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178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169화
-왕이 돌아왔다.-
-‘오만의 왕’ 두 번째 이야기. 이번에도 새로운 신드롬이 일어날 것인가?-
-드디어 시작된 왕의 행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문제점.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을 위한 영화!-
-‘오만의 왕’은 더 이상 히어로 영화가 아니다. 비평가들 입을 모아 극찬!-
-코로나 시국의 끝에서 침체된 영화계의 부활을 알리는 청신호!-
‘오만의 왕’ 두 번째 이야기가 개봉과 함께 세계적으로 엄청난 열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가장 먼저 개봉한 한국의 경우 첫날 161만이라는 관객 수를 동원하며 역대 1위를 갱신했다.
덕분에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무너져가던 영화계는 단숨에 숨통을 트이게 되었다.
보통 첫날 관객 스코어를 통해 전체 관객 수를 예상하게 마련인데, ‘오만의 왕’ 두 번째 이야기는 아예 신기록을 갱신해 버리면서 예측하기 어려울 지경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단순히 화제성을 넘어 작품성에서 이미 전문가와 관람객들에게 끝없이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전작의 스코어를 깰 것은 분명해 보였다.
물론 불안 요소는 있었다.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영화 티켓 가격이 30% 가까이 인상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YC필름을 비롯한 N사 등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이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삶에 깊숙하게 자리 잡으면서 가성비에 대한 이야기도 많아진 상황.
어디 그뿐일까? 무엇보다 경제적으로도 불안한 시국이었으니, 전작처럼 후반에도 이 전력이 이어질지는 미지수였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 요소들 따위에 굴하지 않은 채 ‘오만의 왕’의 화제성은 갈수록 커져만 갔다.
생각보다 이 화제성이 컸는데, 이는 오랫동안 안식기를 맞이했던 YC를 볼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오만의 왕’의 독주를 막을 만한 작품들이 극장가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웬만한 작품으로는 ‘오만의 왕’ 작품의 흥행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차라리 ‘오만의 왕’ 1편을 한 번 더 보고 말지. 굳이 이 비싼 티켓값을 주고 어설픈 영화를 볼 이유가 뭐지?”
이게 대부분 관객들의 생각들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만의 왕’ 두 번째 이야기에 대한 독점에 대한 말들이 나오면서 극장가에서는 ‘오만의 왕’ 첫 번째 이야기를 다시 영화관에 걸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정말 제대로 먹혔다.
‘오만의 왕’ 두 번째 이야기를 본 관객들이 앞다투어 가며 티켓을 구매했을 정도였다.
이 일은 왜 굳이 비싼 돈을 주고 극장가를 찾아와 봐야 하는가? 에 대한 시대의 물음에 답변을 해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집에서는 결코 접할 수 없는 거대한 스크린과 음향기기가 주는 압도적인 느낌은 확실히 그만한 값을 치를 만한 가치가 있었으니깐.
당연한 말이지만 ‘오만의 왕’ 두 번째 이야기는 해외에서도 엄청난 흥행을 만들어냈다.
아니, 오히려 국내보다 해외가 더 뜨거웠고, 특히 미국의 경우는 이미 첫날부터 신드롬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오만의 왕’의 진이 보여주는 그 독보적인 카리스마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반해 버렸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오만의 왕’ 진을 기리는 종교까지 만들기도 했다는데, 이 때문에 한동안 말들이 많기도 했었다.
“전체관람가가 아님에도 이 정도라니…….”
히어로 영화라고 하지만 현실감을 더 하다 보니 아무래도 잔혹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전체관람가를 받아 내지는 못했지만, 그러나 그런 거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오만의 왕’ 두 번째 이야기가 상영되는 관은 모두 매진된 상태였다.
미국 못지않게 커져 가고 있는 중국 상영관에서도 어마어마한 흥행이 되고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운이 좋다고 할지 소위 말하는 중국 특유의 국뽕 영화가 막을 내린 게 큰 영향을 끼쳤었다.
이외에도 일본,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는 물론 유럽에서도 엄청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뉴스 등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기도 했었다.
덕분에 영찬은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오만의 왕’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과 함께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홍보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번 ‘오만의 왕’ 두 번째 이야기에 들어간 그의 자본이 상당하다는 걸 생각한다면, 사실 다른 이가 말린다고 하더라도 해야 할 일이었다.
“……휴우.”
6성급 호텔 호화로운 방 안에서 한 사내가 어딘가 혼란스러운 눈빛을 보이며 한숨을 흘리고 있다.
검은 머리에 말쑥한 인상의 소유자인 사내는 얼굴에 깃든 혼란스러움 때문인지 어딘가 유약해 보이는 느낌이 있었다.
“……도무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네.”
평생을 함께했던 고향을 등지고 어린 시절의 영웅을 따라나선 그는 너무도 달라진 일상이 쉬이 적응이 되지 않았다.
아마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영화 홍보를 위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던 YC를 따라 다니다 보니 환경에 대한 적응을 할 수 없다는 점이나, 그런 거에 신경을 쓸 수 없을 만큼 YC가 그에게 내리는 가르침과 기대감이 대단하다는 점.
그런 달라진 인생에 비해 본래 그의 인생은 락 밴드를 한다는 점만 뺀다면 무료하다 못해 지루하기까지 했다.
그랬다.
지금 이 거대한 로얄 하우스에서 영찬과 벌써 이틀째 함께하고 있는 그는 다름 아닌 독일에서 영찬이 만난 레온이었다.
레온은 영찬과의 만난 지 일주일도 안 되어 자신의 기반을 모두 정리하고 고향을 등진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영찬이 들려준 노래 한 곡 때문이다.
-지지지징! 지지징!-
기타를 메인으로 한 그 음악을 들은 순간 레온은 마치 귀신을 보는 듯한 얼굴이 되어 버렸다.
그도 그럴 게 그 노래는 어느 날 그의 머릿속에 갑자기 찾아왔던 그만이 알고 있는 선물이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당시 그에게 찾아온 선물은 그의 역량으로는 풀어헤칠 수 없었고, 그 때문에 그는 어설프게나마 그 자신이 본 걸 풀어내어 곡을 만들었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하다고 레온은 생각했다.
이미 그 선물 안에 것이 어떤 게 들어 있는지 알기에 하는 생각이었다.
물론 그걸 모르는 청자의 입장에서는 끔찍한 꼴이나 다름없었다.
하기야 그가 한 짓은 코끼리를 접해 보지 않은 장님에게 코끼리의 모습을 설명하는 꼴이나 다름없었으니 이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영찬은 그가 만들어 낸 그 끔찍한 것만으로도 레온이 받은 선물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그리고 하루도 안 되어 그에게 그 선물 보따리를 모두 벗겨 최상의 내용물을 보여준 것이다.
놀라운 건 그 한 곡만이 다가 아니었다.
그동안 받은 선물을 기반으로 작곡한 그의 곡들 모두 영찬의 손 아래 제대로 된 최상의 내용물을 보여주게 되었다.
한두 곡도 아닌 무려 15곡이 이틀도 안 되어 영찬의 손에 그렇게 최상의 결과물이 되어 버리자, 그가 느낀 감동은 결코 작은 게 아니었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신을 접한 신도의 그것과도 다르지 않았다.
“같이 갈래?”
“네? ……네!”
너무도 경이로운 이적 앞에 넋을 잃어버린 듯한 그에게 영찬이 그 한마디를 한순간 레온은 두 번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그리 결심했다.
영찬은 생각보다 쉽게 넘어온 레온이 재미있다는 듯 낄낄거렸다.
“잘 생각했어. 정리되면 바로 연락해.”
“네? 네.”
그의 앞에서 여전히 어리버리한 대답을 내놓은 레온은 그 뒤에야 큰일 났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직장과 밴드를 그만두는 것도 그렇거니와 집에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어머니에게 어떻게 말하지?”
정확히는 어릴 때 돌아가신 뒤 엄하게 그를 키우셨던 어머니에게 어떻게 허락을 받을지가 그의 걱정이었다.
아마 평소의 그 우유부단한 성격이었다면 제법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이야기를 꺼냈을 터.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왜 YC가 그의 새로운 신앙을 가진 신께서 보잘것없는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말에 그는 마음이 급했다.
언제 그 마음을 바꿀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에게 용기를 주었다.
그렇게 용기를 내어 꺼낸 그에게 그의 어머니는 예상외의 반응을 보여주었다.
“그래. 알겠다. 한동안 바쁘겠구나.”
“네?”
너무도 시원하게 그렇게 하라고 허락해 준 것이다.
오히려 그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을 지인들을 통해 서둘러 대신 진행해주기도 했었다.
여권을 비롯해 해외에서 사용할 자금을 마련하는 등 일을 대신해 준 것인데, 워낙 느린 행정 속도를 자랑하는 독일이다 보니 그의 어머니가 나서지 않았다면 정말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레온은 고향을 나설 수 있었을 것이다.
그처럼 전폭적인 지지를 하는 어머니가 이상하다는 듯 레온이 바라보자 그의 어머니는 피식 웃으며 그저 한마디를 더할 뿐이었다.
“아프지 말고 조심해서 다녀오도록 해. 알았지.”
“네……. 어머니.”
“그래. 그래.”
갑자기 올라오는 감정에 왈칵 눈물을 보이며 안긴 그에 그의 어머니는 어릴 때처럼 묵묵히 그의 등을 도닥거려 주었다.
그렇게 집을 나섰고, 이후 베를린에 있는 YC 엔터의 유럽 지부 중 한 곳을 통해 그는 영찬을 만날 수 있었다.
영찬은 드디어 만나 게 된 레온을 매우 기꺼워하며 환영했다.
그러나 영찬은 레온을 YC 엔터로 보내지 않았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너의 재능을 피우기는 어려워. 일단 뒤틀어진 시야부터 맞추자.”
아마 어릴 때부터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거대한 선물 더미 같은 영감 때문인지 모른다.
레온의 음악을 대하는 시선은 확실히 평범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웬만한 명곡은 그에게 별다른 감흥도 주지 못했을 것이며, 한편으로 망곡이라고 불리는 어떤 음악은 대단한 감흥을 주기도 했을 것이다.
이는 그가 음악을 바라보는 데 있어 인지부조화적인 현상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바로 같은 음악을 듣더라도 머릿속과 현실 속에서 인지하는 게 다른 것으로, 이 때문에 레온은 자신의 엄청난 영감에 비해 나온 망작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영찬은 그 점을 쉽사리 알아보았고, 하여 그러한 인지부조화를 바로 잡고자 했다.
그 인지부조화를 잡는 방법은 간단했다.
바로 영찬이 정한 하나의 기준에 그의 믿음, 생각, 가치를 세뇌시키듯 맞추어 버리는 것이다.
이게 가능하려면 레온이 영찬에 대한 믿음이 엄청나야 한다는 점인데, 다행히 그 부분은 걱정할 게 없었다.
이미 레온은 그의 신자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레온은 정말 무서울 정도로 인지부조화가 빠르게 교정되고 있는 중이었다.
상담사마저 최소 반년에서 1년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보았건만, 겨우 한 달도 안 된 상태에서 이미 거의 완치에 가까운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물론 이러한 방법에는 부작용이 있었다.
하나는 YC를 우상 정도 수준을 넘어 정말로 신처럼 모실 정도로 의지한다는 점에 있다. 광신도에 가까운 수준의 믿음을 가지게 된 것인데, 이미 그런 인물이 사내에 적지 않던 터라 영찬은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 외 다른 부작용이 있다면 바로 그 눈높이가 너무 높아졌다는 것에 있었다.
웬만한 명반의 곡들 정도가 아니라면 아예 끔찍한 소음 정도로 인식을 해버리는 것으로, 그 덕분에 그는 새 음악을 듣는 게 겁이 날 정도였다.
여하튼 그렇게 달라진 눈높이 덕분이라고 할까?
이때부터 그가 만들어 낸 곡들의 수준은 놀라울 정도로 퀄리티가 높아졌다. 웬만한 세계적인 스타의 앨범의 메인 곡으로 넣어도 될 정도였다.
물론 그 기준이 세계적인 명반이 기준인 레온이다 보니 그리 감흥이 없었다.
-다다다단! 단단!-
점차 곡을 만들어 내는 주기가 짧아지는 레온의 곡을 들은 영찬은 만족스러운 얼굴을 보였다.
물론 여전히 그의 기준에서 본다면 어설펐지만, 불과 두 달 전 그가 만든 곡들을 생각한다면 아예 다른 사람이 쓴 거라고 해야 믿을 정도로 곡의 퀄리티가 엄청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일단 이만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도 될 것 같은데?”
영찬은 기대 어린 감정을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내며 그리 중얼거렸다.
그도 그럴 게 레온의 진짜 재능은 이러한 작곡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그의 진짜 재능의 부수적인 능력 따위에 불과했다.
“슬슬 목소리를 내는 법을 가르쳐야지.”
영찬이 본 레온의 재능은 노래에 있었다.
사람의 목소리를 악기라고 친다면 참으로 슬프게도 목소리는 그 한계가 너무도 뚜렷했다.
아주 드물게 재능을 타고난 이가 갈고 닦아 명품과도 같은 목소리를 내어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다른 명품의 악기에 비하면 너무도 보잘것이 없는 게 사람의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