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146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137화
‘오만의 왕’의 시작은 M사처럼 요란한 심볼을 내세우며 시작되지 않았다.
그저 여느 흔한 헐리우드의 범죄 영화의 장면을 그려내며 시작되었다.
-쿠우우우웅!-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현금이 수송된 차량에 쏟아지는 폭약.
일반적인 차량이라면 대번에 뚫리며 터져 버렸겠지만 두꺼운 강철로 도배된 차량은 그저 크게 찌그러지며 뒤집어졌을 뿐이다.
-타다당! 타당!-
곧, 불타오르는 잔재 속에서 복면강도들이 총을 쏘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갑작스러운 공격에 정신을 못 차리는 중무장한 경비원들을 총알로 뭉개 버리더니 이후, 빠르게 차량을 털어내기 위해 움직였다.
-콰아아앙!-
강철문을 열기 위해 다시금 폭탄을 장착해 날려 버렸고, 이후 충격에 엎질러진 현금을 가져온 가방에 챙겨냈다.
그렇게 약탈한 현금 가방은 두 자릿수에 달했고, 이 현금 가방은 다시 여러 개로 나누어져 움직였다.
이 모든 과정이 처리되는 데 걸린 시간은 겨우 3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마저도 엄청난 양의 현금을 챙기는 과정 때문에 걸린 것이지, 여느 현금수송차량이었다면 1분도 채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위이이잉!-
잠시 후 사이렌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리며 경찰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고가 난 시점에서부터 자동으로 경찰에 비상 신호가 가면서 생긴 일이었다.
현금수송차량에 탑승된 블랙박스와 CCTV 등을 통해 범죄자들의 운송 수단을 알아차린 탓에, 얼마 가지 않아 도망간 범죄 차량 하나를 찾는 데 성공했다.
이때부터 긴장감 어린 스펙타클한 추격신이 시작되었다.
-다다다다닥!-
-투두두둥! 투둥!-
헬기마저 뜨고 난 뒤, 이후 경찰차와 범죄 차량 간의 요란한 총격 신이 펼쳐진다.
경찰차 서너 대가 그 과정에서 박살이 난 끝에 겨우 범죄 차량이 멈춘다.
다가가는 경찰들.
-콰아아앙!-
그러나 애초 이 범죄 차량 자체가 미끼였다는 듯. 얼마 가지 않아 범죄 차량이 요란한 불꽃을 내며 터져 버린다.
그 과정에서 안에 있던 지폐가 대기 곳곳에 터져 나왔고. 그를 무의식적으로 줍던 경찰들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지폐가 진짜가 아닌 노골적일 만큼 가짜라는 걸 알아서다.
그제야 이 차량이 경찰들에게 혼선을 주기 위한 미끼였던 걸 알게 된 경찰들의 낙담한 모습이 얼굴에 그려진다.
그사이 자신들의 차량을 버리고, 준비한 오토바이로 돈 가방을 아지트로 이동한 범죄자들은 축배를 터트렸다.
그들은 특보로 나온 티브이에 자신들이 준비한 장난이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는 것에 박수를 쳐댔다.
쏟아지는 카타르시스에 여기저기서 낄낄거리며 경찰들을 비웃던 그들.
-우우우웅!-
-탕!-
그때. 갑자기 우울하기까지 한 무거운 바이올린 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더니 곧 요란한 소리와 함께 그들이 있던 공간의 모든 빛이 사라졌다.
“!!!”
한순간 어둠을 밝히던 티브이와 조명들이 나가 버리자 혼란에 빠진 범죄자들.
“서, 설마!”
“……녀석이?”
“웃기지 마! 우리는 완벽……!”
자신들의 계획은 완벽했다며 자신하던 범죄자의 목소리가 한순간 끊겨 버렸다.
“다……다크 나이트?”
“……빌어먹을!”
누군가가 꺼낸 그 이름에 흉악범들의 얼굴에 공포가 전염되기 시작했다.
-타다닥!-
-타다다당!-
발소리에 그들 중 하나가 총을 갈겨댔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공포는 더욱 커져갔다.
총알이 터지며 생긴 불꽃 사이로 보여지는 그 기괴하기 그지없는 모습이 어떤 악몽보다도 더 흉악스럽게 그들을 위협하고 있어서다.
“젠장! 총이 안 먹혀!”
“으아악!”
특히나 전신이 방탄으로 이루어진 갑옷을 입은 탓에 총알이 먹히지 않는다는 건 그들에게 있어 유령을 상대하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
아니…… 악령을 상대한다고 해도 그런 느낌을 가지게 하지 못할 것이다.
-퍼어억!-
-쿠웅!-
그렇게 등장과 동시에 30초도 안 되어 십여 명의 흉악범들을 제압하는 데 성공한 다크 나이트는 이후 창가를 향해 무언가를 던졌다.
-파아아앙!-
그건 창문에 붙기 무섭게 엄청난 불빛을 저 안개 낀 밤하늘을 향해 터트렸다.
다크 나이트 그의 심볼이 담긴 불빛.
이후 얼마 가지 않아 허탕을 쳤던 경찰 차량들이 그 불빛을 향해 오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확인한 다크 나이트는 그제야 처음 등장과도 같이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와아아…….”
영화관에서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재민은 어둠의 기사를 보며 탄성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화려하면서도 강렬한 액션도 액션이지만 이후 펼쳐진 히어로의 고뇌가 너무도 적나라하게 표현되어서다.
정체성……. 시민들의 비난. 그로 인해 얻어지는 낮아지는 범죄율.
도시가 안정되어갈수록 어둠의 기사의 삶은 피폐해져 갔다.
아마 가문이 그에게 남겨준 막대한 유산이 아니었다면, 그를 도와주는 협력자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는 오래전에 무너져 버렸을 것이다.
재민은 이전 시리즈 때보다도 말도 안 되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어둠의 기사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저렇게 히어로가 존재감이 강해서야 과연 어떤 빌런이 그 앞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걱정인 것이다.
아마 그 엄청났던 과거의 피에르가 살아 돌아온다고 한들……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우려를 보이는 건 재민만이 아니었다.
지철을 비롯해 영화관의 몇몇 이들이 감탄과 함께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나 이런 프랜차이즈와 같은 히어로 영화의 이야기가 전개되려면 그 같은 막대한 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상황의 전개로서도 이야기가 흘러갈 수 있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자칫 극적인 요소들을 위해 고구마 100개를 먹는 것 같은 무리한 전개를 벌인 가능성이 높아서다.
가장 좋은 건 캐릭터가 가진 힘에 의해 자연스럽게 갈등 속에서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히어로 영화에 빌런이 중요한 건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니 이들이 그리 우려를 드러내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재민을 비롯해 우려를 보였던 그들은 영화가 시작된 지 20분이 되면서 자신들의 우려가 얼마나 덧없던 것인지 알게 되었다.
바로 지하철역에서 갑자기 등장한 ‘진’에 의해 영화의 흐름 자체가 바뀌어 버린 것이다.
시끄러운 지하철역의 소리가 그대로 드러나는 가운데에도 ‘진’을 비추는 앵글이 점점 커질수록 관객들은 알 수 없는 적막함에 빠져들었다.
그건 마법과도 같았다.
소리를 빼앗고, 시야의 자유마저 빼앗는 일이 마법이 아니고서야 무엇일까?
그 기괴한 마법이 공포로 변하는 건 한순간이었다.
-!!!-
영화 티저에서 그렇듯이 ‘진’이 자신을 찍는 앵글을 향해 고개를 돌렸던 것으로, 그것만으로도 관객들의 심장은 곤두박질했다.
이때부터 별다른 연출을 하지도 잔혹한 장면이 나온 것이 아님에도 사람들은 묘한 불편함과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그러면서도 알 수 없는 환희가 그들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이는 과거 콜로세움에 열광하던 시민들이 그랬듯이 그들 또한 공포와 두려움 어린 상황 속에서 자신은 안전하다는 것에서 오는 감정이었다.
그렇게 ‘진’은 첫 등장부터 20분이 넘는 서사 속에 쌓은 어둠의 기사가의 강렬한 이미지를 대번에 부숴 버렸다.
아니, 이마저도 크리스가 어둠의 기사였기에 부서져 버린 걸로 끝이 난 것이다.
대개는 삭제되었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지워져 버리기 일수일 테니 말이다.
크리스의 어둠의 기사의 존재감이 1, 2이라면 ‘진’은 10 이상.
덕분에 영화는 어쩌면 뻔할 수도 있는 전개 속에서도 시종 긴장감을 가져다주었다.
별것 아닌 행동 하나에도 깜짝깜짝 놀라는 모습들이 영화관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종장에 이르러 ‘진’의 숨겨진 서사.
그가 어째서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는지. 왜 이 영화의 제목이 어둠의 기사가 아닌 ‘오만의 왕’이었는지 관객들은 알게 되었다.
그렇게 영화는 반전이 아닌 반전을 남긴 채 끝을 맞이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음에도 그 누구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M사의 영화들처럼 쿠키 영상을 기다리고 있어서가 아니었다.
2시간 반에 달했던 ‘오만의 왕’이 준 여운을 쉬이 떨쳐내지 못해서다. 마치 신나게 물놀이를 즐겼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쳐 잠이 드는 것처럼, 지금의 관객들이 그러했다.
이미 이런 상황을 겪었던지 영화 알바생들이 재촉하지 않았다면 관객들은 끝난 지 한참이 지난 뒤에도 쉬이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재민과 지철은 알바생의 안내에 따라 조금은 넋 놓은 얼굴로 영화관을 나섰다.
“미쳤는데. 이거?”
“……대박이었어!”
재민의 감탄에 지철 또한 크게 공감을 드러냈다. 그런 그들과 비슷한 감탄사를 토해내는 이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었다.
재민과 지철은 그 모습에 알 수 없는 웃음을 흘리더니 이내 동시에 말을 꺼냈다.
“한 번 더 보자.”
“이건 한 번으로 끝낼 수 없어.”
마치 잘 짜인 꽁트처럼 오랜만에 생각이 맞아들자, 그들은 낄낄거리며 웃어대고는 서둘러 ‘오만의 왕’을 예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입소문이 난 건지, ‘오만의 왕’을 예약할 수 있는 시간은 저녁때뿐이었다.
본래라면 그 시간에 다른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기로 약속했던 그들이었지만, 이들은 망설임 없이 티켓을 예약했다.
아니, 아예 만나기로 한 친구들의 티켓 까지 구매해 버렸다.
자고로 이 미친 듯한 경험은 친구들끼리 나누어야 하는 법이 아니겠는가?
-‘오만의 왕’ 첫날 72만 명 기록!-
-관객 수 1위 ‘명량대첩’ 62만의 기록을 넘겨 버리며 주목!-
-‘오만의 왕’에서 ‘진’을 연기한 YC에 국내의 수많은 이들이 찬사!-
-모 유튜버. ‘오만의 왕’을 비판에 공식 사과!-
-‘오만의 왕’의 ‘진’ 가상인물 검색 순위 1주일째 1위를 차지해-
-‘오만의 왕’ 첫 주 관객 수 800만 돌파!-
가장 먼저 ‘오만의 왕’을 개봉한 한국에서의 열기는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뜨거웠다.
실제로 ‘오만의 왕’을 본 관객들 중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만의 왕’을 본 관객들은 열띤 반응을 보였다.
덕분에 첫날 관객 수의 기록이 깨어진 건 물론, 첫 주 관객 수 또한 기록을 넘겨 버리는 기현상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정작 ‘오만의 왕’을 가장 뜨겁게 반기는 곳은 역시나 미국이었다.
-‘오만의 왕’ 신드롬 현상!-
-‘진’을 따라 하는 사람들. 특히 그가 만년필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보고 최근 만년필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미국의 왕! ‘오만의 왕’을 본 미국인들 자신들에게도 이제 왕이 등장했다고 소리치기도!-
-별 시리즈 못지않은 팬들의 등장! SNS로 인해 주춤하던 극장가의 관객들이 돌아오다!-
아직 개봉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미국에서만 제작비 5억이 메꾸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대로라면 역대 관객 수 2위를 자랑하는 별 시리즈 1에 육박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정말 놀라운 건 이와 같은 열기가 미국에서만 불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90년대에 들어서 쇠약의 길을 가고 있는 일본은 과거 80년대로 돌아온 것 같은 열기를 드러내며 보기 드문 흥행을 일으키고 있었다.
서브 컬쳐 문화가 엄청난 곳답게 벌써부터 오만의 왕의 어둠의 기사와 ‘진’을 코스프레하는 이들이 길거리 곳곳에서 보이는 중이었다.
일부는 이 때문에 싸움이 나기도 했는데, 그 이유가 엄청났다.
“우리의 왕을 모욕하지 마라!”
바로 ‘진’을 정말 왕으로 모시는 듯한 광팬들이 ‘진’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는 끔찍한 몰골을 한 그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생각보다 이러한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나자, 뉴스에서도 종종 그에 관련된 사건을 전문으로 다루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