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172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163화
“그리고 LITTLE LADY가 있지.”
당장은 ‘나인틴나인’에 비할 바는 아니었으나, 한 달 전부터 조금씩 유럽과 미국에서 그녀들의 타이틀 곡인 ‘puppy love’가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딸깍-
나는 YC레볼루션의 쇼트 영상 하나를 클릭했다.
쇼트 영상 속에서는 가족으로 보이는 2명의 성인 남자와 어린 소녀가 몸을 들썩거리며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puppy~ love! puppy love!-
그리고 ‘puppy love’의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이들은 함께 소리치며 불러댔고, 그 하이라이트가 지나서야 어린 소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웃어 보이다 영상은 끝을 맞이했다.
그야말로 보는 내내 미소를 안 지을 수 없는 영상.
그런 ‘puppy love’에 맞춰 추는 쇼트 영상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중이었다.
그것도 YC레볼루션만이 아닌 너튜브와 같은 SNS에서 모두 번져가고 있는 지금의 현상이 말하는 건 하나였다.
바로 ‘puppy love’에 대한 챌린지 붐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뜻했다.
물론 과거와 달리 챌린지 과도기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수많은 챌린지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는 중이었으니, 그게 무엇이 특별하겠냐고 할지 모르지만 ‘puppy love’ 챌린지는 달랐다.
그도 그럴 게 애초에 ‘puppy love’ 홍보 전략 자체를 이쪽에서부터 하도록 인위적으로 일으킨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인플루언서를 이용한 마케팅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하고 팔로워의 의견을 이끌기 위해 소셜 미디어 영향력이 큰 개인의 힘을 활용하는 방법을 뜻한다.
노골적인 기업의 광고 방식의 거부감을 덜어낸 입소문 내기와 같은 방법으로, 모든 개발 단계에서 비즈니스 오너, 사업가들을 위한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도구로 자리 잡고 있었다.
뭐 말이 어렵기는 하지만, 사실 그리 어려운 건 아니었다.
실제로 K팝의 스타들이 품앗이처럼 서로의 노래 하이라이트 부분들을 같이 춤을 추는 챌린지 영상 또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니 말이다.
“생각보다 반응이 빠르다.”
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문제점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알리고자 하는 제품이 정말 좋지 않은 이상 홍보가 쉽지 않다는 것이며, 인플루언서가 아마추어라는 점이다.
인플루언서는 단순히 유명할 뿐이지, 체계적인 형태의 홍보를 하기 어렵다 보니 기복이 컸다.
“쉽지는 않았지만…….”
그러나 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나는 자신 있었다.
애초에 이번 프로젝트에서 내가 공략하는 대상에 적합한 마케팅이라서다.
이번 LITTLE LADY 프로젝트에서 내가 공략할 대상은 한국이 아닌 글로벌이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바로 K팝을 안 듣는 해외의 일반 리스너를 공략한다는 뜻이었다.
사실 현재의 K팝 아이돌 시장에서 중소 엔터에서 만든 아이돌이 K팝 이너 서클에 속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는 인재, 자금, 회사의 네임밸류에서 오는 기대치에서 감히 비교 대상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회사로 친다면 중소 업체에서 만든 제품이 같은 동종의 대기업의 제품을 이기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점에서 YC 엔터의 힘을 다루지 않고 이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루려는 나에게는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했다.
그렇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외국에서 승전보를 울리고 한국에 돌아오자는 점이다.
영화로 치면 해외의 유명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것을 홍보 전략으로 내놓는다는 것인데, 사실 내가 생각한 건 그보다 좀 더 나아간 것이다.
“빌보드 혹은 UK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내 봐야지.”
운만 좀 따른다면 빌보드 1위까지도 노려 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도 그럴 게 이번 LITTLE LADY 프로젝트는 철저하게 해외의 일반 리스너를 공략하는 것이라서다.
나를 시작으로 K팝 가수들이 활약을 하면서 K팝의 팬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그 비율은 전체 시장에 20%도 채 안 되었다.
그 말은 K팝 팬이 아닌 일반 리스너들의 숫자가 최소 4배 이상이라는 것을 뜻했다.
이런 거대한 시장에서 성과를 이루어내기만 한다면야 빌보드 1위는 물론 UK 1위도 사실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성공만 한다면 중소 엔터들은 물론 앞으로 K팝 시장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이 되겠지.”
K팝은 그중에서도 아이돌은 정말이지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
멤버 꾸미고 뮤비 찍는 등…… 이것저것 기본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하다 보면 어느새 회사가 거덜 날 수 있는 것이다.
특히나 대부분의 중소 엔터들은 시간도 없고 재정도 열악했다.
2, 3년을 투자하고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말인데.
이럴 바에는 대형 엔터가 꽉 잡고 있는 국내 시장보다는 처음부터 미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에 빠르게 진압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게 가능하려면 보편적인 음악을 통해 해외의 일반 리스너를 공략하는 게 옳았다.
그런 점에서 LITTLE LADY는 여러모로 적합했다.
일단 팬덤이라는 게 없다시피 하다 보니 기획 단계부터 타깃 세그먼트(분할, 구간, 세부부분, 쪼개는 것)를 설정하면서 어느 곳을 타겟팅 해야 하는지가 가능했다.
그렇기에 어느 나라, 어느 장소에서도 통할 이지리스닝 팝(듣기에 편안한 곡)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이 때문에 곡에 피로를 느끼지 않도록 멜로디 라인을 제외한 모든 걸 최소화했지.”
실제로 K팝 아이돌 노래라면 반드시 들어갈 법한 랩 파트도 과감하게 넣지 않았다.
‘puppy love’가 걸크러쉬가 아닌 소녀의 짝사랑 같은 보편적인 것에 초점을 둔 것도 이런 이유였다.
문제는 그렇게 만들어진 ‘puppy love’를 살릴 수 있는 보컬 실력인데, LITTLE LADY는 특히 그중에서도 재희는 기대 이상치를 보였다.
“탑 레벨 수준의 재즈 싱어 같은 우아한 보컬이었지.”
그런 재희가 중심이 되어주니 ‘puppy love’는 이지리스닝 팝으로서 엄청난 하이 퀄리티를 보여주었다.
“다시 생각해 봐도 팬덤이 없는 게 장점이었어. 덕분에 전 가사를 영어로 만들 수 있었으니깐.”
아마 팬덤이 있는 그룹이었다면 시작부터 난리가 났을 것이다. K팝의 정체성을 한국어라고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았으니 말이다.
애초 해외를 공략하는 것이다 보니 뮤비에서부터 30개국에 달하는 언어를 자막으로 제공했었다.
아니, 뮤비만 아니라 LITTLE LADY가 올리는 모든 영상에 그런 자막을 제공했다.
덕분에 영상 제작비가 높아졌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처음에는 미지근해 보이던 반응이 어느 시점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나 YC 레볼루션 구독자 수가 100만을 훌쩍 넘겨 버렸으니 말이다.
대단히 치밀한 이 기획에 큰 힘이 되어 준 건 다름 아닌 동생이었다.
처음에는 이 인간이 왜 이런 짓을 하나? 며 쳐다보던 동생은 이내 내 계획을 듣고는 적극적으로 나섰다.
덕분에 잠시 동안 녀석을 출장이라는 이름 아래 따로 기획실을 만들어야 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보람이 느껴질 정도로 LITTLE LADY 프로젝트는 대단한 성공을 코앞에 둔 상태였다.
그 결실을 코앞에 두자 동생은 희열 어린 모습으로 중얼거렸었다.
“이건 새로운 K팝이라고 해도 무방해. 정형화된 것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K팝의 라벨이 주는 이득을 모두 취할 수 있으니 말이야.”
음악의 지속성에 대해 생각. 오래 들을 수 있는 음악에 집중.
최근의 K팝 아이돌 음악들은 자극적인 부분에 집중했다. 그게 안 좋다는 건 아니지만, 문제는 그 수명이 너무도 짧았다.
쉽게 피로감을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다.
그건 YC 엔터의 아이돌도 마찬가지였다.
빌보드 1위를 찍어 본 노래가 오래 버티지 못하고 빌보드 핫 100에서 광탈하는 건 이런 이유이기도 했었고.
하지만 이렇게 이지리스닝 팝 형태로 만들어진 노래라면 설사 1위에 오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정말 장기간 동안 빌보드 핫 100에 있을 게 분명했다.
“정말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어.”
“크흠.”
새삼 오빠에 대한 존경심이 담긴 동생의 눈빛을 보자 나는 괜히 우쭐한 기분에 헛기침을 흘렸었다.
* * *
-중소돌의 기적? 빌보드 핫 100에 입성한 LITTLE LADY!-
-해외 팝 가수 팀으로 여겨졌었던 모두의 예상을 벗어난 LITTLE LADY는 누구인가?-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 낸 P 엔터 대표 김승재 사장! 처음부터 LITTLE LADY는 해외를 공략한 팀이었다고 밝혀!-
나인틴나인의 성공신화에 대한 반응이 잠잠해질 때쯤 드디어 한국에서까지 알려지게 된 LITTLE LADY는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게 한국 팀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이들이 부른 ‘puppy love’는 이지리스닝 팝의 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건 챌린지 열풍이 불고 있는 해외 팬들도 마찬가지라, 챌린지 이후 뒤늦게 뮤비를 접하면서 LITTLE LADY가 K팝 아이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정말 더 놀라운 건 이들이 신생 중소 엔터에서 만든 아이돌이라는 점이다.
YC 엔터가 아니라면 대형 엔터라고 해도 빌보드 핫 100에 입성하기가 정말 힘겨운 일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이번 일은 정말 경이로운 수준.
당연히 화제가 안 되는 게 더 이상할 일.
하지만 이후 LITTLE LADY를 만든 P 엔터에서 그녀들을 국내에서도 홍보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또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LITTLE LADY의 정체는 망돌의 대명사로 불렸던 해피니스?-
-LITTLE LADY의 첫 번째 앨범을 제작한 프로듀서 DK는 누구?-
바로 놀랍게도 LITTLE LADY가 망돌의 대명사로 불리던 해피니스였기 때문이다.
당연히도 이에 대해 국내 K팝 팬들의 말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와~ 프로듀서가 이렇게 중요하다. 신데렐라 스토리도 이 정도면 사기라고 하겠네.-
└DK는 그럼 요정 할머니인가요?
└크크크 DK 실물 누가 찾아낸 거 보면 요정 할머니라고 말하기 힘들 텐데.
-맙소사! 왜 흑형이 여기에?-
└피지컬 지리는데? 키가 190이 넘는 근육질의 흑형이라니? 운동 선수라고 해도 믿겠네.
└요정 할머니 TS물? 이라고 여기면 신선하기는 하네.
└미친놈들아! 그만해!
-‘puppy love’ 노래의 메인 보컬이 재희라는데?-
└아! 재희였구나. 하기야 중학생 때 슈퍼뮤지션에서 준우승했던 경력이 있는 이었으니, 이상할 일은 아니네.
└덜덜. 그게 중학생 때 이룬 업적이라고?
└ㅇㅇ 그마저도 정말 아깝게 우승 놓쳤던 걸로 기억함.
└와~ 그런 애가 있는 팀이 망돌의 대명사라면서 놀림을 당했다니……. 정말 이쪽 시장은 이해할 수가 없네.
-P 엔터의 김승재 사장이 해피니스를 데려온 것에는 이유가 있었네. 이런 천재가 있는 팀이었으니 해볼 만하다고 여겼던 거겠지.-
└이번 주 빌보드 핫 100 64위로 오름! 프로듀서도 프로듀서지만 일단 노래가 너무 좋음.
└이거 인정. 작곡 작사 편곡까지 다 했다는 PY는 누구지?
-어이없는 건 빌보드 핫 100 64위에 올랐음에도 여전히 국내에서는 레몬 100위에 진입도 못 했다는 거-
└빌보드 차트보다 더 오르긴 힘든 국내 음악 사이트 시장이라니…… 가슴이 웅장해진다.
빌보드 핫 100에 입성한 지 2주 만에 64위에 오르면서 국내에서는 더욱 핫한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그와 함께 국내 음악 사이트 차트에 대한 문제 제기도 많아졌다.
여전히 잠행하고 있던 그저 쉬쉬하던 스트리밍 불법 회사에 대한 이야기부터 순위 집계 방식 등을 새롭게 잡아야 되지 않냐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게 말처럼 쉬웠다면 이미 오래전에 해치웠겠지.”
영찬은 자신의 취미가 생각보다 더 빠르게 유의미한 성적을 보이기 시작한 것에 기뻐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에 씁쓸한 미소를 지어야 했다.
‘하지만 이 일은 해결되어야 하는 일인 건 분명하니 한번 고민해야 봐야겠어.’
정 안 되면 막대한 돈을 부어서라도 새로운 음악 사이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단순히 스트리밍이 아닌 빌보드 집계와 같은 다방면을 고려한 순위 차트를 만들어 기준을 잡는다면, 부작용이 줄어들 터.
그러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제안이 있어야 할 것이고, 영찬은 아예 사이트 유통 몫 자체를 10% 미만으로 잡을 생각이었다.
“손해가 제법 있겠지만. 뭐 이 정도는 투자할 만하지.”
일단 국내 시장의 수질 정리가 되어야지 앞으로도 K팝 시장의 인재들이 나올 것이라고 그는 판단했다.
-마침내 LITTLE LADY의 ‘puppy love’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르다!-
-믿어지지 않는 중소 아이돌의 신화가 완성되었다!-
-새로운 형태의 K팝에 국내의 많은 엔터들이 주목하다!-
-황희천 평론가 ‘K팝은 스스로 세계의 중심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중심부를 향해 끝없이 제 존재를 퍼트리고 현지에서 거둔 지표를 통해 그것을 인정받는 것으로 이어 나가야 한다.’라고 의견을 내놓아.-
그리고 마침내 LITTLE LADY의 ‘puppy love’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르자 국내의 언론들은 난리가 났다.
설마설마했던 일이 이렇게 이루어졌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정말 놀라운 사건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었다.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puppy love’는 놀랍게도 무려 6주나 유지하였을 뿐 아니라, 1년이 넘도록 빌보드 핫 100에서 떠나가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건 피로감을 극도로 줄인, 그러면서도 중독성이 높은 이지리스닝 팝 특유의 성향이 만들어 낸 기적이라고 보아도 다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