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Son of the Final Boss RAW novel - chapter (41)
최종 보스의 아들이 되었다-41화(41/278)
41화.
나는 숨을 깊게 내쉬었다.
마나는 호흡과 함께 움직였고 혈맥을 따라 마나 홀에 차곡차곡 쌓였다.
이제 바람의 호흡법으로 마나를 쌓는 건 익숙해졌다. 아주 조금이지만 바람의 호흡법을 수련할 때마다 마나의 절대양은 늘어났다.
마나 홀은 맨 처음 만들었을 때마다 훨씬 커졌다.
“초급에서 중급으로 넘어가기 전, 마나 홀이 한 번 크게 찢어지는 느낌이 납니다.”
오늘 수련은 혼자가 아니었다.
어머니의 정령술서를 꽤나 오랫동안 해석한 소리스가 함께였다.
“마나 홀의 마나가 가득 차도 마나를 계속 쌓는다는 느낌으로 바람의 호흡법을 운용하십시오. 넘쳐흐르는 마나를 마나 홀에 붙잡으면 어느 순간 마나 홀이 넘치는 마나를 잡기 위하여 움직일 겁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바람의 호흡법에 집중했다.
확실히 내가 모르던 부분을 소리스는 잘 알려주었다.
“마나 홀에서 마나가 넘치면 혈맥에 쌓이다가 자유롭게 움직이려는 마나의 성질에 따라 호흡을 통해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그때 마나를 억지로 잡아두는 게 중요합니다.”
소리스의 말이 이어졌다.
“마나를 억지로 잡아두게 되면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지만 애초에 마나 홀에 마나를 쌓는 것 자체가 자연의 흐름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어긋남을 자연의 흐름으로 바꾸는 게 호흡법인데, 얼마나 자연스럽게 마나를 붙잡느냐에 따라 호흡법의 질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소리스는 바람의 호흡법을 최고로 정의했다.
“바람의 호흡법은 마나를 쌓기에 최적의 호흡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는 마나 홀에 마나가 가득차고 혈맥에 쌓여 넘쳐흐르자 소리스의 말대로 더욱 강하게 호흡법을 운용했다.
지금까지는 마나 홀에 마나가 가득 차면 호흡법을 멈추었다. 혹은 정령을 소환하거나 스킬을 사용하여 마나를 사용한 뒤, 바람의 호흡법을 이어나갔다.
고오오오오-!
내 몸에서 열기가 나오는 게 느껴졌다.
실프가 저절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실내 연무장에 바람을 일으켰다.
운디네는 내 심장 부근에 다가와 따뜻한 기운을 전해 주었고, 노움은 땅을 들썩이며 열기를 더욱 퍼뜨렸다.
그리고 샐러멘더는 내 머리 위에 올라와 불꽃을 크게 일으켰다.
“정령이…….”
소리스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그의 목소리는 격앙되어 있었다.
나는 바람의 호흡법에 집중했다.
혈맥을 따라 흐르는 마나가 요동치면서 자연스레 마나 홀도 꿈틀대는 것이 느껴졌다.
마나의 흐름이 격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고오오오오-!
소리스의 크게 외쳤다.
“집중하십시오. 마나를 흘러나가는 마나를 붙잡으셔야 합니다!”
나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마나가 거세게 움직였다. 혈맥은 터질 듯한 느낌이 들었고 마나 홀이 크게 출렁거렸다.
마나 홀에서 넘친 마나들이 밖으로 나가려고 발버둥쳤다.
나는 마나를 붙잡았고, 마나 홀에 계속 끌어들였다. 바람의 호흡법은 어느새 폭풍의 호흡법이 된 듯 마나를 거세게 밀어붙였다.
“컥!”
“누르셔야 합니다! 지금 마나가 새어나오면 위험합니다!”
소리스의 목소리에 나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
마나가 폭주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로 내 몸 속의 마나들이 마구 날뛰었다.
실프가 더욱 큰 바람을 일으켰고, 샐러멘더는 불꽃을 더욱 크게 키웠다. 노움이 들썩이는 땅은 지진이라도 난 듯 출렁거렸다.
운디네가 내 심장 안으로 파고 들었다.
고통이 조금 가라앉았다.
순간 마나 홀이 찢어졌다.
마나 홀은 장기처럼 신체 기관은 아니지만 분명히 내 몸 속에 존재하는 그릇이었다.
그 그릇이 마치 종이처럼 찢어지고 있었다.
엄청난 고통이 덮쳐왔다.
운디네의 따뜻한 기운도 더 이상 통증을 완화시켜 주지 못했다.
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찢어진 마나 홀 사이로 마나가 넘치면서 고통은 마나 홀을 넘어 혈맥들까지 이어졌다.
마나를 통제하기가 힘들었다.
“호흡법에 집중하십시오! 지금 마나를 붙잡지 못하면 안 됩니다!”
소리스가 재촉했다.
나는 필사적으로 바람의 호흡법을 운용했다.
실프가 일으키는 바람이 내 정신을 맑게 해주었다.
바람의 호흡법에 따라 마나가 통제되기 시작하면서 찢어진 마나 홀이 재생되었다.
새롭게 자리 잡은 마나 홀은 전보다 훨씬 단단해졌고 혈맥을 따라 거칠게 흘러들어오는 마나를 단단하게 붙잡았다.
마치 하늘로 영혼이 빨려 올라가는 황홀한 느낌이었다.
정령들이 일제히 내 곁으로 모였다.
소리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게 들렸다.
이제 마나 홀은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다.
나는 차분히 바람의 호흡법을 계속 운용했고, 마나들은 이제 날뛰지 않고 차근차근 마나 홀 속으로 들어갔다.
마나 홀이 족히 세 배는 늘어난 것 같았다.
‘어마어마하군.’
나는 본능적으로 내가 중급 정령사에 올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리스가 옆에서 보조하지 않았다면 상당히 어려운 길이 되었으리라.
혼자서 길을 개척하는 것과 먼저 개척한 이가 길을 안내해주는 것은 차원이 달랐다.
소리스가 담담히 말했다.
“전하께서는 바람의 정령과 가장 친화력이 뛰어나신 것 같으니 바람의 중급 정령부터 계약을 시도해보시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바람의 중급 정령 실페레를 불렀다.
고오오오-!
실페레가 모습을 드러냈다.
실프는 귀여운 요정 느낌이었다면 실페레는 마치 전사와 같은 모습이었다.
-바람의 동반자와 맹약을 맺게 되어 영광입니다.
굵직한 목소리가 내 귓가에 내려앉고 있었다.
* * *
나는 두 중급 정령과 계약을 맺었다. 바람의 중급 정령 실페레와 물의 중급 정령 운다이론.
소리스가 계약 성공을 축하해주고 돌아간 뒤 곧바로 상태창을 살폈다.
캐릭터 레벨이 25로 단숨에 올랐다. 보너스 스탯 역시 100에서 500으로 늘었다.
레벨업 보상, 중급 정령사가 된 보상으로 총 400의 보너스 스탯이 주어졌다.
‘레벨은 아직 낮아. 내가 다른 정령사들보다 효율이 훨씬 좋지만 그래도 레벨을 높일 필요가 있어.’
캐릭터 레벨은 재능과 스킬 레벨의 기준이라 빠르게 높일 필요성이 있었다.
캐릭터 레벨이 낮으면 아무리 스킬 숙련도가 좋아도 스킬 레벨이 올라가지 않았다.
“바람의 동반자, 물의 수호자 재능 레벨에 5로 올랐으니 중급 정령과의 계약이 좀 더 쉬워질 것 같고…… 이제 중급에 올랐으니 스킬 레벨에 좀 더 집중해야겠어.”
실프로 사용하는 바람의 사슬과 실페레로 사용하는 바람의 사슬은 위력이 다를 것이 분명했다.
당장 시험해 보고 싶었다.
실내 연무장에서 스킬을 사용하는 건 조금 무리가 있었지만, 나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실페레를 소환했다.
전사 모습의 실페레는 내 의식에 따라 바람의 사슬을 일으켰다.
콰아아아아앙-!
벽에 부딪친 바람의 사슬의 위력에 나는 입을 벌렸다.
확실히 실프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벽이 움푹 패인 모습에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고민했다.
‘실프의 바람의 사슬로 견제하고 큰 한 방은 실페레로 넣는 전투 방식이 좋겠어.’
나는 또 운다이론의 활용 방안도 연구했는데, 역시 보너스 스탯을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중급 정령사가 되었으니 보너스 스탯으로 스킬을 뽑으면 중급 정령에 어울리는 스킬도 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캐릭터 레벨과 등급이 이래서 중요했다.
레벨에 따라 나오는 스킬들도 다르니까.
‘지금까지는 운이 좋아서 모두 A급 스킬만 나왔는데…… 왠지 나는 이 뽑기 운이 주인공 카렌만큼이나 좋은 것 같다는 말이지.’
주인공 카렌 역시 보너스 스탯으로 스킬을 뽑는 족족 모두 A등급이었다.
물론 주인공 카렌은 B,C,D급 스킬도 뽑았지만 애초에 보너스 스탯을 나보다 훨씬 잘 얻었다.
‘뭐 내가 집필한 소설의 주인공이었고 주인공 보정으로 운을 엄청나게 좋게 설정해두었으니.’
카렌은 카렌이고 나는 나였다.
나는 살짝 긴장된 마음으로 보너스 스탯을 모두 사용했다.
나쁘지 않은 투자였다.
최소 C급 스킬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과 함께 상태창에 집중했다.
-A 물의 폭풍이 개방되었습니다.
스킬이 개방되고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입력되었다.
‘물의 정령을 이용한 공격 스킬이다.’
물의 정령은 방어와 치료에 특화 되어 있는 정령이라 공격에는 효율이 바람의 정령, 불의 정령보다 살짝 떨어졌다.
하지만 나는 충분히 만족했다.급 스킬에 효율까지 요구하는 건 욕심이었으니까.
나는 운디네와 운다이론을 동시에 불렀다.
각각 위력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에 두 정령에게 동시에 물의 폭풍을 사용했다.
운디네는 수줍게 웃으며 몸을 회전시켰다.
운디네 역시 실프와 비슷한 인간형 요정 모습이었는데, 몸을 회전 시키자 물방울로 변했다.
반면 운다이론은 실페레처럼 전사 느낌을 주는 모습이었다.
푸른 전사 운다이론 역시 스킬을 사용하자 물방울로 모습이 바뀌었다.
운디네보다 훨씬 큰 물방울이 회전했다.
두 정령이 동시에 벽을 향해 날아갔다.
콰아아아앙-!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스킬의 위력이 대단했다. 실페레가 사용하는 바람의 사슬보다도.
‘실페레는 대신 속도가 빠르다. 물의 폭풍은 스킬 시전 때까지 시간이 약간 걸려.’
나는 물의 폭풍을 전투에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해보았다.
이런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무척 즐거웠다.
정령들과 함께 싸우면서 그들의 활용 방안을 연구하고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은 현대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적성에 맞는 모양이야.”
나는 빙긋 웃으며 내가 계약한 모든 정령들을 소환했다.
훈련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행하는 게 좋으니까.
* * *
아침, 켄은 내 집무실에 방문해 빙긋 웃으며 축하를 건넸다.
“중급 정령사에 오르셨다고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나 역시 미소와 함께 화답했다.
“고마워. 소리스 덕분이지. 더불어 소리스를 내게 추천한 자네의 공도 크고.”
“누군가 지도해 준다고 하여 실력이 쑥쑥 오른다면 세상에 강자라는 칭호는 없겠죠. 모두가 강할 테니까요.”
켄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덧붙였다.
“벌써 중급이라니…… 누구도 믿을 수 없을 겁니다.”
“그런가?”
“전하가 정령술을 익히기 시작하신 지 두 달도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 제가 두 달 만에 중급 정령사가 된 사람을 봤다고 말하면 비웃음만 살 겁니다.”
나는 이제야 조금 자각했다.
‘내 재능을 너무 낮게 평가한 모양이야.’
나도 모르게 기준 자체가 영웅 카렌에 맞춰져 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내가 설정한 카렌은 정말 무서운 속도로 강해졌다.
‘하긴 먼치킨 소설이었으니…… 성장 속도도 빠르고 능력 있는 동료들도 쉽게 얻어냈지. 기연이란 기연은 다 얻으니까.’
확실히 내 성장 속도는 사람들이 놀라기에 충분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멍청이에다가 무능함의 표본이지 않았던가.
“아직 갈 길이 멀어.”
내 겸손에 켄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참, 아침부터 온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게일 기사님 때문입니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게일에게 소식이 왔나?”
“네. 좋은 소식,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켄은 빠르게 말을 이었다.
“일단 게일 님은 무사하십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게일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가장 중요하니까.
“나쁜 소식은…… 게일 기사님과 함께 파견된 기사들이 전멸했습니다. 그리고 게일 기사님은 행방불명입니다.”
내 목소리가 굳어졌다.
“행방불명이라니?”
“폐하의 명령을 받은 서부 영주들이 움직였는데 기사들의 흔적만 찾아냈습니다. 그중 일부는 뜯어진 시신을 찾았고…… 게일 기사님은 도주한 흔적만 잡아낸 모양입니다. 그래서 지금 대전 회의가 잡혔습니다. 정복 전쟁을 앞두고 서부에 대형 악재가 터졌으니까요.”
켄이 무거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아무래도 봄 평가 대회가 앞당겨지고 정복 전쟁이 아니라 어둠의 기운 부활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어둠의 숲 기운이…… 한층 강해졌다는 소식입니다.”
나는 신음을 삼켰다.
‘고르란의 부활이…… 내가 집필한 시점보다 훨씬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