방법이 없소. 뷔칸 상단도 자금을 융통해줄 수 없으니.”
현재 황태자가 후원하는 상단은 오직 뷔칸뿐이다.
뷔칸은 다른 경쟁자가 생기기를 전혀 원하지 않았다.
“만 골드면 어떻게든 마련해 보겠습니다. 조금만 시간을 주십시오.”
“나도 다른 상단에 손을 벌리고 싶지는 않소. 각 조직의 단장들만 정해졌을 뿐 조직원을 데려오고 훈련 시키고, 유지하는 건 모두 돈이오. 더구나 릴리안 단장의 경우 마탑까지 지어줘야 하오.”
“최대한 빨리 노력해보겠습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서부에서 돈이 쏟아져 나올 겁니다.”
소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두 사람의 고개가 확 돌아갔다.
올리비아였다.
두 사람은 황급히 몸을 숙였다.
‘집무실에서 할 이야기를 마음이 급하다고 황태자궁 정원에서 하고 있었다.’
소리스는 자신의 실책을 깨닫고 얼굴이 붉어졌다.
올리비아가 자신과 뷔칸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고 생각하자 마음이 무거웠다.
“자금이 모자란가요?”
올리비아의 질문에 소리스가 진땀을 빼며 대답했다.
“송구합니다, 영애님. 제가 조심성이 없어…… 다른 사람의 귀에 들어가면 좋지 않은 이야기를 밖에서 하고 말았습니다.”
“네. 맞아요. 앞으로 그런 이야기는 꼭 집무실에서 하세요. 그리고 제 질문은 자금이 모자르냐는 것이었는데요.”
“그, 그렇습니다.”
뷔칸도 긴장된 표정으로 올리비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만 골드면 얼마나 여유가 있는 거죠?”
소리스가 대답했다.
“석 달 정도는 조직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뷔칸도 나섰다.
“그 정도면 상단도 안정이 됩니다. 황태자 전하가 자금 문제를 겪을 일은 없을 겁니다.”
올리비아가 뷔칸에게 시선을 돌렸다.
“정치에는 많은 돈이 필요해요. 귀족들은 그래서 자체적으로 상단을 운영하거나 거대 상단과 연을 맺고 있죠. 서로 이득이 되니까. 상단 역시 운영을 하려면 힘 있는 정치가들이 필요할 때가 많으니까요.”
“네. 영애님.”
“만 골드는 제가 융통해드리죠. 전하께는 비밀로 하고요. 그리고 뷔칸.”
다시 한 번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뷔칸이 목소리를 가다듬고 대답했다.
“네.”
“황태자 전하의 정치적 영향력은 어느 때보다 커졌어요. 함께 손을 잡고 있는 상단 역시 전하의 행보와 발을 맞춰야겠죠? 만 골드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만 골드, 삼만 골드를 내어줄 상단은 당장 수도 어디에 가도 널려 있어요.”
뷔칸의 표정이 굳어졌다.
“잊지 마세요. 전하께서는 뷔칸을 좋게 보지만 상단과 정치가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협력 관계죠. 주고받는 관계인데 한쪽만 일방적으로 주는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을요.”
“명심하겠습니다.”
올리비아는 뷔칸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종종 걸음으로 사라지는 뷔칸을 보면서 올리비아는 소리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소리스 님이 고생하시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네. 영애님.”
“내가 황태자 전하 사람도 아닌데 너무 많이 개입한다고 생각하나요?”
소리스가 손을 저었다.
“아닙니다, 영애님…….”
“전하께서는 이제 막 자리를 잡아 가는 중이잖아요. 체계적인 가문의 후원도 없는 상태이고 오직 홀로 모든 조직을 만들어가시는 중이죠. 지금 전하께서는 세심한 부분보다 큰 그림을 그려 가실 때입니다.”
“네.”
올리비아가 나지막한 목소리가 소리스의 귓가를 꿰뚫었다.
“사소한 문제가 전하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하는 게 소리스의 역할이에요.”
“명심하겠습니다.”
올리비아가 진하게 웃었다.
“자금 융통은 제가 은밀히 처리해드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