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132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123화
제이미의 데뷔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수록곡인 a lost girl 장르 특성상 댄스를 요구하거나 한 게 아니다 보니,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동선 등에 고민을 할 필요도 없었다.
그저 앨범을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할 뿐이다.
이 과정에서 제이미는 정말 많이 성장했다.
그야말로 마법과도 같은 성장촉진제를 쉼 없이 맞아대던 끝에 녀석은 어느새 새끼 괴물에서 새끼라는 글자를 떼어내는 데 성공했다.
“……미국 애들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겠는데요?”
작업을 도와주고 있는 엔지니어의 말에 나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특히나 90년대 이전 세대라면 그 여파가 엄청날 것이다.
그 캐런 카펜터가 살아 돌아왔다고 해도 무방했으니, 화제성에 있어서만큼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앨범의 마지막 작업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그때, 작업실 문이 덜컥 열리며 누군가 들이닥쳤다.
“제이미 뮤비 봤어요? 미쳤어요. 이번 뮤비!”
갑자기 들어와 새 소식을 전하러 온 이는 다름 아닌 세미였다.
제이미 전담실의 실장이기도 한 녀석은 정말 그간 본 적이 없는 유능함을 보여주었다.
거진 제이미와 함께 살다시피 붙어 다니며 그녀가 모르거나 부족한 것들에 대해 알려주며 채워주었다.
‘덕분에 앨범 작업이 수월했지.’
아무래도 이번 앨범은 제이미의 성장에 초점을 둔 것이다 보니 녀석이 공부해야 할 게 한둘이 아니었다.
생소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에 대해 알아가며 그 음악의 폭을 넓혀야 하는 것이다.
단순히 겉핥기 수준이 아닌 그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했고, 그만큼 해야 할 공부도 많았다.
이 부분에서 세미가 큰일을 해냈다.
녀석의 음악 이론에 대한 박식함은 나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는데, 이를 쉬이 잘 가르치는 것이다. 그게 참 대단하다 싶어 제법이다라고 칭찬하니 세미가 고개를 저었다.
“제이미는 가르치고 말고 할 것도 없어요. 저 미친 재능에 맞게 실습을 먼저 하고 그 뒤에 이론을 가르치니 그냥 알아서 이해하더라고요. 중요한 건 대표님의 말대로 이미지잖아요.”
“그렇기는 하지.”
이론이니 뭐니 하는 것도 사실 그 이미지를 영감을 남에게 풀어 알려주기 위해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제이미가 누구에게 가르칠 것도 아닌 데다, 달리 클래식을 전공한 이처럼 옛것을 배울 필요도 없으니 지금 세미가 하는 교육 방식이 딱 맞았다.
뭐로 가든 서울만 가면 되는 것이다.
그 덕분에 본래라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생각했던 데뷔가 가을을 앞두고 데뷔하게 생겼다.
어쨌든 뮤비를 만들어야 하기에 이번에도 홍의찬 감독에게 의뢰했는데, 제이미를 본 그는 혀를 내둘렀다.
“어휴~ 저 정도의 관능미라니. 데뷔 무대가 빌보드가 아니라면 제법 시끌시끌했겠군요.”
나는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달리 노골적으로 꾸미거나 하지 않았음에도 청바지에 흰 티 하나 입은 제이미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관능미를 뿜어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한국인이 보면 미쳐 돌아가고 있는 너무도 노골적으로 성을 상품으로 팔고 있는 빌보드라면 지금의 제이미는 숙녀처럼 볼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도 대표님 출연해 주실 거죠.”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곡이 이런데 제가 출연할 부분이 있습니까?”
“하하하! 참 재미있는 농담을 하십니다.”
“…….”
나로서는 진심으로 말한 것인데, 홍의찬 감독은 내가 그저 농담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시작된 촬영에서 왜 홍의찬 감독이 웃었는지 알 수 있었다.
아마 제이미가 돋보여야 하는 데뷔 앨범이 아니었다면, 이번 뮤비의 비중은 내 쪽으로 크게 치우쳤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듣고 있으세요? 뮤비 대박이라고요!”
“알고 있어. 이미 먼저 봤어.”
“아! 흐흐흐. 봤어요. 우리 제이미 정말 끝내주죠.”
그러며 호들갑을 보이는 녀석에 내가 매니저를 뽑은 건지, 극성 팬을 뽑은 건지 의아할 지경이다.
“시끄럽게 굴지 말고 나가! 아직 작업할 거 많아.”
“에헤헤. 네. 파이팅 하십쇼. 대표님.”
지금 작업이 자기 가수 앨범이라는 걸 잘 아는 세미는 헤픈 웃음을 지어 보이며 순순히 물러났다.
어째 사람이 달라진 것 같은 녀석에 고개를 저어대는데, 함께하고 있는 엔지니어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매니저분이 의욕이 넘치시군요. 하기야 이런 노래를 할 수 있는 가수의 매니저라면야 이해 못 할 것도 아니네요.”
엔지니어의 말에 나는 피식 웃어야 했다.
하기야 그의 말대로나마 제이미 같은 가수를 담당하는데 저렇게 팔불출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게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 * *
-YC 엔터. 신인 가수 제이미를 소개하다!-
-YC 엔터 최초로 미국 현지 출신인 가수?-
-제이미 데뷔 곡 ‘a lost girl’은 어떤 곡?-
-어덜트 컨템포러리 장르의 곡이라는 소식이 들리자 많은 평론가들이 우려를 보이다.-
제이미의 데뷔를 앞두며 화제성을 키우기 위해 그녀에 대한 정보가 풀어지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YC 미국지사의 주가가 하루에 몇 번씩 요동을 쳤다.
미국 본토 출신의 가수를 발굴했다는 것에 대한 기대치와 어덜트 컨템포러리라는 다소 유행이 지난 장르 곡을 내세운다는 점 때문에 시장가가 오락가락하는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내리막길을 향했는데, 이는 그간 승승장구한 YC 엔터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평이 우후죽순으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보통 이런 경우 회사 측에서 강경하게 대응하면 될 일인데, 왜인지 YC 엔터는 오히려 그런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부었다.
-YC. ‘장담하건대, 미국 현지 출신인 제이미는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여가수가 될 것이다.’라고 발언!-
-오만한 YC의 발언에 평론가들 고개를 젓다!-
-독설가로 유명한 문화 평론가 래리 ‘알려진 거라고는 24살의 철 지난 장르를 꺼내온 미국 소녀라는 것뿐. 이 중 미국 출신이라는 것 말고는 과연 눈여겨볼 만한 게 있던가? 나는 YC 그의 음악을 존중하지만 그의 노골적인 사업 수단은 너무도 저급하다 여긴다’라고 발언.-
-래리에 이어 독설을 쏟아내는 평론가들-
-현지 언론들의 비평과 독설 속에서 YC 엔터의 성공신화도 여기까지인가?-
-비난을 이기지 못해서인가? YC엔터 ‘a lost girl’ 9월 5일 선공개!-
“어그로가 너무 잘 끌렸군요.”
“크크. 그러게 말입니다.”
영찬은 낄낄거리며 마녀사냥이라도 하겠다는 식으로 비난하는 매체들의 뉴스들을 살펴보았다.
“슬슬 선을 넘는 기사들이 올라오는군요. 이것들은 조용히 주의를 주도록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노이즈 마케팅이 이렇게까지 잘 먹힐 줄이야.”
“그만큼 저희가 실패하였으면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거죠.”
인기로 먹고사는 유명인들이 내야 하는 세금이라고 할까?
일부러라도 노이즈 마케팅을 위해 이러한 가십거리를 던져 주는 타 업계에 비하면 사실 지금 YC 엔터의 노이즈 마케팅은 너무도 얌전한 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어그로가 잘 끌려지는 것은 그만큼 YC 엔터가 흠 하나 없이 깨끗하여서다.
애초에 YC 엔터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블랙 타이거조차도 흔한 스캔들 하나 없건만, 다른 가수들조차 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아이돌의 경우는 팬들에게 유사 연애 같은 마케팅을 하기에 그 관리가 철저했고, 아이돌 자신들도 그러한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고 있었다.
이러니 그나마 어그로를 끌 수 있는 게, 겨우 이 정도였다.
‘어쩔 수 없지. 캐런 카펜터의 생전 이미지를 받아갈 생각인데, 그 앞에 마약이나 스캔들과 같은 이미지를 내세울 수 없으니.’
영찬은 아마 장르가 어덜트 컨템포러리가 아니었다면 이런 식으로 홍보 전략이 짜여지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짜여진 지금의 판국은 YC의 오만함에 대한 평론가들의 대칭이었고, 이로 인해 제이미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갔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 어느새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9월 5일이 왔다.
자정이 지나기 무섭게 YC 레볼루션을 비롯한 너튜브 등 모든 SNS에 ‘a lost girl’의 뮤비가 올라갔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관심도가 최고조에 다다랐을 때 내놓은 뮤비라는 점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너튜브에 올라온 a lost girl의 조회 수가 하루도 채 안 되어 1억 뷰를 찍어 버리는 괴력을 발휘한 것이다.
너튜브만 1억 뷰였고, 모든 SNS의 조회 수를 합치면 4억 뷰가 넘었다.
놀라운 건 그 올라가는 조회 수가 주춤거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대로면 이틀이 지나가기도 전에 2억 뷰를 찍을 수 있을 듯 보였다.
이처럼 엄청난 조회 수를 자랑하고 있는 배경에는 ‘a lost girl’이 엄청난 호평을 받고 있어서다.
-과거 YC. ‘장담하건대, 미국 현지 출신인 제이미는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여가수가 될 것이다.’라고 한 발언이 재조명을 받다.-
-신인 가수 제이미의 ‘a lost girl’을 들은 평론가들 찬사를 늘어놓다.-
-과거 신랄하게 YC를 비난했던 문화 평론가 래리 공식적으로 사과와 함께 신인 가수 제이미에 대해 ‘캐런 카펜터가 살아 돌아온 줄 알았다. 어째서 YC가 그처럼 발언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라 평론하다.-
-철 지난 어덜트 컨템포러리의 재발견? 이 또한 돌아온 복고풍일까?-
역시나 많은 이들이 제이미의 ‘a lost girl’를 듣고 캐런 카펜터를 떠올렸다.
이에 90년대 이전의 세대들은 기적이라며 환호성을 질러댔다.
그렇다고 해서 90년대 이후 세대들에게 제이미가 외면받았냐고 한다면 그렇지 않았다. 그녀의 노래 ‘a lost girl’은 나이대를 가리지 않고 그들의 마음속에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a lost girl’의 뮤비에 나온 제이미의 모습은 정말 화제의 중심이 되어버렸다.
수수한 앵글을 뚫어 버리는 듯한 엄청난 관능적인 미모를 자랑하는 제이미는 사내든 여인이든 가슴에 불을 질러 버리기에 충분했다.
그녀의 그 외모에 대해 벌써부터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었다.
-저 외모가 실제로 있다고 생각해? 아쉽게도 그녀의 관능적인 아름다움은 CG가 만들어 낸 허상에 불과해.
└아하하하! 정말 멍청한 소리 잘 들었어 ‘a lost girl’ 뮤비를 촬영한 감독이 누구인지를 모르는 거야?
└유명한 감독이야? 확실히 영상미가 정말 미치기는 했던데. 특히 뮤비에 특별 출연해 주신 YC 님 비쥬얼은 어휴~
└미스터 홍 감독은 엄청 유명하지. YC 엔터에서 내놓는 뮤비는 이 분이 다 찍는다고 보면 됨. 그게 무슨 말이냐면 저게 CG일 리 없다는 거지. 지금까지 이 분이 CG를 뮤비에 담은 적이 없었음.
-그럼 이번이 첫 번째 CG 뮤비겠네. 야! 인정할 건 인정해라. 솔직히 저런 비주얼을 가지고 가수를 한다는 게 말이 되냐?-
└그럼 뭘 해야 하는데? ‘a lost girl’을 설마 들은 적이 없는 거야?
└제발! 이 새끼 말이 틀렸으면 좋겠네. 난 지금 제이미 그녀를 사랑하고 있단 말이야!
-잘 생각해 봐! 처음 YC를 뮤비로 만났을 때 우리는 이와 같은 이야기를 했었어. 그리고 결과는 다들 알지?-
바로 제이미의 외모에 CG 처리를 했느냐 안 했느냐에 대한 다툼이었다.
그만큼 관능적인 그녀의 외모는 특히나 미국 현지에 제대로 먹혀들었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뮤비 속 숨만 쉬고 있는 모습만 보아도 상사병에 걸렸다고 하는 이들이 늘어날 정도다.
그로부터 나흘이 지나 이들의 다툼은 끝이 나버렸다.
바로 제이미가 YC와 함께 과거 블랙 타이거와 연이 있었던, 이제 전국구가 된 케인 쇼에 나왔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미국 현지에 그 모습이 공개된 제이미는 어마어마한 파장을 낳았다.
CG 처리를 했을 거라는 뮤비 모습 그대로 나왔을 뿐만 아니라, 케인 쇼에서 보여준 캐런 카펜터를 연상케 하는 목소리로 부른 노래들은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래서일까?
단 첫 주 만에 빌보드 핫 100에 오른 그녀의 첫 번째 성적표는 45위였다.
이제 막 데뷔한 신인 가수가 이룬 성적이라기에는 정말 믿어지지 않는 성적인 것이다.
-제이미 3주 만에 ‘a lost girl’ 빌보드 핫 100에서 1위에 오르다.-
-그녀의 질주는 언제까지? 4주 1위의 기록을 세우다!-
-데뷔와 함께 빌보드 핫 100 6주 1위를 거머쥐다!-
-샤넬! 그녀를 향한 노골적인 러브 콜이 이어지다.-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아티스트에 제이미 1위에 올라! 과거 YC의 예언이 실현되다!-
제이미는 그야말로 폭풍과도 같은 스케줄 속에서 만인에게 사랑을 받았다.
하루 자고 나면 그녀의 위상은 달라졌지만, 정작 스케줄에 시달리는 제이미는 그를 인지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러한 위상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이는 제이미를 담당하고 있는 매니저 세미였다.
그건 제이미를 잡기 위한 샤넬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미룰수록 조건이 좋아지는 것이 마치 휘두르면 돈이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가 이렇지 않을까 싶었다.
그로부터 한 달이 더 지난 뒤에야 제이미는 휴식기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의 달라진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석 달도 안 되는 짧은 시간 그녀가 벌어들이니 수익만 1억 달러가 넘었으니, 그녀가 마음만 먹는다면 거대한 저택이나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 자가를 구입하는 것도 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대신 그 돈으로 그녀는 에이즈 질병 기부처에 기부했다.
이는 달리 이슈를 위한 것도 아니었기에 조용하게 이루어졌다.
“제롬. 깜짝 놀랬지. 누나는 약속 지켰다.”
기부한 그 날.
제이미는 작은 사진첩 속의 어린 동생을 보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터무니없는 의료비로 인해 변변찮은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에이즈 환자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제롬은 마지막까지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었다.
자신이 아파하고 힘들어하면 누나가 힘들어할까? 싶어 참아내던 제롬은 그녀에게 있어 천사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가지는 건 제롬 또한 마찬가지였다.
자신을 돌보느라 학교도 끝내 때려치운 제이미에, 그는 마지막 자신의 생일날 그녀를 위한 소원을 빌었다.
“나는 누나가 노래를 부를 때가 제일 좋아. 누나의 목소리는 세상 그 어떤 가수보다도 감미롭거든. 나는 누나가 가수가 되었으면 좋겠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후 제롬은 거짓말처럼 며칠을 더는 버티지 못하고 심지가 꺼지듯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어쩌면 지켜지지 못할 약속을 남긴 채.
그러나 제이미는 그로부터 4년이 흘러 끝내 동생과의 약속을 지켜냈다.
저 하늘에 있는 동생이 깜짝 놀랄 만큼 수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가수가, 인기 가수가 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렇게 약속을 지켰던 그녀였지만, 그녀는 기쁘지 않았다.
-뚝뚝뚝-
그저 밤새 눈물로 베개를 적실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