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108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99화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이 일시적으로 마비가 되는 일이 벌어졌다.
안 그래도 도시 규모에 어울리지 않는 비좁은 규모였던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들면서 생긴 일이었다.
-꺄아아아악!-
-YC! YC! 오빠!-
-ari! yuna!-
-giwon!-
-Blue Rose!-
-Naeun! 사랑해요!-
-NEW DAZE Yugi! 언니 멋져요!-
몰려든 인파는 바로 YC 엔터의 식구들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이었다.
코첼라에서 컴백을 이야기했던 블랙 타이거의 팬들을 중심으로 Blue Rose, G1 밴드, 뉴 데이지, 이나은의 팬들의 숫자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지금도 실시간으로 몰려들고 있는 중이었기에,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공항 측에서는 따로 요청을 통해 경찰들이 대거 동원되었다.
“와아!”
“이렇게 많다고?”
“저기 봐! 우리 팬들이야!”
“뭐 해! 사쿠라! 손 흔들어야지!”
“어어! 응.”
우연히도 한국 나이로는 동갑이자 막내 라인이 된, 뉴 데이지 콘테스트 출신들은 자신들을 향해 환호성을 지르는 팬들을 보며 들뜬 기색을 보여댔다.
그건 한국 멤버들인 김유지 등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김유지의 경우는 컴백 이후 두 달여간의 그 꿈만 같았던 지난 시간들이 그제야 현실감이 되어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선글라스를 끼기를 잘했네.’
그렇지 않았다면 자신들을 보러 온 팬들에게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을지도 몰랐을 것이라 그녀는 생각했다.
들뜬 건 뉴 데이지만이 아니었다.
오랜만에 미국에 오게 된 Blue Rose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엄청난 외향적 성향을 가진 유나와 이연희는 팬들의 뜨거운 환호에 맞서 자신들 또한 환호를 보이기도 했다.
옆에 있던 김아영은 그런 언니들을 부끄러워하는 눈치였지만, 그래도 선글라스를 벗으며 주변의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걸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들뜬 건 의외로 블랙 타이거의 삼촌 라인들이었다.
“와하하하! 이 몸이 오셨다!”
“사인? 얼마든지!”
“코첼라에 온다고? 좋아! 좋아! 열심히 응원 부탁해!”
“이번 노래 좋아! 진짜! 후회 안 한다!”
“선물? 아! YC에게 전해달라고. 크크크 그러지.”
“…….”
이제 연습에서 해방되었다는 사실 때문일까? 아니면 그동안 그렇게 바라던 코첼라 공연을 코앞에 두게 되어서일까?
비행기에서도 내내 하이텐션을 유지하던 삼촌 라인들에 영찬은 부끄럽기도 해 괜히 시선을 돌렸다.
말린다고 들을 사람들이 아니기도 했고, 저런 모습들을 팬들이 좋아한다는 걸 알아서다.
-삐익, 삑! 삑삑!-
곧 경찰들의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더니 조금씩 정체되었던 앞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YC 엔터의 식구들은 4개의 차량으로 나눠 이동했다.
그중에서 가장 큰 차량을 받은 건 뉴 데이지였다.
매니저를 제외한 순수 아이돌 멤버들만 무려 11명이라는 대인원이다 보니 생긴 일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들이 탄 차량은 그 정도의 인원은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와! 미쳤다! 그냥 버스인 줄 알았는데!”
“이거 봐! 소파에 냉장고! 티브이도 있어!”
“호텔 방 같아!”
“우와아아! 여기 와 봐! 침대가 2개나 있어! 엄청 커!”
“2층이다! 2층도 있어.”
바로 2층으로 구성된 초대형버스를 RV캠핑카로 개조한 차량이었기 때문이다.
샤워 시설만 3개에 달했을 정도였고, 구성된 침대는 숨겨진 것까지 합해 20명이 넘는 인원이 자고도 남았다.
여기에 외부로 오픈 형태로 변형할 경우 그 실내 규모가 배는 더 넓어지게 된다.
이런 차량을 빌린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닌 코첼라 주변에 제대로 된 숙소를 찾기 힘들어서다. 찾으려고 하면 없지는 않겠지만, 오가는 시간도 적잖은 데다 이번 기회를 통해 그간 바빴던 소속 가수들을 쉬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뉴 데이지는 사전에 그런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이처럼 호화스러운 형태일지를 몰랐던 터라 그 들뜬 기색을 쉬이 추스르기 힘들었다.
-다다다닥!-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막내 라인들에 언니 라인의 한국 멤버들은 괜히 눈치를 살폈지만, 이내 곧 합류했다.
언니 라인이라고 하지만 다들 이십 대 초반의 나이였다.
그녀들은 어릴 적 마냥 그려보았던 스타의 모습들을 마주하게 되자 저마다 사진을 찍어주기 바쁜 모습을 보이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어느새 긴 이동으로 인해 지친 이들은 저마다 잠에 빠져들었다.
“아~”
그러다 가장 먼저 잠이 들었던 사쿠라가 꽤 깊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녀는 창밖 너머로 펼쳐진 모습에 탄성을 흘리고 말았다.
아름다운 노을 속에 녹아든 사막의 모습은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지녔기 때문이다.
“언니들!”
잠시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던 그녀는 아직 어색한 한국말로 자신을 예뻐해 주는 한국 언니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헤드라이너로서 모습을 드러낸 블랙 타이거는 주말당 600만 달러를 받았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64억이 넘는 엄청난 돈이다.
하지만 블랙 타이거와 같은 아티스트의 입장에서 본다면 사실 그렇게 큰돈은 아니었다. 스타디움 투어를 할 경우 하룻밤에 1,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코첼라에 이 같은 대형 아티스트들이 서는 이유는 새로운 팬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여기에 SNS 등으로 알려지는 화제성만큼은 어떤 광고보다도 더 탁월했다.
괜히 블랙 타이거가 이곳에서 컴백 곡을 발표하려는 게 아니었다.
-블랙 타이거의 신곡 ‘stars in the night sky’ 선공개!-
-YC 이번에도 통했다?-
-이번에도 빌보드에 큰 반향을 일게 만드는 YC!-
-모든 전문가들이 블랙 타이거의 이번 앨범의 퀄리티가 월등히 좋아졌다고 알려!-
-블랙 타이거의 멤버들이 이번 앨범에서 크게 부각되었다! 과연!-
-할리우드의 감독들 이번 뮤비의 YC를 보고 다시금 러브콜을 보내!-
‘stars in the night sky’가 선공개 되자 안 그래도 몰려든 블랙 캣들은 이번 공연에 더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스테이지 6개 참가 뮤지션만 190팀이었고, 관객은 약 70만 명이 넘어섰다.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만큼 락에 관심이 없는 다른 분야의 팬들조차도 이번 블랙 타이거의 무대에 몰려들고 있었다.
어느새 12만 명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블랙 타이거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첫 무대는 작년 챌린지를 통해 등장과 함께 빌보드 1위 자리를 6주 동안이나 올랐었던 brilliant struggle이었다.
-두두두두둥!-
-지지지지징!-
다만 이번 코첼라에서 보여준 brilliant struggle은 작년과는 달랐다.
삼촌들의 실력 상승으로 인해 약간의 편곡을 한 버전이었던 것으로, 당연히 그 퀄리티나 중독성은 비교할 바가 못 되었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영찬의 기타 솔로 파트였다.
-자자자자장!-
엄청난 속주와 함께 터져 나오는 풍부한 감성은 락을 모르는 이들도 한순간에 빠져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환호성을 질러대던 관객들도 이 순간만큼은 조용해졌다.
마치 참배를 드리듯 그 위대한 기타 연주 앞에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귀를 기울였다.
-다다다당!-
-와아아아!-
하지만 기타 솔로 연주가 끝이 나고 다시 이어진 밴드 음악에 사람들은 그제야 막힌 숨이 트이듯 환호를 질러댔다.
이후 노장은 죽지 않는다. 와 같은 주옥 같은 음악들을 이어나갔다.
블랙 캣은 저마다 환희 어린 눈물을 흘리며 이 무대를 즐겼다.
그러다 마침내 이번 앨범의 컴백 타이틀 곡 ‘stars in the night sky’가 나오기 시작했다.
장르는 팝락(Pop Rock)이었다.
영찬이 이번 타이틀 곡으로 팝락을 선택한 것은 대중성의 선호도가 높은 장르였기 때문이다.
이는 ‘stars in the night sky’가 많은 이들에게 들려지기를 바라는 이유라서다.
-Memories of one star
love of one star
The bitterness of a single star
A longing for a single star
A poem of one star mother of one star, mother-
그리고 이런 영찬의 생각은 통했다.
선공개 뮤비 하루 만에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구절 파트를 따라 부르는 관객들이 한둘이 아닌 것이다.
그중에는 블랙 캣도 있었고, 이번 기회를 통해 블랙 타이거를 알게 된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 얼마 안 되는 가사 속에 담긴 그 묵직한 감성 앞에 이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이 파트를 외웠고 자연스럽게 따라 불렀다.
어느새 14만 명에 달하는 엄청난 관객들이 부르는 ‘stars in the night sky’의 떼창은 그 자체만으로도 전율을 일게 만들었다.
이 곡을 끝으로 YC 엔터의 식구들이 한 팀씩 모습을 보이며 관객들과 무대를 이어나갔다.
블랙 타이거 무대 이후 자리를 벗어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겨우 10%가 출렁일 뿐이었다.
이번 코첼라 무대에서 가장 의미 있었던 일이라면 K팝 아이돌에 대해 거진 몰랐던 이들에게 알려준 일일 것이다.
뉴 데이지와 Blue Rose의 무대들은 왜 이들이 한국 최정상에 올랐는지를 알게 만들었다.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취향이 맞지 않아 자리를 뜨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마치 신세계를 맞이하는 듯한 놀란 표정을 보였다.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다른 세계에서 온 것 같은 뛰어난 외모와 뛰어난 춤과 노래 실력. 한 동작처럼 이어지는 군무들.
거기에 중독성 강한 대중성 있는 노래까지.
지난 20년 동안 치열한 K팝 시장에서 부딪히고 싸우며 이룬 정수들과 다름없는 무대였으니, 저들이 반해 버리는 것도 당연했다.
“하하하! 뉴 데이지가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는데?”
블랙 타이거와 함께 미국 빌보드의 문을 두드리려 한 뉴 데이지를 향한 환호성에 영찬은 만족해하며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기 위해 준비를 마쳤다.
-타아앙!-
마지막 뉴 데이지의 무대를 끝으로 잠시 암전이 일더니 이내 커다란 조명 소리와 함께 영찬이 검은색 그랜드 피아노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와아아아아!-
YC가 피아노와 함께 다시 등장하자 관객들은 미친 듯이 환호성을 질러댔다.
이미 수많은 평론가들과 피아니스트로부터 극찬을 받은 YC의 피아노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무엇보다 YC의 피아노 하면 떠오르는 곡은 하나뿐이었다.
-Painkiller-
성격이 급한 이들은 벌써부터 ‘Painkiller’를 외쳐댔는데 영찬은 그런 그들의 모습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한순간 호흡을 가다듬더니 솔로 버전으로 편곡한 Painkiller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다다다단! 다단!-
-……!!-
솔로 버전으로 편곡한 Painkiller는 곡의 구성이 같음에도 또 다른 곡처럼 느껴졌다.
Painkiller가 Painkiller의 삶의 역경을 담은 곡이라면, 이 솔로 버전은 그런 Painkiller를 바라보는 팬의 마음을 담은 곡처럼 그려진 것이다.
그게 착각이 아닌 게 실제로 가사 또한 조금은 변형을 하여 불렀던 터라, Painkiller를 좋아하고 불렀던 팬들의 입장에서는 이 무대는 너무도 큰 선물 같은 무대였다.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 마지막 구절과 함께 피아노의 독주는 관객들의 심장을 뒤흔들며 거짓말처럼 끝을 맞이했다.
-……와아아아아!-
그 경이로운 무대에 잠시 침묵을 보이던 관객들은 이내 엄청난 환호를 보이며 YC를 찬양하는 끝으로 YC 엔터 식구들로 이루어진 코첼라의 무대는 성공리에 스타트를 끊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