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Son of the Final Boss RAW novel - chapter (219)
최종 보스의 아들이 되었다-219화(219/278)
219화.
고든, 제인, 에릭의 본가는 왕국 연합 국경에 위치하면서 왕국 연합을 수호하고 있었다.
지난 전쟁으로 고든이 죽고, 세 가문의 요새들이 무너졌다.
제인과 에릭은 살아남았지만, 두 본가의 전력은 예전보다 약해진 상태다.
물론 우리와의 전면전을 위하여 병력들이 국경 근처로 모이면서 세 가문이 보유한 병력 숫자 자체는 많았다.
“현재 에릭 본가의 기사들은 모두 백 명이 조금 넘습니다.”
헤밀튼의 말에 릴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많네. 사실 그쪽에 기사가 몇 명이 있든 크게 관계없어. 마법만 펼치면 모두가 죽을 거니까.”
나는 궁금한 점을 물었다.
“에릭은 그 마법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나?”
“마법 범위 안에 있는 건 그 무엇도 살아남지 못해. 소드 마스터라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마어마하군.”
소드 마스터마저 죽일 수 있는 마법이라니.
나는 혀를 내둘렀다.
헤밀튼이 이어서 보고했다.
“릴리안 님의 말씀을 듣고 에릭 가문까지 가는 경로를 잡았습니다.”
헤밀튼이 테이블에 지도를 펼쳤다.
“지금 국경 근처에 왕국 연합 병사들이 족히 십만은 모여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움직이면 필연적으로 적들에게 들킬 거야.”
릴리안의 말에 켄이 작전을 냈다.
“전하께서 당분간 국경 성벽을 계속 순찰하십시오.”
“내가?”
나의 물음에 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전하가 국경 성벽을 계속 순찰하면 적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전하께 쏠릴 겁니다.”
켄이 말을 이었다.
“그 때 릴리안 마법사님과 나머지 소드 마스터 세 분이 은밀히 헤밀튼의 안내에 따라 움직이십시오.”
헤밀튼이 입을 열었다.
“에릭 가문까지 가는 것보다 후퇴하는 게 더욱 중요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켄도 동의했다.
“릴리안 마법사님이 에릭 가문을 날려버리면 왕국 연합이 가만히 있지 않겠죠.”
헤밀튼은 지도에 후퇴 경로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침투 경로와는 다르게 짜 보았습니다.”
나는 헤밀튼에게 말했다.
“자네가 직접 안내와 후퇴를 맡아.”
이어 게일, 올리비아, 제임스 공작 그리고 릴리안을 향해 시선을 차례로 돌리며 말을 이었다.
“침투와 후퇴는 전적으로 헤밀튼 말을 따라.”
제임스 공작에게도 한 번 더 당부했다.
“적진에 침투하고 후퇴하는 건 헤밀튼의 전공이니 공작님도 그의 말을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성과를 거두고 모두 무사히 탈출 할 수 있습니다.”
제임스 공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전하.”
나는 릴리안에게 물었다.
“언제 출발하면 되지?”
“준비가 끝나는 대로. 나는 모든 준비가 끝났어.”
올리비아, 게일, 제임스 공작도 더 준비할 게 없다고 했는데 헤밀튼은 달랐다.
“수하들과 좀 더 의견을 나눈 뒤 세밀한 경로를 짜겠습니다. 출발은 이틀 뒤 새벽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좋아. 그렇게 하지.”
이번 임무에서 헤밀튼이 맡은 역할이 막중하기에 나는 그의 말을 전적으로 들어주었다.
“자, 켄 그럼 이 작전이 성공하면 그 여파가 얼마나 퍼질지 생각해 봤어?”
“에릭 가문이 흔적도 없이 소멸해버리면 왕국 연합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겁니다.”
모두가 켄의 말에 집중했다.
“첫 번째는 급하게 복수를 결정하는 겁니다. 병사들의 사기는 급감할 것이고, 그 충격이 전군에 퍼지기 전에 제인을 비롯한 소드 마스터들이 서둘러 전면전을 벌이는 것이죠.”
“두 번째는?”
“두 번째는 더 많은 병력을 징집하고 경계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저는 제인의 성격을 고려할 때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나는 턱을 쓰다듬었다.
“음.”
“제인은 신중한 자입니다. 에릭의 가문이 무너져서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다만.”
“다만?”
“겉으로나 복수하는 시늉은 하겠죠. 소드 마스터 가문 하나가 전투도 하지 못하고 날아가 버렸는데 마냥 힘만 비축하고 있다간 병사들의 사기가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질 거니까요.”
켄이 결론을 내렸다.
“릴리안 마법사님의 작전이 성공한 뒤 우리는 국경 경계를 더욱 강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제임스 공작이 물었다.
“만약 저들이 순간적인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전면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없나? 우리가 작전을 성공하고 탈출했는데 왕국 연합이 먼저 전면전으로 전환하면 소드 마스터 셋, 8서클 마법사 한 명이 본진에 없는데 적을 맞이해야 되네.”
제임스 공작이 짧게 정리했다.
“전하 홀로 우리가 올 때까지 왕국 연합을 감당해야 된다는 뜻이지.”
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매우 작습니다. 물론 그에 대한 대비도 할 참입니다.”
켄이 데이비드와 리오덴에게 시선을 돌렸다.
“두 분은 폐하를 맞이할 준비를 하십시오.”
뜬금없는 말에 두 사람이 당황하자 켄이 빙그레 웃었다.
“준비만 하면 됩니다. 요새를 정리하고 병사들에게 황제 폐하를 만나면 어떻게 예의를 갖춰야 되는지 교육하면 됩니다.”
나는 켄의 의도를 깨달았다.
‘허장성세!’
“황제 폐하가 오시던, 오시지 않던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런 분위기만 풍겨도 제인의 귀에 들어갈 것이고 그는 에릭이 죽어도 폐하의 존재를 의식하여 섣불리 국경으로 전 병력을 이끌고 오지는 못할 겁니다.”
제임스 공작이 손뼉을 쳤다.
“과연! 제인이 신중한 자라 했으니 폐하께서 계시거나 혹은 요새 방문이 예정된 것처럼만 해도 되겠군.”
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폐하는 제국의 상징이자 전 대륙에 걸쳐 가장 강하신 분입니다. 비록 세 분과 릴리안 님이 빠졌다고는 하나, 폐하와 사령관님이 계신다면 적들도 쉬이 전면전으로 전환하지 못할 겁니다.”
나는 회의를 마쳤다.
“좋아. 켄의 말대로 진행하고, 헤밀튼은 릴리안과 올리비아, 게일 그리고 공작님까지 잘 부탁해.”
이어서 릴리안에게 마지막으로 말했다.
“너무 무리할 필요는 없어. 안 되겠다 싶으면 그냥 돌아와도 돼.”
릴리안이 빙긋 웃었다.
“에릭 가문을 흔적도 없이 소멸시킨 뒤 돌아올 거야.”
* * *
“열두 번째 사제님입니다. 우리의 신께서 예언하신 바로 그분이시죠.”
모두가 일어나 박수를 치면서 카렌을 맞았다.
카렌은 대사제의 신호에 따라 다른 사제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카렌입니다. 현재 제인 가주님의 밑에서 정화의 불꽃으로 악의 제국을 무찌르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곧 정화의 불꽃이 저 악의 무리를 쓸어버릴 것입니다.”
대사제는 그렇게 말한 뒤 카렌에게 자리를 권했다.
회의가 시작되었다.
대사제가 입을 열었다.
“요정들의 준비가 끝났습니다.”
“오!”
“드디어!”
사제들의 반응을 보면서 대사제가 옅게 웃었다.
“남부 야만인들 역시 정화의 불꽃단에 귀화하여 악의 무리를 징치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다레트가 입을 열었다.
“왕국 연합, 서부의 요정 그리고 남부 야만인들까지 제국은 삼면에서 공격을 받게 되겠군요.”
다레트의 말에 사제들이 한 마디씩 던졌다.
“제국이 드디어 신의 징벌을 받게 되는군요.”
“대륙에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대사제가 다시 나섰다.
“왕국 연합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들의 전력이 가장 강하고 우리의 신도들도 많으니까요. 무엇보다 열두 번째 사제님이 직접 나서시는 전장이니 우리도 힘을 보태야 합니다.”
대사제가 선언하듯 말했다.
“왕국 연합과 제국의 전쟁을 ‘성전’으로 선언하고 정화의 불꽃단은 이제 왕국 연합의 공식 종교로서 제국을 함께 징치할 것입니다.”
사제들이 오, 오 하고 탄성을 터뜨렸다.
정화의 불꽃단 역사 이래 처음으로 전면으로 나서는 것이다.
대사제는 카렌을 향해 말했다.
“열두 번째 사제께서 성전을 이끌어주십시오.”
“네. 대사제님.”
카렌은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사제님들께서는 각 지부에 연락하여 정화의 불꽃단 이름으로 신도들을 모으라고 하십시오.”
다레트가 대답했다.
“네. 드디어 대륙의 모든 이들에게 우리의 신성한 신의 자비가 내리겠군요.”
“요정 렌에게도 그의 정체성을 모든 요정들에게 알리라고 한 뒤 요정들이 무엇을 위하여 싸우는지 명확히 하라고 하겠습니다.”
대사제의 말은 간단했다.
모든 전쟁이 ‘성전’이라는 것.
제국을 세 방향에서 공격하는 세력이 모두 정화의 불꽃단 깃발 아래에 모였다는 사실을 널리 퍼뜨리고 싶은 것이다.
특히 요정들이 정화의 불꽃단 아래 모였다는 건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준다.
“요정들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신비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의 깃발 아래 모였다는 사실은 사람들에게 이 전쟁이 ‘성전’이라는 사실을 더 확실하게 느끼게 만들 겁니다.”
대사제가 발언을 마무리했다.
다레트가 나섰다.
“자, 그럼 이제 왕국 연합의 공식 종교가 되었으니 왕국 연합 쪽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벌써 성전을 위하여 모인 병사가 십만 명에 이릅니다. 옛 피레온 왕국에 자리 잡은 저 악독한 제국을 몰아내기 위해서…….”
회의가 무르익기 시작했다.
* * *
헤밀튼은 가장 앞장서서 길을 재촉했다.
“은밀히 갈 필요가 있나?”
릴리안의 말에 헤밀튼이 대답했다.
“마법사님과 다른 분들의 실력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목적을 달성하려면 최대한 은밀하게 에릭 가문에 도착한 뒤 일을 끝내고 빠르게 퇴각해야 됩니다.”
“그야 그렇지만.”
헤밀튼은 제임스 공작에게 말했다.
“공작님, 후방을 맡아주시면서 주변의 인기척을 파악해주십시오.”
“그러지.”
헤밀튼은 자신의 능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은밀한 기동에서는 자신이 최고이지만 적들의 기척을 파악하는 건 당연히 소드 마스터들이 훨씬 윗줄이다.
“멀지 않은 곳에서 기사들의 기운이 느껴지네.”
제임스 공작의 말에 헤밀튼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인 가문이 근처에 있어 그럴 겁니다.”
“여기가 제인 가문 근처에요?”
올리비아가 놀란 듯 물었다.
“네. 바로 인근 산입니다. 에릭 가문에 은밀히 도달하려면 이쪽 경로가 가장 좋습니다. 위험부담은 있지만 산이 있어 조용히 기동하기에 좋고, 길도 가장 빠릅니다.”
헤밀튼의 말에 올리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투명 마법을 걸고 날아가면 편한데.”
릴리안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가장 편안한 방법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답답했다.
에릭 가문에 도착한 뒤 9서클 마법을 사용하려면 마나를 한 줌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굳이 헤밀튼을 동원하여 직접 걸어서 에릭 가문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이번 원정의 목적은 에릭 가문 멸문에도 있지만 9서클 마법을 실제로 사용해본다는 사실에 큰 의미가 있었다.
‘마그마의 분노 마법서에 나온 마그마의 분노.’
이름마저 마법서 이름과 같은 마법이다.
그 위력은 상상을 하고 있지만 정확한 것은 릴리안도 몰랐다.
그래도 미약하게나마 심장에 9번째 고리가 생겨서 한번 사용해보고 싶었다.
마법을 실제로 구현하면 흐릿한 9번째 고리가 선명해지면서 인간 최초로 9서클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헤밀튼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척을 죽이십시오.”
헤밀튼의 몸이 흐릿해졌다.
릴리안을 비롯하여 세 명의 소드 마스터조차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새삼 헤밀튼이 정보 조직의 수장이라는 사실을 느꼈다.
“대기하세요.”
침투와 후퇴에서는 헤밀튼이 수장이고 아룬은 반드시 헤밀튼의 말에 따르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릴리안, 올리비아, 게일, 제임스 공작은 아룬의 말을 이제야 공감하면서 헤밀튼의 명령을 따랐다.
“기사들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쪽으로.”
어느새 모습을 드러낸 헤밀튼이 경로를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