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21
8장. Legends of Rock
“뭐 하냐? 빨리 안 오고? 관절염?”
“가고 있어. 새꺄.”
“이것 참. 그 꼬맹이들이 결국 본선으로 가게 될 줄이야.”
“뭐 요즘 치는 거 보면 놀랄 것도 아니던데?”
“특히 베이스 녀석은 앞으로 몇 년 뒤면 일범이 너도 발라버리겠더라.”
“흥! 어림없지.”
“다리는 떨지 말고 말해. 없어 보이게.”
“흥······.”
“왜 그러세요. 문일범 삼촌 베이스 이제 많이 올라왔어요.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올해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을 거예요.”
“우씨. 그게 더 기분 나빠.”
“크크크.”
내 말에 문일범 삼촌이 정말 삐지기 일보 직전이 되자 삼촌들이 낄낄 웃어댔다.
삼촌들과 오랜만에 연습이 아닌 자리를 가지게 된 것은 다름이 아니었다.
YC엔터 소속인 박지원과 아이들이 G1 밴드라는 이름으로 티비에 나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G1 밴드는 그들이 출연한 ‘레전드 오브 락’의 제작진들이 지어준 이름이었다.
본래는 박지원 밴드라고 지었는데, 대회에서 가장 어린 참가자에게 붙이기에는 올드해 보인다고 이처럼 이름을 변경했다.
“듣기로는 저 ‘Legends of Rock’이라는 거 본래 이름이 락의 전설이었다면서. 그걸 밑에 있는 제작진이 결사 반대해서 지금 이라고 하던데.”
“락의 전설도 괜찮은거 같은데? 멋지지 않아?”
“멋지기는 개뿔. 우리 젊었을 때 나왔을 노티나는 제목이구만.”
“맞아요. 락의 전설은 구립니다.”
“뭐 이 새꺄?”
“어…시작합니다.”
쓸데없는 잡설을 늘여놓다 프로그램이 시작한다는 말에 거짓말처럼 삼촌들이 조용해졌다.
수 천명이 들어가고도 남을 거대한 실내 공연장에 사람들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후 요즘 떠오르는 MC가 무대의 중심에 올라섰다.
MC는 능숙한 모습으로 먼저 이번 락의 전설의 심사위원들을 소개했고, 삼촌들은 그들을 보고 호들갑을 보였다.
“이야. 저 양반이 나온다고?”
“어휴. 저 형님. 여전히 정정하신 거 봐라.”
“캬아. 옛날에 삼대 산맥이라 불리며 서로 치고받으며 사이가 안 좋았는데. 저렇게 같은 자리에서 웃고 있네?”
“그거 뻥이라던데?”
“뻥은 무슨! 우리 동생이 그걸 직관했는데.”
“니 동생 안경 끼고 있지 않아?”
“이 새끼가, 우리 민식이를 병신으로 만드네?”
80년대까지 락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서 락의 시장을 이끌었던 락의 전설들이 모습을 보이자 삼촌들은 어지간히도 흥분되는 모양이다.
마치 10대라도 된 것처럼 구는데, 덕분에 나는 미소가 번지는 걸 참을 수 없었다.
나 또한 블랙 타이거와 보냈던 10대 시절로 회귀한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던 그저 나만이 알던 그 추억을 이렇게나마 간접적으로 겪을 수 있다는 게 기뻤다.
어느새 심사위원들의 소개가 끝이 나고 이제 메인인 본선 진출자들의 소개가 이어졌다.
본선에 출전한 이들은 모두 24팀에 달했다.
이들은 오늘 준비한 경연곡을 공연하고, 심사위원과 현장 관객들의 표에 따라 현장에서 바로 다음 스테이지 진출자가 가려진다.
보통 본선 진출자라고 해도 기대치가 없거나 스타성이 없으면 방출이 안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G1 밴드는 그런 점에서는 걱정이 없었다.
본선에 진출한 24팀 중에서도 그 색깔이 가장 확실한 팀이기 때문이다.
유일한 10대 밴드인데다, 그것을 크게 어필하려는 듯 다른 팀과 달리 모두 학교 교복을 입고 있었다.
“저 교복 복장도 PD가 추천했어요. 밴드 이름부터 해서 이런 센스들을 보면 아무나 PD를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러게. 확실히 우리 애들이 확 튀는 게 좋네.”
“관객 투표 비중이 50%나 된다면. 그런 점을 생각하면 일단 반쯤 먹고 시작하는 셈이네.”
박시영 삼촌의 말에 나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마냥 긍정적으로만 생각할 수는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잘못하면 애송이라는 색깔이 씌워져 편견의 시선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아이돌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평가 절하되던 사례가 한둘이 아니었다.
‘뭐~. 걱정할 일은 아니지.’
그런 부작용이 있음에도 나는 걱정이 없었다.
오히려 편견 된 시선이 클수록 그것을 깨부쉈을 때 오는 찬사는 더없이 크고 화려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들은 이 첫 번째 본선 무대에서 자신들을 훌륭하게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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