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Son of the Final Boss RAW novel - chapter (56)
최종 보스의 아들이 되었다-56화(56/278)
56화.
별궁에 돌아온 나는 창문부터 열고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br/>
“음.”
따뜻한 차를 마시고 싶었다.
나는 웃으며 샐러멘더를 소환했다.
두 눈동자를 끔벅거리는 샐러멘더를 보면서 옅게 웃었다.
샐러멘더는 내 생각을 읽고 주전자 위에 풀썩 뛰어올랐다.
곧 샐러멘더의 몸 전체가 더욱 붉어지기 시작했다.
“금방이네.”
나는 샐러멘더가 끓여준 주전자에서 차를 우려냈다.
-맹약의 주인께서는 참 특이한 것도 시키시는군요.
샐러멘더의 목소리는 작은 도마뱀 형상과 어울리게 카랑카랑했다.
“부탁이지, 뭐. 싸울 때만 부르면 서운하잖아?”
나는 농담을 던지며 다른 샐러멘더도 불러내어 방 전체를 따뜻하게 데우기를 시도했다.
답답해서 창문은 열어 놓고 싶었는데, 바람의 무척 차가웠다.
나중에 소환된 샐러멘더가 창문틀에 앉아 들어오는 바람을 데웠다.
무척이나 신기했다.
“그럼 한번 볼까.”
샐러멘더들이 알아서 마나를 빨아들이기 때문에 더 이상 신경 쓸 것은 없었다.
곧바로 상태창을 켰다.
-현재 보너스 스탯 1,200
보너스 스탯이 상당히 많이 쌓였다.
‘스킬은 충분한 것 같으니 이번에는 퀘스트 개방을 해야겠어.’
진행 중인 퀘스트가 이제 하나도 없었다.
나는 다음으로 랜덤 스킬 선택을 눌렀다.
이번에도 물음표 표시가 빙그르르 돌기 시작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S 화염의 바람이 개방됩니다.
나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창틀에 누워 있는 샐러멘더가 먼저 말했다.
-오, 그건 정령사들 중에서도 별로 사용하지 못하는 기술인데.
주전자 위에서 장난을 치고 있는 샐러멘더 역시 말을 더했다.
-바람의 정령 놈들과 한 몸이 되는 건 기분이 나쁘지만 확실히 뛰어난 기술은 맞지.
바람의 호흡법 이후 처음으로 개방되는 S급 스킬이었고, 바람의 호흡법과는 다르게 정령을 이용한 공격 스킬이었다.
샐러멘더의 말처럼 화염의 바람은 바람의 정령과 불의 정령을 합쳐서 사용하는 기술이었다.
서로 다른 두 속성의 정령들이 만나 하나의 스킬을 구현하는데 위력은 굳이 시전해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컸다.
‘말 그대로 불바람이다.’
바람의 정령이 거대한 바람을 일으키면 그 안에 불의 정령이 화염을 더하는 식이었다.
이 공격은 특히 전쟁에서 유용할 것 같았다.
‘대량 살상에 특화된 스킬이다.’
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마치 어떤 운명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서부로 가면 가장 필요한 스킬이 아닐까?
돌진하는 수만 마리의 오크들에게 이 기술을 사용한다면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물론 상급 정령 마스터는 되어야하고 스킬 레벨도 많이 올려야겠지만.’
스킬 개방 자체에 나는 큰 의미를 두었다.
“랜덤 재능 개방에서 꽝이 나오더니 스킬 개방에서 S급을 주는구나.”
나는 샐러멘더들을 돌려보낸 뒤 창문을 닫았다.
이내 다시 상태창으로 시선을 돌린 뒤 보너스 스탯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사용하면서 최대한 많은 퀘스트가 나오기를 기대했다.
-A 서부의 총사령관 : 서부 영주들로부터 충성 맹세를 받으십시오.
└보너스 스탯 : 1,000
-A 고르란의 죽음 : 고르란이 완전한 힘을 갖추기 전 사살
└보너스 스탯 : 1,000
-S 게일 구출 : 오크의 왕은 게일이 가진 마나를 뽑아 고르란에게 바칠 생각입니다. 오크의 왕이 오크 술사들을 동원하여 의식을 치르기 전 게일을 구출하십시오. 남은 시간 100일.
└보너스 스탯 : 5,000 , 최소 A급 스킬 개방
퀘스트는 세 개가 나왔다.
하나의 S급 난이도 퀘스트가 바로 게일을 구출하는 퀘스트였다. 나는 절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당장 중요한 건 게일이 죽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100일의 시간 제한 퀘스트라 더욱 어렵군.’
평가 대회가 끝나도 당장 서부로 갈 수 있는 건 아니라 시간이 모자랐다.
아버지에게 총사령관으로 임명되는 일도 필요하고 그 모든 게 일종의 행사였다.
그리고 중앙군도 데리고 가려면 시간은 더욱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
아직 피레온 왕국 정복에 필요한 병사의 징집도 끝나지 않았다.
‘일단 이 문제는 아버지에게 부탁해야겠어. 사령관으로 참가자들과 내가 먼저 간 뒤 서부 영주들과 회의해서 게일을 구출하거나 혹은…… 오크들과 전면전을 벌인다.’
켄과도 희의가 필요했다.
“세 경기가 남았고…… 모든 건 우승 이후 결정할 문제이니.”
나는 내일 곧바로 내가 해독되었다는 사실을 알리기로 결심했다.
켄과 꽤 오래 고민해서 내린 위장 전술이었는데 상황이 변했으니 빠른 태세 전환이 괜찮은 것 같았다.
‘이 부분은 켄에게 미리 말해야겠어.’
나는 별궁 밖에 있는 하인을 불러 켄을 데리고 오라고 말했다.
켄이 올 때까지는 몸 상태를 위해서 바람의 호흡법을 운용하면서 심신을 다스렸다.
* * *
어제 켄과 꽤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든 것을 그 자리에서 결정하지는 않았다.
서부로 가면 초반에 영주들과 부딪칠 수 있다는 것과 게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만 언급했음에도 켄은 내가 게일이 살아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를 궁금해했다.
다른 정보통이 있는지 이번 기회에 알아보려고 하는 켄에게 나는 그냥 직감이라고 둘러댔다.
충신에 대한 군주의 애정 정도로 켄은 적당히 받아들인 듯싶다.
그리고 오전 첫 경기. 나는 상대를 압도적으로 이겼다.
어제 켄과 대화를 마치고 불의 중급 정령 피닉스와 계약한 덕분이었다. 친화력이 가장 높은 바람의 정령과도 추가로 계약해서 실페레 둘과 함께 전투를 치를 수 있었다.
상급 정령사에 가까운 마나의 양과 정령과 의식을 통해 스킬을 텀 없이 사용할 수 있으니 평가 대회 참가자 수준에서는 나를 막기 힘들었다.
나는 첫 번째 경기가 끝나고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서 새삼 내가 꽤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뭐 단계가 중요한 건 아니니까.’
검술로 단계를 비교하는 건 그만큼 기사를 꿈꾸는 자가 많기 때문이었다.
마법이나 정령사처럼 입문 과정이 어렵지 않으니까.
‘어쨌든 평가 대회 참가자 평균 수준은 중급 정도니까. 리오덴이 그래서 우승 후보였고 이제는 떨어졌으니.’
첸과 리오덴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고 두 명 정도가 더 있었지만 그들은 중급 기사라 할 수 있었다.
그중 한 명을 상대로 내가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정령들에게 마나를 많이 공급할수록 위력이 강해지는 법이었는데, 거기에 나는 칭호 효과까지 받았다.
내가 하급 정령으로 사용하는 스킬은 웬만한 중급 정령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전하.”
데이비드의 목소리였다.
나는 시선을 돌렸다.
“데이비드.”
데이비드는 짧게 고개를 숙였다.
현재 데이비드는 켄이 만든 포션을 가져온 하인을 감시하고 있는 중이었다.
말이 하인이지 마법으로 얼굴, 체형까지 바꿀 수 있는 뛰어난 마법사였다.
“좋지 않은 소식을 가져오게 되어 송구합니다.”
나는 절로 눈살을 찌푸렸다.
데이비드가 가져올 나쁜 소식이라면 하인에 관한 내용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데이비드가 하인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마나 폭주를 일으켜 자결했습니다.”
내 얼굴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게 느껴졌다.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 소리스가 시신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마나 폭주라면…… 후폭풍이 상당했을 것 같은데.”
“지하 감옥 중 일부가 파괴되었지만 제가 급히 막아 그 정도로 그쳤습니다.”
나는 곧바로 데이비드의 몸을 살폈다.
“다친 곳은 없나?”
데이비드의 눈동자에 의문이 떠올랐다.
“왜 그러나? 마나 폭주를 일으키는 사람과 가까이 있었다면 당연히 후폭풍에 휘말렸을 건데.”
“아.”
데이비드가 이내 평소처럼 무뚝뚝한 얼굴로 대답했다.
“저는 괜찮습니다.”
“다행이군. 시신은 소리스에게 넘겨줘.”
“네.”
나는 데이비드에게 당부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몸 상태 잘 살피고.”
“감사합니다, 전하.”
“참, 대회가 끝나면 아바마마께 곧바로 서부로 가기를 요청할 거야. 중앙군 편제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거든.”
데이비드가 말끝을 흐렸다.
“그렇다면…….”
“그래. 자네가 떠날 순간은 그때 뿐이야. 나랑 서부로 함께 떠나면 죽을 때까지 부려먹을 거니까 잘 생각해. 시간이 많지 않잖아.”
나는 싱긋 웃었다.
“해독하셨다 들었습니다. 그리고 경기도 보니…… 실력이 많이 느셨더군요.”
데이비드가 화제를 돌렸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늦게 시작했으니 최대한 빨리 다른 경쟁자들을 따라잡아야지. 형제들뿐 아니라 저기 앉아 계신 분들도 이겨내야 되거든.”
데이비드의 시선이 귀빈석으로 돌아갔다.
그의 몸이 떨렸다.
“특히 애트란 가문과 리버힐 가문의 가주님들은 뛰어난 황자를 외손주로 두고 계시지. 내가 이 자리를 지키기를 가만히 지켜보실 분들은 아니니까.”
나는 다음 경기를 위하여 무대 근처에서 떠나지 않고 있었다.
일부 귀족들이 접근했지만, 의도적으로 손을 저으며 그들의 접근을 막아냈다.
지금 데이비드를 완전히 설득할 수 있는 기회라고 느꼈다.
“저 거대 두 가문이 차지하는 몫만 줄여도 수도의 빈민가는 물론 지방에서 영주들에게 착취당하고 있는 평민들을 풍족하게 먹일 수 있지.”
나는 차분하게 덧붙였다.
“물론 내가 황제가 된다면 황가의 몫도 줄일 생각이지만. 아바마마의 영토 욕망을 제어할 수 없다면……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야. 영토가 넓다는 건 곧 생산량이 많다는 뜻이니까. 아바마마께서는 정복하는 국가의 귀족들은 제국의 귀족으로 포섭하지 않으시거든. 왕가는 철저히 짓밟으시고.”
내 입으로 말하니 참으로 아버지는 무서운 사람이었다.
제국이 왕국을 정복하면 왕족과 귀족은 모두 참수시켰다.
그 점은 오히려 내 주장에 힘을 더했다.
“아바마마의 정복은 생산량을 늘리지. 그 생산의 대부분을 가져가던 귀족과 왕족들은 모조리 참수시키시니 그 몫을 제국의 귀족들이 아니라 멸망한 왕국의 평민, 제국의 평민에게 돌릴 수 있다면…… 자네가 생각하는 세상이 꿈만은 아니야.”
나도 모르게 말에 힘이 붙었다.
“만약…… 아바마마가 대륙에 칼페온 제국만 남기신다면? 하나의 강력한 제국의 황제가 소수에 불과한 귀족들을 억압하고 곡식을 나누고 재물을 나누면 그때는 정말로 자네가 생각하는 세상이 오겠지.”
물론 제도적으로 불가능하고 문제점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데이비드의 이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하는 시간이었다.
데이비드가 현대인이었다면 어림없는 설득이었겠지만 이곳은 칼페온 제국이었으며 그의 출신은 중세의 몰락 왕족이었다.
특히 애트란 가문에 원한을 가지고 있는 왕가의 왕자였다.
“용병으로 살면서 누구도 죽이지 않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데이비드가 이야기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