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Son of the Final Boss RAW novel - chapter (31)
최종 보스의 아들이 되었다-31화(31/278)
31화.
나는 그냥 잠들지 않고 바람의 호흡법을 연마한 뒤 하루를 마감했다.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보너스 스탯이 지급됩니다.
덕분에 F급 퀘스트가 모두 완료 되었다. 게일에게 인정받기에 관련된 F급 퀘스트를 끝마치면서 보유한 보너스 스탯은 740이 되었다.
“한 번 사용은 해야 되겠는데.”
나는 새로운 퀘스트를 개방할까, 스킬을 개방할까 고민에 잠겼다.
노크 소리가 들렸다.
“전하, 아침 식사이옵니다.”
새롭게 들어온 부집사장의 목소리다.
대전에서 아버지와 대신들에게 처음으로 내 존재감을 제대로 보인 이후 나는 하루를 집무실에서 시작했다.
식사도 침실이 아니라 집무실에서 받았다.
부집사장과 하인, 시녀들이 아침을 준비해주었고 음식에서는 여전히 폴리시아 꽃의 향기가 진하게 풍겼다.
‘얼마나 남았지? 한두 달 남았나?’
폴리사아 꽃의 효과는 크지만 시간이 꽤 걸렸다. 꽃이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효과를 보는 데 필요한 건 오직 섭취뿐이라 오늘도 맛있게 먹었다.
“일은 할 만한가?”
내 말에 부집사장이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전하.”
나는 소리스에게 황태자궁 근무자들을 새롭게 뽑으라 명령했고, 일주일에 거쳐 하인들과 시녀들이 들어왔다.
애트란 가문의 아카데미 출신들은 소리스가 알아서 잘 제외하였다.
켄이 큰 그림을 그려주는 책사라면, 소리스는 자잘한 부분을 굳이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확실하게 처리해주는 사람이었다.
좋은 수하를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제법 좋았다.
‘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니까.’
유력 귀족들이나 혹은 다른 황자, 황녀들이 볼 때는 고작 길거리 길드를 수족으로 들인 것에 불과하지만 내게는 큰 힘이었다.
‘켄과 소리스가 책사. 게일이 장군.’
일단 세력의 가장 큰 줄기라 할 수 있는 머리와 힘은 얻었다.
나는 부집사장에게 짧게 당부했다.
“앞으로 잘 부탁해.”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곧 식사를 내갔고, 다시 홀로 남은 나는 집무실 책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는 아침 식사 전에 하던 일을 마저 보기 시작했다.
보너스 스탯이다.
“740을 어디다 사용할까.”
지난 습격 사건을 통하여 내가 뼈저리게 느낀 건 내가 강해졌다거나 켄과 소리스가 좋은 수하들이라는 게 아니었다.
‘자칫하면 죽는다.’
나는 죽음이 가까이에 있다는 걸 온몸으로 실감했다. 황태자라는 직위가 나에게 주는 건 부귀영화가 아니라 생존에 대한 위협이었다.
상태창은 이곳에서 가장 필요한 본신의 힘을 키워주는 사기적인 수단이다.
이것을 제대로 활용하면 황태자 직위를 유지하고, 무엇보다 목숨을 지킬 수 있으리라.
그러니 보너스 스탯 사용은 신중을 기하는 게 좋았다.
나는 일단 남은 퀘스트부터 살폈다.
-A 보이지 않는 손길로부터의 해방 : 봄 평가 대회까지 암살 시도로부터 생존
└보너스 스탯 300, B급 이상의 스킬, 랜덤 재능 개방.
눈동자가 찌릿한 기분이었다.
“잠깐.”
나도 모르게 말을 흘려낸 뒤 퀘스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이거…… 완료되지 않았잖아?”
퀘스트가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는 간단했다.
“앞으로도 암살 시도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어쩌면 봄 평가가 시작되어야 퀘스트가 완료 처리될 가능성도 있었다.
나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생각하는 게 좋아.”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이제는 수족처럼 느껴지는 켄이었다.
“전하!”
“아, 들어와.”
켄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더 이상 하인 복장이 아니라 평상복을 입고 있었는데 제법 잘 어울렸다.
“옷이 멋지네.”
“평범한 복장인데 멋질 게 있습니까.”
나는 웃으며 말했다.
“새로 들어온 근무자들 출신은?”
“모두 평민입니다. 귀족은 물론이거니와 수도에 있는 평민, 노예들 중에서도 애트란 아카데미 출신이 아닌 사람 찾기가 힘들더군요.”
켄의 말이 의미하는 간단했다.
“테드, 아니 베레곤 가주의 영향력은 아바마마 다음으로 크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군.”
“세세한 부분까지 파고 들어가면 오히려 더 높을 겁니다. 하인, 시녀는 비천한 신분처럼 보이지만 궁은 그들 없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더불어…… 그들은 누구의 곁에나 있죠.”
“아바마마 곁에 있는 하인들이나 시녀들 역시 애트란 가문 출신인가?”
켄이 짧게 대답했다.
“그 부분도 알아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차 좀 한 잔 하겠나?”
본론을 꺼내기 위하여 나는 켄에게 차를 권했다. 하기 어려운 말은 아니었지만,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았으니까.
켄은 거부하지 않고 내가 따라주는 차를 받았다.
뜨거운 김을 후 불며 이야기를 꺼냈다.
“암살 시도가 이번이 끝이라고 생각해?”
켄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 내 세력의 머리다. 모든 일은 그와의 상의를 통해 진행할 생각이었다.
그래야 앞으로 커질 내 세력에서 켄의 입지도 확실해지니까.
내 말에 켄이 눈을 가늘게 떴다.
“아닙니다.”
나는 켄의 대답이 꽤 놀라웠지만 내색하지 않고 물었다.
“끝이 아니라고? 대전에서 아바마마가 내게 직접 수사권까지 준 일인데…… 그놈들이 또 일을 벌일 거라 생각해?”
내 질문에 켄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네. 그러고도 남습니다.”
* * *
켄은 수사를 진행하면서 간간이 보고하기로 했다.
오후 수련은 당분간 소리스와 이제 새롭게 내 수하가 된 그림자 걸음 길드원들과 진행하고 있었다.
아직 그림자 걸음 길드원들의 보직이 애매하지만 게일이 돌아온 뒤에는 대부분 휘하 기사로 채용할 예정이었다.
조직도를 짜는 것 역시 켄에게 맡겨 두었으니 나는 본격적으로 보너스 스탯 사용에 돌입했다.
“랜덤이라는 게 문제인데.”
스킬을 개방하면서 원하는 스킬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소설에서 나는 상태창이 만능에 가깝게 만들어 놓았다.
카렌은 스킬을 개방할 때마다 가장 적합한 스킬을 뽑았고, 그건 내가 작가로서 주인공을 애정한 덕분이었다.
지금은 운에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스킬을 개방하지 않고 퀘스트를 열기에는 여러모로 걸리는 점이 많았다.
퀘스트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였고 게일은 돌아오려면 여전히 멀었다.
어느 때보다 본신의 힘이 필요하다. 가장 빠르게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은 새로운 스킬이었다.
‘지금까지 운이 좋았어. 재능은 하나같이 S이고, 스킬은 S 아니면 A였으니까.’
바람의 호흡법은 어머니의 유산이니 제외하더라도 개방된 스킬들은 모두 A였다.
많은 보너스 스탯으로 스킬을 개방할수록 높은 등급의 스킬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지만 나는 긴장했다.
“후우.”
가볍게 숨을 몰아쉰 뒤 보너스 스탯 사용을 선택했고, 동시에 퀘스트와 스킬을 선택하는 창이 나오자 망설임없이 스킬 선택을 눌렀다.
“무슨 게임도 아니고.”
마치 도박 게임처럼 창이 촤르르르 바뀌며 천천히 멈추기 시작했다.
-A 불의 장막
스킬이 딱 하나 개방되었지만 나는 자리에서 뛰어 함성을 지를 뻔한 것을 가까스로 참아냈다.
또 A급이었다.
이쯤이면 스킬이 A급 말고는 없는 셈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나는 그럴 리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초반에는 내가 주인공만 특별하게 키운답시고 A급을 남발했다.
덕분에 독자들에게 한가득 욕을 먹었었다. A급만 나오면 등급을 왜 표시하냐고.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려면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 무시하다가 댓글이 멸종하고 나서야 마음을 바꾸었다.
그리하여 낮은 등급 스킬이 나오다 높은 등급이 가끔 나오는 여타 소설과 달리 영웅 카렌은 A급이 한참 나오다 아래 등급도 가끔 나오기 시작한다.
게다가 초반의 A급 스킬을 기준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F급은 확실한 똥이었다. 만약 내게 그런 F급이 나온다면? 내 설정이 내 발등을 찍는 꼴이었다.
다행히 A급이 나왔으니 나는 일단 편안하게 생각했다.
‘불의 장막이라. 불의 정령과 계약해야 되겠어.’
스킬은 개방되었지만 사용하려면 불의 정령과의 계약이 선행되어야 했다.
“이로서 4대 정령과 모두 계약인가?”
나는 초에 불을 붙였고 곧바로 계약을 위한 맹약을 읊었다.
작은 도마뱀 한 마리가 손바닥을 타고 손목까지 올라왔다.
맹약의 주인이라…… 아직 많이 모자라네.
정령의 목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정령의 속성마다 성격이 다른 것은 몇 번의 전투를 통해 느꼈다.
실프 둘마저도 서로 성격이 달랐다.
샐러멘더는 마치 이프리트를 연상 시켰다.
“그래. 열심히 노력하지.”
나는 샐러멘더를 돌려보냈다.
‘평가 대회 전까지 중급 정령사가 되어야 하는데…….’
아직 마나 홀의 크기가 중급과는 거리가 멀다.
어머니의 정령술서에 따르면 중급 정령사는 마나 홀의 크기가 처음보다 족히 열 배는 커야 한다고 되어 있었다.
크기로 따지면 대충 축구공 두 개를 합친 정도였다.
아직 내 마나 홀은 축구공 하나보다 살짝 컸다. 바람의 호흡법을 좀 더 열심히 연마하기로 결심했다.
‘오후 대련 수련에서는 불의 장막을 사용해 봐야겠어.’
스킬을 생겼으니 당연히 사용할 생각이었다. 스킬을 개방한 순간 어떤 스킬인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정확하게 인지되었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는 건 또 다른 느낌이었다.
무기가 하나 더 생겼다.
무려 740 보너스 스탯을 한 번에 사용했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다. 충분히 그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이제 수련을 위하여 몸을 일으키려는 찰나, 또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전하, 대전에서 폐하의 명령을 받고 왔습니다.”
하인의 목소리에 나는 직접 문을 열었다.
기사 한 명이 나를 보고 허리를 깊게 숙였다.
“황태자 전하.”
“아바마마의 명령을 받고 왔다고?”
내 질문에 기사는 짧게 대답했다.
“대전에 들르라는 명령이십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아바마마께서?”
기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마 그도 이유는 모르는 모양이었다.
“일단 가시죠.”
나는 곧장 기사와 함께 황태자궁을 나섰다.
켄과 소리스가 따르려했지만 기사가 막았다.
“독대하시겠다고 했습니다.”
나는 빙긋 웃으며 기사에게 뼈 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미안하게 됐어. 궁 안도 안전하지가 않아서.”
기사 역시 황궁 기사단 소속의 기사이고 황태자궁 암살 사건은 기사단, 경비대들에게 모두 수치나 다름없는 사건이었다.
“죄송합니다.”
“아니, 사과를 받고자 하는 말은 아니었다. 아바마마께서 혼자 오라고 하셨으면 혼자 가야지.”
켄과 소리스가 물러나고 나는 기사를 따라 대전으로 향했다.
오늘도 황궁에는 귀족들이 많았고 달라진 그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내 행보 하나하나가 주목될 수밖에 없는 시점이었다.
나는 공식적으로 내 암살 사건에 대한 범인을 수사하고 있으니까.
내 시선을 피하는 이도 있었고, 나를 유심히 관찰하는 이도 있었다.
그리고 테드도 보였다.
테드는 다른 이들과 다르게 내게 직접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형님.”
“그래. 아침은 먹었나?”
나는 부드럽게 안부를 물었다.
“네. 형님은…….”
“전하.”
내가 호칭을 정정하자 테드는 환하게 웃었다.
마치 웃음 속에 무엇인가를 숨기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네. 전하. 전하께서는 식사 잘하셨습니까? 이제 식당에 나오셔서 함께 드셔도 될 것 같은데 늘 혼자 드시니 동생들과 아바마마께서 아쉬워하십니다.”
나는 적당히 대답했다.
“조만간 나도 조식에는 참여할 생각이야. 아바마마께서 급히 부르시니 먼저 가볼게.”
“그럼 조심히 가십시오.”
테드가 깊이 허리를 숙였다.
나는 그대로 걸음을 돌렸다.
‘누가 보면 정말 참 정다운 아우 같겠군.’
평소라면 테드에 관한 이것저것이 떠올랐을 것이지만 지금은 대전으로 가는 게 더 급했다.
곧 대전에 도착했고 기사가 문을 열어주는 것으로 물러났다.
사람이 북적였던 그날과는 다르게 오늘 대전에는 오직 아버지 한 명 뿐이었다.
그럼에도 대전은 아버지의 존재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부르셨습니까.”
내가 안으로 들어가며 말하자 뒤에서 문이 닫혔고 아버지의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울렸다.
“최소한의 조건은 갖추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