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28
10장. 스노우 레이디.
“첫 눈인가?”
기지개를 켜다 그제야 하늘에서 펑펑 눈이 쏟아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오늘따라 연말 분위기가 더 나는 듯 했다.
-후루륵-
어느새 차갑게 식어버린 커피를 비워내며 창가에서 내리는 눈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나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데뷔일을 손꼽았다.
이미 곡들은 마스터링을 마친 상태였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나름 만족스럽게 곡이 뽑혀 나왔다.
이제 뮤비만 제대로 나오면 되면 블랙타이거를 이 세상에 내 보일 수 있게 된다.
2주 정도 시간이 걸릴 거라고 하는데, 뮤비 편집치고는 긴 시간이지만 홍의찬 감독의 스타일 상 이 정도면 평균에 가까웠다.
“홍보 전략이 문제이기는 하네.”
‘Legends of Rock’의 이슈를 타고 있기는 하지만, 연말의 분위기 때문인지 최근에 그 관심이 옅어지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데뷔를 했을 때쯤이면 이슈성이 지금의 반도 안 될지 모른다.
“캐롤이라도 하나 불러야 하나?”
구독자가 느는것과는 별개로 너튜브 영상 조회수도 정체되고 있기도 한터라, 나로서는 캐롤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듀엣 곡으로 만들까?”
돈이 되는 캐롤 곡이다보니 이미 저쪽의 녀석이 만든 게 한 둘이 아니었다.
하나같이 히트를 쳤던 검증된 음원들이다.
그러나 듀엣 곡으로 부를 캐롤의 경우 새로 만드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캐롤 곡 하나로 두 개의 이득을 보기 위해서다.
하나는 블랙타이거의 홍보를 위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내년 YC 엔터의 큰 기대주인 이나은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편곡 덕분인지는 몰라도 녀석이 생각보다 ‘바니바니’를 너무 잘 소화했어.”
물론 아직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런 건 천천히 익숙해지면 그만일 일이다.
다만 확실히 괜히 몸치라고 말하고 다닌 게 아닌 듯 춤의 경우는 여러모로 난관에 부딪히고 있었다.
덕분에 3차 수정을 통해 춤의 난이도를 낮추어야 했고, 이 마저도 제대로 추려면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이런 걸 보면 녀석도 정말 용케도 댄스곡들을 내었었네.”
춤을 추던 무대가 내가 아는 것만 7개는 넘었던 터라, 사정을 알고 나니 새삼 노력파라는 게 느껴졌다.
천재인 것만 해도 대단한데 노력까지 아끼지 않으니, 괜히 녀석이 한국 최고의 솔로여가수가 된 게 아니다.
어찌 되었든 ‘바니바니’를 잘 소화했으니, 듀엣곡이라는 상을 줄 생각이다.
“으으음.”
나는 잠시 눈이 소복히 쌓인 창밖 너머를 바라보며 고민에 빠져야 했다.
영감이 생각나지 않아서 고민을 하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펑펑 내리는 첫 눈에 몰아치는 영감 가운데 무엇을 뽑아낼지에 대한 고민이다.
“이걸로 하자.”
-타닥타다닥-
어느새 자리로 돌아온 나는 켜져 있는 악보 프로그램에 제목을 써내려갔다.
-스노우 레이디(snow lady)-
눈사람을 영어로 하면 snow man이다.
영어에는 snow lady라는 단어는 없다.
누군가는 그간 못 만난 지인들을 만나 따뜻한 연말을 보낼지 모르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쓸쓸한 연말을 맞이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나는 그 쓸쓸함을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고자 제목을 스노우 레이디로 지었다.
쓸쓸함에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빠진 이들에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딸깍…딸깍!-
제목과 함께 큰 틀이 만들어지자 나는 빠르게 작곡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시간도 안 되어 초안이 만들어졌다. 연말이라서인지 캐롤에 대한 영감이 선명하게 다가왔던 모양이다.
실제로 최종 마스터링까지 가는 데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급작스럽게 결정한 이벤트 홍보 효과로 만든 곡이라, 섹션을 기타와 베이스 정도로만 넣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스노우 레이디는 해외 버전 편곡을 만들 생각이다.
국내 버전과 별개로 해외 버전 이렇게 갈 것으로, 이러는 이유는 채널에 해외 구독자가 많아서만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영어가 캐롤 특유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다고 보아서다.
겸사겸사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려 해외 구독자 분들의 숫자도 늘리면 더 좋기도 했고.
곡을 완성하자마자 이나은에게 들려주었다. 곡을 들은 나은은 벙어리라도 된 듯 듣는 내내 침을 꼴깍 삼켜대기만 했다.
나는 그런 나은의 모습에 소리없이 웃음을 지어 보이며 물었다.
“어때?”
“….좋아요.”
좋다고 말하는 녀석의 눈에는 나에 대한 존경이 가득했다.
그간 ‘바니바니’를 반강제적으로 녹음 시키다보니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는 걸 느꼈는데, 이 한 곡으로 다시 회복된 듯 보였다.
“정식으로 음원까지 낼 생각이니까? 오늘부터 죽었다고 생각해라.”
“네!”
“그래 씩씩해서 보기 좋네.”
의욕이 넘치는 녀석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나 또한 이 녀석에 대한 기대가 높다 보니 이번 작업에 대해 기대가 컸다. 저쪽 세상에서 한 번 녀석을 프로듀싱하기는 했기에 더욱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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