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65
20장. Blue Rose
-탁탁다닥! 탁!-
-탁탁다닥! 탁!-
동작은 물론 소리마저 완벽하게 따라하는 데 성공한 지헌에 이채영은 머리를 가볍게 쓸어넘기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지헌은 총이라도 맞은 듯 심장을 움켜 쥐며 주저 앉았다.
“윽! 심쿵!”
“……”
이 세상의 귀여움을 다 갈아 넣은 것 같은 막내의 재롱에 이채영의 입꼬리가 부들거렸다. 돌부처라는 그녀의 별명을 생각한다면 그녀가 얼마나 동요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일이다.
“꺄아! 귀여~워!”
그런 막내의 귀여움을 알아 본 건 이채영만이 아니었다.
이연희가 하트를 담은 것 같은 눈으로 그녀를 와락 끌어안은 것이다.
“끄윽!”
그녀의 거친 애정공세에 지헌은 잠시 발버둥을 쳐댔지만, 이내 포기했다. 여리여리한 외모와 달리 그녀가 힘이 사내 못지 않은 장사라는 걸 알고 있어서다.
잠시 그런 둘을 바라보던 이채영은 멀지 않은 곳에 축 늘어진 유나에게 다가갔다.
“….연습해야지.”
“우웅. 시러시러.”
피곤했는지 오늘 따라 유독 어리광을 부려대는 유나에 이채영은 다그치지 않은 채 그저 묵묵히 그녀의 곁을 지켜주었다.
“으윽. 심쿵!”
그런 이채영의 모습이 좋은 모양인지, 유나는 지헌이 조금 전 보인 애교를 따라 하는 장난을 치다 연습실 문이 열리자 거짓말처럼 몸을 벌떡 일으켰다.
당 충전을 위해 심부름을 간 아리와 김아영이 이제야 돌아온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얼마나 기다렸는 줄…..?”
크게 반기며 달려가던 유나는 들어오는 이를 확인하고는 거짓말처럼 달리는 자세 그대로 굳어 버리고 말았다.
장난기가 많은 그녀였지만, 지금 그녀는 결코 장난을 치는 게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게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YC 엔터의 대표였기 때문이다.
“하하하. 여전히 씩씩하구나.”
“으으윽.”
영찬의 웃음에 유나는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서둘러 이채영 뒤에 숨었다.
하지만 이채영의 체구는 160을 겨우 넘기는 수준이라, 그녀보다 큰 유나가 숨기에는 적절한 은신처가 아니었다.
어째 하는 짓이 얼굴만 숨기면 되는 줄 아는 강아지를 보는 듯한 터라, 영찬은 그게 참 귀엽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내 표정을 관리했다.
그러나 말을 꺼내기도 전에 다시 연습실 문이 열리더니 아리와 김아영이 깔깔거리며 열고 들어왔다.
“주문하신 음료와 간식 가져….!!”
“자자. 일단 당부터 충전하고… 대표님?”
“크크크.”
웃음을 참으려고 했던 영찬이었지만, 정작 그녀들이 들고 있는 간식 보따리에 결국 터지고 말았다.
상식적으로 걸그룹이 먹을 수 있는 양이라기에 너무도 많은 간식 양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엔터의 대표였다면 화를 낼 수도 있을 일이겠지만, 그는 그저 웃어 넘길 뿐이었다.
그녀들의 팬이었던 만큼 본래 베이비 폭스와 굿 나이트가 대식가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더구나 하루 12시간 이상을 연습실에서 살고 있는 만큼, 그 에너지 소비량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먹어도 티도 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영찬의 속 사정을 모르는 그녀들은 잔뜩 굳은 모습으로 모여들었다.
어찌 되었든 몸매 관리는 아이돌의 기본이기에 대표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녀들의 곤란함을 알아 본 영찬은 웃음을 그치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덕분에 조심스레 그의 눈치를 살피기 바쁘던 그녀들은 한순간 머릿속이 하애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아주 잠시였지만, 분위기 전환을 위해 영찬이 자신의 아우라를 슬쩍 흘려 보이며 생긴 일이었다.
동요가 가장 적은 이채영마저 눈빛이 흔들리고 있을 정도니 다른 이들은 더 말 할 것도 없었다.
-짝!-
그런 그녀들에게 영찬을 박수를 한 차례 보이며 자신이 여기 온 목적을 이야기했다.
“너희들의 데뷔 일이 결정 되었어.”
그 말에 그녀들은 서로를 잠시 바라보더니 이내 비명을 질러댔다.
-꺄아아악!-
안도와 환희가 가득한 환호 소리였다.
그 모습에 영찬은 미소를 감출 수가 없었다.
자신 이상으로 그녀들이 아이돌로서 재기를 바라고 있다는 걸 이 기회를 통해 확인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영찬은 상기된 그녀들이 진정되어가자 말을 이어나갔다.
“자세한 이야기는 컨셉 팀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게 될 거야. 그 전에 내가 찾아온 건 두 가지를 알려주기 위해서지.”
-꿀꺽-
그게 무엇인지 알고 싶었던지 침 넘기는 소리마저 요란하게 울릴 정도로 조용해 하는 그녀들은 영찬이 말에 귀를 기울였다.
“우선 첫 번째로 너희들의 팀명이 결정 되었어. ‘Blue Rose’. 이게 너희들의 새로운 팀명이야.”
-!!!-
기대한 것보다 더 괜찮은 팀명이라, 그녀들은 기뻐하는 기색이 완완했지만, 조금 전처럼 환호를 보이거나 하지 않았다.
영찬은 그런 그녀들에게 왜 Blue Rose라는 이름이 붙어지게 되었는지 설명해 주었다.
“기적…”
수천 년 동안 불가능의 대상이던 Blue Rose가 기적적으로 만들어진 뒤. Blue Rose의 꽃말은 기적으로 바뀌었다.
Blue Rose의 꽃말에 대해 알게 되자 그녀들의 눈빛이 흔들린다.
그 꽃말을 알자 Blue Rose에 대한 이름이 성큼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랬다.
사실 그녀들에게 지금의 순간들은 기적이나 다름이 없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아이돌 시장에서 3류 아이돌로서 꿈을 끝낼 것이라 여겼었기에 데뷔를 앞둔 지금 그녀들의 절실함은 더욱 커졌다.
촉촉해진 그녀들의 눈빛을 보던 영찬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다른 이야기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다른 소식은 너희들의 첫 번째 예능이 결정되었다는 거지.”
“예능이요?”
“정확히 말하면 다큐멘터리 드라마에 가깝다고는 하는데, 예능이라면 예능이지. A 방송국과 이야기를 끝냈고, 앞으로 한 달 동안 카메라 팀이 너희들에게 붙을 거야.
“!!!”
카메라 팀이 자신들을 전담 마크 한다고 하자 그녀들은 놀라는 기색이 가득했다. 영찬은 그런 그녀들을 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어차피 우리 쪽 사람이니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돼. 그냥 평소대로 행동하되 인터뷰할 때만 조심하면 될 거야.”
“네!”
한 달이나 카메라 팀과 함께 하게 되었다는 말에도 그녀들의 표정은 밝았다.
1군 아이돌 혹은 신인들 중에서도 대형 엔터 쪽에서나 미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을 자신들이 하게 되었으니 밝을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방송국을 끼고 하냐 아니면 자체적으로 만드냐에 따라 퀄러티도 그 인지도도 크게 차이가 나는 만큼, 그녀들의 표정이 밝은 건 당연했다.
그런 그녀들의 생각을 알기에 영찬은 속으로 곤란한 기색을 보일 뿐이다.
이번 예능을 감독할 이가 홍의찬 감독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다큐멘터리 드라마에 가깝다고 한 말은 결코 과장된 게 아니다보니, 그녀들이 좋아할수록 영찬은 심장이 콕콕 찔려지는 고통을 받아야 했다.
영찬의 발표가 있는 그 날부터 그녀들은 ‘핑크 다이어리’ 프로젝트가 참여하게 되었다.
“호호. 드디어 같이 일하게 되네요.”
“안녕하세요.”
첫 만남에서 고우리는 Blue Rose가 된 그녀들에게 반가운 기색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게 거진 편의점과 카페에 살다시피 한 그녀다보니 종종 간식과 음료를 가지러가던 멤버들과 마주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마주쳤던 아리와 나름 친분이 생긴 고우리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속삭여주었다.
“아마 생각보다 긴 회의가 될 거에요. 배가 고프면 고민하지 말고 앞에 놓인 간식들 먹어요. 알았죠.”
“네. 감사합니다.”
그런 고우리의 충고대로 Blue Rose 멤버들은 생각보다 긴 회의에 진이 빠지고 말았다.
토카시를 중심으로 한 컨셉팀이 집요할 정도로 그녀들에게 이 컨셉에 대해 풀어 설명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넋을 놓을 수도 없었다.
중간중간 그녀들의 의견을 물어 보는 토카시 때문이다.
물론 제대로 답변을 내려놓지 않는다고 한들, 뭐라고 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회의실 분위기 상 그래서는 안된다는 압박에 그녀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집중을 하기 위해 애를 썼다.
-끼이이익!-
어느새 회의가 6시간이 넘어갈 때쯤. 고우리 부팀장이 요란히 의자를 빼며 일어섰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그녀의 말에 토카시는 잠시 고민하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오늘 이야기한 걸 정리한 건 여기 웹하드 올려두었으니, 찾아 봐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토카시는 잠시 망설이다 이내 말을 이어갔다.
“원래는 컨셉에 대해 다 설명한 뒤에 노래를 들려 줄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먼저 들려주는 게 나을 것 같네요.”
이지우 팀장은 그가 그리 말할 줄 알았다는 듯 이미 강찬에게 말해 음악 파일 재생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토카시는 자신의 생각을 알아보는 듯한 두 사람에 웃으며 곧 음악을 재생시켰다.
-단다다단. 다다단. 단다다다. 단다다단. 다다단. 단다다다.-
그렇게 그간 더욱 완성도를 높인 Blue Rose의 타이틀 곡 ‘핑크 다이어리’가 재생 되었다.
피로함에 쉽게 집중하지 못해 걱정하던 Blue Rose 멤버들은 그 생각이 무색하게도 순식간에 음악에 빠져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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