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92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83화
실제로 그의 말이 빈말이 아닌 게 지금의 Painkiller는 녹음하던 당시와 또 달랐다.
이는 그때의 마빈과 지금의 마빈이 달라졌기에 벌어진 일이기도 했다.
마빈은 해체 이후 뮤지션으로 활동하기보다는 언더의 투자자로서 길을 걸었었다.
뮤지션은 둘째 치더라도 프로듀서로서도 활동을 하지 않은 건, Painkiller의 보컬 크리스의 죽음이 그에게 너무도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크리스 그 녀석은 천재였다.”
마빈 또한 언더 쪽에서 천재라고 불리던 뮤지션이었지만, 그런 그가 보기에도 크리스는 아예 격을 달리하는 천재다.
물론 오만한 성격 탓에 그를 재수없다고 여기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지만, 마빈은 그 정도는 용납할 만하다고 여겼다.
적어도 그가 보기에는 그는 오만할 자격이 있는 천재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Painkiller의 음악들 대부분이 그의 영감을 통해서 생겨났고, 그가 성장함에 따라 Painkiller 또한 성장했었다.
굳이 대세이던 얼터너티브가 아닌 헤비메탈을 지향한 이유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사실과 달리 별것 없었다.
그저 크리스가 그걸 원했기 때문이다.
“락커라면 당연히 헤비메탈 아닌가?”
크리스는 이제 고일 대로 고인 지겹다는 말까지 나오던 당시 헤비메탈에 새로운 숨결을 넣었다.
“어쩌면 녀석이 좀 더 오래 살았다면 정말 너바나의 대척점이 되었을지도 모르지.”
마빈은 그저 억지와 같았던 평가와 달리 정말 헤비메탈의 시대를 열어 버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많은 천재들이 그렇듯이 크리스 또한 자신의 넘치는 재능에 파묻혀 버리고 말았다.
Painkiller가 위태로울 정도로 그는 안하무인함을 보였고, 수많은 사건 사고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때마다 마빈은 마치 아버지처럼 그를 보듬고 달랬다.
이 신이 내려 준 재능을 가진 그가 더는 망가지지 않게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크리스는 더욱 빗나갔고, 결국 마약 중독으로 세상을 떠나보내게 되었다.
“천재는 얼어 죽을…….”
마빈은 자신이 그토록 아끼던 크리스가 천재라는 허명에 죽어 버리자 크게 분노했다. 그의 재능이 그의 아들 같았던 어린 동료를 데려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자연스럽게 Painkiller는 해체되었다.
동료들은 저마다 자신의 음악을 하는 등 이쪽 분야에서 일을 했으나 아쉽게도 그 결과는 좋지 못했다.
애초에 천재이던 크리스와 마빈으로 인해 실력이 부풀려졌던 이들이다 보니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결국 술과 마약에 빠져들었고, 이 과정에서 저마다 음주운전 따위로 세상을 떠나보내고 말았다.
그 소식을 들은 뒤에도 마빈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음악에 더욱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현역 때보다도 스틱을 가까이했다. 밤도 낮도 잊은 채 그렇게 몇 개의 스틱을 부러뜨렸는지도 모를 때쯤.
마침내 그 순간이 찾아왔다.
“!!!”
자신이 한계를 넘어섰음을 인지한 것이다.
“……Fxxking!”
감격의 순간이었지만, 그는 치밀어 오르는 욕설을 참아내지 못했다.
그가 그처럼 대단하다 여기던 크리스의 재능이 생각보다 그리 터무니없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겨우 이따위에…….”
오랫동안 쌓인 울분을 토해내듯 허무함 속에 몇 날 며칠을 허덕이던 마빈은 겨우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테일러가 그에게 연락을 한 건 이때쯤이었다.
아마 예전이었다면 일말의 고민도 없이 거절했을 테지만, 지금의 그는 달랐다.
“블랙 타이거?”
뒤늦게서야 미국 전역에 그 이름을 날리고 있는 블랙 타이거를 알게 된 마빈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brilliant struggle의 곡을 들은 순간 안 것이다.
“미친놈들!”
세상에 다시 너바나와 같은 그룹이 모습을 보였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만난 블랙 타이거는, 아니, 그들의 프로듀서인 YC의 연주를 보았던 마빈은 그 순간 머리가 터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오랫동안 천재라는 단어를 혐오하던, 그렇기에 끝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던 그조차도 결코 닿을 수 없는 하늘을 보았던 것이다.
“솔직히 나는 천재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네. 그저 사람마다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좀 더 빠르거나 느릴 뿐이라고 여겼었지.”
“그러나 자네를 보니 그간의 나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되었네…….적어도 내 입장에서 볼 때 자네는 정말 불합리한 존재이네.”
그렇기에 그는 오랫동안 번민했던 자신의 생각을 다시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Painkiller라는 곡을 피아노로 처음으로 듣게 된 순간 그는 알게 되었다.
‘신께서 음악을 사랑하시는구나.’
자신을 대신할 자로 그를 보냈음을 말이다.
아니라고 하기에는 Painkiller라는 곡은 마치 또 다른 그와 같아, 그는 이 곡을 하면 할수록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피폐할 정도로 미쳐 자신을 잊었던 스스로의 정체성을 되찾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에 이르러서야 그는 온전히 Painkiller의 곡의 정수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누구의 마빈이 아닌 마빈 해린스라는 하나의 정체성을 완성해 낸 것이다.
-두두두두둥!-
-다다다다단!-
그렇기에 이들은 등장과 함께 빌보드 뮤직 어워즈를 자신들의 콘서트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여느 클래식 피아노보다도 강렬한 영혼을 담은 영찬의 피아노와 마빈의 완성된 드럼의 조합은 사람들을 미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는 참가한 가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팝이든 힙합이든 어느 분야에 있든 음악이라는 공동체를 가진 이상 그들 또한 미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 누구도 Painkiller를 평가하지 않았다.
그저 순수하게 음악을 즐길 뿐이었다.
“…….”
그렇게 어떤 CG보다도 더 화려한 마법 같았던 시간이 끝이 났지만, 관객들은 그 마법에 쉬이 깨어나지 못했다.
음원으로는 도무지 표현하기 어려운 정말 영혼마저 뒤흔든 무대였기 때문이다.
-와아아아아!-
마치 방송 사고처럼 1분이 넘게 적막이 이루어진 뒤에야 거짓말처럼 환호가 파도처럼 터져 나왔다.
“으음……. 하아.”
켈리는 무어라 진행을 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끝내 별다른 말을 잇지 못했다.
무엇을 말하든 입에서 내뱉어지는 순간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터무니없는 무대였었다.
이후 블랙 타이거는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의 후보에 올랐으나 결국 상을 타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이날 빌보드 뮤직 어워즈의 주인공은 블랙 타이거였다.
아니, 영찬이었다.
-첫 번째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 참석한 블랙 타이거 2관왕에 오르다.-
-진출의 시기가 빨랐다면 달라졌을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 수상자-
-많은 이들의 우려 속에 시작된 Painkiller의 무대! 그리고 그런 그들을 날려 버린 YC & MABIN!-
-로스앤젤레스 열릴 RRHOF(Rock & Roll Hall of Fame : 로큰롤 명예의 전당) 후보에 YC & MABIN 오르다!-
이 파장이 얼마나 컸던지 RRHOF 그 까다로운 후보자에 오르게 되었다.
이 RRHOF 후보자로 오르기 위해서는 우선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했다.
첫 번째 레코드가 출시된 후 25년이 지나야 한다.
두 번째는 로큰롤의 발전과 영속화에 대한 예술가의 기여, 영향과 중요성이 기준에 올라서야 한다.
이 조건이 충족된 아티스트는 전 세계에서 약 500명의 전문가 투표를 통해 선택된다.
투표 선정자는 학자, 언론인, 프로듀서 및 음악 산업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포함한다.
이 중 마빈은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특히나 영찬과 함께 작업한 Painkiller는 짧은 시간 속에서도 엄청난 파장으로 세계를 흔들고 있는 중이었다.
클래식계의 인재들이 락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Painkiller를 통해 본 오직 락만이 가져다줄 수 있는 그 거대한 매력 속에 많은 이들이 흠모하기 시작한 것이다.
저마다 잊었던 꿈을 다시 꾸며 직장에서 밴드를 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났으며, 새로이 락 스타를 꿈꾸는 어린 인재들도 하나둘씩 모습을 보였다.
이런 반응은 너튜브를 비롯한 SNS에서는 특히나 활기가 넘쳤다.
Painkiller 따라잡기 챌린지가 생겨났을 정도였는데, 이 챌린지에 뛰어든 이들 중 상당수가 이미 그 실력을 인정받은 피아니스트나 드러머들이었다.
하지만 이제 막 미국에 발을 들인 지 몇 달 되지도 않은 영찬이 RRHOF 후보자에 올랐다는 건 말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 질문을 기자에게 들었던 마빈은 그 기자를 미친놈을 보는 듯한 눈으로 말했다.
“YC까지 RRHOF 후보자에 오르는 건 부당하다고? Painkiller를 들어 보기는 하고 그런 말을 한 건가? 그가 프로듀싱하고 함께 연주하며 노래했던 Painkiller는 Painkiller의 정체성을 완성한 것이나 다름이 없어. 만약 이를 부정한다면 그깟 RRHOF 내가 거절하지!”
“!!”
같이 오르지 못할 바에야 RRHOF 따위 거절하겠다는 그의 발언에 락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열광했다.
-Fxxking! 그래 이게 락이지!-
└역시 마빈 형님. 너바나 전성기 당시에도 덤벼들던 그 패기는 지금도 그대로시군!
└그래, 좀생이들도 아니고 락 하는 이들이 뭐 그딴 걸 따지고 지랄이야!
-그따위로 할 거면 꺼져! RRHOF!-
└솔직히 YC & MABIN 조합이면 전성기 너바나라고 해도 맞짱 가능.
└ㅋㅋㅋ부정하고 싶어도 빌보드 뮤직 어워즈 무대 보고 난 뒤부터는 부정할 수가 없다.
이러한 여론 속에서 RRHOF 심사가 이어졌다.
그 결과 RRHOF에서 YC가 포함된 Painkiller를 에 헌액되는 걸 확장 지었다.
“우와~ 이 미친 녀석!”
“크레이지 X킹!”
“정말로 올랐잖아!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래!”
“세상에!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거야 뭐야!”
“으음. 또다시 눈물이.”
“…….”
축하하는 삼촌들만큼은 아니어도 이번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일은 영찬도 흥분이 되는 건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영찬은 본래라면 반쯤 내려놓았던 자신의 목표 중 하나를 입에 담았다.
“블랙 타이거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올려놓아야죠.”
영찬의 말에 그의 삼촌들은 한순간 말을 잃어버릴 정도로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
“그건 좀.”
“영찬아……. 그때 우리 나이가 몇일 줄 알고는 있어?”
“지금도 버거운데. 그때까지 무대에 오르라고?”
“……아무리 평균 수명이 올라갔다고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
부정적인 삼촌들의 모습에 영찬은 볼을 긁적이며 한발 물러섰다.
“뭐~ 꼭 하자는 건 아니고요. 그만큼 오래 해보자는 거죠. 하하하.”
“하아~”
그렇게 웃어대던 영찬이 물러나고 그의 삼촌들은 저마다 한숨을 흘려댔다.
그들도 왜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오르지 않고 싶겠는가? 솔직히 포기했던 곳이었기에, 영찬이 반 억지로나마 그 자리를 차지했을 때 그처럼 기뻐했던 것이다.
“에휴~ 이제 술도 끊어야겠네.”
“그걸로 되겠냐? 운동도 지금보다 배는 더해야지.”
“우웩. 생각만 해도 토할 것 같네.”
“그래서 안 할 거냐?”
안 할 거냐는 박시영의 물음에 그의 친구들은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듯 미소로 답을 보였다.
그렇게 해서라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함께 올라갈 수만 있다면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짜식들 엉뚱한 건 여전하네.”
“너만 하겠냐.”
“크크크.”
남들은 이제 꿈을 정리할 시기에 새로운 꿈을 꾸게 된 장태식 등은 그렇게 험난한 여정에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