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62
19장. 핑크 다이어리
“합류 하실거죠?”
“당연히 합류해야지.”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MS가 대단하다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그가 설 자리가 없었다.
지금 MS는 포화되다 못해 과포화 상태였다.
“마음에 드는 사람 있으면 데려오셔도 됩니다.”
“안 그래도 한 명 있어. 매니저 출신이기는 한데, 이쪽으로 감이 좋아 보이더라고.”
데려올 사람이 있다는 말에 토카시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자신은 물론 고우리까지 뽑았던 이지우의 안목이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어서다.
“아~. 배불러. 선배. 잘 먹었어요.”
하지만 그의 미소는 얼마가지 못했다. 뒤늦게 고우리가 냉면과 새로 나온 고기까지 혼자 다 먹어 버린 걸 알게 되어서다.
“바가야로!”
토카시는 어이없어 하며 한본어로 그녀를 갈구었고, 고우리는 듣는 둥 마는 둥 빵빵한 배를 잡으며 후식을 뭐 먹을지 고민했다.
그들의 모습에 이지우는 고개를 저어댔다.
“다시 저 꼴을 본다고 생각하니, 이 결정을 잘 한 건지 모르겠네.”
하지만 말과는 달리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크게 번져가고 있었다.
달리 인수인계할 것도 없기에 바로 퇴사와 함께 YC 엔터로 온 이지우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안목이 대단하다는 건 짐작했지만 이 정도라고?”
바로 영찬이 올린 자료가 가득한 웹하드를 살피면서 나온 감탄이었다.
웹하드의 자료들을 살필 수록 그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어째서 이런 보석들이 망한 거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YC 엔터가 데려온 아이돌들은 하나 같이 눈부신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몇 달 가량이라지만 MS라는 대형 엔터에서 눈을 한껏 높이고 왔음에도 그러했다.
특히나 최근 연습 영상들을 보면 그녀들은 현재 걸그룹 시장의 탑을 차지한 MS의 블랙다이아와 비교해도 될 정도였다.
아직 컨셉도 무엇하나 제대로 잡은 게 없음에도 그러했으니 앞으로가 기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가 정말 대단다고 여긴 건 그녀들을 담을 컨셉에 대한 의견들이다.
별 것 아닌 듯 툭툭 던져진 생각과 아이디어들을 본 마치 미래라도 보고 온 것 같은 개연성과 신선함을 동시에 가져다 주었다.
‘파워청순이라고?’
그는 도무지 나란히 두어서는 안 될 것 같은 두 글자의 조합이 의외로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아니 곱씹을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1세대에서도 2세대에서도 여자아이돌의 컨셉에 청순함은 그 자체로 끝이었다.
어느새 그건 마치 공식처럼 여겨졌었다.
그런 차라나 파워라는 키워드를 청순함에 붙이니 새로운 신선한 바람을 마주한 느낌이다.
‘특히나 몇 년 뒤에 걸 크러시가 유행할 것이라는 생각도 그럴 듯 하다.’
아니 실제로 정통 여자 아이돌이 아닌 과거 힙합 걸팀을 보아도 그건 사실이었다.
“물론 지금은 그런 팀을 만들 수 없지.”
확실히 걸 크러시로 소녀들의 지지를 받았던 힙합 걸 팀을 지금 만들려고 백프로 망하고 만다.
실제로 힙합 걸 팀은 성격이 하나같이 강해 과거 종종 심심치 않게 사고를 쳐 댔었다.
그러니 여성적인 면이 부각된 걸 크러시를 부각하는 게 옳았고, 그런 점에서 파워청순은 그 대안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처음에는 청순의 비율이 높았다가 점차 파워로 넘어간다는 거지.”
다른 팀이 따라하기 힘든 독특한 색깔을 가진다는 것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대중에 각인하기가 쉬워진다.
여기까지 살핀 이지우 팀장은 혀를 내둘렀다.
그건 그가 데려온 매니저 출신인 강찬도 마찬가지였다.
“천재가…정말 천재가 있군요.”
나름 이지우 밑에서 배우며 기획에 대해 자신감이 붙던 강찬은 그 신선함과 기발함이 가득한 자료들 앞에 넋이 나가 버릴 것 같았다.
그런 후배의 말에 이지우 팀장은 피식 웃다 이내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어디 천재가 하나 뿐일까? 저쪽에도 있잖아. 우리 실장.”
“아. 토카시 실장님요?”
토카시 실장을 바라보는 강찬의 얼굴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가 대단하다는 건 이지우 팀장으로부터 듣기는 했지만, 자신과 동갑인 그가 뛰언나 보았자 얼마나 뛰어날까? 싶은 모습이다.
그러나 그의 그런 생각들은 기획실의 첫 번째 회의가 시작되면서 사라졌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트 슈퍼바이저(art supervisor)와 카피 슈퍼바이저(copy supervisor)의 상위자로서 광고 크리에이티브 부서의 최고책임자를 뜻하는 말이다.
광고대행사, 스토리텔링 기업의 기획시스템에서 제작 최고책임자로, 그야말로 기획의 모든 걸 총괄한다.
그만큼 쉽지 않은 자리였다.
경험이 많다고 해서 쉬이 감당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토카시는 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큰 틀을 잡고 그 틀에 맞는 부품들을 가져와 거대한 그림을 그리는 걸 너무도 손쉽게 했다.
바로 옆에서 보면 마치 점을 찍고 있는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 한 걸음 아니 몇 걸음 뒤로 가면 알게 된다.
아무렇게 점을 찍고 있다고 생각했던 일이 사실 점묘법(점을 찍어서 그림을 그리는 화법)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재료가 어설퍼도 엉망이어도 그럴 듯한 작품을 만들어 내었지. 그랬던 녀석이 이제 최고의 재료로 뭘 만들 수 있을까?’
처음 회의에 들어갔을 때, 이지우 팀장은 그 기대감에 심장이 울렁거렸다.
그리고 그 회의에서 토카시는 그의 기대를 충분히 채워주고도 남은 틀을 그려 보였다.
“컨셉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가능한 인위적인 내러티브(어떤 사물이나 사실, 현상에 대하여 일정한 줄거리를 가지고 하는 말이나 글)를 멀리하고, 한 발 앞장서 상징과 해석을 강요하지 않도록 했으면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지우 팀장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알기 때문이라서다. 그리고, 그걸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팀원들보다는 그걸 조율하는 그의 역할이 막중했다.
간단히 말해 지금 그가 이 말을 꺼낸 건 토카시 자신은 그렇게 할 자신이 있으니 당신들도 나를 믿고 어떻게든 따라 오라는 말이다.
이지우 팀장은 속으로 웃으며 주변을 슬쩍 돌아보았다.
‘지금 당장 그 의미를 아는 게 나하고 고우리 요 녀석 정도가 다이군.’
강찬을 비롯해 나름 실력자라고 뽑은 경력 직원들도 아직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감을 못 잡고 있었다.
이건 말한다고 해서 감을 잡을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아마 이들은 무수히 깨져야 할 일이었다.
토카시는 먼저 이번에 만들 걸그룹 이름에 대해 이야기했다.
-Blue Rose-
직역하면 푸른 장미다.
그 이름에 사람들은 갸우뚱 거렸다. 갑자기 웬 꽃을 거론하는지 몰라서 보이는 반응이다.
그러나 Blue Rose의 꽃말을 안 순간 이들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기적-
본래 푸른 장미는 꽃과 식물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도달할 수 없는 불가능의 상징이었다.
기원전 2000년전부터 재배하며 수많은 교잡을 거치며 장미의 종류는 1만 5000종이나 되었음에도 푸른 빛을 띈 장미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 2004년 6월, 산토리홍딩스에서 20여년의 연구 끝에 푸른 장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기적이 이루어진 것이다.
푸른 장미의 꽃말이 기적인 것은 바로 이런 이유였다.
그런 점에서 희생불가나 다름없던 3류 아이돌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고 성공을 향해 다시 달려가는 지금의 순간은 기적이라고 보아도 다르지 않았다.
이들이 고개를 주억거린 것은 이런 이유였다.
무엇보다 청순을 무기로 삼고 있는 만큼 꽃과 청순은 그 궁합이 나쁘지 아낳았다.
그들의 반응에 토카시 또한 고개를 주억거리더니 이어 컨셉을 이야기했다.
“앨범은 다이어리 식으로 진행할 생각입니다.”
“다이어리요?”
“요즘에도 다이어리를 쓰나요?”
직원들이 의문을 보이는 건 놀랄 일이 아니었다.
최근에는 이런 다이어리를 가까이 하는 이들은 많지 않아서다.
00월드 시절 다이어리 대신 이곳에다 그 감수성 어린 일기를 쓰는 게 유행이 되다 시피 했으며, 그 유행이 끝이 난 지금은 SNS 쪽에 저마다 허세 어린 글들을 올리기 바쁘니 말이다.
그러나 과거 소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다이어리 하나씩은 가방에 품고 다녔다.
이 다이어리는 친구 혹은 연인과 함께 교환 일기로 쓰여지기도 했었고, 잠 못 드는 밤 자신을 위로하는 친구가 되어주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다이어리는 소녀감성이 물씬 풍겨지는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확실히 요즘과는 맞지 않은 감성이라 몇 몇 직원의 우려 섞인 표정에 토카시는 미소를 보이며 말을 이어갔다.
“복고풍의 요소도 담을 생각입니다. 90년대 중반 때의 감수성 말이죠.”
토카시가 이 시기를 정한 건 이 때가 인터넷이 대중적으로 다루기 직전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아날로그 특유의 색깔을 담고자 한 것이다.
“괜찮은데요? 요즘 90년대 복고풍이 다시 유행하고 있잖아요.”
고우리는 흥미롭다는 듯 당장 생각나는 키워드나 아이디어를 적어대기 시작했다.
그런 고우리를 기특하다는 눈으로 바라보던 토카시는 곧 마지막 키워드를 꺼냈다.
“다이어리의 색깔은 핑크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진짜로 앨범을 다이어리로 만들어 낼 생각입니다.”
“네?”
정말 다이어리를 만든다는 말에 황당해하는 이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건 이지우 팀장 또한 다르지 않았다.
단순히 컨셉이 아니라 다이어리를 앨범으로 만든다니 황당하기 그지 없다.
그런 그들의 생각을 안다는 듯 토카시는 말을 이어갔다.
“갈수록 앨범 판매량이 줄어드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더이상 CD로 듣지 않아도 되어서 그렇지요.”
이지우 팀장의 말에 토카시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이 때문에 코어 팬들이 CD를 대량으로 산 뒤, 그걸 노인회관 등에 기부하는 종종 벌어지고 있지요. 팔려고 내놓아도 살 사람이 없고, 놔두면 쓰레기가 되니 말입니다.”
“흐음!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그러니깐 Blue Rose의 CD의 경우는 그 걱정을 안해도 되겠군요.”
“네. 잘만 하면 코어 팬이 아닌 노래가 좋아 듣는 소비자들에게도 CD를 팔게 할 수 있을 겁니다.”
“퀄리티가 문제이기는 한데, 그거야 대량으로 만들면 가격은 내려가니 상관이 없고…”
경험이 많은 이지우 팀장은 대략적인 예산을 잡아 볼 수 있었다. 일반적인 앨범 보다 30%정도 높이는 정도면 충분할 듯 보였다.
“그렇습니다. 퀄리티가 중요합니다. Blue Rose 이름으로 나온 굿즈는 믿고 사도 된다는 퀄리티요. 이건 팬이 아닌 이도 팬으로 만들어주는 무기가 될 겁니다.”
“굿즈!”
토카시가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을 줄 몰랐던 강찬은 경이로운 눈길로 그를 바라봐야만 했다.
그런 그의 경이로운 시선은 토카시가 자신이 말한 키워들을 세세하고 구체화 시킬수록 커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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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카시 폼 미쳤다?”
우려를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어쨌든 공식적으로 토카시가 주도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였으니 말이다. 거기에 폼이 절정에 다달았던 토카시와 자연스럽게 비교할 수밖에 없었으니, 내심 기대를 낮춰야 한다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이런 결과물이라고?”.
내가 앞으로의 트렌드와 관련된 자료들을 준 걸 고려해도 이 정도면 내가 알던 토카시 못지 않은 수준이다.
토카시에게 감탄한 건 단순히 신선한 큰 틀을 만드는 능력이 아니다.
이제 1차 보고서임에도 그 속에 짜여짐이 유기체처럼 이어지고 있는 게 보여서다.
그러면서도 컨셉이 인위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으며, 강요하지 않음에도 자연스럽게 이를 받아들이게 만든다.
천재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이제 내 턴인가?”
이처럼 기대 이상으로 만들어주니 나 또한 그에 제대로 화답해 줘야했다.
마침 그의 1차 기획 보고서를 보면서 떠오르는 영감들이 꼬리를 물 듯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렇게 영감들이 몰아치고 있었지만, 나는 조급해 하지 않았다.
다른 작곡가들이라면 이 흔치 않은 기회를 잡으려 다급하겠지만, 이런 일은 나에게 일상과도 같았다.
‘찻잔 속의 태풍일 뿐이야.’
큰 영감으로 느껴지지만 한 발 물러나 보면 매우 작은 영감 쪼가리들이 모인 것에 불과했다.
배가 고프다고 아무것도 입에 넣을 수는 없는 일.
나는 천천히 먹을 수 없는 것들을 과감히 쳐 내며, 내가 원하는 것들만 골라 이를 굴려 나갔다.
마치 하얀 눈 위를 구르는 눈공처럼 어느새 거대해진 영감덩어리에 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를 집어 삼켰다.
이제 남은 건 그걸 구현화시키는 것 뿐이고, 이건 나에게 너무 쉬운 일이었다.
-타다다닥!-
먼저 곡의 핵심이 되는 머니 코드를 만들었다.
머니 코드.
머니 코드는 유명 히트곡에 사용되는 코드 진행을 말한다. 곡이 크게 히트해 저작권 수익으로 돈을 많이 벌어준다는 의미에서 머니 코드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비틀즈의 Let it be가 있다.
전주부터 1-5-6-4진행으로, C key를 기준으로 알아보면 C-G-Am-F진행이다.
작곡가들은 이런 머니 코드를 참고해 곡을 만든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많은 히트 곡에서 사용되었을 정도로 검증된 진행 방식이기 때문이다.
지겹다고 뻔하다고 하지만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건 기존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에 나도 알게 모르게 많이 사용했던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사용되는 머니 코드는 달랐다.
저쪽 세상에서 YC 코드라는 말이 별개로 있을 정도로 흥행했던 내 머니 코드를 이 곡에 집어 넣었다.
아마 찾아보면 비슷한 머니 코드가 있겠지만, 이걸 응용하는 방식에서 완전히 달랐다.
특유의 나의 색깔을 고스란히 담아야만 돋보여지는 머니 코드다보니, 웬만한 작곡가들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내 머니 코드들이 YC 코드라는 말로 유명해진 건 이 때문이기도했다.
그렇게 머니 코드로 루프를 만든 뒤. 휘파람, 바람 소리, 고양이 울음 소리 따위의 샘플을 사용해 90년대 중반 특유의 고스란한 새벽 분위기를 불러 들였다.
이후 몽환적인 신시사이저 루프에 맞춰 목소리 샘플을 즉석으로 만든 뒤, 이를 신스에 혼합했다.
그 뒤 사각사각 거리는 펜의 질감을 살리는 소리를 부각시키며, 뭄바톤(하우스 음악과 푸에르토리코에서 시작된 레게톤을 혼합한 장르) 리듬의 드럼 비트와 함께 곡의 인트로를 완성했다.
이렇게 복잡한 방법으로 곡의 시작을 만드는 건 다른 이유가 아니다.
소녀 특유의 감성을 표현해야 하다 보니 강렬한 비트나 신시를 귀에 때려 넣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인트로를 쌓아 만들어 귀가 아닌 머릿 속으로 집어 넣는 방법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곡의 가장 장점이라면 중독성이 높은데도 쉽게 물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귀가 아닌 감성적으로 다가가는 곡이라서인데, 아마 한 번도 듣지 못하는 이는 있을지언정 한 번만 듣는 이는 없을 것이다.
“오랜만에 하니 재미있는데?”
곡 하나를 쓴 뒤에도 여전히 영감은 사라지지 않아, 나는 그 자리에서 3곡을 더 써 내렸다.
이후 허밍으로 간단히 가이드도 녹음하다 중간중간 떠 오르는 가사에 다시 몇 번 더 녹음을 해야 했다.
그렇게 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어느새 하루가 지나가 있었다.
“하암~. 죽겠네.”
나름 몸 관리를 한다고 했음에도 역시 나이는 속이지 못하는 모양이다. 겨우 하루 밤을 새운 것 뿐인데 이처럼 피곤한 걸 보면.
-탁!-
나는 다시 밀려오는 하품을 겨우 참아내며, 만들어 낸 곡들을 토카시에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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