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156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147화
45장. 우한 폐렴
팬이라면 이러한 고생을 할 만한 가치는 있었다.
고생과 더불어 운이 좀 따르기만 한다면 어떨 때는 가장 높은 등급의 R석보다도 더 가까이 스타와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실 때문에 일부 팬들의 경우는 일부러 스탠딩석을 노리기도 했었다.
이다혜 또한 그러한 사실을 알기에 앞쪽에 서 있는 팬들을 부러운 눈길로 보았었다.
“학교를 다닐 때라면…….”
직장을 다니기 전인 대학생 때였다면 그녀 또한 저들 중에 한 명으로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계획을 위해서라도 휴가는 최대한 아껴 두어야 했다.
현재 블랙 타이거가 내놓은 콘서트 투어는 무려 월드 투어.
그 말은 그녀가 표를 얻을 기회가 앞으로 몇 번이나 남았다는 걸 뜻하기 때문이다.
당장, 일본이나 중국이 있을 것이며 이외에도 미국, 유럽이 있을 것이다.
그 모든 콘서트에 참여할 의지를 보이고 있는 그녀로서는 가는 비행 등을 고려해서라도 시간을 최대한 잘 짜 두어야 했다.
“어머! 이건 사야 돼!”
그런 그녀의 아쉬움은 이내 콘서트를 위해 준비된 굿즈 샵에 방문하면서 사라져 버렸다.
이 굿즈를 만든 이가 자신처럼 진성 블랙 캣이었는지 정말 하나하나가 그녀의 마음에 쏙 들었던 것이다.
덕분에 커다란 가방을 준비하였음에도 어느새 그녀의 가방은 포화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만큼 많은 돈을 쓰게 되었지만, 그녀는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
시간은 많지만 돈이 없었던 과거와 달리 직장인인 그녀에게는 시간 대신 돈이 있었으니깐.
한 달치 봉급을 그 자리에서 바로 긁어 버린 그녀는 더는 가져갈 수 없다는 사실에 아쉬워하며 굿즈샵을 나서야 했다.
이후 그녀는 자신과 같은 블랙 캣들과 이래저래 팬심 속에서 공연을 기다렸다.
그리고…….
-와아아아!-
공연이 시작되었다.
팬들은 오프닝 게스트로 나온 팀을 보고 환호를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현재 세계에서 가장 핫한 아이돌이었기 때문이다.
-‘21’-
데뷔와 동시에 다이아를 찍어버리고 기어이 빌보드 1위를 6주나 이어갔던 그들이 가진 마성에 블랙 캣들이라고 한들 저항할 수 있을 리가.
그것도 보기 드물게도 모든 인원이 모여 보이는 군무는 장관이라는 말로도 부족했다.
이다혜 또한 ‘21’의 그 군무에 잠시 넋을 잃어버렸다.
“역시 YC 님이야!”
이 엄청난 군무를 보이는 ‘21’ 보이그룹이 YC가 그 바쁜 와중에 프로듀싱했다는 걸 알았을 때 그녀는 소름이 돋았었다.
‘21’의 성공은 YC 엔터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그간 걸그룹 맛집. 혹은 걸그룹만 만드는 엔터사. 라는 등의 편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의 인식을 대번에 깨트려 주었기 때문이다.
다른 의미로 ‘21’에 감탄하던 그녀였고,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은 생각보다 적지 않았다.
무려 5곡이나 공연한 뒤에야 ‘21’이 물러났고 그제서야 메인 공연이 시작되었다.
-두근두근-
이다혜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건만, 심장 소리가 귀까지 들리는 경험을 하다 이후 그녀의 심장 소리마저 사라져 버리는 함성 소리가 퍼지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바로 기타 하나를 등에 멘 채 등장한 YC 덕분이었다.
-자자자장!-
그런 팬들의 환호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그는 즉석으로 기타 속주를 펼쳐 보였고, 덕분에 팬들의 환호 소리는 끊이질 않아 보였다.
마치 미친 듯이 환호하는 팬들에 2분여간의 기타 속주를 보이던 그는 어느새 자리를 잡은 동료들을 슬쩍 바라보다 다시 팬들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오랜만입니다.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네에!-
-사랑해요!-
그의 말 한마디에 팬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대답했는데, 당연히도 이다혜 또한 그중에 있었다.
로펌 내에서는 나름 철두철미한 이미지를 보이던 그녀가 같은 인물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지금 그녀는 미쳐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첫 곡은 ‘노장은 죽지 않는다.’였다.
“아!”
그리고 이다혜와 같이 ‘노장은 죽지 않는다.’를 들은 진성 팬들은 저마다 감탄을 금치 못했다.
블랙 타이거의 노래를 수없이 듣고 콘서트 또한 수차례 갔던 그들은 안 것이다.
이번에도 블랙 타이거가 더 성장한 채 돌아왔다는 걸 말이다.
G1 밴드와 같은 10대나 20대로 구성된 레드 위치 정도가 아니고서야 이처럼 음악이 성장한다는 건 정말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재작년 수많은 평론가들이 블랙 타이거가 이제 완성되었다라고 이야기한 바가 있었다.
극찬에 가까운 말들이었지만, 그 내면에는 더는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심리가 잠재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수많은 평론가들의 생각이 우습다는 듯, 작년에 낸 ‘WORLD’는 역대급 앨범이었다.
단순히 곡의 장점은 둘째치고, 음악의 수준 전체가 성장하면서 보인 결과였다.
무려 빌보드 핫 100의 17주 1위라는 대기록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블랙 타이거의 음악의 수준은 역대 밴드들을 데려와 비교해도 나으면 나았지 부족함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YC 님이 계시지.’
단순히 밴드 멤버들의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밴드가 뜰 수 없는 법이었다.
오히려 실력이 좋을수록 자신만의 예술성에 빠져 대중성에서 멀어지기 일수라, 그저 소수만이 좋아하는 앨범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YC는 예술성과 대중성 모두 손에 쥐는 걸 쉽사리 해냈고, 왜 그들이 현시점 최고만이 아닌 역대 레전드들 사이에서도 손에 꼽는 밴드가 되었는지 알 수 있게 만들었다.
그마저도 과거의 레전드 밴드들이 추억 보정을 받는다는 걸 생각한다면, 사실상 블랙 타이거는 짧지 않은 밴드사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아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노장은 죽지 않는다.’로 시작한 무대는 3시간이 넘게 이어졌다.
특히나 그녀의 귀와 눈을 즐겁게 만든 무대가 몇 개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YC 하면 클래식계에서도 극찬하는 피아노 무대다.
콘서트 때마다 나이가 많은 삼촌들의 휴식을 위해 이런 솔로 무대를 종종 가지던 YC였는데, 그중에서도 긴 휴식기가 필요할 때에 바로 이 피아노 무대를 선사했다.
“너…… 너무 좋아서 죽을 것 같아!”
역대 가장 긴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했던 ‘Painkiller’를 솔로 피아노 버전으로 보여준 걸 시작으로, 지금도 일본과 한국에서 겨울이 되면 길거리에서 쉬이 들을 수 있는 ‘스노우 레이디’와 ‘설국’의 피아노 연주는 듣는 이의 애간장을 녹여내기에 충분했다.
그 섬세한 터치 속에서 들리는 투명한 피아노음을 듣고 있노라면 과연 지금까지 알고 있던 피아노 소리가 맞았는가? 라는 의문이 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후 YC는 즉석 피아노 연주를 보여주었고, 그 뒤 다섯 곡을 더 이어나가는 것을 끝으로 콘서트는 그 끝을 맺었다.
-블랙 타이거가 블랙 타이거 했다.-
-‘WORLD’에서 보여주었던 소리가 거짓이 아니었다는 걸 무대에서 증명하다.-
-역대급 피아노 연주를 보여주었던 YC. 특히나 마지막 보여준 피아노가 즉석으로 만들어진 거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
-이평식 평론가! 역대 밴드 중 1위는 블랙 타이거일 것이다라고 확언.-
-콘서트 평이 올라갈수록 올라가는 되팔이 표값!-
국내에서는 너무도 오랜만에 찾은 블랙 타이거의 콘서트였지만, 그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콘서트의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었다.
그에 대한 이유가 여럿이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역시나 ‘WORLD’ 이후 인정받은 그들의 음악 수준 때문일 것이다.
독설가로 유명한 이평식 평론가가 역대 밴드 1위에 블랙 타이거를 올리겠다는 확언이 있을 정도였고, 이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말이 많았지만 대부분이 그에 준하는 의견을 보인 건 사실이다.
취향 혹은 추억 보정 등으로 동의하기 쉽지 않으면서도 그 음악 수준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 말이다.
이러한 평론가들 사이의 설전은 티브이 프로그램에서도 나왔었고, 덕분에 되팔이들의 입은 찢어지는 중이었다.
단속 중이기는 하지만, 그와 별개로 파는 데 성공만 한다면야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월드 투어의 첫 번째 장소 한국에서의 콘서트는 역대급 반응을 쏟아내며 끝을 맞이했다.
다음 투어 장소는 일본.
벌써부터 표 구매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진 가운데, 그 표를 구매하는 데 있어 당연히 이다혜 또한 뛰어들었다.
아예 일본 현지에서 최고의 인터넷 시설이 완비된 호텔에 와 표를 구매하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성공!”
그런 그녀의 노력이 빛을 본 듯.
그녀는 이번에도 자신이 원하는 좌석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미 한국에서 겪었던 콘서트의 열기가 아직도 남아 있던 그녀였기에, 이번 티켓팅의 성공에 그녀는 몸을 몇 번이고 부르르 떨어대야 했다.
그렇게 한국을 시작으로 뜨거운 여름날이 지나서야 아시아에서의 콘서트를 마무리한 블랙 타이거는 가을을 맞이하며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었다.
* * *
아시아를 지나 가을을 맞이해 미국에 상륙했다.
그렇게 시작된 미국에서의 콘서트 규모는 작년 올 스타디움 투어와 비슷한 규모였다.
당연히도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미국에서 콘서트를 해야 하는 실정.
‘내년 3월은 되어야 유럽으로 넘어갈 수 있겠네.’
유럽 투어의 규모 또한 재작년에 벌였던 규모와 비교해 그리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늘리고자 하는 말들이 사내에서 많았으나, 나는 그들을 진정시키며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확실히 월드 투어가 빡시기는 한가 보네.”
밀가루는 물론 글루텐 관련된 음식들마저 모두 배제한 채 철저하게 몸 상태를 관리했던 삼촌들의 체력이 최근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하기야 내후년이면 환갑을 바라볼 나이들이었으니, 아무리 관리를 한다고 해도 한계는 있었다.
그나마도 곽도훈 삼촌을 비롯해 다들 나름 강골 체질이라 이런 빡빡한 스케줄을 버티는 거지, 그게 아니었다면 아무리 관리를 한다고 한들 월드 투어를 할 엄두를 내지도 못했을 것이다.
‘사실 이 때문에 월드 투어를 결정한 거기도 하고.’
삼촌들이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가 아니면 나중에는 하려고 해도 이 정도 규모의 월드 투어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저 형식 수준의 월드 투어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 터.
그렇기에 이번 월드 투어의 결정에 대해 내심 잘했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으윽. 나 마사지 좀 받고 올게.”
“아침에 받지 않았어요?”
“영~ 몸이 찌뿌둥한 게 쉽게 피로가 안 풀린 것 같아.”
그러며 몸을 이리저리 돌리는 문일범 삼촌에 내가 걱정하는 눈으로 바라보자, 마침 지나가던 곽도훈 삼촌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문일범 삼촌을 바라보며 말했다.
“으이그. 흥분해서 난리를 피울 때부터 알아봤다. 살다 살다 베이스가 그렇게 나대는 건 처음 봤네.”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밴드의 가장 앞에서 주로 공연을 하다 보니 삼촌들이 있는 뒤를 확인하기 어려웠던 내가 모르는 사정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게. 그런 게 있어. 여하튼 마사지 받고 올게.”
“같이 가. 나도 좀 받고 한숨 자야겠다. 새로 온 분 솜씨 좋더라.”
“글쎄 솜씨가 좋은 건지 힘이 좋은 건지 모르겠네.”
워낙 엄청난 근육을 가진 곽도훈 삼촌이다 보니 마음에 드는 마사지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중국에서 공연을 하던 과정에서 전통 무술을 이어가던 마사지사를 만나게 되었고, 이후 곽도훈 삼촌은 마사지에 맛이 들여 버렸다.
다행히 마사지사는 큰 체구가 아님에도 힘이 좋은지 이러한 곽도훈 삼촌의 요구를 별 어려움 없이 받아주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겨울은 역대급이라고 하더니 정말인 모양이네요.”
원래도 미국은 독감으로 인해 매번 엄청난 난리를 벌이는 곳이기는 했지만, 올해는 특히나 더 그러했다.
이 때문에 콘서트장에 입장하기 전에 따로 검사나 소독을 철저히 하는 편이었다.
자칫 콘서트장에서 어마어마한 수의 독감 환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일이다 보니, 최대한 그 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