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170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161화
한 달이 지난 뒤에야 새 멤버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던 말과는 달리, 그녀들이 새 멤버들을 만나게 된 거 그로부터 열흘이 지난 뒤였다.
“안녕하십니까! 김가은입니다.”
“……안녕하세요. 송하영이에요.”
다만 의외의 일이라면 그전에 들었던 정보와 맞지 않았다는 것에 있었다.
새로 합류하게 된 멤버인 김가은은 03년생이었고, 송하영은 05년생이었던 것이다.
김승재 사장으로부터 02년생과 04년생이 올 것이라는 말을 들었던 그녀는 생각보다 더 어린 두 사람에 처음에는 놀라다 이내 호들갑을 떨어댔다.
“어머, 어머! 정말 중학생이 올 줄이야.”
“꺄아, 너무 귀여워! 고양이다. 인간 고양이야!”
“가은이라고 했지. 너 너무 고급지게 생겼다.”
“언니도 그렇게 생각했어? 나도! 완전 인간 샤넬이잖아!”
재희를 비롯한 99즈는 물론 채령 또한 새로 생긴 어린 동생들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단순히 어린 나이인 점만 보아도 어쩔 줄 모르겠는데, 둘 다 타고난 아이돌상이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중 03년생인 김가은은 정말 어떤 그룹에서도 센터 자리를 차지할 비주얼 멤버였다.
얼굴은 전형적인 고양이상에 개를 섞은 듯 도도하면서도 순한 모양새인 것과 별개로 키가 170이나 되다 보니 그 체형에서 오는 분위기가 대단했다.
마치 일류 모델에게서나 느낄 법한 아우라가 있다고 할까?
김가은이 그렇다면 05년생인 송하영은 소위 말해 씹덕을 부르는 관상이었다.
낯을 가려 첫 만남에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부끄러워하기에 충분했다.
거기에 김가은만큼은 아니어도 160대 후반이라는 장신의 키에 길쭉길쭉한 체형은 김가은에 비해서도 밀리지 않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마 컨셉에 따라 다르겠지만, 송하영도 센터의 자리를 차지하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그런 두 사람이 자신들의 팀에 탑승했다는 것에 그녀들은 기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했다.
누가 보아도 아이돌로서 잠재력이 넘치는 그녀들이 망돌의 대명사로 불리는 자신들과 함께하게 된 것으로 피해를 입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아마 그렇기에 오히려 이처럼 호들갑을 보이며 그녀들을 환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 미치겠어. 하영이 볼 빨개진 것 봐!”
“……온순하다. 너무 온순해.”
마치 얌전한 개냥이처럼 부끄러워하면서도 언니들의 손에 순순히 안겨 있는 하영에 그녀들은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보면 볼수록 얼굴이 너무 이뻐! 이 정도면 베이스만 한 것 같은데…….”
“아…… 아니에요. 재희 선배님이 더 이쁘세요.”
“어머나! 목소리도 너무 이뻐! 말도 너무 예쁘게 하고.”
“…….”
뭘 해도 이처럼 예뻐하니 제법 당찬 구석이 있던 가은이 또한 하영이처럼 얼굴을 푹 숙인 채 얼굴이 붉게 물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김가은과 송하영이 그녀들과 함께할 새 멤버로 오게 되었다.
하지만 열흘 전 김승재 사장이 말했던 정보와 그녀들이 달랐던 것처럼, 본래 합류해야 했을 멤버들은 그녀들이 아니었다.
“그러니깐 합류하지 않겠다고?”
“네. 설마 합류하게 될 팀이 해피니스인 줄은 몰랐어요.”
“……너도 같은 생각이고?”
“그…… 죄송합니다.”
“하아…….”
박성률은 확실히 현실은 생각대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되었다.
이번에 해피니스와 함께하게 될 두 멤버는 YC 엔터에서 아깝게 데뷔 멤버에서 떨어진 이들이었다.
실력이 부족하기보다는 그룹 컨셉에 맞지 않아서 떨어진 멤버다 보니, 사실 이미 입증이 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실제로 둘 다 데뷔 전임에도 외모, 노래, 춤에서 최소 B+ 이상을 확정받은 멤버였으니깐 말이다.
특히나 이 중 한 멤버는 특별히 대표인 영찬이 직접 뽑은 멤버였는데, 다른 이유가 아닌 목소리가 그가 만들어 낼 컨셉의 노래와 잘 어울린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적극적으로 박성률은 그 둘을 데려가려고 했었다.
블랙 타이거의 매니저 출신으로 팀장에 올랐던 사실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며, P투자사에서 상당한 투자를 받고 있다는 사실 또한 최대한 그녀들에게 공개했었다.
모르긴 몰라도 어지간한 중견 엔터에서 데뷔하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이라는 걸 그녀들에게 확신시켜 주고 싶었던 것이다.
실제로 박성률이 내세운 두 가지에 두 사람 또한 크게 호감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었고.
그러나 뒤늦게 박성률이 데려가려고 한 엔터가 P 엔터라는 걸 알게 되고, 그에 합류한 팀이 해피니스라는 정보를 입수하게 되자, 그녀들을 서둘러 마음을 바꾼 것이다.
한 번도 아니고 회사를 옮기면서까지 재데뷔를 했음에도 두 번 다 망했다는 건, 이 팀에 스타성이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특히 재데뷔에서는 이전의 문제점이던 컨셉을 걸크러쉬로 바꿔서 데뷔한 데다, 상당한 투자가 진행되었다는 점은 더욱 그녀들의 마음을 돌리게 할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지. 그래, 너희들을 존중할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다시금 죄송하다는 그녀들을 보며 박성률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오히려 그녀들에게 미안하기까지 했다.
‘P 엔터 뒤에 대표님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절대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테니깐.’
아마 그 사실을 알았다면 해피니스가 망돌이든 뭐든 간에 그녀들은 어떻게서든 함께하려고 했을 것이다.
회사의 시스템의 성장을 위해 이번에 데뷔하는 팀들은 YC의 손길을 받지 못하는 것과 달리, 그녀들은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했던 선배 팀처럼 YC의 손 아래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니깐 말이다.
그 말은 그녀들이 세계적인 아이돌로 성장할 가능성이 엄청나게 높다는 걸 뜻했다.
박성률은 그걸 잘 알기에 죄송하다는 그녀들에게 그처럼 미안한 마음이 일었던 것이다.
그러나 미안하다는 생각과 별개로, 일의 초기부터 엎어지자 서둘러 대체제를 찾기 위해 대표를 찾았다.
“2티어에서 한 번 찾아보도록 하자.”
“2티어 말씀이십니까?”
현재 YC 엔터에 연습생은 3개의 티어로 나누어져 있었다.
데뷔를 코앞에 둔 1티어. 아직 깐깐한 YC 엔터의 데뷔 기준에 오르지 못한 2티어.
그리고 현재 실력과는 별개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을 뿐인 새싹 단계의 3티어가 그것이다.
“기왕이면 그중에서도 나이가 어린 멤버들로 하지. 나이가 어리면 망해도 재데뷔는 쉬울 테니 말이야. 사실 무슨 일이든 다 그렇지만, 특히 이쪽 일의 경우 경력직은 우대될 수밖에 없잖아?”
“생각보다 그렇기는 하지요.”
실력과는 별개로 경험에서만 쌓을 수 있는 게 있다.
무대가 그러한데, 이 때문에 YC 엔터는 물론 대형 엔터에서는 실전과 같은 카메라까지 세팅한 무대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경험을 쌓도록 한다.
괜히 대형 엔터에서 내놓는 아이돌들이 데뷔 때부터 그처럼 능숙하게 카메라를 잡아먹는 게 아닌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최대한 비슷하게 만든다고 해도 역시나 가장 빠르게 경험치를 늘리는 건 실전이었다.
실전에서는 생각지 못한 변수들이 곳곳에서 생겨나게 마련이었고, 이러한 변수들을 수습하며 나아가는 과정에서 경험치가 빠르게 상승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마인드 자체가 아마추어에서 확연히 멀어지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나름 검증이 된 이들이라고 할까?
그렇다 보니 아이돌 오디션이나 새로운 아이돌 팀에 데뷔 출신의 멤버들을 넣는 회사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어수선한 팀의 초기 때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잡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1티어로 돌아올 수 있다는 조건을 내세워 2티어에서 새로운 인재를 찾기 시작했는데, 반나절도 안 되어 이들 두 사람이 뽑힌 것이다.
“이거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아지게 되었는데?”
보자마자 그녀들을 컨텍한 영찬은 이후 테스트에서 대단히 만족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가은과 송하영 또한 실패 시 YC 엔터 1티어 아이돌 연습생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조건에 더 생각할 것도 없이 합류하게 되었고.
“이번에 새롭게 만들 팀명은 ‘LITTLE LADY’야.”
김승재 사장은 미국의 소설가 루이자 메이 올컷이 지은 소설 Little Women에서 모티브를 딴 팀명이라고 했다.
조금은 고전적이기까지 보편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만든 팀명이라고 하였는데, 그녀들은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게 김가은과 송하영이 합류한 지 다시 열흘이 지났고, 그때쯤 김승재 사장은 어딘가 잔뜩 흥분된 모습으로 그녀들을 불러 모았다.
“곡이 나왔어.”
“네???”
생각보다 빠르게 나온 노래에 그녀들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그런 그녀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한 건 김승재 사장의 들뜬 모습이었다.
“그것도 역대급으로 잘 나온 곡이야! 이거라면…….”
비록 말을 잇지 못했지만 김승재 사장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이해하지 못할 수 없었다.
-두근두근-
이러하다 보니 LITTLE LADY 멤버들은 저마다 잔뜩 기대 어린 표정으로 청강을 준비했다.
그런 LITTLE LADY의 모습에 김승재 사장은 자신의 실태를 깨닫고 뒤늦게 헛기침을 보이며 말을 이어갔다.
“크흐흠. 이 곡의 제목은 ‘puppy love’ 직역하면 강아지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풋사랑’이라고 쓰이는 표현이지.”
“풋사랑요?”
영어에는 동물들이 들어가는 표현들이 많았는데, 속담과 비슷한 형태의 표현이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ugly ducking(못생긴 새끼 오리)이라는 표현의 경우 미운 오리 새끼 동화에서 나온 표현으로 어려서는 못났으나 커서는 예쁘고 훌륭한 이로 쓰이는 것이다.
puppy도 ‘강아지’로 쓰이지만 ‘애송이’의 뜻도 있어 자연스럽게 애송이의 사랑 즉 풋사랑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탁-
제목을 말해주는 것을 끝으로 김승재 사장은 바로 ‘puppy love’를 틀었다.
-라라라라~라라라!-
-따다다단! 따다다다다-
그리고 ‘puppy love’는 도입부만으로 LITTLE LADY 멤버들이 넋을 놓게 만들었다.
단순히 몰입의 수준을 넘어 그녀들에게 경악에 가까운 감정을 주게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노래가 이어질수록 더욱 커져만 갔다.
-puppy~ love! puppy love!-
특히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더욱 그녀들을 움찔하게 만들었다.
-라라라라~라라라!-
-따다다단! 따다다다다-
그리고 처음과 같이 맑은 피아노 소리와 함께 흥얼거리는 보컬의 목소리를 끝으로 마침내 3분 42초에 이르는 ‘puppy love’가 끝이 났다.
“…….”
그렇게 노래가 끝이 난 뒤에도 LITTLE LADY 멤버들 중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들의 모습에 김승재 사장은 이상하다 여기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박성률 이사로부터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그 또한 그러했기 때문이다.
압도.
그때의 그도, 지금 그녀들 또한 느끼는 감정은 바로 이 단어일 것이다.
LITTLE LADY 멤버 중 그나마 일찍 정신을 차린 건 리더인 재희였다. 그녀는 지금도 진정되지 않는 가슴을 겨우 달래며 입을 열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좋은 곡도 처음인 데다…… 특히 이 노래를 부른 가이드분께서는…….”
그랬다. 재희의 말대로 그들이 압도당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먼저 곡이 너무도 좋았다.
다만 이 곡이 특별한 건 그간의 K팝 형식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 있었다.
한국어 특성상 저음 부분에서 전달력이 약해지다 보니 K팝은 특유의 때리는 형태의 강렬한 비트가 많았다.
걸크러쉬한 음악 형태가 추구되는 건 그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그러나 ‘puppy love’는 애초에 한국어가 아닌 전 가사가 영어로 되어 있다 보니 특유의 K팝 형태에 연연할 필요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보편적인 음악의 형태를 추구했고, 이는 곡의 피로감을 확연히 줄어들게 만들었다.
실제로 영찬은 어느 나라, 어느 장소에서도 통할 이지니스닝 팝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곡에 피로를 줄이기 위해 멜로디 라인을 제외한 모든 걸 최소화했으며, 모든 걸크러쉬 요소를 치워 버렸다.
대신 소녀의 짝사랑 같은 보편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는 데 집중했다.
그러니 곡 전체가 가볍고 담백하게 되었고 이는 곧 부르는 이의 음색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보컬의 색채를 가장 짙게 돋보이게 만드는 곡인 것이다.
그런 이 곡을 가이드한 가이드의 보컬은 재희는 물론 모든 이들을 경악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도 그럴 게 이 곡을 가이드한 이는 캐런 카펜터의 환생이라 불리는 제이미였기 때문이다.
재즈 싱어 같은 우아하면서도 아름답고 편안한 그녀의 목소리가 곡 전체에 돋보이다 보니, 그처럼 놀랄 수밖에.
“이걸 어떻게 해…….”
채령의 중얼거림처럼 현재 LITTLE LADY 멤버 모두가 가지고 있는 속마음일 것이다.
곡이 좋고 싫은 걸 넘어 어쩌면 이런 스타일에서 가장 독보적일 수 있는 가수가 가이드한 것이다 보니, LITTLE LADY가 느끼는 부담감은 엄청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