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41
14장. 일본 정복.
“우리가 일본 진출이라니!”
“어릴 때만 해도 이건 상상도 못 했을 일이야.”
“어릴 때가 뭐야? 10년 전만 해도 일본은 쳐다도 보기 힘든 곳이었어.”
“정말로 우리를 알아볼까?”
“지금이라도 솔직히 말해. 실장과 함께 우리를 속이는 거 아냐?”
“….제가 삼촌들 속여서 뭐하게요? 도착하면 정신없을 테니깐 다른 데 신경 쓰지 말고 잘 따라오세요.”
호들갑을 보이는 그들의 반응은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들의 젊은 시절 당시 일본은 정말 엄청난 문화강국이었기 때문이다.
그게 어느 정도 수준이었냐면 그 시기에 한국 정부는 일본 문화의 수입 자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걸 당연시할 정도다.
그만큼 당시 한국은 일본의 문화에 침식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하지 못하게 한다고 해서 완전히 막을 수 있을 리 없었다.
보따리 상인이라 불리는 어둠의 경로를 통해 만화나 게임, 콘서트 비디오 등이 불법으로 복제되어 돌아가녔기 때문이다.
그런 어둠의 세계에서 보았던 일본의 문화는 신세계나 다름이 없었다.
블랙 타이거의 멤버들은 그런 시대에서 꿈을 키웠던 이들이었다.
일본을 바라보는 시각이 영찬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일본으로 다가올수록 그들의 불안은 커져갈 수밖에 없었다.
그랬던 그들의 불안이 한 순간 사라져 버린 건 도쿄 국제공항을 도착하게 되면서였다.
공항 측에서 준비한 경호원들이 붙기 시작한 것으로, 처음 겪는 이 일에 블랙 타이거와 스텝들은 당혹스러워 하는 기색이 가득했다.
“자자. 아직 놀랄 일은 시작도 안 되었어요. 어서 움직입시다.”
“어…어!”
그에 비해 영찬은 당연하다는 듯 그들의 경호를 받아들이며 주춤하는 동료들의 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와아아아아!-
“블랙 타이거! 블랙 타이거!”
“YC 사마! YC 사마! 환영합니다.”
“일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우리는 일본의 블랙 캣입니다.”
“락의 신이 오셨다!”
엄청난 함성 소리가 그들에게 쏟아져 내렸다.
마치 과거 헐리웃 배우들이 내한했을 때를 연상케 하는 인파에 둘러 싸여지게 된 영찬의 삼촌들은 쉬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런 삼촌들과 달리 영찬의 표정은 여유로웠으나 내심 의외라는 심정이었다.
‘이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뜨거운데? 왜 이 정도까지!’
마치 각인 된 기억 속 그의 전성기 못지 않은 환영 인파다.
한국에서 불던 신드롬이 일본에서도 번졌다고 하더니, 그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듯 보였다.
“장태식! 곽도훈! 문일범! 박시영! 김일! 박영찬! 당신들을 사랑합니다.”
어설픈 한국말로 블랙 타이거 멤버들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을 보면 더욱 그러했다.
영찬을 제외하고 모든 멤버들이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기에, 그들은 수많은 플래시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주변을 찬찬히 바라보고 있었다.
경호원들이 길을 재촉하지 않았다면 이들은 언제까지고 그 자리에 서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삼촌들도 참···.’
선글라스 때문에 보이지 않았지만, 영찬은 삼촌들의 눈이 붉게 물들어 져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영찬은 다가가 무어라 말이라도 할까? 싶었지만 이내 그러지 않기로 했다.
아마 자신도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다면 삼촌들과 그리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매번 느끼지만 이럴 때면 기억을 공유 받은 게 마냥 좋지는 않은 것 같아.’
영찬은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이다 이내 팬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꺄아아아아!-
-YC 사마! 아아아악!-
그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에 영찬은 이제 제법 익숙해진 홍의찬 감독에 의해 자의 반 타의 반 형태로 단련했던 아우라를 한계 이상으로 뽐내었다.
덕분에 그의 시선이 닿을 때마다 팬들은 자지러지기 바빴다.
아마 공연장 같은 공간이었다면 일부는 흥분을 못 이겨 정신을 잃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비명과 함성이 뒤섞인 팬들의 환영을 뒤로 한 채, 그렇게 블랙 타이거는 그들을 바라기 그지없어하던 일본에 상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