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4
2장. 나이 서른에 음악천재?
2장. 나이 서른에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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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어나기 무섭게 뱃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무언가에 서둘러 화장실에 뛰어들었다.
-우웨에에에엑!-
그리고 더러운 변기에 얼굴을 박은 채 토하고 또 토했다.
마치 속에 있는 모든 걸 꺼내 놓는 듯 한없이 토해대며 괴로워했던 나였지만, 진짜는 그 뒤에 찾아왔다.
-꽈드드드득!-
항거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가 멋대로 내 뇌를 주물러 대는 듯 했다.
그 손짓에 따라 온몸의 신경들이 날뛰어댔으며 사지는 물론 육신의 모든 게 뒤틀리고 경직되어지기를 반복했다.
시각, 촉각, 후각, 미각, 청각의 구분이 사라졌고 끝내 나라는 존재에 대한 자아도 지워져갔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할 고통에 자칫 쇼크사로 죽었을지도 모를 일이었지만, 다행히도 그 전에 의식은 끊겼다.
‘…..?’
볼을 간질거리는 무언가에 정신을 차렸다.
화장실 한편에 놓인 작은 창에서 이른 햇살이었다.
불투명한 창문 너머로 들어온 햇살은 마냥 밝지 않았지만 어두운 화장실을 밝히기에는 충분했다.
나는 오랫동안 그 창 너머의 햇살에 시선을 두었다.
그 보잘 것 없는 햇살이 특별하게 느껴져서가 아니었다.
“….그게 사실이라고?”
자각몽 따위로 치부했던 그 꿈 속의 삶이 허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이처럼 확신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었다.
무려 21년이 넘는 또 다른 나의 삶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그것도 도장을 새기 듯 각인 된 형태.
“으흐흐흑!”
덕분에 나는 울고 또 울어야 했다.
그 각인 된 엄청난 양의 기억들이 가져다 준 감정을 쉬이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눈물과 콧물, 침까지 흘려대며 꺼이꺼이 울어대던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정신을 수습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제대로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나비효과….”
어이없게도 이 기괴한 상황에 내가 떠올린 건 오래 전에 보았던 영화 ‘나비효과’였다.
영화 나비효과는 나비효과 이론에서 따온 것으로, 나비효과 이론은 ‘나비의 작은 날갯짓과 같은 작은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다는 이론’을 말한다.
간단히 말해 하나가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 는 것인데, 영화의 주인공은 일기장을 통해 과거의 한 순간을 바꾸게 되자 그의 모든 인생이 바뀌게 되었다.
그 영화 속 주인공처럼 나 또한 다르지 않았다.
꿈 속의 나는 아버지가 죽지 않음으로써 음악에 재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끈덕지게 떨어지지 않는 가난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고, 그렇게 부모님의 믿음과 지원 속에서 음악의 재능을 꽃피울 수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 실습 이전부터 알바를 하며 돈 벌기 바빴던 나와는 너무도 다른 환경.
그렇기에 나는…그 녀석은 한없이 비상(飛上)할 수 있었다.
“그리고 태양에 다가가던 이카로스처럼 추락했지.”
너무도 높이 날았기에 추락하는 나의 몰골은 정말 엉망이었다.
단편적으로 보았던 꿈과는 달리 머릿속에 각인된 기억에서의 나는 추레하다는 말로도 부족했다.
“멍청한 녀석.”
나라면 그렇게 멍청한 마지막을 맞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지난 내가 살아온 삶은 그런 것에 휘말리기에는 너무도 거칠고 메말랐기 때문이다.
세상의 편견부터가 나의 적이었고, 그런 세상에 맞서 내가 지켜야 할 것은 너무도 소중했다.
그렇기에 나는 온 몸으로 치열한 삶에 부딪혀야 했고, 어느 순간 나는 단단히 성장한 상태였다.
이에 반해 녀석은 마치 온 세상이 도와주는 듯 한 삶을 삶았다.
실패도 고난도 모르는 것처럼 하고자 하는 일들이 모두 거짓말처럼 술술 풀렸다.
그게 가능한 건 결코 녀석의 압도적인 음악적 재능 때문이 아니다.
음악의 길로 안내해 주었던 스승님들처럼 많은 이들이 그를 돕기 위해 움직여 준 덕분이었다.
그처럼 고난과 실패에 면역이 없는 녀석이었으니, 그렇게 처참히 무너져 버린 것도 무리가 아닐지 모른다.
-삐삐삑!-
꼬리를 무는 사고의 고리는 외부의 소음에 의해 끊어졌다.
침대 옆에 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하아~. 오늘 죽었다 봐야겠는데?”
뭐가 어쨌든 간에 이 기괴한 일로 인해 나는 토하다 기절했었다. 그런 상태로 출근을 해야 하는 것이니 오늘 하루는 단단히 각오하는 게 좋을 것이다.
대충 준비를 마친 나는 무심히 현관 옆의 거울을 보고 잠시 멈칫했다.
“가관이네.”
퉁퉁 부은 붉은 가재눈을 몰골이 심각했던지라, 결국 오래 된 챙이 긴 모자 하나를 찾아 눌러 쓴 뒤에야 집을 나섰다.
-우우웅!-
늦은 시간이라 토스트는 먹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버스에 올라탄 나는 겨우 맨 뒷 자리 하나를 잡아 낑기듯이 앉았다.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짜증을 보였지만, 애써 무시한 채 앉기 무섭게 눈을 감았다.
‘역시 잠은 안 오네.’
생각보다 피로하지도 않은 것도 있지만, 그보다 그런 엄청난 일을 겪고 잠이 오는 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이러니 자연스럽게 끊어졌던 이 일에 대한 사고가 이어졌다.
‘워낙 기괴한 일이다 보니 잠시 뒤로 재쳐 두었지만, 놀라운 일은 그것 뿐만이 아니지.’
나는 올해로 30살이 되었지만, 죽음을 맞이한 그 녀석의 나이는 36살이었다.
잠시 섭취한 마약 때문에 기억이 잘못 된 것인가? 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 기억은 틀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나는 무려 앞으로 6년간의 미래를 알고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이거 로또에 당첨된 거라고 봐야하나?’
그것도 미국의 슈퍼 로또에 당첨된 거라고 보아도 과한 게 아니다.
-두근! 두근!-
2012년 공장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나는 심장사상충 때문이 아닐지 의심될 만큼 두근거리는 심장소리에 한동안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
그날의 공장 일은 어떻게 끝이 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정신이 다른 데 팔려 있다보니 도무지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칫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십년이나 기름밥을 먹었던 덕분에 나는 오늘도 무사히 일을 마칠 수 있었다.
-우우웅!-
돌아오는 버스에 올라 탄 나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 중얼거렸다.
“일단 살부터 빼야겠다.”
오늘따라 흐릿한 날씨 덕분에 창문에 비쳐지는 나의 찐빵 같은 얼굴을 보며 나는 단호히 결심을 내렸다.
매년 새해 때마다, 아니 분기마다 다짐하듯 꺼내던 말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마음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부러운 새끼.’
슈퍼 스타였던 저쪽 세상의 나는 생각보다 준수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물론 주먹만한 머리와 8등신 이상의 비율을 자랑하는 외계 생명체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곳의 나는 최소한 외모로 아쉬워했던 일은 없었다.
최상위 포식자까지는 아니어도 나름의 음악적 재능과 성공을 바탕으로 그 비슷한 포식자 포지션까지는 올라갔으니 말이다.
30살 먹고도 여전히 모태솔로인 나와 달리 그 문란하기까지 한 화려한 연애사를 지닌 녀석이 나는 너무도 부러웠다.
상당히 생생하게 녀석의 기억을 공유하게 되었던 것이 오히려 더 부러움을 일게 했다.
“헬스장부터 알아 봐야겠다.”
PT같은 걸 받을 생각은 없었다.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시작하며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산처럼 쌓은 내가 아니던가?
해외와 달리 아직 전문적인 체계가 안 잡힌 PT를 받을 바에 혼자 하는 게 나았다.
머릿속으로 다이어트 계획을 짜 맞추어 가던 중, 어느새 버스는 시내를 코 앞에 두고 있었다.
오랜만에 시내를 차지한 건 다름이 아니다.
‘기타. 기타를 치고 싶다.’
저쪽 세상에서 나는 많은 악기들을 다루었지만 그래도 가장 아끼던 악기는 기타였다. 마약 중독자가 되었을 때에도 손에서 놓지 않았을 정도였다.
물론 말기에 이르렀을 때에는 내 손으로 부숴버리는 미친 짓을 하기도 했지만….
“주말은 주말인가 보네.”
낮임에도 사람이 많은 시내 거리를 살피던 것도 잠시 나는 걸음을 서둘렀다.
휴식 시간에 짬짬이 찾아 본 곳들을 다 둘러 보려면 오늘 하루도 모자랄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처음 찾은 악기점은 중고악기를 주로 사고 파는 곳이었다.
마음 같아서야 주로 다루었던 깁슨 커스텀 기타를 구하고 싶었지만, 어디까지나 마음인 것이고 현실적으로는 무리가 있었다.
깁슨은 중고라고 해도 수백만원은 우습게 넘어가는데다, 무엇보다 이쪽 세상에서의 나는 기타를 다룬 적이 없었다.
물론 기억이 각인되다 시피 공유하게 되었다지만 그래도 몸에 새겨진 것이 없으니 입문용 기타를 구입하는 게 옳았다.
“그게 가격이 싸기도 하고.”
그러나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하기야 저쪽 세계에선 기타 연주만큼은 세계 최장상에 올랐던 몸이었으니, 그럴 법도 했다.
자연 중고 기타 쪽으로 시선이 갈 수밖에 없었다.
중고 기타라고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관리를 잘한 고급수종의 경우 오히려 신품보다 좋은 소리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다 단종 등의 이유로 가격이 오히려 오른다는 게 문제였지만.
여하튼 첫 기타니만큼 예산 등에서 나름 타협 할 생각이었다.
두 번을 허탕치고 세 번째 찾은 상점은 제법 규모가 컸다. 겉으로는 작은 상점 같았는데, 막상 안에 들어가니 상당한 규모의 상점이었다.
“뭐 찾으십니까?”
잠시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던 나에게 사장으로 보이는 머리가 하얗게 센 아저씨가 다가왔다.
“기타를 사려고요.”
기타를 산다는 말에 아저씨는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 때문인지 통기타가 다시 유행하긴 하더군요.”
공장에서 일하던 복장 그대로 왔더니 취미로 배우려 온 줄 알았던 모양이다.
“아니, 통기타 말고요. 일렉기타를 보러 왔어요.”
“일렉이라. 그럼 찾으시는 물건은 있으시고?”
“아뇨. 일단 한 번 좀 살펴보았으면 해서요.”
“그래요. 그럼 한 번 보여드리죠.”
손님이 없던 차에 잘 되었다는 듯 사장은 직접 나를 데리고 기타들을 보여주었다. 중고라기에는 너무도 상태가 좋게 보관된 펜더, 깁슨 등의 고가 악기들이 나의 시선을 끌었다.
‘확실히 가게가 크니까 물건도 좋구나.’
잠시 시선을 두던 나는 이내 눈을 돌렸다.
중고라도 수백만원을 줘야 하는 물건이라는 것을 아는 나로서는 감히 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 나의 사정을 눈치 챘는지 사장은 안쪽으로 나를 안내해 주었다.
“보면 알겠지만 여기 것들은 좀 상태가 안 좋아요. 나름 정비하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네요.”
“으음.”
확실히 사장의 말대로였다.
그러다 내 눈에 들어 온 기타가 있었다.
펜더 였다.
크게 수리한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는 이 녀석은 본래라면 이런 곳에서 볼 수 있는 기타가 아니었다.
“…리이슈가 아니네요?”
“호오?”
리이슈.
빈티지 스펙의 기타를 복각 생산하는 제품을 말한다.
그에 반해 이 녀석은 1970년 스트라토캐스터로, 리이슈 제품 또한 상당히 고평가를 받았다.
그 리이슈 제품도 구하기 힘든데, 오리저널이라니 이건 저쪽 세상의 나도 겨우 구했던 물건이었다.
내가 이걸 알아보자 사장이 들떠 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단하시군요. 보통은 리이슈 제품으로 알아보는데. 사실 저도 이게 오리지널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복구하려고 애쓰지 않았을 겁니다.”
“소리는 어떤가요?”
“수리해 준 친구의 말로는 90%정도는 따라 잡았다고 하는데, 만져 본 손님들 말로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하더군요. 50%도 겨우라고.”
하기야 그러니 이런 유물이 이런 곳에 버려지다시피 장식되었을 터다. 하지만 나는 이 펜더에 욕심을 버리기 어려웠다.
“한 번 연주해 봐도 되나요?”
“하하하. 괜찮습니다.”
가게 한 편에 있는 앰프에 녀석을 연결한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세팅했다.
이 생에서야 처음치는 일렉기타인데다, 저쪽 세상의 기억을 바탕으로 해도 근 1년만에 치게 된 탓이다.
마약 중독으로 손이 맛이 간 탓인데, 안 그래도 무너져가던 때에 그런 일이 벌어지자 녀석의 마약의존도는 한없이 높아졌다.
곧 준비를 끝냈고, 나는 떨리는 심정을 억지로나마 내 누르며 기타에 손을 올렸다.
-디리리링!-
가볍게 현을 튕겼던 나는 한차례 몸을 떨어야 했다.
‘아! 나는 음악을 해야 하는 이구나!’
마치 신의 계시를 받은 이처럼 거대한 환희 속에서 나는 경외 어린 손길로 조심스레 다시 G코드를 잡았다.
-따라라랑!-
이어 천천히 코드를 잡으며 펜더의 소리를 듣던 나는 작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사람들이 너를 왜 그리 말했는지 이해가 되는데? 너 되게 까다로운 녀석이구나.’
노화와 풍파 그리고 미숙한 관리로 몇 차례 수리를 마친 녀석은 확실히 까다롭기 그지 없는 녀석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명기들을 다루었던 나는 대번에 알아 보았다.
그 까다로움 속에 잠재된 이 녀석의 소리가 얼마나 놀라운지를 말이다. 비록 전성기 때만큼은 보여주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이런 취급을 받을 녀석은 아니었다.
나는 조금씩 녀석의 투정을 달래며 천천히 잠재되고 있던 녀석의 소리를 이끌어갔다.
-따라라라라랑!-
그리고 마침내 녀석의 숨겨진 소리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나는 참았던 웃음을 소리 없이 흘리며 연주를 시작했다.
-따다당! 따라라랑!-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날뛰는 이 녀석에게 걸맞는 곡이 있었다.
저쪽 세상에서 내가 만들었던 곡 중 하나이며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라가기도 했던 곡.
-brilliant struggle-
직역하면 ‘찬란한 투쟁’이다.
단순히 곡 작업만 콜라보를 하였던 것이 아닌, 기타리스트와 서브 보컬로서 함께 했던 곡으로 이 곡은 세상에 여전히 록이 살아있음을 알렸다.
4분 안저리의 곡이 아닌 무려 6분에 달하는 곡이었으니만큼 자칫 지루하다 할 수 있었으나, 그럼에도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곡의 구성도 구성이지만 웬만한 기타 실력으로는 엄두도 나지 않는 난이도의 곡이라 사람들의 경외심을 샀기 때문이다.
섹션으로 밥 먹고 사는 웬만한 프로들도 고개를 저어대는 술기와 그러면서도 풍부하게 감정을 담을 수 있어야 만이 이 곡을 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선택받은 이들만 칠 수 있는 곡.
그러한 경외 어린 악명을 산 이 녀석으로 인해 나는 세계적인 기타리스트로 손 꼽히게 되었다.
-디리리리링!-
후반부로 갈수록 펜더의 환희 어린 비명 소리는 커져만 갔고, 나의 머릿속 또한 뜨거운 열기에 젖어들었다.
‘이건…이건.’
저쪽 세상에서는 끝내 보지 못했던 또 다른 너머의 하늘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 누구도 가보지 못했던 전입미답(轉入未踏)의 세계였다.
그것을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것이 나는 믿겨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기도 잠시 나는 이 현상을 이내 이해할 수 있었다.
어째서 내가 이 하늘을 볼 수 있게 되었는지를 말이다.
‘마약….’
마약이 투여되면서 강제로 극대화된 오감을 통해 떠오른 영감이 그 정체였다.
본래라면 인지할 수 없는 상태라 그것을 보고 느낄 수도 없을테지만, 녀석의 생을 온전히 각인하게 되면서 그것이 가능해졌다.
‘미치겠군!’
어느새 곡은 끝을 코 앞에 두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야 몇 번이고 질주를 하고 싶었지만, 이곳은 나의 무대가 아니었다. 아니 무엇보다 아직 내 육신이 견디지를 못하고 있었다.
-핏…뚝뚝!-
폭풍 같은 질주에 이미 손가락은 몇 차례 찢겨진 상태.
이 환희 속에서 보인 이 쾌락이 아니었다면 고통 때문이라도 곡을 중지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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