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95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86화
“다음 주가 관건이겠네요.”
“그렇습니다. 어떻게 지금이라도 미국 행사라도 돌아다니시는 게 어떻습니까?”
“으음. 욕심이 나긴 하는군요.”
반쯤은 진심 어린 이치로의 말에 영찬은 농담 섞인 어조로 대답했다.
그 모습에 이치로는 허전한 머리를 괜히 긁적여댔다.
정말 아쉽다는 모습인데, 그가 그러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공적으로는 자신이 소속된 곳의 대표님이지만, 사적으로 영찬은 저 태양과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단순히 동경의 대상을 넘어선 경외의 대상인 것이다.
그러니 그로서는 진귀한 기록을 코앞에 두고 주춤하는 지금의 상황이 아쉽기만 했다.
현재 빌보드 최장 1위는 미국 머라이어 캐리 & 미국 보이즈 투 멘이 부른 One Sweet Day이다.
1995년에 발매된 곡으로 무려 16주나 1위에 올랐었다.
이에 반해 14주에 오른 곡들은 휘트니 휴스턴, 보이즈 투 멘, 로슷 렐 리오, 엘튼 존, 머라이어 캐리, 블랙 아이드 피스 등 6명이나 더 있었다.
무려 6명이나 아직도 공석이 되어 버린 15주 앞에서 멈춘 것으로, 이 때문에 마의 14주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었다.
덕분에 One Sweet Day가 16주나 1위에 오른 게 정말 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영찬도 그걸 알고 있기에 농담으로나마 다음 주를 거론한 것이다.
“……정말이지 그릇이 크시구나.”
그렇기에 한편으로 이치로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아니, 세상을 뒤흔들 풍운아(風雲兒)라고 해도 이러한 대기록이 이루어지고 있는 순간을 저처럼 태연하게 대할 수 없어서다.
자연 영찬에 대한 이치로의 경외감은 더욱 커져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치로의 모습에 영찬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는 듯 곤란한 미소를 보이다 이내 고개를 저었다.
‘사실 14주는 말이 안 되는 거지.’
만약 과거 누군가에게 헤비메탈이라는 이 매니악한 장르로 이 같은 대기록을 세울 수 있겠냐고 한다면 모두가 말이 안 된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만큼 헤비메탈은 생각보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장르였다.
이를 반대로 말하면 그런 헤비메탈 장르를 이 정도로 호불호가 없게 만들었다는 건 정말 경이로운 일이라는 뜻이다.
괜히 Painkiller를 핵폭탄이라는 말에 비유할 정도로 빌보드가, 전 세계가 들썩거리는 게 아니었다.
그러나 이 곡을 만들고 연주하며 불렀던 영찬은 자만하거나 하지 않았다.
‘애초 마빈이 아니었다면 나오지 못하는 곡이었어.’
Painkiller는 마빈에게서 얻은 영감을 통해 만든 곡이다.
그가 아니었다면 아무리 영찬이라고 한들 이러한 세기의 명곡을 내놓을 수 없었을 것이다.
덕분에 영찬은 Painkiller 덕분에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으니, 확실히 그에게 정말 뜻깊은 노래인 건 분명했다.
그러나 그렇기에 그는 아쉬웠다.
‘가능하면 이러한 경험들은 삼촌들과 같이하고 싶었는데…….’
삼촌들과 함께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 없다시피 한 그였기에, 이러한 대기록의 경험들이 반가우면서도 아쉬웠다.
여하튼 앞서 이치로가 그리 반응을 보였듯, 한국은 물론 일본 현지에서도 그에 대한 관심도는 최고조에 오른 상태였다.
그 말은 곧 NEW DAZE 콘테스트에 대한 관심도도 그만큼 크게 상승한 상태라는 걸 뜻했다.
1시간 전 너튜브에 올라간 3화 예고 편의 조회 수가 벌써 300만이 넘었다는 걸 생각한다면 그 관심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 * *
본선 진출자들은 최대 12주 동안 합숙을 하게 된다.
물론 이건 마지막 최종 후보까지 살아남은 이들에게 한한 것이고, 대부분 그러니깐 104명의 본선 진출자들은 기본적으로 4주 이후부터 숫자가 줄어들게 된다.
심사는 투표 80%, 심사위원 20%로 진행되는데, 이 중 20%인 심사위원의 의견은 영찬의 발언권이 절반이 넘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영찬이 발언권을 이야기하기 전에는 심사위원들이 그 20%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심사위원들 구성은 매번 바뀌는데, 그래도 고정적인 심사위원들은 있었다.
사실상 이번 NEW DAZE를 담당하게 될 이지우 2기획 실장과 고우리 팀장이 그 주인공들이었다.
그만큼 큰 권력을 손에 넣은 셈이었지만, 그와 별개로 이들의 안색은 결코 좋다고 말할 수 없었다.
“으윽. 실장님 저 체한 것 같아요.”
“너 정도면 양반이지 인마!”
칭얼거리는 고우리 팀장에 이지우 실장은 어이가 없다는 듯 창백한 얼굴로 명치를 매만져댔다.
병원에서는 위염 초기 증상이라면서 그 원인인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하지만, 어디 그게 가능한 일이던가?
본래 계획했던 것보다도 열 배는 더 규모가 커진 NEW DAZE 콘테스트를 책임지는 입장에서 병원에 실려 가도 깨어나기 무섭게 돌아와야 할 입장이다.
마음 같아서는 토카시 실장이라도 데려오고 싶은 게 이지우 실장의 본 마음이었지만, 아쉽게도 토카시 실장 또한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Blue Rose 정규 1집 준비가 막바지에 이르렀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야말로 회사에서 지원을 미친 듯이 해주고 있기에 버티고 있는 거지.”
이지우 실장은 매니아 엔터는 물론 MS 엔터와 비교해도 말도 안 되게 푸시해 주는 회사에 그저 놀랍다 못해 부담스러울 지경이었다.
‘정말 돈과 인맥이면 안 되는 게 없다는 걸 보여주었지.’
멀리 갈 것도 없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트레이너 선생들이 필요했을 때만 해도 돈을 뿌려대자 거짓말처럼 구해졌다.
“돈으로 일이 안 풀리면 그 돈이 적기 때문이라고 하더니……. 설마 그 콧대 높은 녀석들이 올 줄이야.”
어디 돈뿐일까?
도대체 어떤 인맥을 쌓은 건지 이치로 일본 지사장은 무려 1,000명이나 되는 소녀들이 숙박하고 훈련할 장소를 구하는 데,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이지우 실장은 위염이고 나발이고 어떻게든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야 할 처지가 되었다.
그렇게 끙끙거리며 NEW DAZE 콘테스트가 진행되는 가운데, 드디어 본선 3회차가 공개되었다.
* * *
“여기 꿈을 위해 모여든 104명의 소녀들이 있습니다. 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해 주십시오. 당신의 표가 소녀들의 꿈을 이루어 줄 수 있습니다.”
검은 배경에 낯설지 않은 누군가의 말에 따라 글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채워진 글들은 하얗게 번지다 이내 흩어지면서 순식간에 그 검기만 하던 배경은 별이 가득한 밤하늘이 되었다.
제법 임팩트가 강한 장면이었지만, 아쉽게도 그 임팩트를 눈여겨보는 이들은 몇 되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검은 배경 너머에 울린 목소리가 누구의 목소리인지 모르는 이가 없기 때문이라서다.
“YC 사마!”
“정말이야! 첫 장면부터 YC 사마가?”
현재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화제의 주인공의 등장이었다.
단순히 목소리만 출연한 게 아니었다.
곧 임팩트 있게 만들어진 밤하늘이 아래로 내려가더니 이내 그의 모습이 드러났다.
-꺄아아악!-
곧 가정집이든 가게든 NEW DAZE 콘테스트를 보고 있는 곳에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습을 드러낸 YC 사마의 모습이 너무도 자극적이었기 때문이다.
빌보드에서 엄청난 성공을 하고 왔기 때문인지 YC 사마가 풍기는 아우라에 감히 저항하지 못했다.
그건 이를 편집하던 PD도 마찬가지인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YC 사마의 영상을 따더니, 그 뒤에야 소녀들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무대 위로 몇 명씩 자기를 소개하며 올라서던 소녀들은 어딘가 이상한 현장 분위기에 갸우뚱거리다, 이내 특별 MC로 온 YC 사마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나름 몰카를 준비한 것인데, 이 몰카에 반응한 소녀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대박이었다.
“아아아악!”
-털썩!-
고장 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오랫동안 비명을 질러대는 소녀가 있는가 하면,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은 소녀도 있었다.
“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혹은 현실을 부정하는 소녀도 있었는데, 이런 타입이 제법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돌발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꾸, 꿈인데…….”
현실이라면 진심 모드를 한 영찬에게 가까이 가지도 못할 테지만, 꿈이라고 생각하자 소녀들은 놀라운 용기를 보였다.
-와락!-
-콕……콕!-
갑자기 안거나 혹은 조심스럽게 얼굴에 손을 대보기도 하는 것이다.
당연히도 꿈이라고 생각되기 힘든 리얼한 촉감에 소녀들이 당황할 때면 영찬은 그제서야 웃으며 꿈이 아니라는 걸 깨우치게 해주었다.
“아아아악!”
그럴 때면 매번 같은 패턴을 보였다.
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워 얼굴을 크게 붉히며 비명을 질러대는 것이다.
영찬의 희생 덕분에 3화는 대박이었다.
-저…… 여우 같은 계집애! 분명 알고 안긴 게 분명해!-
└우리 형님을 저 계집이!
└……왜 남자가?
-부럽다. 부러워. 너무 부럽다. 왜 나는 예선에서 탈락했을까?
-이거 시즌2 하겠지. 무조건 본선 진출하기 위해 특훈을 해야겠어.-
└형……. 아까부터 왜 그래. 이거 소녀들만 출전이 가능해.
└저 정도로 미쳤다면, 떼 버릴 수도 있을걸.
-스미레라고 했던가? 되게 귀엽네. 볼을 콕 찌른 손 절대 안 씻을 거래.-
└스미레 겁나 귀여움. 저렇게 만화같이 비명 소리를 내는 건 처음 봄.
└릿카도 웃겼음. 왜 자신은 스미레 너처럼 하지 않았지라고 하면서 되게 후회하더라.
-니코리! 풀썩 주저앉던 소녀들 중에서 가장 단아했다. 어휴~ 제대로 취향 저격이네.-
└말투도 되게 예스러운 것 같고. 아이돌보다는 배우 느낌이긴 함.
-나는 히마리. 겁나 섹시하지 않아? 털썩 주저앉을 때 와 반동이……-
└철컹철컹. 중학생인 거는 알고 말하는 거냐?
└나도 중학생이거든.
└지랄! 니가 머리 벗겨진 오타쿠라는 것에 내 머리털을 건다.
└속지 마! 저 새끼 이미 대머리다.
특히나 영찬과 만난 이후 짤막하게 이어진 인터뷰에서 소녀들은 호들갑을 보이는 것과 별개로 저마다 전투력이 높아진 모습이었다.
길고 힘들었던 예선 기간 동안 어딘가 축 처진 바가 있었는데, 동경이자 사모의 대상이던 YC 사마를 만나자 왜 자신이 여기에 있는지 제대로 자각한 것이다.
이를 노리고 몰카를 한 건 아니었던 제작진들은 그런 모습을 보이는 소녀들에 저마다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이것만으로도 큰 호재였지만, 아직 호재는 끝이 나지 않았다.
-Painkiller 빌보드 15주 1위 달성!-
바로 긴가민가했던 Painkiller의 독주가 아직 멈추어지지 않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