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173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164화
50장. TOP
끔찍했던 코로나의 유행이 드디어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이 시국에서도 인도에서 대규모 종교 행사 등을 진행하면서 또다시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되며 우려를 표했지만, 그럼에도 잠잠해졌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적어도 국내는 그러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백신 접종률이 세계에서 첫 번째를 꼽을 정도가 되다 보니, 그 전파력이 확연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거기에 마스크와 손 소독이 일상이 되다 보니, 감기조차 유행이 되지 않아 문을 닫는 이비인후과가 많아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국내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해외의 사정도 많이 나아졌다.
특히 미국은 독감 유행과 겹치면서 정말 2020년 끔찍한 한 해를 맞이했었다.
병원 시스템이 마비될 정도로 넘쳐나는 코로나 환자들 수준마저 넘어서 아예 시체를 처리하기도 어려울 지경이 되어 버렸으니깐.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시체 처리 방법이 하나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유족들에게 전해지는 방식과 달리 전염병으로 죽은 시체는 그 자체가 바이러스 덩어리였기에 반드시 소각해서 처리를 해야 했다.
문제는 그렇게 처리할 화장터가 그리 많지 않은 것.
이 때문에 병원 내 시체 보관소에서도 감당하지 못해, 냉동탑차를 따로 수소문해 그 안에 쌓아 놓고 있는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마스크를 하지 않겠다고 난리를 피우던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지…….”
정말 끔찍했던 건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이 일을 정치 문제까지 끌고 갔던 정치인들이다.
그때 악마가 세상에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소시오패스란 저런 걸 말하는 거겠지.”
그렇게 악몽과도 같았던 코로나 시국도 결국 시간이 지나자 점차 흐릿해져 갔다.
그 무시무시했던 코로나도 결국 바이러스다 보니 전염을 위한 방향으로 변형되면서 그 위험도가 낮아진 것이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그동안 멈추다시피 했던 경제가 문화가 다시 활기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 말은 곧 나 또한 그간의 휴식기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는 말이기도 했다.
-‘오만의 왕’ 두 번째 이야기 개봉일 확정!-
-‘오만의 왕’ 두 번째 이야기 개봉 소식에 미국인들 ‘미국의 왕이 돌아왔다!’ 환호성을 지르다!-
-더 특별해진 ‘진’의 이야기! 과연 ‘오만의 왕’ 첫 번째 이야기가 이룬 기록들을 깰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다.-
-‘오만의 왕’ 두 번째 이야기! 과연 코시국에 무너진 극장가를 살릴 수 있을까?-
휴식기를 끝내기로 마음먹으려던 내 생각을 알기라도 하듯이, ‘오만의 왕’ 두 번째 이야기의 개봉일이 확정되었다.
자연스럽게 그동안 미루어졌던 ‘오만의 왕’ 세 번째 이야기 촬영 관련에 대한 말이 나왔고, 촬영 일은 올해 말에 이루어지기로 했다.
이는 세 번째 이야기의 배경 대부분이 겨울이기 때문도 있지만, 그보다는 내 음악 활동과 겹치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아마, 그것이 아니었다면 일러도 내년 2분기 때에서야 촬영일이 잡혔을 터.
다행히 ‘오만의 왕’ 제작진 쪽에서는 흔쾌히 이를 허락해 주었다.
그들도 코시국을 만나 별다른 수익이 없어 힘들던 탓이라, 빠르게 촬영해 ‘오만의 왕’ 세 번째 이야기 이야기의 개봉일을 앞당기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그 전에 ‘오만의 왕’ 두 번째 이야기가 성공해야 할 테지만, 벨 감독은 이에 대해 염려하는 기색이 없었다.
“하하하! ‘오만의 왕’ 두 번째 이야기는 전작보다 더 성공할 수밖에 없네. 첫 번째 이야기로 이미 세계에 무수한 팬들을 양성하지 않았는가? 거기에 ‘오만의 왕’ 두 번째 이야기의 완성도는 전작보다 더 뛰어나지.”
“……그렇기는 하죠.”
촬영을 하면서 느꼈기도 했거니와 코믹스에서 본 스토리 또한 오히려 다음 이야기로 넘어갈수록 그 재미가 커져 갔다.
아마 관객들이 가장 큰 재미를 느낄 이야기는 마지막 ‘오만의 왕’ 세 번째 이야기가 될 터이다.
“세 번째 이야기부터는 나를 상대하기 위해 지니어스 리그가 결성되니깐.”
어둠의 기사처럼 세계 각지에서 활약하는 히어로들이 오만의 왕을 상대하기 위해 모여든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많은 걸 희생해야 했기에, 그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결국 그들은 모일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화’ 과정을 통해 인류 유사 이래 없는 독재자가 탄생될 테니 말이다.
물론 ‘진’의 경우는 히틀러와 같은 독재자라기보다는 왕이라는 개념에 더 가까웠지만, 그들이 보기에는 그게 그거였다.
무엇보다 그렇게 되기 위해 사회 시스템을 전복시키는 ‘정화’에 수억 명의 목숨이 사라질 건 뻔한 일.
세계 2차 대전 때와도 비교할 수 없는 그 막대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그들을 모여야 했다.
그렇게 모여든 히어로들은 그 개인의 전투 능력에 있어 어둠의 기사를 상회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저마다 초능력을 가진 초인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지니어스 리그의 중심은 어둠의 기사였다.
이는 단순히 지니어스 리그를 결성하게 만드는 데 그 시발점과 지원을 했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어둠의 기사의 능력은 사실 개인 전투 능력보다 뛰어난 전술가이자 전략가에 가까운 자였기 때문이다.
거기에 오랜 히어로 생활에서도 변하지 않는 그의 고결한 신념을 마주한다면 아무리 초인이라고 한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 그런 그였기에 ‘진’과 몇 번이나 마주했음에도 그와 대적할 수 있는 거겠지.”
아마 다른 히어로였다면 대부분 첫 번째 ‘진’과의 대면에서 흔들리고 말았을 것이다.
이외에도 연기자로서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었다.
대박을 터트린 ‘스퀴드2’에 이어 ‘스퀴드3’ 촬영에서 새로운 흑막으로 등장해야 해서다. 그것도 이전 시리즈보다 비중이 높아진 거의 주인공급에 가까운 수준이라 그 촬영 분량이 많았다.
이외에도 새로운 흑막답게 스퀴드 스핀오프 해외 판에서도 카메오로 등장해야 하다 보니, 사실 연기자로서 바쁜 일정이 남은 상태.
하지만 이러한 촬영을 앞두고 나는 바쁜 시간을 보내야 했다.
LITTLE LADY가 본격적으로 빌보드를 비롯해 UK 등에서 각광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다면 이런 프로젝트를 생각하지 못했을 거야.”
실제로 YC 엔터라는 거대한 제국을 다루는 내가 취미를 가져보라는 상담사의 권유가 아니었다면, 중소 엔터에서나 할 법한 새로운 생존 방식을 생각해 보지 않았을 터.
그런 점에서 해피니스는, 아니, LITTLE LADY는 코로나 시국이기에 탄생한 새로운 K팝 스타일의 아이돌이었다.
그렇게 기어이 빌보드 핫 100의 1위를 찍는 데 성공한 뒤부터 나는 묘한 쾌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고, 그로서 더는 취미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DK라면 앞으로도 LITTLE LADY를 잘 관리할 수 있겠지.”
다음 정식 앨범의 타이틀 곡까지는 내가 맡을 예정이지만, 그 외의 수록곡 그리고 이후의 앨범 작업들은 모두 DK에게 전적으로 맡길 생각이었다.
이미 프로듀서로서 그 역량을 입증한 만큼, P 엔터의 5%의 지분을 받은 녀석은 이사 자리를 겸하게 되었다.
그 말은 LITTLE LADY의 성장은 그에게도 큰 이득이 된다는 뜻이기도 했다.
물론 DK 정도의 괴물 프로듀서를 P 엔터에만 묶어 둘 생각은 없었다. 그러기에는 나와는 또 다른 색채를 지닌 녀석의 음악성은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그나저나 정말 세상은 넓고 괴물은 많다니깐.”
DK도 DK지만 LITTLE LADY의 재희가 저 정도의 잠재력을 지닌 괴물일 줄 누가 알았을까?
저런 괴물이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동정의 대상이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P 엔터는 YC 엔터에서 건드리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게 좋겠지.”
안 그래도 국내 음악 시장을 절반에 가깝게 먹고 있던 YC 엔터였다.
지금도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만큼, 이는 배제해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 김승재 사장이라면 LITTLE LADY와 DK를 통해 국내에 새로운 타입의 대형 엔터를 만들 수 있을 터.
그런 면에서 시장의 다양성을 만들어 낼 테고, 또한 한동안 중소 엔터의 기적의 상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안다고 해서 이러한 형태의 K팝 프로젝트는 따라 하기는 힘들지.”
아무래도 중소 엔터의 경우는 모험을 하기 힘든 만큼 더욱 그러했다.
“그럼 아직 일정이 한 달 정도 남았으니…… 슬슬 컴백 준비를 해볼까?”
그동안 잠이 들었던 블랙 타이거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 만큼, 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
“다들 그동안 잘 지내셨나 봐요.”
한동안 취미에 빠져 보지 못했던 삼촌들을 오랜만에 만난 나는 나도 모르게 목소리에 날이 설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다들 군살이 붙은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코로나 시국이기도 한 데다, 뒤늦게 가정에 충실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런 걸 모르는 게 아님에도 나는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젊은 나이였다면 모르지만, 결국 환갑을 맞이한 삼촌들의 나이대에서는 하루하루가 몸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관리를 철저히 한다고 해도 엄청난 체력 소모가 필요한 무대에 올라가기 힘들 지경인데, 하물며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야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이러면 곤란해요.”
결국 나는 한마디를 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삼촌들은 저마다 헛기침을 흘리며 어물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이 마치 혼나기 직전의 어린 애들을 보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뻔했지만 나는 사력을 다해 참았다.
다시 철저하게 관리를 시켜야 하는 지금, 웃음이 터져 버리면 일이 꼬여져 버릴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일단은 연습실로 갑시다.”
“크흐흠. 그래.”
“자자. 어서 움직이자고.”
“너나 빨리 와. 또 자빠져서 병원 신세 지지 말고.”
“이 늙은이가 미쳤나?”
“……거 좀 오늘은 눈치 좀 보자. 새끼들아.”
“…….”
언제나처럼 장태식 삼촌과 곽도훈 삼촌의 투닥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오늘 내가 분위기를 잡고 있다 보니 평소 이런 일에 나서지 않던 김일 삼촌이 두 삼촌을 제재했다.
다행히 두 삼촌들도 지은 죄가 있었던 터라, 더는 군말 없이 조용히 연습실에 들어와 준비를 마쳤다.
삼촌들이 튜닝을 하는 모습들을 가만히 지켜보던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그동안 놓지는 않았나 보네.’
한동안 악기를 내려놓았다면 저렇게 쉽사리 튜닝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말은 몸 관리와는 별개로 악기는 꾸준히 다루며 연습을 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물론 그 연습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내가 신이 아닌 이상에야 알 수 없었기에 나는 어서 삼촌들이 준비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내 눈치를 보는 탓인지 삼촌들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튜닝을 마쳤었고, 나는 덤덤한 얼굴로 마이크 앞에 서며 말했다.
“첫 곡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노장은 죽지 않는다’로 가겠습니다.”
그러며 삼촌들을 잠시 살펴보았는데, 의외로 다들 표정이 나쁘지 않았다.
그 모습에 나는 알 수 없는 기대감이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걸 느끼다, 이내 조금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둥! 둥! 둥……!-
-지지지징! 지징!-
-다다당! 당! 당!-
곽도훈 삼촌의 드럼을 시작으로 이어진 삼촌들의 기타와 베이스 소리 때문이다.
‘언제?’
언제 또 이렇게 달라지신 거지?
당연한 말이겠지만 달라졌다는 건 나쁘게 바뀌었다는 게 아니었다.
8개월 만에 듣게 된 삼촌들의 소리는 이전의 삼촌들의 연주에서 성장한 상태였던 것이다.
얼마나 놀랐던지 하마터면 첫 음을 잡지 못할 뻔했었다.
덕분에 무려 8개월 만에 부르게 된 ‘노장은 죽지 않는다’는 정말 역대 최고의 연주를 하게 되었다.
이 자리가 콘서트 무대 위가 아니라는 게 너무도 아쉬울 정도.
-자자자자장!-
그런 느낌을 가진 건 나만이 아니었던 것 같았다.
삼촌들 또한 연주 내내 내가 조금씩 욕심을 내기 시작하는 걸 받아들이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게 느껴졌다.
-두근두근-
그렇게 폭풍과도 같았던 무대가 끝이 난 뒤, 나는 미친 듯이 뛰는 심장 소리를 느끼며 삼촌들을 돌아보았다.
“다시?”
“……당연하지!”
마치 잘 짜여진 꽁트처럼 동시에 당연하지!를 외치는 삼촌들은 생일 선물을 받은 아이와 같았다.
‘아마도 나 또한 삼촌들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겠지.’
나는 속으로 크크 거리며 웃어대다 이내 다시 시작되는 ‘노장은 죽지 않는다.’의 전주에 입가에 미소가 번져가는 걸 느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