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Son of the Final Boss RAW novel - chapter (242)
최종 보스의 아들이 되었다-242화(242/278)
242화.
“별동대입니다.”
나도 생각했던 작전이다.
“그건 나도 생각했어. 하지만 지금 별동대를 운영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야.”
제단을 파괴하려면 왕국 연합에 직접 들어가야 된다.
언데드 왕국이 되어가고 있는 왕국 연합에 직접 들어가서 제단을 파괴하려면 최소 소드 마스터는 되어야 한다.
아니, 소드 마스터조차 생사를 장담할 수 없다.
켄에게 기막힌 작전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보다는 나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켄은 내 표정을 눈치챈 듯 웃었다.
“이거 실망하셨군요.”
“아, 그런 건 아니고.”
내심을 정확하게 파악 당한 나는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미안하군. 그동안 네 덕을 많이 보았는데, 한 번 기대했던 답이 아니라고 실망한 모습을 보이는 건 군주로서 좋은 모습은 아니었어.”
“제가 성격이 좋으니 다행이죠.”
켄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켄이니까 나에게 저리 쉽게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이들에게 군주는 절대 충성해야 될 존재다.
군주가 실망하면 신하는 절망한다.
나는 황태자로서, 한 세력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좀 더 세심해야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실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켄이 답답하다는 듯 말을 토해냈다.
“제단은 모두 왕국 연합 수도 근처입니다. 일단 진입 자체부터 장벽이 너무 높습니다.”
“맞아.”
“더구나 제단 하나씩 파괴하는 게 아니라 단번에 모든 제단을 파괴해야 됩니다. 하나가 파괴되면 당연히 저들은 다른 제단을 보호하려 들 것입니다.”
켄의 눈이 가늘어졌다.
생각을 깊게 할 때의 버릇이다.
나는 잠자코 켄의 말을 들었다.
“적진 한가운데에 기습을 가해야 되는 형국인데, 모든 상황이 기습은 불가능하다고 가리키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되지?”
“헤밀튼, 전하, 그리고 릴리안.”
켄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헤밀튼이 은밀히 접근하고, 전하께서 호위하고 릴리안이 마법진을 그립니다.”
켄은 별동대 작전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에 대하여 방법을 말했다.
“헤밀튼은 소드 마스터가 방어하고 있는 성에도 잠입한 사람입니다.”
“맞아.”
“헤밀튼 혼자서 가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소드 마스터를 호위로 붙이는 건 그레니안의 전력이 너무 떨어집니다.”
“나와 릴리안이 빠지면 오히려 더 어려운데?”
“리버힐 가문에 마법사들을 대거 요청할 생각입니다.”
켄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리버힐 가문?”
“네. 오스틴 공작이 서부 전선을 비우고 이쪽으로 오게 만들어야죠. 그 역할은 전하께서 맡으셔야 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황궁으로 가야겠군.”
지금은 권력 다툼을 할 시기가 아니다.
벌써 베레곤 공작이 전사했다.
하지만 나는 곧 한 가지 문제점을 말했다.
“리버힐 가문은 정화의 불꽃단 끄나풀일 수도 있어.”
“리버힐 가문에 그들이 잠입했을 수 있지만 오스틴은 아닐 겁니다.”
“오스틴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오스틴부터 죽여야죠. 오히려 그 일이 이곳을 방어하는 것보다 다급합니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산 넘어 산이군.”
“전하께서는 일단 황궁으로 가셔서 제임스 공작님과 함께 오스틴 공작을 소환하십시오.”
“그는 폐하의 명령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을 거야.”
켄이 눈가를 좁혔다.
“그럼 방법을 바꿔야겠군요. 아무리 많은 언데드들이 몰려들어도 보름 동안은 전하와 릴리안 님이 없어도 방어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 놓고 제단 파괴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릴리안의 마법 함정?”
“네. 적어도 물자가 모자랄 일은 없지 않습니까? 제국에서 현재 모든 물자를 각 전선에 동원하고 있으니까요.”
나는 그 방법을 선택했다.
“일단 릴리안을 불러오지. 그녀가 함정 설치를 할 수 있어야 왕국 연합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병사를 불러 릴리안을 호출했다.
그동안 나는 켄에게 별동대 작전을 물었다.
“헤밀튼이 은밀히 왕국 연합 제단으로 안내하고 내가 호위하고 릴리안을 뭘 하지?”
“마법진을 그리죠. 이동 마법진을.”
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제단을 파괴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어차피 동시에 파괴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전하와 릴리안의 몸이 열 개가 아니니까요.”
켄의 말이 이어졌다.
“다섯 개의 제단 근처에 이동 마법진을 그립니다. 제단까지 잠입할 필요도 없습니다. 근처에 그리면 되니까요.”
나는 켄의 작전을 이해했다.
“이동 마법진을 그린 뒤 돌아오면 일거에 이동 마법진을 통해 이동해서 제단을 파괴하는 작전이군.”
“맞습니다. 문제는 전하와 릴리안의 전력 공백을 어떻게 막느냐죠.”
“나 왔어, 황태자 전하.”
릴리안이 벌컥 문을 열며 말했다.
켄이 눈을 흘겼다.
“이제는 예의를 배울 때도 되셨는데요.”
“군사도 예의가 없던데?”
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나는 분위기를 수습했다.
“쓸데없는 이야기는 됐고. 릴리안에게 설명해줘.”
켄은 별동대 작전을 릴리안에게 설명했다.
별동대 작전에서도, 전력 공백을 메우는 일에도 릴리안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릴리안이 뛰어난 마법사이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는 작전이니까.
작전을 전해 들은 릴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일단 전력 공백을 메우는 건 가능해. 함정을 설치하는 건 이틀 정도면 돼. 그걸 잘 조절해서 언데드를 물리치는 건 군사가 하면 되니까.”
“그렇게까지 빨리 됩니까?”
“되지. 필요한 게 많지만 제국 황궁 보고를 모두 턴다며?”
내가 대답했다.
“터는 게 아니라 지원.”
“어쨌든. 필요한 게 많지만 갖춰지기만하면 충분히 언데드를 막을 수 있는 함정을 설치할 수 있어. 문제는 이동 마법진이야.”
켄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동 마법진 불가능합니까?”
“가능하지만,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키는 마법진을 그리는 건 나라도 불가능해. 마법진 하나에 공간 이동을 시킬 수 있는 건 최대 백 명 정도뿐이야.”
켄이 짧게 말했다.
“올리비아 님 한 곳, 게일 님 한 곳, 전하께서 한 곳, 그리고 릴리안 님이 한 곳…… 나머지 한 곳 제단에 파견되는 백 명은 목숨이 위험하겠군요.”
* * *
아룬이 그레니안을 방어하고 왕국 연합의 제단을 파괴할 방법을 구상할 시각, 오스틴은 궁지에 몰려 있었다.
“빌어먹을, 얼마나 남았나?”
오스틴 공작의 말에 부관이 침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오만 정도입니다.”
“기병은?”
“몰살했습니다.”
오스틴 공작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처음 서부로 데리고 온 병력이 족히 십만이었다.
그중 절반이 죽었다.
고작 한 달 정도 만에 절반의 병사를 잃은 오스틴은 위기감을 느꼈다.
‘내 마법이 막힌 게 가장 큰 원인이다.’
하나 더, 오스틴 공작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었다.
‘설마 정화의 불꽃단 놈들이 언데드들로 대륙을 휩쓸 줄은 몰랐다.’
오스틴 공작은 오래전부터 정화의 불꽃단과 교류하고 있었다.
특히 황후 사건과 관련하여 오스틴 공작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
그들이 황후에게 저주를 걸 수 있게 도와주었던 게 바로 오스틴이니까.
“나가보도록.”
부관이 나가자 오스틴 공작은 홀로 생각에 잠겼다.
‘황제의 줄을 잡은 게 잘못된 걸까? 만약 황제가 내가 황후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면?’
론 칼 레오드는 결코 자신을 용서하지 않으리라.
오스틴 공작은 오랫동안 론과 함께 했기 때문에 그의 성정이 어떤지 잘 알고 있었다.
황제는 누구보다 황후를 사랑했다.
지극한 사랑이 정복욕마저 억눌렀다.
황후가 살아 있을 때 제국은 평화로웠다.
‘황제는 내가 정화의 불꽃단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의심만 할 뿐 황후의 죽음과 연관된 증거는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전쟁에서 전공을 세워 가문을 보존할 수 있다.’
문제는 요정들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다.
이미 대사제의 전령을 오스틴이 죽였다.
정화의 불꽃단과 확실히 선을 그은 것이다.
오스틴 공작 입장에서는 정화의 불꽃단은 반드시 멸망시켜야 된다.
그들이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멸망한다면, 자신이 황후의 죽음과 연관이 되어 있다는 진실이 영원히 묻히니까.
‘대사제 그 늙은이는 대체 무슨 생각이지? 대륙을 통째로 망하게 할 셈인가? 그리고 그에 동조하는 저 요정 놈들은…….’
오스틴 공작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정화의 불꽃단이 대륙 전체에 언데드만 등장시키지 않았어도 오스틴 공작은 그들을 배신할 생각이 없었다.
‘놈들이 제공한 흑마법서들은 확실히 유용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놈들을 상대하니…… 놈들이 제공한 건 모두 어정쩡한 것들뿐이었어.’
오스틴 공작이 으드득 이를 갈았다.
정화의 불꽃단과 왜 처음에 손을 잡았는가?
8서클에 이른 뒤 오스틴은 9서클에 대한 갈피를 전혀 잡지 못했다.
어떠한 노력을 더 하여도 9번째 고리에 관한 실마리조차 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게 바로 흑마법이다.
정화의 불꽃단이 먼저 오스틴 공작에게 접근했고, 오스틴 공작은 그들과 교류를 시작했다.
흑마법은 제국은 물론 대륙에서 금기였기에 그들과의 교류를 숨겼다.
그리고 그 와중에 황후 사건에 오스틴 공작도 한몫을 하게 되면서 리버힐 가문, 정화의 불꽃단 관계는 끈끈한 동맹이 되었다.
“가주님!”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오스틴 공작이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무슨 일인가?”
“요정들이 몬스터를 몰고 왔습니다!”
오스틴 공작이 몸을 벌떡 일으켰다.
곧바로 오스틴 공작은 밖으로 나갔다.
성벽으로 다급하게 다가가니 요정들이 가장 먼저 보였다.
요정들 뒤로…… 셀 수 없는 몬스터들이 있었다.
“대체 어떻게…….”
오스틴 공작은 이내 입을 다물었다.
저들은 일반 요정들이 아니다.
정화의 불꽃단이다.
흑마법으로 인하여 타락한 요정들은 더 이상 빛의 종족이 아니었다.
십만은 족히 넘어 보이는 오크들, 그리고 각종 몬스터들.
오스틴 공작이 힘겹게 말했다.
“모든 병력들을 집결시키도록. 그리고 지금 당장 황도로 전령을 보내라.”
“전령 말씀이십니까?”
“서부 방어가 불가능해졌다고. 나흘 이내로 후퇴할 거라고.”
“가, 가주님.”
오스틴 공작은 인정했다.
자신의 힘으로는 저들을 막을 수 없었다.
최대한 버티다가 황제의 명령이 떨어지면 서부를 버리고 후퇴하는 게 최선이다.
오스틴 공작 눈동자에 가장 선두에 있는 렌이 보였다.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요정의 왕이라 불리는 렌의 손에 죽은 병사들이 몇이나 되던가?
‘저 자식은 반드시 죽인다.’
지금까지 오스틴 공작이 활약을 하지 못한 건 렌 때문이다.
그녀의 괴상한 아이템이 마나의 흐름을 막았고, 덕분에 오스틴 공작은 5서클 이상의 마법을 사용하지 못했다.
전력의 반이라 불리는 마법사, 그것도 8서클 마법사가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니 당연히 전투에서 밀릴 수밖에.
-지금이라도 다시 교단에 회개하라.
렌의 목소리다.
그리고 마법 메시지다.
오스틴 공작의 몸이 움찔 떨렸다.
이 정도 거리에서 마법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건 렌이 뛰어난 마법사라는 사실.
정령을 부리고, 활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것도 모자라 마법마저 최소 6서클 이상이라니.
-달이 중천에 떠오르면 잠시 디스펠 아이템을 해제하겠다. 그러면 8서클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겠지. 네가 직접 악의 무리 제국의 병사들을 처단하도록. 그럼 대사제께서 너의 죄를 사해주실 거다.
오스틴 공작은 자신도 모르게 성벽의 병사들을 둘러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