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75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66화
이마저도 YC 엔터에서 Blue Rose를 초대박 내지 않았다면 데려오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그나마 Blue Rose의 멤버들이 과거 자신들과 같은 처지였던 점이 아니었다면 이야기도 나누기 힘들었을 것이다.
“……마음대로 되지 않네.”
영찬은 답답해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그녀들의 선택을 이해했다.
다시금 아이돌을 꿈꾸기에는 그녀들이 그간에 겪었던 일들이 너무도 험난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비슷한 처지였던 굿 나이트의 경우는 사장이 헌신적이라도 했지, 헬로우와 럭키걸의 대표들은 영찬이 생각하던 엔터 사장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돈은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하면서 밤무대와 같은 행사들까지 밀어 넣었다.
활동하는 당시 본인들 노래보다 트로트 메들리를 불렀던 적이 더 많았다고 하니, 그녀들의 사정을 알 만도 했다.
변변한 매니저도 없었으니 온갖 진상들에게도 시달렸을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런 불합리한 대표의 지시를 그녀들은 거절하기도 어려웠다.
이렇게 돈을 번다고 해도 엔터 사장이 잃은 돈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그랬듯이 대표 또한 멋모르고 이 업계에 뛰어들었다 여기저기서 코를 꿰이며 자산을 날려 먹은 피해자였다.
생각보다 이런 식으로 이쪽 업계에 뛰어든 이들이 많았다.
음악도 이쪽 연예계 사정도 아예 모른 채 갑자기 뛰어드는 것이다.
마냥 이해 못 할 것도 아닌 게, 과거와 달리 컨설팅을 대행해 주는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돈만 주면 곡도 뽑아주고 연습생 관리도 전문적으로 대신해 준다.
문제는 업자를 잘 만나 나름 그럴듯한 모습을 갖추어도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고,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이쪽에는 사짜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이들은 그럴듯하게 꾸민 SNS나 명함 또는 과거 그저 침 한 번 발라 보는 수준으로 일했었던 걸 경력으로 내밀며 그들에게서 돈을 빼간다.
어어 하는 사이 한발 물러나면 어이없을 만큼 말도 안 되는 사기를 당하게 되는데, 나름 적잖은 재산을 쥐고 이쪽 업계에 뛰어들었던 이들도 순식간에 빚더미에 앉아 버리고 만다.
뒤늦게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걸 알았을 때에는 이미 사기꾼은 사라져 있거나, 고약한 계약에 묶여 그저 끝없는 민사 말고는 답이 없었다.
이들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그처럼 못 할 일까지 시키는 것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보니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다.
그나마도 헬로우와 럭키걸은 아주 사정이 나쁘지는 않았다.
헬로우는 법인 파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계약이 해제되었고, 럭키걸의 대표는 아예 해외로 도피해 버렸다.
밤무대 쪽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그마저도 일거리가 끊겨 버리자, 빚쟁이들의 등쌀에 못 이겨 튀어 버린 것이다.
어이없지만 생각보다 엔터 쪽은 이렇게 계약이 끝이 나는 경우가 많았다.
여하튼 아리아와 함께 럭키걸과 헬로우에서 막내 포지션이던 두 사람이 YC 엔터로 합류했다.
Blue Rose처럼 모두 6명이었다.
하지만 Blue Rose 때와 달리 YC 엔터는 이들을 이렇게 데뷔시킬 생각은 없었다.
“내년 가능성 있는 일본 아이돌 지망생들의 콘테스트를 통해 뽑은 인재들과 함께 데뷔시킨다.”
내부에서 이렇게 이야기가 정해진 데에는 두 가지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현재 포화 상태를 넘어 과포화 상태에 이른 한국 아이돌들과 경쟁에 크게 힘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그보다는 아직 블루 오션인 일본에 뛰어들어 경쟁하는 게 오히려 성공확률이 높았다.
두 번째 이점이라면 이런 콘테스트를 통해 데뷔전부터 일본 현지에 큰 이슈를 끌어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인들의 비중을 높일 생각인 만큼, 한국인들을 포함한 일본 걸그룹 이미지를 어느 정도만 씌워줄 수 있다면 성공하지 못하는 게 어려울 일이다.
과거 한국을 하찮게 보았던 일본이었기에, 애써 부정하지만 이들은 생각보다 K팝에 대한 열등감과 같은 감정들이 컸다.
그런 상황에서 K팝과 같은 유망한 일본 걸그룹이 등장한다면 엄청나게 밀어줄 게 분명했다.
사실 이 점 때문에 일본 지부를 그처럼 크게 확장한 것이기도 했다.
일본 현지에서 활동해야 하는 시간이 많을 만큼 새롭게 합류한 6명은 일본어를 비롯해 춤과 노래 실력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실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어렵다면 퍼포먼스적인 면이라도 화려하게 만들어야 뒷이야기가 안 나오지.”
한쪽은 정말 어렵게 싸워서 올라온 것에 비해 한쪽은 그렇지 않으니, 그를 설득할 만한 것을 보여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부적으로 어떻게 화합이 되는 것과 별개로, 외부적으로는 엉망진창이 될 테니 말이다.
최악의 경우는 일본 애들만으로 데뷔를 시켜야 할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이런 점에 있어서 합류한 6명은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자연스럽게 리더가 된 김유지의 경우는 사실상 이상적으로 완성된 아이돌이었다.
등급을 매긴다면 A+A+A+이다.
트리플 A+로 이건 Blue Rose에서 가장 뛰어난 잠재력을 지닌 아리도 이에 미치지 못했다.
그 외에 다른 5명들 또한 김유지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여느 1군 아이돌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스펙의 소유자들이었다.
이만하면 말이 나오는 게 더 이상할 일.
“그래도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해 이들만으로 운영할 수 있는 무대 하나를 준비하는 게 좋겠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말해 주어도 한 번 보여주는 것만도 못했다.
그러니 이들의 실력을 도드라지게 보일 수 있는 무대를 통해 최종 합격한 일본의 소녀들이 저 팀에 함께한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알려주는 것이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겨 줄 곡이 필요했는데, 그거야 영찬에게 그런 곡 하나 작업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사실 아이돌 특유의 컨셉에 맞춰 설득력 있게 작업하는 게 어렵지, 그저 듣는 순간 대단하다고 여길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음악을 만드는 거라면 지금의 그에게는 코 푸는 것만큼이나 쉬웠다.
“이게 우리 곡.”
임시로 뉴 데이지(NEW DAZE)의 리더가 되 김유지는 YC에게 받은 곡을 듣고 어쩔 줄 몰라 했다.
듣는 순간 그녀는 알았다.
이 곡이 1년에 한 번 터질까 말까 하는 대흥행을 일으킬 만한 곡이라는 것을 말이다.
특히나 최근에 걸그룹 사이에서 불고 있는 걸크러시적인 요소가 가득한 곡이라는 점에서 그녀는 더욱 마음에 들었다.
곡 자체가 그러하니 이 노래에 맞는 춤을 만드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걸크러시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에 적합한 곡이다 보니 걸그룹으로서 자제해야 할 부분들도 없었다.
이 곡의 춤 제작을 맡은 이는 김유지의 솔로 댄스 부분을 아예 그녀에게 맡겼다.
이지우 2실장은 그런 선택에 의아해했지만, 그 이유를 듣고 납득했다.
“정형화시키기에는 김유지 씨가 가진 끼가 너무 대단해요. 어쩌면 이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벽을 넘을지도 모르겠어요.”
말하자면 아리가 노래 쪽에서 S-를 바라보듯이 김유지는 춤에서 S-로 올라설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었다.
“……처음에는 정말 이해가 안 되었는데.”
영찬이 Blue Rose에 이어 또다시 3군의 망한 아이돌들을 데려오겠다고 했을 때 그는 대단히 부정적이었다.
Blue Rose와 서사적인 면이 겹쳐지기도 한 데다, 그 또한 망한 아이돌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굿 나이트와 베이비 폭스 때도 다르지 않았다.
물론 그녀들의 잠재력을 알게 되었을 때, 이들이 정말 운이 나쁜 케이스라고 여겼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내가 틀렸지.”
그러나 부정적이었던 그의 생각은 그들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달라졌다.
Blue Rose의 아이들에게서 느꼈던 것처럼 어떻게 망했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하나같이 잠재력이 높은 보석들인 것이다.
“정말 내년에 이 아이들이 모습을 보이면 난리가 나겠군.”
여전히 만만하지는 않은 일본이었지만 이지우 실장은 이들을 데리고 성공하지 못하는 게 이상한 일이라 여길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이처럼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한편으로, 영찬은 최근 많은 이들과 면접을 나누고 있었다.
바로 미국의 본격적인 진출을 위한 스텝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 지사를 만들어야 하는데, 문제는 미국은 한국의 엔터 형태가 불법이라는 점에 있다.
이는 한국이나 일본처럼 소수의 엔터사들이 독점하는 구조가 될 게 뻔했기에 이를 막고자 만들어진 법이었다.
그렇기에 헐리우드에서 알아주는 탑스타들도 에이전시들을 통해 수많은 오디션의 문을 두드리며 엑스트라에서부터 실력을 쌓아 차근차근 올라왔다.
엔터사에서 인재를 발굴해 그들을 오랫동안 교육시켜 캐스팅까지 밀어주는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시장인 것이다.
그렇게 성공한 스타들은 자신의 돈으로 세무사, 매니저, 변호사 등을 고용해 꾸려 나간다.
그런 배우 쪽과 달리 음반 산업은 조금은 달랐다.
수많은 제작업자 및 배급업자로 이루어진 한국과 달리 ‘Universal Music Group (UMG)’, ‘Sony/BMG’, ‘EMI’, ‘Warner Music Group’ 등의 소수 대형 기업들이 막강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으며 먼저 언급된 회사들을 포함한 8개의 대기업들이 총 산업 매출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었다.
각 업체들의 수익성은 새 탤런트의 발굴과 그들의 프로모션과 마케팅 그리고 스튜디오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타이틀의 음반 판매에 있었다.
메이저 음반사들은 수많은 가수들과 음반 계약을 맺고 있으며 새 음반과 새 가수들이 나올 때마다 높은 비용을 들여가며 콘서트 투어나 각종 매체를 통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작업에 투자했다.
하지만 새 앨범들을 통한 수익모델은 항상 위험 부담이 커서 새 앨범제작보다는 판매력이 이미 입증되고 마케팅 비용이 덜 드는 과거 히트 앨범 등의 매출로 수익을 대체하는 경우도 많았다.
80%가 그렇다면 남은 20%는 인디(Indie)라고 불리는 작은 회사들이 차지한다.
이들은 특정 부분 시장이나 일부 장르의 음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앞서의 대형 기업들이 마케팅과 유통을 거의 다 잡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도 매체의 발달로 인해 달라지고 있는 중이었다.
CD로 제작되는 음반들이 ‘Best Buy’와 같은 할인 소매 업체나 ‘Amazon.com’ 등의 인터넷 소매 업체들을 통해 판매되고 있어서다.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유통 또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기존의 유통 방식과 산업의 구조가 바뀌고 있는 게 지금의 시점이다.
그 증거로 너튜브나 SNS 같은 매체가 발달하면서 의외의 성공 루트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현지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K팝을 이런 식으로 접해 즐기는 이들이 많았다.
어디 그뿐일까?
그 열풍이 일기 이전에 여전히 조회 수 기록이 깨어지지 않고 있는, 너무도 유명한 너튜브가 낳은 스타 00 스타일의 가수는 너무도 유명했다.
여하튼 지금이 이런 격동의 시기라는 걸 잘 알고 있는 영찬이었고, 실제로 그의 각인된 기억 속의 그는 이 시기를 놀라운 운으로 잘 부여잡았다.
그리고 그 운의 시작은 바로 그의 가능성을 먼저 찾아왔던 에이전트 덕분이었다.
“드디어 만나게 되는군요. 테일러라고 합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테일러는 멋들어진 갈색의 긴 수염이 인상적인 중년의 미국인이었다.
Universal Music Group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어느 날 갑자기 퇴사를 결정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붙인 테일러라는 인디(Indie) 회사를 만들어낸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도 비주류가 되어 가는 락을 전문으로 하는 에이전시였다.
그는 설립한 지 몇 년도 안 되어 제법 유망한 인디 회사로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그의 안목과 인맥은 대단한 수준이라, 10년도 안 되어 Universal Music Group으로 보내는 밴드를 키우기도 했었다.
덕분에 돈을 크게 벌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인디 회사를 꾸려 나갈 정도는 되었다.
그런 시기에 영찬이 테일러 회사에 인수 제의를 한 것이다.
처음에 테일러는 이 헤드 헌팅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애초에 돈을 바랐다면 Universal Music Group에서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는 거대 엔터 회사에 의해 음악 시장이 독점하는 걸 꺼려 했다.
그야말로 순수하게 음악을 사랑했고 하여 자신이 키웠던 테일러가 다시 자본에 매이는 걸 꺼려 했다.
그러나 사실 영찬이 원하던 게 회사가 아닌 테일러 본인이라는 사실과 뒤늦게 블랙 타이거의 음악을 접했던 그는 대번에 생각을 바꾸고 말았다.
미니 1집은 이제 미국 현지 내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정통 락 음악의 정수를 고스란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YC라 불리는 그에게 제의를 한 영찬의 영상을 찾아가면서 그는 아예 넋다운이 되고 말았다.
“Oh, my God!”
일본 현지에서 보여주었던 그의 솔로 기타 연주와 피아노 솜씨에서 그는 신을 찾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정말 그를 경악게 한 것은 그 뒤에 알게 된 사실이다.
넋을 놓게 만들었던 블랙 타이거의 엄청난 노래들 모두가 바로 YC의 자작곡이라는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밴드 음악은 밴드 자체에서 만드는 경우가 많지만, 그럼에도 놀란 건 미니 1집에 나온 음악들의 스타일이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그 말은 영찬의 음악의 스펙트럼이 상식을 벗어날 만큼 넓다는 것을 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