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154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145화
하지만 내가 만들어 낸 YC 엔터는 사정이 다르다.
다름 아닌 회사 규모가 국내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성장한 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YC 엔터 미국 지사는 아예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을 하면서 반쯤은 미국 회사라고 보아도 될 지경.
이처럼 엄청난 공룡이 된 YC 엔터와 별개로 내가 미국에서 끼치는 영향력 또한 대단한 편이었다.
과거 일본의 권력자들과 손을 잡았을 때에도 그렇듯이 미국에서도 나와 친해지고자 하는 권력자들은 한둘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선거 유세에 힘을 써야 하는 정치인들의 경우가 많았다.
덕분에 나는 대통령이 주관해야 하는 미국 명예시민은 어려워도, 미국의 절반 이상의 주에서 명예시민으로 임명받았었다.
나 또한 웬만하면 당을 가리지 않고 다가오는 그들과 친해지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외국인이 미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이러한 정치권과 어느 정도 가까이 지내는 게 옳았으니깐.
여하튼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지금 나의 위치에서 이 정도 악성 채널 한둘 날려 버리는 건 일도 아니라는 걸 뜻했다.
“그간 더러워서 피한 걸 무서워서 피한 걸로 착각을 한 거지.”
그동안 다른 대형 엔터들을 건드려도 문제가 없자 간이 점점 커진 모양인지 기어이 강아영을 시작으로 우리 애들을 건드리는 모양새를 보이자 나는 가차 없이 이들에게 정의의 철퇴를 날렸다.
인맥들을 동원해 너튜브 본사를 압박해 이들의 채널을 폐쇄한 건 물론이거니와, 한국은 물론 미국 재판소에서도 재판을 걸어 그들에게 제대로 된 인생의 쓴맛을 보여주기로 한 것이다.
당연히 난리가 났었다.
YC 엔터 애들의 악성 루머로 벌어들인, 아니, 그동안 유명인들을 똥을 묻혀 벌어들 돈의 몇 배를 털어내도록 만들었으니 말이다.
민사로만 때린 건 아니었다. 형사에서도 최소 징역을 살다 나올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정말 아낌없이 돈을 써댔다.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앞으로는 K팝의 긍정적인 뉴스만을 다루겠습니다.”
당연히도 채널과 관련된 이들은 빌고 또 빌었다.
새로운 채널을 파 지금까지 행보와는 아예 다른 행보를 하겠다는 이들도 한둘이 아니었을 정도.
하지만 개가 똥을 끊을까?
결국, 똥개는 그 자극적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똥을 처먹으려 할 건 분명한 일.
나는 그들의 아우성에도 흔들림 없이 이들을 밟고 밟아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역시 YC! 그동안 이 미친 것들이 활개를 치는 게 정말 마음에 안 들었는데. 시원시원하게 털어 버리네.-
└어휴! 시원하다. 저 잡것들 때문에 우리 애들 그동안 고생한 거 생각하면…….
└듣기로는 과거 00그룹 민호가 자살한 게 이놈들 때문이라는 말들이 많아요.
└살인자들이었네요! 겨우 2년 징역이라는 게 너무 아쉽네.
└우리 나라 법이 다 그렇죠 뭐~ 그놈의 가해자들에게 왜 이리 관대한 처분이 이루어지는지.
-크크크. 덕분에 요즘 아이돌 판이 갑자기 깨끗해짐. 악플 다는 걸로 유명한 네임드도 요즘 안 보일 정도!
└흐흐흐 악플이고 나발이고 간에 돈 앞에서는 장사가 없는 법이죠!
-그나저나 웬일로 너튜브가 이렇게 관리를 한대. 죽어라 신고해도 그냥 접수했다는 말만 Ai로 돌려대는 곳이.
└YC 엔터 다니는 친구 말 들어보니 YC가 직접 너튜브 본사 쪽에 압박을 넣었다고 하더라고요.
└와! 역시 YC 클라쓰…… 엄청나네.
-하기야 본인부터가 뮤지션이기 이전에 대기업 회장님이시니깐.
└그것도 국내 레벨이 아닌 세계에서 노는 수준이시지. YC 레볼루션만 봐도 그래. 가입자가 이제 세계 4위라고 하지 않았어?
└YC 필름 유저 2억 명 넘긴 지 오래임. 이대로만 가면 조만간 N사 따라잡음.
-가슴이 웅장해진다. 이런 치트키로도 만들기도 어려운 사기 캐릭터 같은 분과 같은 국민이라니!
└실제로 YC 님 덕분에 미국과 유럽 쪽에서 한국인이라고 하면 달리 봄. 문제는 너무 평균을 높여 놓은 신 탓에 웬만한 와꾸로는 한국인이라고 말해도 믿지 않는 게 문제.ㅠㅠ
└이런…… 나 다음 달에 미국 가는데…… 중국어를 공부를 좀 해야 하나?
└니취팔러마?(너 밥 먹었어?)
이번 일과 관련되어서 네티즌들의 반응은 생각했던 것보다 긍정적이었다.
팬이든 아니든 간에 돈을 벌기 위해 악성 루머를 생산했던, 그로 인해 고통받다 결국 최악의 선택까지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짓들을 하는 범죄자들을 처벌한 것이니 부정적일 수 없었다.
물론 질질 끌고 가거나 언론 플레이를 했다면 또 모를 일이지만, 애초 이런 언론 플레이는 돈이 많은 쪽의 편이라 나에게 오히려 유리했다.
이러니 이런 악성 루머를 생산하는 너튜브들을 그렇게 쓸어 버릴 수 있었던 거고.
“문제는 이런 현상이 잠깐이라는 것에 불과하다는 거지.”
세상에는 쓰레기 같은 놈들은 어디서나 넘쳐나게 마련이다.
당연히 사라진 그들이 먹어치우던 똥을 차지하려는 개새끼들은 다시금 나타나고 만다.
실제로 처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교묘하게 고발 프로그램 성격으로 진실과 거짓을 내놓는 채널이 생겨나고 있는 중이었다.
“뭐,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이 어렵겠냐?”
한 번 이렇게 쓰레기들을 청소하고 난 경험을 가진 나로서는 어느 정도 쓰레기들이 모이면 주기적으로 청소를 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과정이 그리 쉽지는 않았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단가가 낮았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구글 주식을 구매해 놓은 덕분에 대주주가 된 게 특히나 큰 역할을 해주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제법 돌고 돌아가야 했겠지.”
어쨌든 강아영 정규 2집의 타이틀 곡을 고민해야 할 때였다.
나는 몇 개의 곡을 녀석에게 들려주었다.
“…….”
“??”
직접 가이드한 3곡을 연속으로 들려준 나는 녀석이 어떤 곡을 선택할지 궁금했었으나, 어째서인지 오랫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설마 다 마음에 안 든 걸까?’
그 생각이 들자 슬금슬금 불안함이 일어난다.
기억 속 녀석도 그렇고 나 또한 그런 거절을 겪어 본 적이 없다 보니, 새삼 이런 게 다른 작곡가들이 겪는 번뇌일까? 라고 생각하는 가운데, 녀석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 이걸 제가 부를 수 있을까요?”
“……뭐?”
나는 갑자기 엉뚱하기 그지없는 소리를 하는 녀석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른 나이에 연기든 트로트든 나름 자신의 분야에서 대가의 자리에 오른 탓인지는 몰라도 가끔 저런 엉뚱한 말을 꺼내던 탓에, 이번에도 그런 건가? 싶었지만 다행히 그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의문 가득한 나의 눈에 강아영은 고개를 크게 저어대며 어렵게 말을 이어갔다.
“저는…… 대표님처럼 부를 수가 없어요.”
“응? 그게 또 무슨 말이…… 아!”
나는 그제야 녀석이 왜 그렇게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나도 모르게 너무 흥을 냈나 보네.’
그동안 연기로 점철되었던 시간을 보냈던 탓인지, 음악 작업을 하는 게 나도 모르게 너무 즐거웠던 모양이다.
하기야 작년에 그 끔찍했던 영화 음악을 입히는 것도, 마치 퍼즐을 맞추는 듯 제법 재미있는 놀이처럼 느껴졌을 정도였으니, 틀린 생각은 아닐 터.
덕분에 가이드로 해야 할 녹음들을 가이드 수준이 아닌 아예 열창을 해버렸다.
뭐 그렇다고 한들. 2년 전이었다면 그러니깐. 트로트를 진지하게 다루던 초기였다면 강아영도 그리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휘감고 있는 이 영감들은 Ai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해 나가다 보니, 어느새 트로트 또한 대가의 끝자락 수준까지 다다라 버렸다.
이게 어느 정도라고 하면, 트로트 천재라고 할 수 있는 이제 자신만의 스타일을 잡은 강아영이 평생을 노력한다고 해도 마지막에 다다를지도 모를 경지에 올랐다는 걸 뜻했다.
락으로 치면 마빈 님께서 이루었던 경지.
그런 경지에 이른 자가 흥에 취해 가이드라기보다는 아예 열창을 해보였으니, 아무리 강아영이라고 해도 이처럼 주눅 든 건 당연한 일이다.
‘아니, 아영이 저 녀석이기에 더욱 크게 다가왔겠지.’
그간 연기를 함에 있어 더욱 표현력이 풍부해진 천재적 재능을 가진 아영은 그 차이를 아는 것이다.
‘이거 곤란하게 되었네.’
정말 곤란하게 되었다.
그 말인즉 쉬지도 못하고 앨범 준비를 하게 된 이 녀석에게 참교육을 시전한 셈이니깐.
-짝-
잠시 고민하던 나는 이내 크게 박수를 쳐, 흔들리는 녀석의 시선을 나에게 잡으며 말했다.
“이건 실수. 그냥 잊어버려.”
“네?”
“어…… 그러니깐. 힘들겠지만, 조금 전 들은 노래는 머릿속에서 지워 버리라고. 지금 너에게는 오히려 득이 될 일이 아니니깐.”
“……그걸 어떻게 잊어요. 설마! 이 노래 지워 버리려는 건 아니죠!”
“어…… 그러려고 했는데.”
“네? 안 돼요! 절대 안 돼요. 이런 보물을 어떻게 지울 생각을 하세요. 아무리 대표님이라도 그건 절대 안 됩니다!”
“……와우.”
나는 저도 모르게 탄성을 흘리고 말았다.
그 온순하기로는 카피바라의 뺨을 칠 정도인 녀석이 이렇게까지 흥분해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래 순한 녀석이 화를 내면 무서운 만큼, 강아영이 그러했다.
“어. 그래, 알았어. 진정해.”
“……네.”
얼굴을 붉힐 정도로 화를 내던 녀석은 그러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대번에 본래의 온순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크크크.”
어째 이 녀석의 새로운 면목을 보는 것 같아, 나는 잠시 낄낄거리며 웃어대다 녀석이 다시 얼굴을 붉히려고 하자 앗 뜨거라는 심정으로 서둘러 웃음을 감추었다.
덕분에 결과적으로는 아예 새로운 노래를 타이틀 곡으로 내주게 되었다.
“이것뿐이라면 사실 상관이 없는데…….”
문제는 나 또한 생각지도 못하게 트로트 가수 노릇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바로 강아영이 내가 가이드했던 노래를 세상에 내보내야 한다고 집착했던 것으로, 녀석을 휴식기도 없이 굴리고 있던 나로서는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다만 시기는 내가 정할게. 월드 투어를 앞두고 갑자기 트로트 노래들을 내놓을 수는 없잖아.”
“헤헤. 네.”
자신의 뜻대로 된 것이 기쁜지 빙구 같은 웃음을 흘려대는 녀석에 나는 피식 웃으며, 타이틀 후보곡 중 하나를 녀석에게 내보였다.
“제목은 ‘눈물’이고, 청승일 것 같은 제목과 달리 노래 자체는 흥겨운 분위기야.”
“……가사는 너무 슬픈데요.”
“원래 인생이라는 게 아이러니한 법이잖아. 흥겨운 일상 속에서 갑자기 흘리는 눈물이 어떨 때는 정말 더없이 가슴 한 곳을 푹 찌르게 마련이지.”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어휴~”
나는 내 말이 무슨 말인지 대번에 알아먹는 녀석을 기특하게 바라볼 수 없었다.
오히려 녀석에게 동정(同情) 따위를 보일까 봐 서둘러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했다.
그도 그럴 게 내가 말한 눈물의 감정을 이렇게 대번에 알았다는 건 녀석이 그런 눈물을 최소 한 번은 흘렸다는 걸 뜻했기 때문이다.
“…….”
잠시 무거운 적막이 흘러갔고, 그 뒤에야 나는 녀석에게 조심스레 고개를 돌리다 마주친 녀석의 눈에서 눈물이 글썽거리는 걸 보게 되었다.
그런 녀석의 눈을 본 순간 나는 녀석이 무슨 감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연민(憐愍)이라…….’
동정과 연민은 남의 처지를 불쌍하고 가엾게 여긴다는 점에서 같지만, 그 내재된 모습은 달랐다.
동정은 정말 싸구려라고 할 수 있는 감정이다.
상대방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형태의 과시적인 감정인 것이다.
그에 반해 연민은 상대방을 가엾게 여기는 순수한 감정만을 의미한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마음인 것으로, 함께 아파하는 감정이기도 하다.
녀석은 그런 감정을 나에게 보이고 있었다.
그러한 ‘눈물’의 감정을 담은 곡을 썼다는 건, 그런 눈물을 흘려 보았기에 가능하다는 걸 녀석은 안 모양이다.
덕분에 숨겨둔 속마음이 들켜 버린 것 같은 느낌이라, 나는 지금의 순간이 당황스러우면서도 또한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같은 아픔을 느껴 보았던 걸 알게 된 것만으로 생각지 못한 동지애를 느끼게 되었다고 할까?
“크흠. 뭐~ 그렇다는 거지. 어쨌든 그 감정을 알았다니 작업은 편하겠네.”
“네. 열심히 할게요.”
나도 녀석도 괜히 쓸데없이 씩씩하게 소리를 내며 이 쑥스럽고도 이상한 감정을 털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