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56
18장. 토카시
-6년 전 실패했던 이나은이 이번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다시금 YC 신드롬이 시작되는건가?-
-쾌거! 실로 오랜만에 솔로 여가수의 성공!-
-YC가 인정한 그녀 이나은. 사실 이미 작년 ‘스노우 레이디’에서 탑에 올랐었다?-
이나은과 관련된 자극적인 기사 제목들이 줄을 지어 포탈 사이트를 채워나갔다.
모든 게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기 무섭게 음원 1위 자리를 탈환하면서 생긴 일이었다.
“이걸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본래 그런 운명이었다고 해야 할까?
단순히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저 기억 속 세상에서도 이나은은 21살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 전에도 유명하기는 했지만, 1위 자리를 밥 먹듯이 하는 건 이 때쯤이었다.
“뭐, 아무려면 어떠냐? 결국 성공할 녀석이었는데.”
솔직히 이번 이나은의 흥행의 반은 홍의찬 감독 덕분이라고 봐야 했다.
그건 바니바니 뮤비가 지금도 엄청난 반응 속에서 조회수가 올라가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1주일도 안 되어 조회수 2천만을 넘겨 버린 것인데, 이 말은 해외 팬들도 유입이 되고 있다는 걸 뜻했다.
실제로 최신 댓글 순으로 가면 한글 댓글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그나저나 이걸 정말 해낼 줄이야?”
새삼 홍의찬 감독이 괴물은 괴물이다 싶었다.
솔직히 키다리 아저씨로 나온 영상 속의 나는 내가 보아도 압도적인 매력을 담은 인물이었다. 얼굴이 나온 건 단 한 씬에 불과했지만, 그 한 씬만으로도 이 뮤비의 반에 가까운 지분을 잡아먹었다.
하지만 내가 보았을 때 정말 대단한 건 이나은이었다.
이런 사기적인 씬을 상대로도 눌러지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자각시키는 데 성공했으니 말이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아니 홍의찬 감독이 아니었다면 내가 등장 한 그 한 씬은 최소 뮤비의 90%이상의 비중을 잡아 먹었을 게 분명했다.
‘그나저나 역시 현장을 뛰기 시작하니 드디어 알이 부서지기 시작하는군.’
‘바니바니’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음에도 겨우 금이 가는 정도였던 녀석이 팬들과 소통하는 현장에 뛰기 시작하자 거짓말처럼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건 견고하게 다듬어진 자기 음악에서 벗어나 세상과 소통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는 것을 뜻했다.
아무리 이론적으로 가르친다고 한들, 그래서 그걸 이해한다고 한들 마음에 와 닿지 못한다면 결국 아무런 의미가 없는 법이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내가 생각하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는 걸로는 어렵다. 그것을 벗어나 최선을 다해야만이 혼신의 힘을 다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려면 마음과 생각이 하나가 되어 움직여야만 했다.
이나은은 지금 그것이 가능할 수 있는 준비를 앞 두고 있는 중인 것이다.
“생각보다 빨리 내 품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데?”
G1밴드도 이나은도 결국 자신의 음악을 해야 하는 이들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나은은 다음 미니 2집까지 함께 한 이후부터는 자신의 음악으로 정식 앨범 하나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보았다.
2주차 때부터는 드디어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하기에 이르렀다.
비록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이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대단히 유의미한 성적이라 할 수 있었다.
“다만, 여기까지겠네.”
다른 이유가 아니다.
뮤비나 음원의 흥행이 나쁘지 않았지만 조금씩 힘이 빠지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흥행과 별개로 음반의 경우 2만장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는 점만 보아도, 역시나 코어팬이 약했다.
무엇보다 다음 주부터는 1군에 가까운 아이돌 2팀이 컴백을 했다.
남자 아이돌과 여자 아이돌 이렇게 2팀이 컴백하는 것으로, 이 중 여자 아이돌의 경우 최근 기세가 대단했다.
남자 아이돌의 코어 팬이 강하기는 하지만, 연예계에서도 기세는 중요했다.
“컴백 하는 순간부터 이슈를 잡아먹고 3주차 때부터 1위를 하겠지.”
영찬이 운이 좋았다고 하는 부분은 이런 부분도 있었다.
정말 절묘한 시기에 이나은이 빈집 털이를 하며 이슈를 끌어온 것이다.
“오~. 1위 가수!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문일범 삼촌이 특유의 능글능글함을 보이며 이나은을 축하했고, 이에 이나은은 붉은 눈가를 꽃으로 가리며 울음 섞인 목소리를 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1위 후보에 자신이 올랐던 것만 대단한 일인데, 정말로 1위에 올라서게 되니 그 감정에 못 이겨 무대 위에서도 한참을 고생했다.
얼마나 울어댔던지 그 빡세게 한 화장도 녹아내린 터라 농담으로도 좋은 몰골이라 하기에 어려웠다.
-찰칵찰칵-
“으응응. 찍지…마세요.”
사진을 찍어대는 문일범 삼촌에 나은이 얼굴을 더욱 가리며 고개를 저어댔다. 그 모습에 문일범 삼촌은 더욱 신나 사진을 찍어댔고, 이나은은 결국 어디론가 도망쳤다.
“어휴. 딸 뻘도 안 되는 애를 그렇게 놀리면 어떻게요.”
“야! 딸 뻘은 돼! 딸 뻘은!”
이상한 부분에서 발끈하는 삼촌을 보며 나는 크큭 웃어대다 말했다.
“찍은 거 실장님에게 보내줘요. 괜찮은 거 몇 개 선정해서 SNS에 올려야겠네요.”
이걸로 슬슬 꺼져가는 이슈화에 장작이라도 좀 넣어야 할 듯 싶었다.
그래야 아직 남은 2주간의 활동에서도 빛을 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런 나의 생각대로 문일범 삼촌이 찍은 나은의 사진들은 제법 커뮤니터에서 돌기 시작했다.
-데뷔 6년 차 가수의 첫 1위의 위엄.-
-울음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사진.-
-크아아앙! 눈물 바다가 된 여가수의 대기실!-
흥미를 당기는 커뮤니티의 제목들 속에 나온 결과물은 언제나 이나은이 서럽게 우는 그래서 어딘가 웃긴 사진들이었다.
“영상으로 안 담은 게 아쉬울 정도네.”
아마 그랬다면 지금보다 더 이슈를 끌었을 것이 분명했다.
여하튼 이번 이나은이 1위를 차지한 건 YC 엔터 입장에서도 큰 전환점이 되는 일이었다.
1위에 오른 가수가 하나가 있는 것과 둘이 있다는 것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거기에 이나은의 경우 사실상 두 번째 데뷔라 보아도 되는 만큼, 이건 YC 엔터가 가수 연성에 특별함이 있음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이 말은 곧 인재들이 YC 엔터로 눈을 돌린다는 말이기도 했다.
벌써부터 이쪽 업계에서 연습생 모집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중이었으니, 이건 나로서도 고민을 해봐야 할 일이다.
그렇게 3주차에서도 묻히지 않은 채 존재감을 드러냈던 이나은의 행보는 4주차까지 이슈를 이어가면 무난한 마무리를 지었다.
기쁜 일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바로 그동안 연락이 없어 반쯤은 포기했던 김아영에게서 드디어 연락이 온 것이다.
이번에는 YC 엔터에서 만나기로 했고, 그렇게 만나게 된 김아영은 혼자 오지 않았다.
베이비폭스의 멤버였던 두 명이 함께 오게 된 것이다.
“안녕하세요. 이채영이라고 합니다.”
“이연희라고 합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에요! 제가 YC님을 뵙게 되다니!”
“어, 언니…”
그렇게 함께 하게 된 이들은 베이비 폭스의 맏언니이자 미인 보컬이던 이채영과 메인 댄서인 이연희였다.
돌부처 같다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감정의 동요가 없는 이채영과 가장 발랄함을 그 자체인 이연희가 나란히 하니 그 성격이 확실히 도두라져 보였다.
그런 그 둘 사이에 끼인 김아영은 호들갑을 보이는 이연희에 어쩔 줄 몰라하는 눈치였다.
그런 모습들에 나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이 모습을 실물로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불면증 시절 수차례 보았던 그녀들의 모습이 이처럼 현실로 다가오니, 나로서는 더 할 수 없이 기쁜 일이다.
그렇게 하나도 아닌 셋이나 찾아왔던 만큼 이야기는 긍정적으로 가게 되었다.
다행히 올해로 24살인 이채영도 22살인 이연희도 아이돌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어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의지를 확고하게 보이는 이채영에 나는 감격할 수밖에 없었다.
연습생 생활만 7년에 데뷔 4년까지 합해 11년.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이쪽 길 하나를 보았었던 그녀가 다시 마음을 먹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언니들의 영향을 받은 것일까?
지난 번과는 달리 부정적이던 김아영은 그동안 무슨 마음의 변화가 있었던지 다시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나로서는 더 할 수 없이 기쁜 일이었다.
‘걸그룹 센터는 너무도 귀하기 마련이지.’
현재 국내에 최정상위를 자랑하는 걸그룹들 사이에 던져나도 그녀의 보직은 무조건 센터로 꼽아야 할 정도다.
아이돌에게 있어 제대로 된 센터는 그 그룹의 역량을 끌어 올려주는 치트키나 다름 없었다.
센터는 그룹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점점 더 특색있는 컨셉과 구체적인 세계관으로 데뷔하는 아이돌이 많아진다.
문제는 3분이라는 짧은 무대에서 그런 복잡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란 어렵다는 것에 있다.
그걸 가능케 하도록 만드는 게 센터였다.
우선적으로 비주얼이 뛰어나야 했다.
정말 이상한 컨셉이 아닌 이상 무대 몰입도를 높여 대중에게 자신들을 인식시키는 데 있어 비주얼만큼 각인이 쉬운 게 없었다.
여기에 넘치는 끼마저 있으면 금상첨화다.
그런 점에서 김아영은 제대로 된 치트키로서의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치트키가 있는데도 망하다니. 맥스 엔터도 정말 어지간하군.’
어디 김아영 뿐일까? 이채영과 이연희 또한 아이돌로서 상위에 올려 둘 정도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나 이채영의 보컬은 솔로 가수로 데뷔시킨다고 해도 충분할 정도로 탄탄했다.
이걸 보면 그녀의 지난 11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헛된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렇게 그녀들과의 계약을 마침으로써 나는 본격적으로 YC 엔터의 첫 번째 아이돌을 제작 구상을 마치게 되었다.
“이제 그를 데려 올 차례로군.”
기억 속 세상에서 YC 엔터를 공룡으로 키우는 데 큰 일조를 했던 이.
토카시를 데려올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