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139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130화
40장. 벨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 일은 상상한 것 이상으로 큰 파장을 낳았다.
이는 YC라는 이름 뒤에 붙는 수식어들만 생각해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3년 연속 세계에서 섹시한 스타 1위!-
-세계 모든 대중음악 평론가들이 가장 먼저 인정하는 뮤지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수식어들이 그의 이름 뒤에 붙었다.
그가 걸치고 입고 먹은 모든 제품들은 품절 사태를 맞이했고, 이 때문에 YC는 스포츠 스타를 비롯해 세계를 통틀어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했다.
YC 레볼루션이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것은, 그가 광고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YC에게 광고를 찍게 하는 건 지극히 어려운 일이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돈이 많은 뮤지션이기 때문이다.
이는 상장 예정 중인 YC 엔터 본사를 제외하고도 그러했으니, 웬만한 돈이나 조건으로는 그에게 광고를 내밀 수도 없는 상황에 놓여졌다.
그렇기에 헐리우드의 수많은 작품들이 그에게 러브콜을 한 것이다.
다른 거 다 제치더라도, 그의 엄청난 유명세를 이용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영화는 실패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런 그가 현재 많은 논란거리를 비롯해 영화계에 큰 파장을 낳고 있는 히어로 영화의 빌런으로 출연하게 된 것이다.
기자라면 결코 넘어갈 수 없는 소재였으며, 팬이 아닌 이라도 크게 흥미를 가지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사건이다.
그도 그럴 게 히어로도 아닌, 자칫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는 빌런은 그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물론 마냥 하이리스크만 있는 게 아니었다.
어둠의 기사 시리즈를 유작으로 남기고 간 피에르 역을 맡은 배우가 그 작품 하나로 최고의 연기자로 인정받게 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하이 리턴의 존재 여부는 컸다.
D 코믹스 어둠의 기사 새 시리즈인 ‘오만의 왕’의 영화 제작 소식에 가장 기뻐한 건 다름 아닌 D 코믹스의 팬들이었다.
-감독이 누가 될지는 모르겠는데, 관계자 쪽 말에 의하면 벨 감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라.-
└벨 감독? 설마 ‘어둠의 기사’ 시리즈를 찍은 그 감독 말이야? 농담이겠지?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듣고 왔나 보네. 그때와 지금의 벨 감독의 위상이 천지 차인데 망해 버린 D 사에서 어떻게 그분을 데려와?
└모르는 일이지. 그 YC가 ‘오만의 왕’에 출연하는 건 누가 예상이라도 했대?
-정말로 벨 감독이 다시 돌아와 준다면 D 코믹스는 부활할지도 모르겠네. 요즘 M 코믹스 놈들의 유치한 눈물 쇼가 지겨워 죽는 줄 알았는데.-
└어이가 없게도 ‘탄’이 벌써 나왔더라! ‘탄’은 우주적 빌런들 중에서도 끝판왕 격인 녀석인데. 그걸 벌써 내놓는다는 건 미래를 팔아 돈을 벌겠다는 소리나 다름없지.
└ㅇㅇ. 아마 이번 페이즈 끝이 나고 나면 저 녀석들 벌린 세계관 수습 못하면 100% 망할걸.
└파워 인플레도 적당히 해야지.
└크크. 요즘 아이언 마스크 변신 장면 봤냐. 걍 CG로 끝내 버리던데.
└아이언 마스크 하면 특유의 하이테크인 가운데에도 현실감 있는 메탈적 요소가 있어야 하는데. 저래서야.
-이제 M사는 망한 거임. 들어보니 아이언 마스크 같은 주요 캐릭터 몸값을 감당 못해서 아예 뺀다고 하던데. 크크.
└이제 D 코믹스의 시대가 온다.
└사업이든 음악이든 한 번도 실패한 적 없다는 YC가 합류한 것만 보아도 가능성이 있음.
-들었어? 이번에 YC 레볼루션 하위 파트에 YC 필름 생긴 거? 한 달에 단돈 5달러로 D 코믹스에 나온 작품들 다 볼 수 있다고 하더라.
└오! 정말? 찾아봐야겠네.
더불어 2017년 3월부터 열게 된 YC 필름의 구독자 숫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었다.
D 사의 작품들은 물론 세계 각지의 콘텐츠들이 포함되면서 볼거리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YC 필름은 YC 엔터와 관련된 모든 소속 스타들과 라이브 채팅을 들을 수 있는 YC 라이브의 스타 라이브 회원에게 50% DC를 진행 중이었다.
이외에도 광고 포함 모델의 경우는 단돈 2달러로 진행 중이었기에, 그 존재를 아는 이들은 서슴없이 구독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상품 자체도 좋은데, YC 본인이 모델이 되어 세계의 수많은 매체에 광고를 하기 시작하자, 한 달도 안 되어 1억 명에 가까운 회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고 한들 투자하는 시점이기에 여전히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는 중이기는 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 이 정도 수치의 유료 회원을 확보했다는 건 엄청난 사건이었다.
이처럼 YC의 행보에 세상이 떠들썩하던 가운데, D사에서는 어떻게든 벨 감독을 모시기 위해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
* * *
영국 출신의 미국 영화 감독이자 각본가인 벨 감독이 지금의 거장이 될 수 있는 데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의 아버지 브렌덴은 나름 유명한 광고 기획자였고, 그 과정에서 영국과 미국을 오가며 성장했다.
덕분에 그는 친구들 중에서 수많은 세계 팬들을 만든 우주 전쟁을 가장 먼저 볼 수 있었다.
그 작품을 시작으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들을 보며 영화에 관심을 키웠다.
그의 아버지 브렌덴은 벨이 영화에 관심이 크다는 걸 알자 8살 생일날, 슈퍼8이라는 카메라를 주었는데 덕분에 어릴 때부터 벨은 친구들과 영화를 만들고 놀기 시작했다.
이때의 경험 덕분에 그는 대학 졸업 후 카메라 기사로 일하다, 게릴라식으로 촬영한 첫 장편영화 ‘스코커’를 내놓으며 영화계에 발을 딛게 된다.
그의 작품들은 천재적인 발상 독특한 소재, 엄청난 연출력. 이 3박자가 맞아떨어지며 대중성과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당연히 어둠의 기사 시리즈를 찍기 전에도 유명세가 대단했던 그를 D사가 데려오기 위해 내민 조건은 대단히 파격적이었다.
대규모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행사할 수 있는 전권을 그에게 준 것이다.
과하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조건들을 이들이 내민 이유는 당시 히어로 영화 사업의 전망이 지금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하면 옅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중성보다는 오타쿠나 애들이 보는 거라는 인식이 컸다.
그러니 예술성에서도 뛰어난 벨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조건을 내밀 수밖에.
그처럼 파격적인 하이 리스크를 짊어진 결과 D사는 엄청난 하이 리턴의 보상을 얻게 되었다.
아마 어둠의 기사 시리즈의 주 빌런 역을 맡은 배우가 죽지 않았다면 D사는 지금의 M사 못지않은 전성기를 누렸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여하튼 어둠의 기사 시리즈를 찍은 이후 그가 내놓은 작품들은 하나같이 엄청난 흥행력을 발휘하면서 지금에 이르러 최전성기에 이른 거장이 되었다.
그런 그를 너무 상업성이 짙다며 비판 받고 있는 히어로 영화계로 데려온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실제로 떠도는 소문과 달리 전문가들은 벨 감독의 D 코믹스 복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두고 있었다.
뛰어난 각본가로 인정 받고 있는 그가 굳이 저열한 히어로 코믹스 물에 돌아올 확률은 지극히 낮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의외의 일은 있는 법이었다.
“존스. 당신이 이겼네.”
“하하하.”
사실상 감독직을 받아들이겠다는 벨 감독의 항복 선언에 존스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 그의 웃음소리가 거슬릴 만도 하건만, 벨 감독은 특유의 무뚝뚝한 얼굴로 다시금 태블릿에 재생되고 있는 영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바라보고 있는 영상은 다름 아닌 존스 그가 직접 편집한 뮤비 속 YC의 장면들이었다.
사실 벨 감독은 ‘오만의 왕’ 작품이 뛰어나다는 것과는 별개로 이 작품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했었다.
제프와 존스가 우려했던 것처럼 ‘오만의 왕’의 ‘진’의 역할을 맡아 줄 배우가 없어서다.
문제가 되는 인종과 나이야 설정을 어느 정도 수정하면 될 일이지만, 그런 것과 별개로 그 고귀한 혈통이라는 말도 안 되는 능력을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 본 것이다.
하여 오래된 그의 친우인 존스에게 거절의 의사를 내밀었을 때, 존스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그를 찾아왔다.
“아마도 ‘진’의 배역이 문제겠지. 그 부분은 걱정할 필요 없네. 이미 우리는 그 배역을 맡아 줄 이를 찾았네.”
“‘진’ 배역을 맡을 배우를 찾았다고?”
“무려 3억 불이나 이 시리즈에 투자한 투자자이기도 하지.”
“으음.”
투자자라는 말에 벨은 눈살을 찌푸렸다.
D사가 최근 사정이 좋지 못하다고 하더니, 결국 상업 영화에서 가장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는 거라고 오해를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 생각할 것도 없이 그에게 다시금 완고하게 거절의 뜻을 밝히려는 찰나 존스가 먼저 그에게 태블릿을 내주며 말했다.
“일단 그를 보고 말을 하도록 하지.”
지금의 순간이 너무도 즐겁다는 듯 미소를 참지 못하는 친우의 모습에 벨은 이상함을 느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첫 영상에서 그는 놀란 눈으로 존스를 바라보았다.
“YC?”
“혹시나 했건만, 다행히 자네도 알고 있나 보군.”
관심 있는 분야 외에는 놀라울 정도로 상식이 없는 벨 감독이었기에 걱정했던 존스는 다행이라는 듯 안도했다. 벨 감독은 친구의 표정에서 그의 생각을 알아차리고는 어이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최근 3년간 영화 음악을 제외하면 대부분 그의 음악을 듣고 있네. 가능만 하다면 그에게 영화 음악을 요청하고 싶었을 정도네만…….”
그랬지만, 그 이야기를 하려면 그 단가가 무시무시한 수준이라는 걸 알고는 그 뜻을 접었다.
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에게 영화 음악 제작을 맡기고 싶었다.
그가 내놓은 음악들은 하나같이 기존과는 다른 독특함과 혁신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YC가 배우도 했었나?”
“크크크. 빨리 보기나 하게.”
난데없는 이상한 소리를 하는 친우에 존스는 웃음을 흘렸다.
그런 장난기 어린 친구의 모습에 벨은 어이없어하면서도 말없이 태블릿에 시선을 돌렸다.
잘은 모르지만 어쨌든 YC가 풍기는 분위기가 대단하다는 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존스 그가 편집한 영상은 총 30분이 넘는 긴 영상이었다.
하지만 그를 본 벨 감독은 마치 3분, 아니, 30초를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존스가 하이라이트만 편집해 그 흥미를 쉴 새 없이 자극시켰기 때문도 있지만, 그에 앞서 YC가 풍기는 아우라가 너무도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벨 감독은 영상이 끝이 난 뒤, 말없이 다시금 되돌려 보았다.
존스는 그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무료한 얼굴로 따로 가져온 노트북을 꺼내 밀린 자신의 업무를 하기 시작했다.
몇 번을 돌려 보았을까?
어느새 해가 질 무렵이 되어서야 벨 감독은 겨우 태블릿에서 눈을 뗄 수 있었고, 존스는 그런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벨 감독이 다시 D사에 돌아오게 된 것에 기뻐하던 존스는 그에게 의외의 요청을 듣게 되었다.
“조건이 있네. 이 뮤비를 찍은 감독과 함께 작업하고 싶네.”
“……홍 감독하고 작업을 하고 싶다고?”
“자네도 보면 알겠지만, 그는 엄청난 심미안을 가지고 있어. 그런 재능을 가진 자가 오랫동안 YC의 옆에서 호흡을 맞추었다는 건 그만큼 YC를 활용할 수 있는 이가 없다는 걸 뜻하지. 아마 ‘진’의 완성에 엄청난 도움을 줄 게 분명하네. 그를 데려와주게. 그가 필요하네.”
“…….”
존스는 말문을 잃고 말았다.
설마 YC가 내건 조건을 벨 감독이 내걸 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 사정을 모르는 벨 감독이 다시금 재촉했고, 이에 존스는 그제야 그 사정을 이야기해 주었다.
“하하하하!”
그 이야기를 들은 벨 감독은 크게 소리 내어 웃었다.
YC가 그런 이야기를 했을 정도라면 자신이 예상한 것보다 홍의찬 감독이 YC의 심미안적인 요소들을 더 자세히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째 이번 작품은 느낌이 좋군!”
벨 감독의 활기찬 목소리에 존스 또한 느낌이 좋은 터라, 그는 크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후 두 사람은 오만의 왕 작품에 대해 밤새도록 토론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