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Son of the Final Boss RAW novel - chapter (234)
최종 보스의 아들이 되었다-234화(234/278)
234화.
귀족들은 한 가지에 모두 동의했다.
전장을 ‘직할령’으로 한정할 것.
참으로 속 보이는 태도가 아니던가. 귀족들은 제국이 전화에 휩싸이기를 원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자신들의 영지나 혹은 친인척의 영지가 전쟁터가 되는 것을 원치 않으니 직할령에 모든 전력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대전에서 의자에 등을 기댔다.
‘쉽지 않군.’
황궁에서의 일은 어느 정도 마무리했으니 다시 직할령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그리고 제임스 공작과 교대하기로 결심했다.
중앙에서 직할령, 서부, 남부로 병력을 뿌려 줄 사람이 필요하다.
지금의 귀족들을 감시할 황실의 충신이 필요했고 제임스 공작이 가장 적절하다고 느꼈다.
자칫 제국이 거칠게 흔들리면 반란을 일으키는 귀족들이 나올 수 있었다.
세상이 멸망할 위기에도 이기적인 놈들은 꼭 나오기 마련이니까. 오히려 위기일 때 그 기회를 틈타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놈들이 나온다.
그들에게는 세상의 멸망보다 오직 자신의 욕심만 보이니까.
나는 몸을 일으켰다.
이제 직할령으로 다시 갈 시간이다.
* * *
황궁에서의 일을 마무리하고 직할령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전투’다.
끝없이 몰려드는 생체 구울들의 모습에 병사들의 사기는 쉽게 올라가지 않았다.
콰아아앙-! 쾅-!
릴리안의 마법과 나의 스킬이 어우러졌다.
운다인이 물의 폭풍으로 생체 구울들의 진영이 커다란 구멍을 내었지만 병사들은 전처럼 환호성을 지르지 못했다.
‘왜지?’
내 굳은 표정에 켄이 대답했다.
“생체 구울 중 네크로맨서의 힘을 받은 놈들이 있습니다. 그놈들이 구울 시체조차 일으켜 세우고 있습니다.”
“생체 구울 중에서 네크로맨서의 능력을 사용하는 놈들이 있다고?”
“네. 그래서 지금 그놈들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위치만 파악되면 게일, 올리비아, 제임스 공작님이 암살에 나설 겁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전투에 집중할 때니까.
해가 뜰 때까지 생체 구울들의 공격은 이어졌고, 아침 해와 함께 드디어 전투가 끝났다.
나는 한숨을 돌리며 말했다.
“저놈들이 낮에 숨어 있는 곳만 알면 처리하기 쉽지 않을까?”
“그렇지 않아도 그에 관한 작전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피곤하겠지만 모두 불러 모아줘. 황궁에서의 일도 설명해야 되니까.”
“네. 전하.”
켄은 다른 사람들을 부르러 떠났고 나는 궁으로 걸음을 옮겼다.
병사들의 표정은 하나 같이 어두웠다.
왕국 연합을 몰아내어 전쟁의 승리가 코앞에 있는 것 같았는데 갑작스레 나타난 생체 구울은 병사들에게 절망을 선사했다.
이제는 전쟁이 아니라 세계의 멸망을 걱정하면서 싸워야 한다.
네크로맨서의 등장은 언제나 대륙을 위기로 몰아넣었고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번에는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규모로 네크로맨서가 나타났다.
한 명이 아니라 족히 수백 명, 그리고 대륙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
나는 병사들을 굳이 격려하지 않았다.
지금은 어떤 말을 해도 병사들에게 먹히지 않을 시기였다.
‘보급이라도 넉넉히 하고 직할령 백성들에게 더 많은 식량을 제공해야겠군.’
황궁에서 그 부분에 관한 건 충분히 논의했다.
이제 제국 수도에서는 남부, 서부만이 아니라 직할령의 보급까지 담당하게 될 것이다.
황실 재산은 물론이거니와 제국 귀족들의 재산도 이번 전쟁에 모두 지원하기로 결정되었다.
‘자칫 제국이 아니라 인간 세계 자체가 멸망할 수도 있는데 당연한 일.’
곧 궁에 도착하고 나는 회의실에 들어갔다.
먼저 온 이들이 몇 명 보였다.
상석에 자리를 잡은 뒤 조금 기다리자 올리비아, 제임스 공작, 게일을 비롯한 이들이 들어오고 지휘관급 기사 몇 명도 들어왔다.
나와 수하들뿐만 아니라 기사들까지 회의에 참석시켰다.
왕국 연합과의 전쟁, 생체 구울과의 전쟁으로 이제는 기사들 숫자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나는 좌중을 돌아보며 말했다.
“현 상황을 황궁에 전했다. 그리고 황궁에서 들은 소식은 남부에서도 대규모 흑마법사들이 야만인들과 합세하여 제국을 침공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제임스 공작이 아, 하고 탄성을 터뜨렸다.
다른 이들은 신음을 애써 삼켰다.
“테드까지…… 저들에게 세뇌당했다. 네크로맨서가 되었다 하더군. 아바마마와 베레곤 공작이 직접 상대하기 위하여 남부로 향하셨다.”
모두의 얼굴이 굳어졌다.
나는 단조롭게 말했다.
“네크로맨서를 양성한 이들은 정화의 불꽃단이라는 종교 단체. 정확히는 종교 단체로 위장한 세력이고.”
릴리안이 물었다.
“전하는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
“일단 제임스 공작님이 황궁으로 돌아가 주십시오.”
제임스 공작은 놀라며 물었다.
“제가 말씀이십니까?”
“네. 황궁에서 귀족들을 통제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미 위기는 모두가 느끼고 있습니다. 그들 중 누구 한 명만 엇나가도…… 제국은 끝장입니다.”
나의 말을 제임스 공작이 곧바로 알아들었다.
황궁 귀족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려면 강력한 힘과 충성심을 가진 귀족이 필요하다.
제임스 공작은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소드 마스터라는 무력과 공작 가문이라는 배경 마지막으로 황태자의 장인이라는 황실의 외척이라는 지위까지.
“네. 황궁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아마 아바마마께서도 공작님이 황궁에 계시면 따로 지시를 내리실 거라 생각합니다.”
나는 곧바로 다른 주제를 꺼냈다.
“생체 구울 중 네크로맨서의 능력을 사용하는 구울이 있다는 건 정확하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일단 내가 직할령을 비운 동안 있었던 새로운 일들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게 중요했다.
* * *
남부에 도착한 카렌은 곧장 테드와 만났다.
진영 앞에서 카렌을 만난 테드는 카렌을 향해 깊게 허리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사제님.”
카렌은 테드를 격려했다.
“남부에서 많은 공을 세웠다 들었습니다. 핏줄을 끊기란 쉽지 않았을 건데요.”
“모두 저의 죄입니다. 가족들이 악의 빠진 것도 모른 채…… 그저 그들이 주는 부와 명예에 허우적거렸습니다.”
테드는 울음을 터뜨렸다.
카렌은 테드를 가만히 안아주었다.
실로 놀라운 현장이었다.
가족마저 죄인이라 몰아붙이는 테드와 그걸 위로하는 카렌!
세뇌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둘은 자신들이 세뇌당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테드는 자신의 지팡이를 들며 말했다.
“신께서 제게 정화의 힘을 주셨습니다. 저는 이제 이 힘으로 악의 무리에 빠진 저 제국을 무너뜨리고 제 가족들을 불꽃으로 태워 정화 시킬 겁니다.”
테드가 국경 성벽을 가리켰다.
“일단 저곳부터 뚫을 생각입니다. 저곳에 악의 근본이 있습니다.”
“황제 말이군요.”
“네. 그동안 힘에 겨웠는데 카렌 사제님께서 오셨으니 제 군대, 남부의 신도들 그리고 사제님까지. 충분히 저들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겁니다.”
“네.”
카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카렌은 황제의 얼굴을 떠올렸다.
황제와의 전투는 카렌에게 처음으로 패배의 쓴맛을 가르쳐 준 전투였다.
단 한 번도 벽이라는 것을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카렌에게 황제는 거대한 벽이었다.
‘그때보다 훨씬 더 강해졌다. 론 칼 레오드.’
카렌은 자신감이 있었다.
대사제가 직접 성벽에 올라왔다.
카렌과 테드가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특히 테드는 감격했다는 듯 대사제를 바라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어찌 대사제께서 이곳까지.”
“모든 신도들이 악을 물리치기 위하여 싸우고 있는데 늙은 이 몸도 한 손 거들기 위하여 왔습니다.”
대사제가 카렌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카렌 사제.”
“네, 대사제님.”
“지금 적 진영에 악의 무리를 이끄는 ‘베레곤’이라는 자가 있습니다. 황제의 수하 중 한 명인데 카렌 사제님도 아시고 계실 겁니다.”
“네. 제국의 공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오늘 그 사제를 신의 품으로 돌려보내야겠습니다. 카렌 사제님께서 도와주세요.”
“물론입니다. 대사제님.”
대사제가 가만히 지팡이를 들었다.
땅이 들썩였다.
고오오오오-!
땅속에서 거대한 지네들이 튀어나왔다.
무척이나 징그러운 지네들이 꿈틀거리는 모습은 혐오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지네를 바라보는 대사제, 카렌, 테드의 얼굴에는 황홀함이 맴돌고 있었다.
“신의 사자입니다. 저들과 카렌 대사제님이라면 베레곤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테드 사제는 카렌 사제의 후미를 받쳐주세요.”
“네. 대사제님.”
카렌이 성벽을 훌쩍 뛰어내렸다.
카렌의 움직임에 따라 지네들이 카렌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테드는 남부의 야만인 군대와 구울들을 이끌고 진격했다.
고오오오-!
성벽을 향해 순식간에 진격한 카렌은 곧바로 오러 블레이드를 뿜어냈다.
“베레곤 공작은 어디에 있나!”
이제 제법 경험이 쌓인 카렌은 베레곤 공작을 도발했다.
적 지휘관이 자신의 도발을 무시하면 아군 사기가 올라가고, 적들의 사기는 떨어진다.
반면 적 지휘관이 자신의 도발에 따라 등장하면 단숨에 베어낼 생각이었다.
“베레곤 공작!”
카렌이 다시 한 번 크게 베레곤을 불렀다.
베레곤 공작이 제국군 사이에서 뛰쳐나왔다.
베레곤 공작의 눈동자는 어느 때보다 붉어져 있었다.
그는 테드의 소식을 듣고 남부로 내려올까, 말까 고민했다.
차라리 서부 전선에 갈까 했지만 결국에는 남부에 왔다.
자신이 뿌린 화근이라 생각했다.
아무리 황제와 권력을 다투던 사이라 할지라도 황제에게 테드를 막으라는 말은 할 수 없었다.
테드는 자신의 권력을 위한 중추였지만, 황제에게는 아들이 아니던가.
“내 손주를 그따위로 만들어 놓다니.”
지네들과 남부의 야만인, 테드의 구울들은 성벽을 공격했다.
베레곤은 오직 카렌만 노려보았다.
카렌이 검을 들었다.
이내 잔상을 남기며 사라진 카렌을 베레곤이 쫓았다.
챙-!
“일검에 벨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카렌의 말에 베레곤의 얼굴이 굳어졌다.
“악의 수장 최측근이라 과연 만만치 않군.”
베레곤은 거칠게 오러 블레이드를 일으켰다.
치치칭-!
서로의 오러 블레이드가 만나며 쇠 긁히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베레곤 공작의 움직임이 현란하게 변했다.
챙-! 챙-! 챙-!
순식간에 전투의 양상은 베레곤이 압도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분노에 휩싸인 베레곤의 검이 무척이나 매서웠다.
그럼에도 카렌은 차분하게 베레곤을 상대했다.
‘스스로를 태우는군.’
카렌은 베레곤의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깨달았다.
무리해서 오러 블레이드를 일으켰고, 무리해서 훨씬 더 빠른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무리 소드 마스터라도 인간이다.
카렌은 옅게 웃으며 베레곤의 오러 블레이드를 쳐냈다.
쾅-!
카렌의 오러 블레이드가 전보다 훨씬 진하게 뿜어져 나왔다.
뿐만 아니라 카렌의 몸에서 쏟아지는 마나의 압력에 베레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건…… 소드 마스터 수준이 아니다.’
베레곤은 검을 휘두르면서도 카렌과 자신의 격차를 느꼈다.
‘폐하와 같은…… 아니 폐하보다 더 강한 경지인가?’
본능적으로 자신과 ‘격’이 다르다는 사실에 베레곤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래도 상관없다. 여기서 이 자만 죽일 수 있어도 테드를 그렇게 만든 이들에게 큰 타격을 주는 것이다.’
베레곤의 오러 블레이드 역시 한층 진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