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Son of the Final Boss RAW novel - chapter (247)
최종 보스의 아들이 되었다-247화(247/278)
247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제국은 항상 승리했다.
적의 공격을 잘 방어하였으니 당연히 승리라고 말 할 수 있었다.
다만, 문제는 계속 ‘방어’에만 주력했다는 사실이다.
방어 역시 승리의 일환이지만 공격을 성공하는 것만큼의 사기 진작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병사들이 이제는 ‘승리’를 노래하기 시작했다.
“봤지? 그거 최상급 정령 아니던가?”
“이놈이 최상급 정령 한 번도 못 본 놈처럼 이야기하네? 어제 그건 최상급 정령이 아니라 정령왕이야 정령왕.”
“정령왕?”
“그래, 정령왕! 나도 모르게 무릎을 꿇을 뻔했으니까. 강함을 떠나서 존재감 자체가 다른 정령들과는 다르더라고.”
모두가 선임 병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 제국, 아니 대륙 역사에 정령왕을 소환한 정령사가 있었던가? 황태자 전하뿐이지.”
“우와, 그럼 황태자 전하가 대륙에서 제일 강한 건가요?”
“당연하지 임마! 정령왕이 괜히 정령왕이야?”
“그럼 폐하는요? 폐하께서 대륙에서 가장 강하신 분이잖아요.”
“폐하도 강하시지. 그러니 우리 제국은 이제 승리할 일만 남은 거야. 저 언데드 놈들을 물리치고 왕국 연합을 정복하면 대륙 통일에 반쯤은 이뤄진 거나 다름없어.”
나는 슬그머니 걸음을 돌렸다.
옆을 따르고 있는 켄에게 물었다.
“선임 병사가 꽤 그럴듯한 안목을 가지고 있는데 아무래도 자네가 심은 사람이겠지?”
켄이 빙긋 웃었다.
“네. 병사들 사기 관리는 중요하니까요. 또 목적의식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별생각 없이 귀족들이 시켜서 창을 드는 것보다 전쟁의 명분을 이해하고 자신에 실질적인 이득이 된다는 점을 알고 창을 드는 건 다르니까요.”
“그래.”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확실히 병사들의 표정이 다들 좋았다.
“서부와 남부 소식은 병사들이 모르는 모양이야.”
“그 부분을 감추는 것도 제 일이죠.”
켄이 물었다.
“황도는 다시 가지 않으셔도 됩니까?”
“제임스 공작에게 전령을 보냈어. 귀족들을 한 번 제대로 눌러주었고 정령왕 소식도 함께 보냈으니 감히 반발하지는 못할 거야.”
“그래도 한 번 직접 다녀오셔서 무력 시위를 하시는 게 좋습니다. 폐하께서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셨으니까요.”
켄이 덧붙였다.
“내일 당장 진격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지.”
나는 켄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방어는 당분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고. 진격은 언제쯤 시작하면 될 것 같아?”
켄이 눈을 가늘게 떴다.
“이동 마법진을 그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릴리안 님을 남부로 먼저 내려보내십시오.”
“릴리안을?”
“폐하께서 쓰러지셨으니 남부에 전력 보강이 필요합니다. 제임스 공작님도 반길 겁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전령을 릴리안 편에 보내고 릴리안을 그대로 남부로 내려보내지.”
그레니안 성벽에 마법진을 그리는 건 거의 끝나간다.
아마 내일이면 끝나지 않을까?
켄이 말을 이었다.
“마법진이 완성되는 대로 진격하십시오.”
“다른 세밀한 작전은 없나?”
켄이 빙긋 웃었다.
“없습니다.”
“너무 당당한데?”
“전쟁이 길어지기 시작하면서 제국민들이 점점 불안에 빠져 있습니다. 더구나 폐하까지 쓰러지신 마당에 그 충격이 제법 크게 번지고 있죠.”
나와 함께 있는 그레니안 병사들이나 사기가 높은 것이지 서부와 남부 쪽은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실제로 제국은 건국 이후 처음으로 제국은 영토를 침범당했다.
전쟁에서 밀린 것도 처음이다.
“전하께서 폐하를 대신할 수 있는, 아니 폐하보다 더 강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됩니다. 정령왕을 소환했다는 소문을 퍼뜨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성과도 중요하죠.”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아버지에 비하면 멀었어.”
“네. 물론이죠. 폐하는 절대자시니까. 중요한 건 폐하가 쓰러졌다는 거죠.”
“그래. 대신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여 볼게.”
켄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근데 다른 정령들은 정령왕이 아닌 겁니까?”
“나도 정확하게는 알 수 없어. 현재 정령왕이 된 건 바람의 정령왕 뿐이야. 다른 정령들은 정령계에서 왕이 되는 과정을 겪는 중이래.”
“정령술은 참 신기하군요. 전하의 전력을 정확하게 알아야 작전을 짜는 것도 쉬운데.”
“일단 그날 보았던 위력이 최대 위력이라고 생각하면 돼.”
“한 번 소환하고 당분간 소환하지 못하는 겁니까?”
“반나절 정도는 요양해야지.”
“중요한 순간에만 정령왕을 소환해야 된다는 뜻이군요.”
켄은 잠시 고민했다.
“전하와 게일, 올리비아 님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저쪽에서 아직 제인과 카렌이 남부에 있으니 왕국 연합의 전력은 언데드뿐이니까요.”
“그래.”
나는 릴리안이 걱정되었다.
“릴리안이 혼자 그 두 사람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곧 헤밀튼에게서 자세한 정보가 들어오겠지만 저들이 진격하지 않고 머무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만약 진격을 시작하면? 아버지도 카렌을 막지 못했는데.”
“그때는 제국 수도에 모여 결사 항전해야죠. 어디 정복할 생각은 하지 말고요.”
대략적으로 정리가 끝나자 나는 켄과 함께 성벽 위로 올라갔다.
릴리안이 멀리서 마법진을 그리는 게 보였다.
“릴리안이 정말 고생이군.”
“그녀가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겁니다. 정화의 불꽃단의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손에 쥐었던 릴리안을 놓친 겁니다.”
나도 켄의 말에 동의했다.
“맞아.”
릴리안이 멀리서 다가오는 게 보였다.
금세 날아 온 릴리안이 나와 켄을 보며 말했다.
“마법진은 모두 완성되었어. 어마어마한 대군이 몰려와도, 소드 마스터 열 명이 동시에 공격해도 최소한 보름은 버틸 수 있어.”
“대체 어떤 마법진인데?”
내가 묻자 릴리안이 짧게 대답했다.
“라인하이드 가문의 마법진. 고대 유적지에 있었던 거지.”
* * *
릴리안은 어젯밤 떠났다.
정령왕 소환 이후 언데드들의 공격이 일주일 정도 멈췄는데, 덕분에 병사들의 몸 상태도 많이 회복되었다.
무엇보다 큰 역할을 한 건 바로 ‘운다인’이다.
실피드 이후 운다인이 소환되었는데 정령왕이 된 운다인의 위력은 차원이 달랐다.
공격 정령술은 아직 사용하지 않아 몰랐지만, 치유 효과는 죽은 사람을 살리는 것 이외에는 모든 게 가능했다.
물론 마나 홀이 텅 비어버리긴 했지만.
덕분에 경상자는 기본이고 중상자들까지 단번에 치료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진격의 시간이다.
나는 가장 선두에 나섰다.
올리비아와 게일이 내 옆을 보좌했다.
데이비드와 리오덴이 그레니안 방어를 맡았다.
그리고 헤밀튼은 여전히 남부에 파견 나가 있는 중이였고, 뷔칸은 중앙에서 제임스 공작의 명을 받아 보급품을 보냈다.
국경을 지나자 확실히 그레니안과는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
어둠의 기운, 끈적끈적하고 기분 나쁜 사악함이 어떤 형태가 되어 온몸에 달라붙는 것 같았다.
“사제들을 더 동원할 수 없는 게 아쉽군.”
내 말에 게일이 대답했다.
“사제들은 대부분 남부로 가 있으니 어쩔 수 없으니까요. 그래도 전하께서 계시니 충분히 제단을 파괴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이지.”
국경을 지나 왕국 연합에 접어들었다.
왕국 연합 국경을 지키는 세 소드 마스터의 가문 제인, 에릭, 고든 가문 중 남은 가문은 오직 제인 가문 하나뿐이다.
나는 가장 첫 번째 목적지를 바로 제인 가문으로 잡았다.
에릭, 고든 가문은 이미 멸망했다.
특히 에릭 가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마치 처음부터 세상에 없던 것처럼.
나는 제인의 얼굴을 떠올렸다.
‘무슨 이유로 정화의 불꽃단의 수족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왕국 연합의 정신적 지주인 세 소드 마스터 가문이 모두 멸문하면 왕국 연합도 흔들리겠지.’
물론 현재 왕국 연합은 언데드 왕국이나 다름없었다.
제인 가문을 멸문시키는 건 그들이 언데드 가문이 아닐 때나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내가 제인 가문을 첫 번째 목적지로 선택한 건, 바로 제인 가문이 그레니안과 가장 가까운 ‘거점’이기 때문이다.
이성이 없는 언데드들은 모르겠지만 리치와 네크로맨서들은 기본적으로 지능이 높다.
리치는 인간 마법사가 생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언데드가 되어버린 경우다.
그리고 네크로맨서.
‘제인 가문에서 네크로맨서들이 언데드들을 통솔하면서 그레니안으로 내려보내고 있을 확률이 높다.’
네크로맨서들은 아직 ‘인간’들이다.
흑마법사로 불리는 그들이 언데드들을 만들어내는 주력이다.
“제인 가문까지 얼마나 걸리지?”
게일이 대답했다.
“이 정도 속도라면 반나절 정도 걸립니다.”
“행군 속도를 올린다.”
부상병도 없고 사기는 높다.
병사들은 그동안 전투의 피로도 휴식을 통해 충분히 풀었고, 보급도 원활하여 배불리 먹었다.
행군 속도를 높여도 크게 상관없었다.
내 말에 게일이 명령을 하달했다.
곧 행군 속도가 높아졌다.
해가 중천에 떴을 때쯤 제인 가문의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정령들을 먼저 보냈다.
정령들이 전해오는 소식은 꽤 놀라웠다.
나는 손을 들어 행군을 멈췄다.
“준비하고 있었던 모양이야.”
내 말에 켄이 물었다.
“전력이 얼마나 됩니까?”
“언데드는 대략 삼만.”
“언데드가 있습니까?”
일반적인 상식은 언데드는 낮에 활동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제인 가문에는 버젓이 언데드가 활동하고 있었다.
“놈들이 낮에도 물밀듯 밀려왔다면 그레니안은 진작 밀렸겠군요.”
“두 가지 중 하나다.”
내가 말을 이었다.
“하나는 그들이 전력을 아껴놓았거나 나머지 하나는 정화의 불꽃단 네크로맨서들이 낮에도 활동할 수 있는 언데드들을 이제야 만들어냈다는 것,”
“둘 중 어느 것이든 제인 가문을 반드시 쓸어버려야겠군요.”
“맞아. 출발한다.”
나는 가볍게 몸을 허공으로 띄웠다.
“타락한 왕국 연합의 제인 가문을 오늘 우리가 정화 시킨다.”
내 목소리가 모든 병사들을 향해 울려 퍼졌다.
“너희 앞에 내가 있을 것이다.”
곧장 나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갔다.
게일과 올리비아가 즉시 옆을 따랐다.
“와아아아아!”
병사들이 함성을 질렀다.
아버지를 대신하여야 된다는 켄의 말을 가슴에 새겼다.
나는 지금도, 앞으로도 언제나 전투에서는 가장 선봉에 설 것이다.
내 아버지가 모든 전쟁에서 그러했듯이.
앞에 서는 것만이 아니라 가장 강력한 적을 내 손으로 쓰러뜨리고 내 손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 것이다.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와아아아아!”
병사들이 함성을 계속 질러댔다.
바람의 칼날이 제인 가문 위로 떨어졌다.
콰아아아앙-!
동시에 제인 가문에서 언데드들이 쏟아져 나왔다.
“게일, 올리비아. 네크로맨서들을 노려.”
“네. 전하!”
두 사람이 각기 양옆으로 흩어졌다.
“생포할 수 있는 놈들은 생포해.”
네크로맨서에게 물어볼 것이 아주 많았다.
한낮에도 활동하는 언데드들의 모습은 기괴했다.
언데드의 가장 무서운 점은 그들에게는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바람의 칼날 앞에 수도 없이 쓰러져갔지만, 언데드들은 계속 달려들었다.
‘맹약의 주인…….’
언데드들이 소멸하는 숫자가 늘어날수록 나의 마나 홀은 미약하지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다.
나는 맹약의 주인이 어떤 힘을 갖는지 시스템이 사라진 뒤에야 깨달았다.
언데드가 소멸하고 자연의 기운이 아주 조금이라도 늘어나면 내 힘도 절로 늘어난다.
나는 다시 한 번 크게 외쳤다.
“오늘 제인 가문을 멸문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