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Son of the Final Boss RAW novel - chapter (228)
최종 보스의 아들이 되었다-228화(228/278)
228화.
콰아앙-!
카렌의 오러 블레이드에 직격당한 이프리트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이프리트가 받은 충격은 고스란히 내 몸에도 전해졌다.
컥, 하는 신음을 나는 겨우겨우 참아냈다.
내가 비명을 지르는 건, 주위 병사들의 사기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니까.
카렌의 검에서는 오러 블레이드가 쉼 없이 뿜어져 나왔다.
‘최상급 정령은 타격을 받아도 정령사에게 영향이 별로 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정도로 큰 부담이 온다는 건, 그만큼 카렌의 오러 블레이드가 다른 소드 마스터에 비하여 특별하다는 뜻이다.’
나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성벽 위에서 정령들과 스킬을 사용하고 있는 나와 다르게 카렌은 성벽 밑에서 검을 휘두르고 있다.
내가 분명 유리한 위치임에도 나는 밀리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게일! 올리비아!”
두 사람은 나의 외침에 훌쩍 성벽 밑으로 뛰어내렸다.
적들이 가득한 곳으로 성벽 위라는 유리한 위치를 버리고 가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행위다.
물론 그건 일반적인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두 소드 마스터는 성벽 밑으로 내려가면서 오러를 쏟아냈다.
서걱-! 서걱-!
병사들이 오러에 힘없이 쓰러졌다.
피가 튀고 살이 으깨지고 뼈가 갈라지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적응이 되지 않았다.
나는 욕지기를 꾹 누르며 이프리트와 실피드로 카렌을 견제했다.
게일과 올리비아 역시 어느새 카렌 곁에서 오러 블레이드를 날렸다.
‘전쟁에 비겁함 같은 건 없다.’
지금이 일기토 상황도 아니고 굳이 규칙을 지켜가며 싸울 이유는 없었다.
내가 카렌에게 조금 밀리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게일, 올리비아까지 합공하자 카렌의 검이 점차 어지러워졌다.
나는 여유가 생겨 노아스와 이프리트는 왕국 연합 병사들을 향해 스킬을 사용하게끔 방향을 돌렸다.
그 순간 카렌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나는 불안감을 느꼈다.
“게일, 올리비아!”
두 사람은 내 목소리를 듣고 즉시 뒤로 물러났다.
카렌이 크게 검을 휘두르자 붉은 오러 블레이드가 하늘을 뒤덮었다.
‘이런, 미친!’
오러 블레이드는 소드 마스터의 상징인데, 한 번에 생성할 수 있는 오러 블레이드의 숫자는 한계가 있었다.
소드 마스터라 할지라도 마나가 무한정하지 않고 무엇보다 여러 개의 오러 블레이드를 동시에 만드는 건 필연적으로 육체적인 문제가 동반된다.
‘검을 통해 무형의 마나를 실체화시키는 게 오러 블레이드다. 그러니 여러 개를 동시에 만드는 건 불가능해. 여러 소드 마스터가 오러 블레이드를 여러 개 만드는 건 동시에 오러 블레이드를 뿜어내는 게 아니라 간격이 지극히 짧기 때문에 마치 동시에 뿜어내는 것처럼 보이는 환각일 뿐이다.’
그런데 그 유형을 최초로 깨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카렌이다.
내가 집필한 주인공.
검에 관한 재능은 이미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뛰어넘은 자. 전투를 할 때마다 더 강해지는 괴물 같은 인간.
콰아아앙-! 쾅-! 쾅-!
카렌이 동시에 뿜어낸 오러 블레이드가 성벽은 물론이거니와 성벽 위의 병사들까지 휩쓸었다.
물론 내게도 많은 오러 블레이드가 쏟아졌다.
나는 즉시 실피드로 대항했다.
쾅-!
지금 카렌이 펼친 기술이 갖는 의미를 눈치 챈 게일과 올리비아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카렌을 죽이기 불가능해졌다. 그는 이미 소드 마스터의 벽을 넘었어.’
아직 완전히 그 경지를 터득한 건 아니다.
‘릴리안과 비슷한 상태.’
8서클을 넘어선 것은 확실한데 9서클에 완전히 도달한 것은 아닌 게 현재 릴리안이다.
카렌도 릴리안처럼 소드 마스터를 넘은 건 분명하지만 그랜드 소드 마스터라 불리는 경지에 도달한 건 아니다.
‘그래서 이 정도로 버티는 거지.’
나는 전략을 바꾸었다.
카렌을 죽이지 못해도 적을 막아낼 방법은 있었다.
“게일, 올리비아 카렌을 지속적으로 견제해줘. 정면으로 부딪치는 건 위험하니까 견제만 해.”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실피드만 카렌에게 공격을 하도록 한 뒤 곧바로 왕국 연합 병사들이 진격하고 있는 진영에 정령들을 날려 보냈다.
운다인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물의 폭풍이 적들을 내리쳤다.
동시에 노아스가 만든 균열에 수백 명의 병사들이 일시에 사라졌다.
콰아앙-! 쾅-!
나는 정령사가 얼마나 전쟁에서 효용성이 큰지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너무나도 쉽게 병사들을 쓸어버리고 있어 사람을 죽이고 있다는 느낌 자체도 들지 않았다.
무표정한 얼굴로 스킬을 사용하고 있는 나를 향해 카렌이 힘껏 뛰어올랐다.
마치 용수철처럼 갑자기 튀어 오른 카렌을 아무도 막지 못했다.
“과연, 악의 종자답게 병사를 죽이는데 일말의 망설임도 없군.”
“그대는 나의 병사들을 죄책감을 느껴가며 죽이고 있나?”
카렌과 나눈 첫 대화다.
그가 나를 어떻게 오해하고 있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나의 일을 할 뿐이고, 눈앞의 내게 검을 겨누는 남자는 내 소설 속 주인공이 아니다.
내 소설은 소설일 뿐, 피가 튀고 살이 찢어지는 이곳은 현실의 전장이니까.
고오오오오-!
실피드가 카렌의 뒤를 노렸다.
카렌이 몸을 가볍게 돌리며 검을 휘둘렀다.
쾅-!
실피드의 몸이 흔들렸다.
바람의 칼날을 단숨에 소멸시킨 카렌의 오러에 나는 몸이 떨렸다.
‘차원이 다르다.’
나는 카렌에 대한 평가를 정정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 나보다 훨씬 더 강하다.
게일과 올리비아가 다시 나섰다.
그리고 어느새 제임스 공작이 멀리서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즉시 바람과 대지의 흐름을 사용하며 성벽에서 내려갔다.
카렌이 나를 쫓아 왔지만 세 명의 소드 마스터에게 붙잡혔다.
모든 마나를 정령들에게 쏟아부었다.
지금 카렌을 후퇴시킬 방법은 오직 카렌의 뒤를 따르는 병사들을 몰살하는 것뿐이니까.
콰아아아앙-!
지축을 흔드는 충격파와 더불어 적 진영에서 후퇴를 알리는 나팔 소리가 전장 전체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 * *
왕국 연합은 반드시 그레니안을 함락시키겠다는 의지로 몇 번이고 공격을 감행했다.
한 번 공격할 때마다 적어도 만 명 이상의 병사가 희생되었지만, 그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어째 죽이는 병사보다 충원되는 병사가 더 많은 느낌이군.”
나는 성벽 위에서 숨을 돌리며 말했다.
제임스 공작도 검에 묻은 피를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지독한 전쟁은 처음입니다.”
게일도 제임스 공작 말에 동의했다.
“벌써 나흘 동안 전투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나는 성벽 멀리 적들의 진영을 보았다.
여전히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병사들의 모습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릴리안과 켄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켄은 아주 은밀하게 릴리안과 함께 성 밖으로 나갔다.
그가 수립했던 작전을 실행시키기 위해서 함정을 설치하기 위해서다.
두 사람을 생각하면 차라리 적들이 파상공세를 지속해주는 편이 좋다.
후방은 생각하지 못할 거니까.
“전하! 켄 군사가 돌아왔습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성벽 위로 올라와 보고하는 병사의 목소리에 나는 서둘러 성벽을 내려갔다.
길 안내를 맡은 헤밀튼, 그리고 릴리안과 켄이 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무사히 돌아왔군!”
나는 온몸으로 세 사람을 반겼다.
켄이 웃으며 대답했다.
“마법 함정 설치를 끝냈습니다.”
켄이 말을 이었다.
“이제 슬슬 적들의 보급로를 공격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군. 반격의 시간인가?”
“네.”
곧 나는 세 사람과 게일, 올리비아 그리고 제임스 공작을 대동하고 성안 집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집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켄이 지도로 향한 뒤 경로 하나를 그렸다.
“마법 함정 설치만이 아니라 적들의 보급로도 살펴보고 왔습니다. 현재 이게 왕국 연합의 보급로입니다.”
켄의 표정이 살짝 심각해졌다.
“제 예상보다 저들의 보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쯤이면 슬슬 군량이 모자랄 때가 됐는데 보급로를 보니 어마어마한 식량을 싣고 그레니안으로 내려오고 있더군요.”
켄은 자신이 경로 중 한 곳에 점을 찍었다.
“이곳을 공략하시죠. 적 후방에서 게릴라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저들은 보급로에 더 공을 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임스 공작이 켄에게 물었다.
“지금 우리가 게릴라전을 펼칠 정도로 여유가 있을까? 게릴라전을 펼치면 필경 나와 게일, 올리비아 중 한 명이 부대를 이끌어야 하네. 그러면 전력 균형이 무너져 그레니안 방어에 실패할 수도 있어.”
카렌은 소드 마스터 두 명과 나의 힘까지 합쳐야 막아내는 게 가능하다.
왕국 연합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군의 병사들 그리고 제국에까지 카렌에 관한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인간 역사 최초로 소드 마스터의 경지를 뛰어넘은 자!
왕국 연합 병사들의 사기가 올라갔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아버지의 등장 이후 대륙 최강자의 위치는 언제나 아버지였지만, 최근 카렌이 급부상하면서 아버지와 카렌을 비교하는 자들까지 생겨났다.
그만큼 카렌이 전장에서 보여주는 활약은 발군이다.
우리 쪽 소드 마스터 두 명이 오직 카렌만 막아야 하니까.
내가 최상급 정령 둘 이상을 카렌에게 붙이지 않으면 소드 마스터 두 명조차 카렌에게 패배할 확률이 높았다.
그만큼 카렌이 이룩한 경지는 충격적이었다.
“카렌의 강함이야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게릴라 부대 지휘관은 생각해 둔 분이 있습니다.”
나도 켄에게 들은 바가 없어 곧바로 물었다.
“누구에게 맡기려고?”
“베레곤 공작님에게 맡길 생각입니다.”
집무실 안이 잠시 정적에 휩싸였다.
모두가 테드의 죽음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베레곤 공작이라니?
그는 남부로 내려갔을 것이고 설사 내려가지 않았다 하더라도 당장 왕국 연합과의 전쟁에 참여하기 어려운 정신 상태가 아닐까?
아무리 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하더라도 테드의 죽음까지 잊고 내 수하가 되어 전쟁을 치르기는 힘들 것 같았다.
“걱정하시는 부분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전하.”
헤밀튼이 입을 열었다.
“전하께서 정보 조직을 맡기면서 저는 대륙 전체에 조직원들을 파견했는데 남부 야만인을 감시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나는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남부까지 조직원을 파견했다고?”
“네.”
헤밀튼의 수완에 절로 감탄이 터져 나왔다.
“대단하군.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인데 그렇게 넓은 활동 범위를 확보하다니.”
“제국 내부의 전하의 정적은 물론이거니와 외부의 적도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전하의 입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내 헤밀튼이 본론으로 들어갔다.
“최근 야만인들이 전쟁을 일으키면서 일부 조직원들이 수도로 복귀했는데 그들이 가져온 소식 중 하나가 테드 황자님 살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제임스 공작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이황자께서 살아계시다고?”
“네. 문제는…… 테드 전하께서 흑마법사가 되셨다는 겁니다.”
다시 한 번 집무실에 침묵이 흘렀다.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나는 설마, 했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하기 위하여 물었다.
“테드가 적들에게 세뇌당했나?”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나도 모르게 중얼댔다.
“남부 야만인들이 멸망을 재촉하는군. 차라리 처형했다면 일부라도 살아남을 수 있었을 건데.”
아버지의 분노가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