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171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162화
“가이드하신 분이 누구예요?”
당연히 그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건 김승재 사장이 박성률 이사에게 한 질문이기도 했다. 이에 박성률 이사는 조금은 곤란하다는 얼굴로 답했다.
“당장은 사정이 있어서 답을 드리기는 어렵겠습니다만…… 편견을 내려놓으신다면 의외로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편견?”
박성률 이사의 힌트는 어쩌면 상당히 큰 것이었다.
설마 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가수들 중 한 손에 꼽고 있는 제이미가 가이드할 것이라는 걸 누가 상상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러한 편견을 걷어내고 본다면 제이미 특유의 보컬 색깔이 가이드에 묻어나 있음을 알 수 있을 일이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김승재 사장은 그 답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 또한 가이드의 정체가 더욱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제 그런 궁금증을 함께할 동지가 늘어나게 되었다.
이러니 그가 그녀들에게 할 수 있는 답도 하나뿐이었다.
“편견을 내려놓는다면 알 수 있을 거야.”
“네? 편견이요?”
박성률이 자신에게 말했던 힌트를 그대로 그녀들에게 공유했고, 이에 LITTLE LADY의 얼굴에는 좀 전보다 더 큰 의문이 일 뿐이다.
그도 그럴 게 LITTLE LADY 멤버들은 김승재 사장보다도 프로젝트의 진실에 다가가지 못하다 보니 이해하는 게 어려운 것.
“으으음. 정말 모르겠어요.”
끙끙거리는 송하영은 결국 가장 먼저 항복을 했고, 이에 다른 멤버들도 저마다 고개를 저어댔다.
무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경이로운 노래를 불렀던 탓에 분명 유명한 현역이라 여겼건만, 아무리 생각해도 매치되는 이가 없던 것이다.
“나도…… 그래. 도대체 누구일까? 마치 제이미 님을 연상케 하는데 말이야.”
그나마도 가장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재희가 그 진실을 마주했지만, 역시나 편견이 그 진실에서 빗겨 나게 만들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이 노래가 정말 대박이라는 것에 있었다.
“안녕하세요. LITTLE LADY입니다.”
“하하하. 안녕하세요. DK입니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지 않아 LITTLE LADY 앞에 이번 노래의 프로듀싱을 맡을 DK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들의 인사에 자상하게 자신 또한 인사하는 DK에 LITTLE LADY는 저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그도 그럴 게 DK의 외모는 누가 보아도 외국인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혼혈이었고, 동양인보다는 흑인에 가까운 외형을 가지고 있었다. 주한미군인 아버지의 피를 짙게 받은 것인데, 그 외형과는 별개로 평생을 한국에서 살아온 토종 한국인이었다.
덕분에 제법 모진 어린 시절을 겪어야 했지만, 음악이 그 시기를 버티게 해주었다.
음악이 그의 친구였으며 그의 신앙이기도 한 것이다.
외모와 달리 그는 갱스터 힙합과 같은 음악보다는 재즈나 K팝과 같은 평온하고 밝은 노래를 좋아했는데, 그와 별개로 락을 좋아하기도 했다.
물론 악마 숭배와 같은 헤비메탈 같은 장르는 제외했는데, 당연히도 그런 그가 블랙 타이거를 숭배하는 건 뻔한 일이었다.
특히나 새로운 락의 전성기를 가져옴과 동시에 K팝의 새 지평선과 그 잠재력을 세계에 알린 YC는 그에게 신과도 같았다.
“반드시 YC 엔터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는 기어이 YC 엔터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그것도 그 들어가기 힘들다는 YC 엔터 작곡가 부문으로 입성한 것이다.
규모가 점차 커지는 만큼 YC 엔터의 모든 곡을 YC가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물론 그가 작곡에만 전념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본래도 미친 영감의 소유자인 영찬은 불가사의한 일을 겪으면서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영감의 소유자가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YC 엔터의 간판 가수이자 현 YC 엔터를 이끄는 수장인 그를 작곡 머신으로만 다룬다는 건 너무도 비효율적인 일.
당연히도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서부터 YC 엔터 작곡가 팀이 만들어졌다.
세계적인 그룹답게 YC 엔터 작곡가 팀에 들어오는 작곡가들은 세계 각지에서 뽑혀졌다.
한국이나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과 유럽은 물론 동남아나 인도에서도 재능이 있다면 뽑혀졌다.
당연히도 그 과정은 웬만한 아이돌 서바이벌 과정보다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계의 수많은 작곡가들이 YC 엔터 작곡가로 들어오려는 이유는 그때부터 인생을 펼 수 있기 때문이다.
운이 좋으면 YC와 협업을 할 수도 있는 데다, 그렇지 않는다고 해도 YC 엔터와 관련된 탑 가수들에게 곡을 줄 수가 있었다.
현재 K팝 시장의 규모가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걸 생각한다면, 메인 곡이 아니더라도 엄청난 머니를 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복지 수준은 무시무시한 수준이었다.
미국의 경우 가장 비싼 수준의 보험을 지원해 줄 뿐 아니라, 집은 물론 개인 스튜디오 또한 원하는 곳에 마련해 준다.
가능하면 회사 내부에서 하기를 원하지만, 원한다면 언제든지 회사 외부에서도 마련해 주었다.
이외에도 급여도 엄청난 수준이었으며, 성과금도 대단했다.
프로듀서를 꿈꾸는 이라면 그야말로 꿈의 직장이나 다름없는 곳.
이러니 세계의 수많은 작곡가들이 YC 엔터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DK는 그런 YC 엔터의 작곡가로 20대 초반에 들어온 이었으니, 그 재능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영찬은 DK의 그런 재능을 지켜보다, 이번 프로젝트에 그를 참여시키기로 했다.
자신을 대신해 LITTLE LADY를 프로듀싱할 이가 필요했는데, DK라면 그런 역량이 충분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가, 감사합니다!”
당연히도 DK는 비명과도 같은 목소리로 YC의 선택에 환호했다.
그랬던 DK이다 보니 LITTLE LADY의 이번 프로듀싱에 대해 그 각오가 대단했다.
“아니…… 그 부분은 끝 처리를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조금 쉬었다가 다시 한번 갈게요.”
“……네.”
미니앨범이기는 하지만 앨범만 6개를 낸 나름 6년 차의 경력을 가진 재희는 창백한 얼굴로 겨우 대답을 했다.
그만큼 DK의 프로듀싱이 점묘법으로 그림을 그리려는 듯 세세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사람을 질리게 할 정도의 집착이었는데, 그럼에도 재희가 어떻게든 그의 지시를 따르려는 건 중간중간 들려주던 그 결과물이 너무도 놀라웠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게 DK는 절대 가이드의 ‘puppy love’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그녀의 생각을 깨트려 버렸기 때문이다.
더 뛰어나다라는 게 아니라, 색깔 혹은 그 온도가 다르다고 할까?
말하자면 취향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생각만이 들 정도로 작업물의 퀄리티가 미친 수준이다 보니 재희는 몸이 죽어 나가도 어떻게든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이 점만 보아도 무명의 프로듀서라고 여겼던 DK가 세상에 보기 드문 천재 프로듀서라는 걸 알아서다.
이렇다 보니 쉬는 시간에도 미처 녹음실에서 나오기보다는 이미 해질 대로 해진 악보를 바라보며 DK의 지시를 다시금 머릿속으로 새기기 시작했다.
“……왜 이들을 선택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재희가 DK의 천재적인 프로듀싱에 놀랐다면 DK 또한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
망돌의 대명사라 불리던 게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작업실에서 본 LITTLE LADY는 대단한 음악성을 가진 이들이었다.
단순히 재능 자체만 본다면 1군 아이돌에 비해 부족할지는 모른다.
그러나 절실함이라고 할까? 그간의 경험들이라고 할까? 그런 것들이 합쳐진 지금의 LITTLE LADY는 능히 여느 1군 아이돌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았다.
“그리고…… 재희는 천재라는 말도 부족할 정도야.”
DK가 보기에 재희는 그간 길을 잘못 들었었다.
아마 제대로 된 프로듀서가 주변에 있었다면. 아니, 그녀가 가야 할 방향을 알려 줄 뮤지션이 옆에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모르긴 몰라도 천재가 득실한 현 K팝 시장에 지금쯤 새로운 괴물이 모습을 드러냈을지 모를 일이었다.
“그걸 알았던 탓에 나도 본래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주문을 했던 거고…….”
그리고 재희는 그런 DK의 주문을 놀라운 수준으로 빠르게 소화해 냈다.
점점 일이 그렇다 보니 욕심이 나면서 퀄리티가 높아져 가게 되었고.
“문제는 이 때문에 재희 파트를 늘려야 한다는 거지.”
최대한 해보기는 하겠지만, 그의 욕심으로 인해 높아진 퀄리티를 지금의 LITTLE LADY가 소화해 내기란 쉽지 않다 보니 생긴 일이다.
덕분에 다른 멤버들의 존재감이 약해지게 되었지만, 이거는 차차 앞으로 개선하면 될 일이었다.
“중요한 건 그녀들을 성공시키는 거니깐.”
앞으로 YC를 대신해 LITTLE LADY의 전담 프로듀서로서 활약할 그였기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건 그녀들이 일단 성공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아무리 YC라고 해도 이런 방식으로 성공시킬 수 있을까? 싶었지만 YC가 그에게 한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듣고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지지 않았다.
그건 제이미가 가이드한 ‘puppy love’를 들었을 때 70% 확신하게 되었으며, 지금 재희와의 작업을 통해서 90%까지 상승한 상태였다.
“어쨌든 이번 ‘puppy love’ 작업을 통해서 LITTLE LADY는 확실하게 색깔을 찾게 된 건 분명하군.”
이제 ‘puppy love’를 기준으로 이후 앨범에 들어갈 곡들을 작업하면 될 일이었다.
* * *
“와우!”
나는 DK가 가져온 결과물을 두고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트렸다.
제이미의 ‘puppy love’가 너무 세다 보니 과연 LITTLE LADY가 제대로 작업을 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는데, 그 걱정이 다 헛되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재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대단한데?”
해피니스를 이번 프로젝트로 결정을 하는 데 주 이유가 되었던 재희.
재능만 따진다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해지고 있는 K팝 아이돌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 여겼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그녀의 재능은 더 대단했던 것이다.
“비록 길을 엉뚱한 데로 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프로로 활동한 게 괜한 일이 아니었다는 건가?”
중학교 때부터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코앞에 두었을 정도의 천재성.
그 천재성이 어디 갈 리가 없었고, 이는 험한 가수 생활 과정에서 다른 방향으로 성장을 한 상태였다.
방향을 잘못 잡다 보니 위로 가야 할 방향에서 주변으로 퍼지는 형태로 성장을 한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좋은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비록 망돌이라 불리며 힘든 시간을 보냈던 걸 생각하면 쉽사리 좋다는 말을 할 수 없겠지만, 음악적 폭이 넓어진 거 확실히 앞으로의 뮤지션으로서의 성장에 큰 토대가 될 게 분명했다.
“결과적으로 성장도 빨라질 수 있을 테고.”
실제로 이번 ‘puppy love’의 작업물만 보아도 그렇지 않았던가?
물론 괴물적 재능을 가진 DK가 프로듀싱한 덕분이겠지만, 아무리 뛰어난들 없는 걸 만들어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뭐든 게 그녀의 재능이 뛰어나기에 가능한 일.
“아직은 좀 부족하지만 다른 멤버들도 이만하면 선방한 것 같고.”
특히나 이번에 데뷔하게 된 김가은과 송하영은 놀라울 정도였다.
“괜히 YC 엔터에서 뽑은 게 아니라는 거지.”
실제로 둘 다 2티어 연습생들 중에서도 10위권 안에 있는 이들었다.
그렇게 DK가 과감하게 곡의 퀄리티를 높여준 덕분에, 나는 이를 바탕으로 이들에게 보내 줄 곡들을 다시 편곡을 해야 했다.
‘puppy love’를 이 정도 수준까지 올릴 수 있다면, 나름 더 욕심을 내 보아도 될 것 같다고 여겨서다.
그로부터 3달이 지났다.
그동안 제법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중 가장 큰 일이라면 이번에 YC 엔터에서 데뷔한 두 팀이 대박을 터트렸다는 것에 있다.
이 중 애초 미국과 유럽 시장을 겨냥해 만든 유럽과 미국인들로 구성된 ‘나인틴나인’의 경우 예상했던 것보다 무서운 속도로 빌보드를 장악했다.
-‘나인틴나인’의 데뷔곡 ‘First’ 빌보드 핫 100 93위로 진입!-
-유럽에서도 부는 흥행징조 ‘First’!-
-한국계 미국인 ‘미아 리’ 국내에서 엄청난 팬덤 형성!-
-UK 차트 진입!-
-빌보드 핫 100 6위에 ‘First’ 진입하다!-
그만큼 나인틴나인의 질주가 무시무시했다.
이대로 계속 푸쉬만 해준다면 빌보드 핫 100에 1위를 찍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이번 주 예상 순위에 1위가 이야기되는 상황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