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181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172화
TOP는 삼촌들이 저렇게 질려 버렸을 정도로 연습을 해야 했을 만큼 대단히 난해한 곡이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청자가 듣기에는 ‘귀에 편안하게 들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고전주의 음악에서 모티브를 딴 거니깐 이상한 일은 아니지.’
고전주의 음악은 바로크 음악의 복잡함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난 음악이었다. 대체로 선율과 반주로 이루어지는데, 반주는 가볍고 단순했다.
선율 또한 유쾌하며 일상생활에서 허밍이나 휘파람으로 따라 부르기 적합한 선율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한 고전음악의 핵심 특징은 바로 균형과 조화, 명확성, 접근용이성이었다.
TOP는 그러한 고전주의 음악의 주요 특징을 하드 락 장르에 담아 표현했고, 당연히 그걸 제대로 재현하기 위해서는 초절정 기교가 바탕이 되어야 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TOP 이 곡에 담긴 그 미묘하기 그지없는 균형과 조화를 통해 일어나는 그 엄청난 시너지를 보이기 어려웠다.
-다다단 다다단!-
고전주의 음악의 영향을 받은 만큼 TOP는 건반으로 시작한 음악이었고, 이후 베이스, 드럼, 그 뒤에야 기타가 함께했다.
조화가 중요한 곡이다 보니 베이스의 역할이 중요했는데, 베이시스트인 문일범 삼촌은 마치 제대로 각성했다는 것처럼 놀라울 정도로 중용을 지키며 훌룡한 앙상블을 이루어냈다.
TOP에서도 이처럼 훌륭한 모습들을 삼촌들이 보여주니 더는 참기가 힘들었다.
-지지지징!-
나는 조금은 거친 그러나 너무도 명확한 기타 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하아하아……. 좋은데요?”
어느새 꿈만 같았던 시간이 끝이 났고, 나는 거칠어진 숨과 함께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미 앞서 맞췄던 게 있었지만, TOP는 기존의 락과는 사실 아예 다른 속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락이다 보니 불안요소가 많았건만, 그런 불안을 보였던 게 바보 같았을 만큼 너무도 훌륭한 앙상블을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그런 극찬이라 할 수 있는 나의 솔직한 평가에도 삼촌들은 앞서와 달리 더는 별다른 답변을 보이지 않았다.
“으으윽!”
“…….”
다른 게 아닌 다들 너무도 지쳐 쓰러져 버렸기 때문이다.
뭐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달리 미리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우리들은 TOP만 6번을 반복적으로 연주하며 노래했으니 말이다.
이미 앞서 10곡을 넘게 쉬지 않고 연주했던 걸 생각한다면 상당히 무리를 한 셈이었다.
영화 촬영을 위해서라도 오히려 체력을 더 키웠던 나도 크게 지칠 정도니, 삼촌들이 저리 무너진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번 앨범의 메인 곡인 TOP가 락의 역사를 다시 한번 바꾸기에 충분할 것이라는 점이다.
“…….”
그 증거라고 할지, 유일한 관객인 레온은 이제 아예 넋을 놓아버린 모습을 보였다.
그로부터 1주일이 지난 뒤에야 우리는 본격적으로 녹음에 들어갔다.
잡은 일정보다 빨리 녹음에 들어간 거였지만, 삼촌들도 나도 매니저들도 이게 빨리 녹음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었다.
“거의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했으니깐.”
정말 제대로 불타올랐다고 할까?
하기야 거의 3년 만에 새 앨범을 내는 것이었으니, 그리 이상할 일은 아니었다. 힘든 것 이상으로 함께 연주하면서 나오는 그 시너지에서 이르는 쾌감은 웬만한 마약보다도 달콤했으니깐.
덕분에 숙모들에게 제법 눈치를 받아야 했다.
“이건 좀 억울했지. 나는 들어가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를 했었는데.”
하지만 삼촌들이 좀 더 연습실에 있고 싶다고 하는 걸 나보고 더 어떻게 하라고.
어쨌든 그 덕분에 녹음 일정을 당겨지면서 빡빡하게 조인 컴백 스케줄에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을 때쯤.
우리는 오랜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 * *
-3년만에 컴백한 블랙 타이거 ‘TOP’ 빌보드 정복?-
-컴백과 함께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TOP’!-
-평론가들과 수많은 뮤지션들이 ‘TOP’를 극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번 ‘TOP’ 앨범을 두고 평론가들 사이에서 역대 최고의 음반을 손 꼽는 이들이 많아!-
-2주간의 짧은 국내 활동에 팬들은 아쉬움!-
블랙 타이거의 ‘TOP’ 앨범은 디지털 음악의 시대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판매량을 올리고 있었다.
초동 첫날에 이미 다이아(천만 장)을 하나 찍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역대급 수준의 초동 판매량을 만들어낼 수 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런 엄청난 판매량에 일부에서는 사재기 의혹을 보일 수 있을 법도 했지만, 삼류 잡지에서조차도 그런 의혹을 드러내지 않았다.
블랙 타이거는 전설을 만들어가고 있던 역대급 밴드인 데다, 무엇보다 이번 앨범을 통해서 그들은 역대 최고의 밴드라는 칭호를 받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론가들은 앞다투어 가며 이번 앨범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블랙 타이거의 이전 앨범을 두고 정점을 찍었다고 했던 과거의 나의 발언이 무색하게 되었다.-
-락의 역사는 ‘TOP’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진다!-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YC야 감히 입에 올릴 수도 괴물이었지만, 블랙 타이거의 다른 멤버들 또한 그와 같은 괴물이 되었다는 것이 나는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과거 YC는 블랙 타이거 멤버들에 대한 비난 어린 목소리에, 그들만이 블랙 타이거의 음악을 완성할 수 있다고 하였다. 당시에는 그저 젊은 천재의 오만함이라고 생각했었던 나는 이제야 그가 보았던 광경을 보고 듣게 되었고, 그로서 과거의 내가 얼마나 오만하고 편견을 가졌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그 찬사의 정도가 다를 뿐 대부분이 이번 ‘TOP’ 앨범에 대해 감히 비난을 하지 못했다.
아무리 음악이 취향을 탄다고 하지만, ‘TOP’는 그러한 취향을 뛰어넘는 명곡이었기 때문이다.
락을 넘어 대중음악의 한계성을 깨뜨린 곡이라는 점에서, 음악 관련 종사자들 입장에서는 이번 앨범은 너무도 큰 충격을 주었었다.
대단한 건 ‘TOP’만 그 같은 충격을 준 게 아니라는 점이다.
‘TOP’ 앨범에 함께 수록된 10곡의 곡들 또한 하나같이 그러한 충격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그래서일까?
유난히 치열했던 올해의 빌보드 차트 판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빌보드 핫 100은 ‘TOP’ 앨범의 곡들로 차트를 줄을 세워냈다.
뭐 이러한 일이야 과거에도 있었으니 크게 화제가 될 일은 없지만, 그럼에도 이 일은 시간이 갈수록 화제성을 키워갔다.
-빌보드 핫 100 ‘TOP’ 12주 연속 1위!-
-‘TOP’ 수록곡들 또한 12주 동안 10위권에서 벗어나지 않음으로서 기네스북에 등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다.-
-팬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TOP’가 역대 빌보드 핫 100 최장 1위 기록을 바꿀 것이라는 말들이 쏟아져!-
-블랙 타이거! 과거 멈추었던 세계 투어를 다시 이어나가다!-
-유럽 투어 일정이 공개되면서 유럽 내에서도 ‘TOP’의 앨범의 인기가 다시금 폭발!-
바로 ‘TOP’ 앨범의 모든 곡들이 빌보드 핫 100의 10위권 안에 최장기간 동안 유지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주 동안 눈에 띄는 일이라면 ‘TOP’ 수록곡들의 순위가 생각보다 원활하게 바뀌었다는 점 정도일까?
이러니 만약 ‘TOP’가 빌보드 핫 100 1위 최장 기록을 깨지 못한다면, ‘TOP’ 수록곡에 의해서라는 말들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이처럼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음악 시장을 들썩거리게 하던 블랙 타이거가 세계 투어를 다시 이어간다는 말에 다시금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특히 갑작스러운 코로나 발병으로 투어를 이어가지 못했던 유럽은 다시 재개된 투어 일정에 거의 축제를 연상케 할 정도로 환호했다.
단순히 비유한 게 아닌 실제로 그러했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팬덤을 가지고 있는 블랙 타이거답게 그 콘서트가 있는 지역에 엄청난 방문객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라서다.
이렇다 보니 블랙 타이거가 여는 시기의 도시는 그 자체로 축제 기간을 맞이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코로나로 인해 크게 위축된 시장을 가지고 있던 유럽의 입장에서는 상권의 활성화는 크게 환영할 일이었다.
덕분에 경제 분야의 뉴스에서도 벌써부터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유럽 투어 준비를 하고 있던 블랙 타이거는 그로부터 얼마 가지 않아 기쁜 소식을 맞이하게 되었다.
-‘TOP’ 빌보드 핫 100 18주 1위 달성!-
-YC 드디어 자신이 이루어 낸 과거의 기록을 마주하게 되다!-
-평론가들 사이에서 ‘TOP’가 새로운 대기록을 만들 수 있다는 발언이 쏟아져 나오다!-
드디어 ‘TOP’가 빌보드 핫 100 18주 1위 달성하면서 YC가 세운 역대 기록이 깨어지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정말 이번 일이 대단한 건 무려 18주나 1위를 유지하였음에도, 여전히 흥행성이 죽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평론가들이 새로운 대기록을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들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위대한 대기록을 코앞에 둔 블랙 타이거는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투어를 개시했다.
“오랜만에 영국이네!”
“이 동네는 그리 달라진 게 없구만.”
“크크크. 누가 보면 너 몇 년 살았는 줄 알겠네.”
“들어보니 이번 주말에 경기 있다고 하던데. 같이 보러 갈 사람 있어?”
“기념품 사기도 바빠.”
“하아~. 뭔 사내 녀석들이 축구를 왜 안 보는 건지. 영찬이 너는…….안 되겠지.”
“하하하. 네.”
문일범은 축구라면 한일전이나 월드컵 정도가 아니면 보지 않는 친구들에 실망을 하다, 그나마 희망이던 영찬마저 함께할 수 없게 되자 크게 실망했다.
그런 문일범 삼촌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영찬이었지만, 그도 어쩔 수는 없었다.
주말에는 문일범 못지않게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그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제이미와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안식기를 끝내면서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도 짧아졌다 보니, 이처럼 날 경우에는 어떻게든 만남을 가지려는 중이었다.
하지만 실망은 짧았다.
“저요! 저 보러 가고 싶습니다.”
그는 이내 그 함께 보러 갈 대상을 매니저 쪽으로 돌렸고, 다행히도 그중 한 명이 문일범의 제의에 서둘러 손을 올리는 적극성을 보였다.
이에 문일범은 그를 불러 잠시 이야기를 나누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했다.
일이 잘 되려는 것인지, 평소 응원하는 팀이 잘 맞아떨어졌던 모양이다.
‘확실히 이제 경력이 늘어서 그런지, 삼촌들이 여유가 있네.’
과거 처음 유럽 투어를 했을 때만 해도 설레 하던 삼촌들을 떠올리던 영찬은 혼자 크크거리며 웃다 슬슬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 팬들을 만나러 가야 할 시간이었다.
-와아아아!-
앞서 오프닝 게스트가 분위기를 제대로 이끌었던지, 입구에서부터 후끈한 열기가 저 환호성만큼이나 뜨겁게 느껴지는 것에 블랙 타이거는 저마다 설레 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다 쏟아지는 불빛을 넘어 마주한 수만 명의 팬들을 마주하게 되었고, 그 순간 블랙 타이거의 멤버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 거대한 콘서트 무대에서 주는 이 특별함이 가져다준 즐거움에 벌써부터 기대가 되었던 것이다.
* * *
-블랙 타이거 유럽 투어 첫 공연 역대 최고의 평가를 받아내다!-
-왜? 블랙 타이거를 두고 역대 최고의 밴드라고 하는지를 알 수 있었던 무대!-
-블랙 타이거를 맞이하며 축제에 젖어든 런던!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곳곳에서 사고가 일기도!-
3년 만에 이어가는 유럽 투어는 성공적이었고, 덕분에 표를 구하려는 암표 가격은 하늘 높이 치솟아 올랐다.
그렇게 성공적인 투어의 시작을 올리게 된 블랙 타이거는 또 하나의 호재를 맞이하게 되었다.
-‘TOP’ 빌보드 핫 100 19주 1위 달성!-
-YC 자신이 세운 빌보드의 대기록을 갈아치우다!-
바로 ‘TOP’가 빌보드 핫 100 19주 1위에 오르며 빌보드 역사를 바꾸어놓았기 때문이다. 미국 활동을 끝낸 지 두 달 만에 이룬 기록이었기에 더욱 놀라운 기록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