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93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84화
28장. NEW DAZE
Painkiller의 독주는 정말이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었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 이후 Painkiller는 겨우 5번의 무대를 더 했을 뿐이었지만, 그때마다 레전드를 갱신하듯 사람들의 찬양을 받았다.
덕분에 블랙 타이거의 음원들 또한 그 영향을 받아 오랫동안 상위의 자리를 지켰었다.
그중에서도 brilliant struggle와 Level up은 여전히 10위권 내에서 순위를 다투고 있는 중이었다.
“이번 주로 11주차 1위를 지켰군요.”
그 말을 하는 테일러의 얼굴은 잔뜩 상기되어 있었다.
말이 11주차이지, 역대 빌보드 성적으로 따져 본다면 16위라는 엄청난 기록이기 때문이다.
같은 성적에 오른 이들은 엘비스 프레슬리나 토니 브랙스턴, All-5-one, 숀 콤스, 페이스 에번스, 데스티니스 차일드 이렇게 6팀이다.
하나같이 레전드라고 불릴 만한 이들이니, 그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는 것만 보아도 영광스러운 일인 건 분명했다.
그러나 테일러의 얼굴이 저처럼 상기되어 있는 건, 무려 11주나 1위를 지키고 있음에도 Painkiller의 인지도가 여전하다는 점에 있었다.
아니, 아직도 상승하는 여지가 보이고 있을 정도라, 이대로라면 정말 역대급의 기록을 이루어낼지도 모를 일이었다.
“생각해 보니 저 잘났다고 설치던 녀석의 최고 기록도 10주차가 끝이었지.”
내가 말한 녀석이란 다름 아닌 기억 속 또 다른 나를 말함이다.
물론 굳이 이런 걸 말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만큼 10주라는 기록 또한 엄청난 것이었다.
이건 단순히 가수의 기량이 뛰어나다고 해서 된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운들이 종합적으로 선순환을 이루어야 만이 가능한 기록이었다.
마케팅에만 수백억을 퍼부어도 가능하지 않은 기록이다 보니, 그에 가까운 기록들을 심심치 않게 한 녀석은 확실히 괴물, 아니, 괴수라 할 만했다.
“블랙 타이거의 다음 앨범을 어서 준비해야겠는데?”
하지만 역시나 Painkiller라는 이벤트 곡의 히트보다는 블랙 타이거로서 이 같은 기록에 오르고 싶었다.
그렇기에 다음 앨범의 준비를 위한 휴식기를 공식적으로 이야기했다.
휴식기라고 하지만 실제로 휴식을 취한다는 말은 아니었다.
지금보다 본격적으로 음악에 심혈을 기울일 시간을 가진다는 이야기다.
어째서인지 몰라도 삼촌들이 사람이 바뀐 것처럼 전과는 차원이 다른 태도로 음악을 대하고 있는 만큼, 박차를 가할 생각이었다.
이런 내 생각을 본부장에게 말하자, 본부장은 박수를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 좋군요.”
“주마가편?”
무슨 말인지 모르는 나에게 본부장은 이내 그 뜻을 가르쳐 주었다.
주마가편은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한다는 사자성어로 형편이나 힘이 한창 좋을 때 더욱 힘을 더한다는 의미이다.
지금의 삼촌의 상황과 내 생각에 부합된 사자성어였다.
“……그러고 보니 주마가편해야 할 게 삼촌들만이 아니구나.”
올해 초 미니 2집을 낸 이후 정규 1집을 준비 중인 이나은에게도 박차를 가해야 했고, 똑같이 정규 1집을 낼 준비를 마친 Blue Rose 또한 도와야 했다.
어디 그뿐일까?
예상보다 더 대박을 터트리면서 소속사 전성기 때보다 50% 이상 주가를 끌어 올린 라라랜드의 앨범 제작에도 도움을 주어야 했다.
이번 앨범까지 대박을 터트리면 완전히 1군으로서 자리를 잡는 것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이외에도 큰 이벤트가 2개나 더 있었다.
바로 일본의 ‘NEW DAZE 콘테스트’와 중국 아이돌 콘테스트가 그것이다.
“장 형이 정말 인물은 인물이긴 해.”
국내로 치면 비빌 만한 게 3대 기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장진 기업의 후계자 후보라서일까?
장웅은 돈도 많고 사람도 많은데 권력까지 주어진 이가 중국 내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톡톡히 보여주었다.
장웅은 놀랍게도 하나의 플랫폼으로 동시에 아홉 개의 아이돌 콘테스트를 열었다.
8개의 지방 방송사들에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마이너 아이돌 콘테스트를 열었고, 그렇게 뽑힌 이들은 장웅이 이끄는 구룡 엔터를 통해 메이저 아이돌 콘테스트에 참여를 할 수 있었다.
메이저 아이돌 콘테스트의 경우는 K팝에서 활동했던 경력직들 중에서 추려냈다.
추려냈다고 한 이유는 이 메이저 아이돌 콘테스트에 엄청난 숫자가 지원했기 때문이다.
인지도가 높은 1군 아이돌부터 인지도가 낮은 3군 아이돌까지 지원한 것으로, 절반을 떨구어내었음에도 30명이 넘었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지원을 한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장진 기업이 이 아이돌 콘테스트의 배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중국 내의 문화 특성상 이런 대기업을 배경을 삼는다는 건, 곧 상류층에 올라선다는 말과도 동의했다.
다른 하나는 그저 메이저 아이돌 콘테스트에만 들어간다면 순위와 상관없이 데뷔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원 규모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장진 기업을 등에 업고 데뷔를 한다는 건 분명했다.
인재들이 몰리고 자연 화제성도 몰리니 이 중국인들로 이루어진 아이돌 콘테스트는 실패할 수가 없었다.
그 여파가 얼마나 컸던지 중국에 엄청난 투자를 가하며 성공을 앞두던 한국의 엔터사들이 저마다 주춤할 지경이었다.
“시즌1 이후부터는 오로지 지방 콘테스트 규모를 확대해서, 메이저 아이돌 콘테스트를 채운다고 했지.”
이렇게 몇 시즌을 넘어간다면, 잠깐 반짝이는 수준으로 끝이 날 게 아닌 아예 중국 아이돌 시장 전체를 구룡 엔터가 먹을 수가 있었다.
물론 그만큼 부작용도 적잖게 있겠지만, 그 정도야 장웅의 능력이라면 감당하고도 남을 일이다.
중국 아이돌 콘테스트가 그처럼 대박을 터트리자, 일본 현지에서는 YC 엔터가 주도한 ‘NEW DAZE 콘테스트’에 대한 기대심리가 엄청나게 솟아 있었다.
무엇보다 빌보드 핫 100에서 11주 동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수인 내가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화제성은 어마어마했다.
이런 현상에 ‘NEW DAZE 콘테스트’는 본선을 앞두고 엄청난 화제성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본선에 진출한 일본의 아이돌 지망생들은 모두 101명이었다.
이 중 5명을 뽑을 생각이었는데, 다만 그와 별도로 십여 명 정도를 YC 엔터로 데려올 생각이었다.
“이치로 씨가 좋아하겠네.”
이번 ‘NEW DAZE 콘테스트’에 지원한 지원자들의 숫자는 무려 7만 명이 넘었다.
그런 이들을 거르고 걸러 낸 이들이었으니, 본선에 진출한 지망생들의 재능이나 끼는 사실 의심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 말은 이치로 씨가 원하는 일본인들로 구성된 K팝 형태의 아이돌을 만들 인재로 충분하다는 뜻이었다.
“거기에 일본 ‘NEW DAZE 콘테스트’ 출신이라는 홍보도 확실하니, 안 뜰 수가 없겠지.”
물론 그게 가능하려면 ‘NEW DAZE’는 반드시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두어야 했다.
그리고 이는 NEW DAZE 콘테스트에서 그만한 인재를 뽑아야 한다는 말이기도 했다.
트리플A+을 달성한 김유지만큼은 아니어도 비쥬얼, 노래, 춤 중에서 A급 하나는 있는 인재가 필요했다.
그렇기에 나는 예선에서 아쉽게 떨어진 인재들을 따로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패자부활전이라는 이름을 내세워서라도 인재들을 최대한 발굴하려고 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나의 판단은 정말 잘한 결정 중 하나였다.
“스미레(すみれ)? 릿카(りっか)! 니코리(にこり)도?”
그녀들은 예선 탈락한 이들을 살핀 결과 패자부활전이라는 이름 아래 건져 낸 인재들이었다.
그렇게 뽑은 이들이 떨어진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비주얼적으로는 합격이지만 문제는 춤과 노래가 발목을 잡았구나.”
본선에 출전한 101명의 NEW DAZE 후보생들은 방과 후 동아리든 따로 아카데미에서 배우든 나름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런 인재들이 있음에도 어떻게 저런 말도 안 되는 동네 옆집 소녀 컨셉의 아이돌만 밀어 대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다.
하지만 자세히 사정을 보면 또 이해 못할 것 아니었다.
일본의 걸그룹은 오타쿠 문화 형태로 변질되면서 소녀들의 동경의 대상이 아닌 데다, 그 벌이 또한 알바 개념에 가까워서다.
거기다 인기 멤버가 아닌 경우 수명도 상당히 짧았고, 부각되는 것도 어려움이 많았다.
이러니 정말 재능이나 실력이 있는 이들이 한국에서 데뷔하려 하는 것이다.
여하튼 스미레, 릿카, 니코리가 실력적으로 부족함에도 뽑은 것은 내가 그녀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모를까?
그녀들은 기억 속 녀석이 마약에 찌들기 전, YC 엔터에서 성공시킨 블랙 다이아의 멤버들었으니 말이다.
데뷔 3년 차부터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콘서트 투어를 할 정도로 성공시킨 걸그룹으로, 걸그룹의 역사를 바꾸어 놓기도 했었다.
그 정도라면 정말 큰 변수가 아닌 이상 7년 차 징크스는 가볍게 무시해 버리며 장수 아이돌이 될 수 있고도 남았을 것이다.
블랙 다이아에는 스미레, 릿카, 니코리 외 히마리(ひまり)가 있었고, 이들은 일본에서 소녀들의 우상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노래와 춤은 물론 비쥬얼적으로도 네 명 다 트리플 A급 이상을 갖추었으니 당연했다.
“재능도 있고 성실하기도 하니, 잘 가르치기만 하면 실력은 빠르게 오를 테지.”
노력을 무시하면 안 되지만, 이런 예체능 쪽에서 재능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기에 나는 패자부활전 형태로 뽑힌 그녀들에게 크게 기대했다.
“NEW DAZE가 아니어도 얘네는 무조건 데려가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던 가운데, 본선에 오른 이들 중 블랙 다이아의 마지막 일본인 멤버인 히마리가 있는 걸 보고 참 묘하단 생각을 감출 수 없었다.
“이런 게 운명이던가?”
히마리의 경우는 앞서 세 사람과 달리 이미 재능이 만개한 상태였기에, 그녀가 이렇게나마 YC 엔터로 왔다는 게 참 신기할 뿐이었다.
* * *
“헤헤, 역시 떨어져 버렸어. 엄마.”
“그래, 수고했어. 우리 딸.”
“히잉!”
스미레는 어리광을 부리며 엄마 품에 안겨들었다.
하지만 어리광을 부리는 것과는 별개로 의외로 그녀는 떨어진 것에 대해 크게 아쉬움을 갖지 않았다.
1차, 2차 예선을 넘어갈 때마다 그녀는 자신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정말 부끄러웠어.’
지난 여름 함께했던 그 아이들은 그저 지난 여름 빠져든 블랙 타이거의 YC 사마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 하나로 NEW DAZE 콘테스트에 온 자신과는 달랐다.
이번 기회가 가지는 의미를 알기에 아이들은 진지한 태도로 이 NEW DAZE 콘테스트에 참가했다.
덕분에 스미레 또한 그녀들에게 동화되어 진지하게 밤을 새워가며 연습을 했고, 운 좋게도 3차 예선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오를 수 있는 곳은 거기까지였다.
그 이상은 운과 요행으로 갈 수 없는 영역이었다.
참가자들이라도 적었다면 모르겠지만 무려 7만 명이 넘는 소녀들이 이번 콘테스트에 참여했다.
그렇기에 스미레는 자신이 떨어진 것에 아쉬움을 가지지 않았다.
그저 흥미 따위로 뛰어들었던 자신보다는 이 일이 자신의 업이라 생각하는 이가 올라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엉엉엉.”
“에휴. 그래, 그래.”
분명 떨어질 당시에만 해도 스미레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스미레는 과거의 스미레가 아니었다. 어느새 그녀 또한 아이돌이라는 직업에 진지하게 마주 보게 된 것이다.
그 사실을 그녀는 뒤늦게 맞이하게 되었고, 하여 그녀는 어린아이처럼 소리 내며 울어댔다.
예선에서 탈락한 여느 소녀들처럼, 스미레는 따뜻한 엄마의 품속이 푹 젖어 들게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