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109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100화
32장. 제이미
코첼라를 통해 성공적인 컴백을 한 블랙 타이거는 그야말로 미국 전역을 강타했다.
-‘stars in the night sky’ 빌보드 핫 100 1위 등극!-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다. 블랙 타이거의 질주!-
-장기집권이 예상되는 심상치 않은 징조들!-
-대중성과 예술성을 잡아 낸 ‘stars in the night sky’! 과연 Painkiller의 아성을 넘어설지!-
-빌보드 핫 100에 줄을 세우기 시작한 블랙 타이거!-
-앨범 초동 판매(앨범 판매 첫 주 판매량) 600만 장을 넘기며 첫 다이아몬드(1,000만 장)를 이루는가?-
열흘도 안 되어 갖은 매체에서 블랙 타이거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특히나 가장 화제가 된 건 앨범 초동이 600만 장을 넘긴 일이었다.
음원에서 음반으로 급속도록 넘어가는 추세였고,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떨어져 가는 음반 판매량을 생각하면 실로 의미하는 바가 컸다.
앨범이 발매된 지 열흘 만에 다이아몬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 놀랄 일은 아니었다.
이미 700만 장을 목전에 두고 있었고, 다음 주쯤에는 800만 장도 갈 것이라고 말이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블랙 타이거의 흥행에 뉴 데이지는 큰 이득을 보게 되었다.
-뉴 데이지의 ‘NEW DAZE’ 빌보드에 안착하다!-
-‘NEW DAZE’ 15위권 달성!-
-뉴 데이지 K팝 아이돌 최초로 10위권 안에 진입하는가?-
-빌보드 소식에 다시금 치솟는 앨범 판매량!-
기존의 여자 아이돌과는 급이 다른 중독성 높은 노래와 더불어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와 비주얼로 눈길을 잡은 뉴 데이지는 코첼라를 통해 빌보드에 눈도장을 찍었었다.
그랬던 그녀들이 블랙 타이거의 버프를 받으면서 무서운 속도로 빌보드 핫 100에서 15위에 올라선 것이다.
겨우 3주 만에 이루어진 일이었고, 지금의 상승세로 볼 때 10위권 안에 진입하는 것도 무리가 없다는 게 대체적 평론이었다.
실제로 4주차가 되자 11위권까지 오르며 그런 평론이 틀린 게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
그렇게 뉴 데이지마저 빌보드 핫 100에 안착시키면서 YC 엔터는 소속 가수들 전원을 빌보드 스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YC 엔터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음악 엔터 업계로 진입했다는 걸 말하는 것이기도 했다.
“상장에 대한 문의를 하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닙니다.”
“상장……. 으음.”
미국 지사장 테일러는 그 말을 하는 동시에 힘들다는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돈이 된다면 온갖 짓을 다하는 미국 시장에서 압박이 적잖은 탓이다.
그러나 영찬은 마냥 그의 말을 들어주기는 어려웠다.
지금 시점에서 상장은 YC 엔터 입장에서 손해였기 때문이다.
엄청난 대기록을 세웠던 YC를 중심으로 한 블랙 타이거 이외에도 소속 가수들은 저마다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나 K팝 아이돌 시장의 잠재력은 대단하지!’
그도 그럴 게 사실상 아이돌 시장의 가장 큰 돈벌이는 콘서트나 앨범 판매량보다 굿즈에 있었기 때문이다.
굿즈는 옷이나 포스트 이외 인형 다이어리 등 그 자체로 하나의 복합 제품의 브랜드 샵을 만들어내는 게 가능했다.
무엇보다 가격이 너무 비싸지만 않는다면 주머니를 쉽사리 열 이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점도 그러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스타워즈만 해도 영화 자체적으로 벌어들이는 돈보다는 굿즈 형태로 벌어들이는 돈이 비교할 수 없이 많은 것만 보아도 이 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크게 성장할지는 뻔한 일이다.
실제로 YC 엔터에서 매출만 놓고 본다면 블랙 타이거와 Blue Rose는 큰 차이가 나질 않았다.
물론 영찬 개인만 놓고 본다면 또 다른 이야기이기는 하다.
Painkiller 18주 1위는 정말 말도 안 되는 대기록이었으니깐 말이다.
그건 지금도 빌보드 핫 100에 지박령처럼 떠도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여하튼 Blue Rose와 같은 아이돌 그룹이 하나가 더 생긴 것이었고, 이로 인해 올해 매출은 2조를 넘길 것으로 보는 중이었다.
이 마저도 최소치로 잡은 수준으로 매출 3조도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았다.
당장 일본에서만 벌어들인 매출만 보아도 수천 억대에 달했기 때문이다.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에 이어 세계 3분의 1에 달하는 미국 시장에서 잡아먹고 있는 지분들을 생각하면 근거가 없는 얘기는 아니었다.
‘더구나 유럽에서도 이제 제법 반응이 오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
경기 불황이니 뭐니 하면서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유럽 또한 세계 3분의 1에 달하는 시장 규모를 자랑했다.
이곳의 지분을 어느 정도 챙길 수만 있다면 미국 시장 못지않은 수익을 얻어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여하튼 이런 밝은 가능성의 미래가 뚜렷한 현 상황에 상장을 한다는 건 멍청한 짓이었다.
당장 돈이 급하다면 또 모르지만, 순수익이 작년만 해도 2,000억대를 넘긴 YC 엔터에서는 더더욱 그러했다.
무엇보다 미국과 국내 시장의 투자를 통해 개인 재산이 어느새 5조를 넘긴 영찬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마냥 무시할 수도 없는 일이기는 하지.”
어찌 되었든 YC 엔터의 뿌리는 한국이었고, 이 점은 미국에서 생각보다 큰 걸림돌이었다. 더구나 아직 빌보드 시장의 장악력이 약한 시점인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러했다.
고민하던 영찬은 곧 하나의 결론을 내렸다.
“미국 지사를 상장하도록 하죠.”
“……아마 그거면 충분할 겁니다.”
YC 엔터 미국 지사는 일본 지사와는 하는 일이 제한되어 있었다.
자체적으로 복합적인 엔터 사업을 할 수 있는 일본 지사와 달리 미국 지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유통과 에이전시 정도다.
하나의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만든 미국의 법에 의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미국 지사는 엄청난 가치가 있었다.
YC 엔터의 미국 활동은 미국 지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미국 투어를 생각하고 있기도 했으니 잘되었네.”
영찬은 이렇게 된 거 미국 투어에 맞춰 미국 지사를 상장하기로 결정했다.
지금의 분위기와 더불어 블랙 타이거의 첫 미국 투어이니만큼 아마 상당한 거품이 낄 것이었다.
본래가 엔터 쪽이 실적에 비해 과대평가를 받는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상장한 지 얼마 안 가 폭락을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쨌든 이로 인해 엄청난 돈을 만질 수 있게 된 건 분명했다.
YC 엔터 상장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여느 대기업 수준의 상장 정도는 보아야 할 터였다.
“그럼 규모도 그에 맞춰져야겠지.”
영찬은 미국 지사의 상장으로 얻은 돈으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유통을 생각했다.
거대하기 그지없는 미국 전 지역은 물론 유럽 쪽도 이번 기회를 통해 제대로 노려 볼 생각인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영찬은 자신 있었다.
“녀석 덕분에 시행착오는 덜겠네.”
기억 속 그는 여러 실패를 겪으며 꾸역꾸역 해내갔지만, 그런 그의 실패를 경험한 영찬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유럽 어디에 지부를 두는 게 좋을지, 어느 쪽에 사업장을 열면 괜찮을지 그는 알고 있었다.
사실상 답안지를 보고 시험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였기에, 이처럼 자금만 준비된다면 그냥 밀어붙이면 끝이었다.
‘이 또한 상장을 하지 않았으니 가능한 일이지만.’
본래라면 여러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으니, 영찬은 상장하지 않은 회사의 장점이란 이런 것일 거라 생각했다.
생각이 난 만큼, 영찬은 각인된 기억을 더듬어가며 자료를 만들어 냈고, 다음 날 테일러에게 보내주었다.
당연히 그 자료를 받아 확인한 테일러는 다음 날 만나기 무섭게 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런 자료를 만드신 겁니까?”
테일러는 대번에 영찬이 내어준 자료의 가치를 알아차렸고, 하여 자연 그렇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돈을 부어댄다고 해도 못해도 1, 2년은 고생해야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운이 좋아야 가능한 일이었고, 재수 없으면 시간이 배는 더 걸릴 수 있었다.
그러니 그로서는 못해도 영찬이 미국 진출 전부터 개인적으로 조사를 했다고 생각해야 했다.
물론 진실은 달랐지만, 그렇다고 정신병자 취급받기 좋은 진실을 말할 수 없는 노릇이니 영찬은 무언의 제스처를 보여 넘겼다.
“일단 다시 확인해 보시고 바로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십시오.”
“으음. 알겠습니다.”
테일러는 대표에게서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지만, 이미 들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나가려고 했던 그는 이내 멈칫하더니 크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정작 축하를 안 해드렸군요. 축하드립니다. 대표님.”
“하하하. 네. 감사합니다.”
테일러의 축하는 다른 게 아니었다.
바로 ‘stars in the night sky’의 빌보드 핫 100 7주차 1위에 대한 것이었다.
마빈과의 콜라보를 통해 18주 1위를 한 영찬 입장에서야 그저 그런 일일지 모르지만, 블랙 타이거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록을 세운 셈이기 때문이다.
무려 7주나 1위가 이어졌음에도 ‘stars in the night sky’의 화제성은 식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미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거대한 나라인지를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점점 더 새로운 지역에 부각되면서 화제성은 높아져 갔다.
물론 그만큼 블랙 타이거는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고 있는 중이었다.
티브이나 라디오는 물론 여러 행사 축제에 초청을 받으며 움직였고, 이 과정에서 블랙 타이거는 제대로 미국을 구경하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나 백미는 라스베가스였다.
사막의 한가운데 세워진 도시라고 믿을 수 없게 엄청난 부가 오가는 사치스러운 이곳에서 블랙 타이거를 초청하는 곳이 한두 곳 아니었다.
당연히 그 무대도 대단했다.
마치 돈을 부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화려한 무대 장비들은 이곳에서 공연하는 가수들마저 혼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와아아아!-
그건 블랙 타이거도, 그들을 보러 오기 위해 찾아온 팬들도 다르지 않았다.
블랙 타이거의 삼촌 라인들은 들뜰 대로 들떴고, 그건 자제하던 영찬도 마찬가지였다.
덕분에 한계 이상으로 힘을 쏟아부은 무대는 역대급이라고 할 만큼 대단했다.
“라스베가스! 라스베가스!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니깐!”
“으하하하! 오늘만큼은 마시자!”
“으히히히!”
곽도훈 등은 이미 만취가 되었고, 영찬 또한 그 속에서 낄낄거리며 술을 퍼마셨다.
요즘 미국 지사 상장이니 뭐니 하면서 머리가 아팠던 터라, 올라오는 취기는 그런 그의 굳어진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끄응!”
문제는 이제 영찬도 적잖은 나이라는 점이었다.
올해로 33살인 그는 이제 지난 밤 즐긴 향락의 대가를 제대로 치르는 중이었다.
“으음. 해장국이 먹고 싶다.”
미국에서 해장이라고 하는 건 끔찍했다.
대게는 기름진 피자나 햄버거 따위로, 얼큰한 한국 해장국과는 거리가 멀었다.
다행히 그 비슷한 걸로 치킨누들스프가 있어, 영찬은 이거와 꿀물 따위로 해장을 마쳤다.
“그나마 좀 나아진 것 같네.”
이후 두통약까지 먹자 오후가 되었을 때쯤에서야 몸이 많이 나아져 있었다.
겨우 한숨을 돌릴 때쯤 미국 현지의 매니저가 무언가를 들고 왔다.
“대표님. idh 드렁크를 가져왔습니다. 요즘 이게 해장에 핫한 음료더군요.”
“idh?”
해장에 좋은 음료 idh라는 말에 영찬은 무슨 말인가? 했지만 이내 그걸 받은 뒤에는 더욱 혼란스러워해야 했다.
그도 그럴 게 그가 건네준 것은 한국 모 회사에서 만든 배 음료였기 때문이다.
“이건 우리나라 배 음료인데? 이걸 어떻게 구한 거예요?”
“네에? 이게 한국 제품이었습니까?”
“그리고 이건 idh가 아닌데…… 아!”
“??”
영찬은 뒤늦게 이게 idh라고 부르는지 알고 실소를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한글을 모르는 입장에서 본다면 음료수에 적힌 ‘배’라는 글자가 idh로 오해할 수 있다고 보아서다.
어쨌든 숙취 해소에 배가 좋은 것도 사실이라 영찬은 고맙다는 말을 하며 이를 받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