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 music monster overnight! RAW novel - Chapter 99
하루 아침에 음악괴수! 90화
흥미를 보이는 이진철에 심씨는 난감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 설마 이거 해보실려고 하시는 거 아니죠?”
“응? 아니, 뭐…….”
심씨의 말에 이진철은 보기 드물게 어물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이진철에 심씨는 크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어휴~ 절대 안 됩니다. 안 돼요. 이게 얼마나 중독성이 강한 건데. 저야 운 좋게도 적당히 빠지는 선에서 끝이 났지만, 보통은 인생 말아먹어요. 아시잖아요. 도박중독자들이 마약중독자 못지않다는 거.”
“아! 알지. 이 사람. 내가 언제 하겠다고 그랬나. 동생이 그걸로 돈을 벌었다니 신기해서 그런 거지.”
“에휴. 그럼 다행이고요.”
심씨는 믿는다는 듯 그 뒤에 이에 대해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평소처럼 공통 관심사인 야구 이야기 따위나 하며 술잔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이진철은 평소와 다르게 크게 흥을 보이거나 하지 않았다. 평소라면 적극적으로 나서 그 새끼 X신이라며 욕지거리를 할 야구 이야기도 그저 호응 정도만을 할 뿐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평소와 달리 지금 그의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최소 소형차 한 대 값일 롤렉스 시계에 이어 패션에 대해 알지 못하는 그가 한눈에도 알아볼 정도의 구두, 옷 등.
심씨가 걸친 것이 최소 중형차 한 대 값이라는 걸 인지한 것이다.
이러니 자연스럽게 이진철로서는 욕심이 날 수밖에 없었다.
‘이 어벙한 새끼도 저렇게 벌어대는데, 내가 한다면…….’
정의감이 넘치는 경찰이라면야 그럴 생각을 하지 않았겠지만, 그는 부패할 대로 부패한 경찰이었다.
50을 넘긴 그가 여전히 현장을 뛰고 있는 건, 그게 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를 아는 경찰들의 태도는 둘 중 하나다.
혐오하거나 혹은 질투하거나 이다.
돈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는 그이다 보니 부패한 경찰들 사이에서도 혼자 마구 자기 입에 때려넣는 그가 기가 막힐 뿐이다.
여하튼 그는 심씨의 이야기가 쉬이 머리에서 떠나가지 않았다.
그건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적잖은 공무원 연금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걸로는 이미 커져 버린 그의 씀씀이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최근 들어 더욱 악착같이 돈을 모으려던 게 아니던가?
물론 아무리 그런들 그 좋았던 90년대 시절에 비하면 푼돈 정도나 모일 뿐이지만.
그러던 차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으니, 그로서는 흥미가 들 수밖에 없었다.
심씨가 도박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를 했지만, 이미 그런 이야기는 흘려 넘긴 지 오래다.
‘어벙한 심씨도 아무렇지 않은데 베테랑 경찰인 내가 그런 거에 휩쓸릴 리가.’
그렇게 생각이 들수록 심씨가 걸친 명품들이 계속 눈에 아른거려댔다.
“언제 정선에 가냐고요? 설마…….”
이진철이 카지노에 언제 가냐고 묻자 심씨는 어딘가 위축된 모습을 보여댔다. 그런 그의 모습이 정말 어벙함을 더욱 드러내어 이진철은 더욱 확신을 가지며 말했다.
“아니, 마침 그쪽에서 지원 요청이 와서 말이야. 혹시나 몰라 카지노도 살펴볼 겸 겸사겸사해서 같이 가려고 했지.”
“아! 저는 또…… 모레 아침에 갑니다. 그날 이벤트가 있어서요.”
“그래? 그럼 그날 만나서 가도록 하지.”
“하하하. 알겠습니다. 거, 든든하네요. 형사님이라 함께 카지노를 가는 거라니.”
자신이 바카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생각하지도 않는 듯한 심씨에 이진철을 속으로 웃어댔다.
그렇게 이틀 뒤.
이들은 약속한 대로 만나 정선으로 향했다.
심씨는 가는 과정에서 오늘 있는 이벤트를 비롯해 은근슬쩍 바카라를 하며 대박을 터트렸던 이야기를 해댔다.
그가 그렇게 썰들을 풀어놓을수록 이진철은 마음이 급해졌다.
‘그게 다 내 돈이어야 했는데…….’
자신이 벌어야 할 돈을 다른 놈들이 지금 벌고 있다고 생각하니 조급해진 것이다.
그런 그들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이 심씨는 속도를 내었고, 덕분에 예상보다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입니다. 제가 주로 찾는 곳이.”
심씨는 도착한 카지노에서 자신이 주인이라도 되는 양 구경을 시켜 주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칩을 바꾸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테이블에 있는 딜러에게 이렇게 현금을 주면 카지노 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후 그는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바카라를 하기 시작했다.
“아 씨! 생각보다 오늘 운이 안 좋네.”
그러나 자신감 있던 모습과 달리 심씨는 처음에는 잃기만 했었다. 그 모습을 말없이 뒤에서 웃으며 바라보던 이진철은 어느 한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심씨가 갑자기 돈을 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 운기가 돌아왔네. 흐흐흐.”
그러고는 그 자리에서 무려 잃은 돈의 두 배 이상을 따 버렸다. 무려 3,000만 원을 그 자리에서 딴 모습에 이진철은 어안이 벙벙했으나, 정작 심씨는 심드렁했다.
그 모습이 너무도 인상 깊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는 그의 물음에 심씨는 평소의 어벙한 얼굴로 말했다.
“큰 판을 앞두고 액땜으로 버리려고 한 건데요. 뭐~”
“이게 큰 판이 아니야?”
“나름 작은 판은 아니기는 한데, 오늘 이벤트는 억 단위가 오가는 판이라서요.”
“그…… 그래. 그런데 아까 운기는 또 뭐야?”
“아, 별건 아니고…….”
심씨의 말에 의하면 운은 일정한 사이클이 있다고 말했다. 바카라는 특히나 운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게임이다 보니 이런 운기를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안 좋을 때는 적게 잃고 좋은 운이 들어올 때 크게 버는 거죠.”
“그런 걸 알려줘도 되는 거야?”
뭔가 특별한 비기를 알게 된 것 같아 이진철이 조심스레 묻자 심씨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저도 다른 사람이면 말 안 하는데, 형님 아니십니까? 무엇보다 형님이 이런 거 하실 것도 아니고…….”
“어……. 그렇지.”
심씨의 뒷말에 조바심을 드러내는 이진철이었지만 섣불리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이후에도 심심치 않게 바카라로 돈을 따내는 심씨에 그저 자신의 돈이 나가는 것 같아 아까울 따름이었다.
다행히 심씨는 얼마 안 가 자리를 털고 일어서야 했다.
그가 말했듯 이제 이곳에서의 이벤트 장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저는 이만 가볼께요. 여기 뷔페 맛있습니다. 형님. 이거 얼마 안 되지만 가서 사드세요.”
그러며 100만 원에 가까운 칩을 그의 손에 쥐여 주었다.
큰돈이었지만, 정작 그 돈을 받은 이진철은 그리 고마워하거나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렇게 많은 돈을 벌었는데, 자신에게 겨우 그 정도밖에 주지 않은 심씨의 태도가 그저 짜증이 날 뿐이다.
심씨가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지자 이진철은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바로 조금 전 심씨가 앉아 있던 테이블에 앉았다.
점심이 지난 지 한참이 지난 뒤에야 심씨와 이진철은 다시 만나게 되었다.
“어째 표정이 밝지 않네? 일이 잘 안 풀렸는가?”
“어휴~ 말도 마십쇼. 형님.”
심씨는 정말 개 털리듯이 털려 버렸다고 했다. 그 가져온 돈 대부분을 다 잃어버렸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갑자기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상하리만큼 패가 잘 안 들어오더라고요. 아니, 보통 때라면 사이클이 돌아도 두 번은 더 돌아올 타이밍인데.”
“크흐흠. 그래?”
심씨는 자신이 만든 운 사이클이라는 이상한 이론을 앞세워 그리 말했고, 이에 헛기침을 하는 이진철의 얼굴은 괴상하기 그지없었다.
‘흐흐흐. 역시 운이 그렇게 좋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어.’
차를 타고 오는 내내 이진철은 환호성을 질러댔다.
‘바카라, 바카라는 나의 진짜 하느님이다!’
‘이 세상이 바뀌었다! 오늘 당장 사표를 쓰고 만다!’
그가 이처럼 기뻐하는 건 당연했다.
심씨가 준 100만 원의 칩으로 오늘 그는 2,000만 원이나 벌었기 때문이다.
그 자신이 의아할 정도로 미친 듯이 운이 붙었던 덕분인데, 아무래도 심씨의 운이 자신에게 붙은 모양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2,000만 원이라니…….”
만약 처음 투자한 금액을 늘렸다면 그 이상으로 벌 수도 있었을 일이 아니던가?
한 달 온갖 짓을 다 해도 800만 원이 넘지 못했었다.
그렇게 3달은 개짓거리를 해야 벌 돈을 겨우 한나절 만에 벌었으니 그가 이처럼 눈이 돌아갈 만도 했다.
그는 바카라에 인생을 바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형사라는 일이 쉽게 시간을 낼 수는 없는 일이라, 그는 정선에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가면 적잖은 돈을 따고 왔으니, 그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퇴직을 결정했고, 그렇게 받은 퇴직금 등을 긁어모아 전 재산을 가지고 카지노에 뛰어들었다.
미친 짓이었지만, 그동안 오고 싶어도 못 온 것이 한이 된 그에게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
“융단폭격이다!”
건 돈이 적어 찔끔찔끔 벌었던 것에 대한 원한을 갚는다는 미친 사고로 그는 그렇게 전 재산을 바카라 판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당연한 일이지만 폭격을 받게 된 건 그였다.
이날 그는 그렇게 온갖 개짓거리를 하며 모았던 전 재산을 모조리 잃고 말았다.
도박에 전 재산을 잃어버린 이의 말로는 뻔했다.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급히 돈을 빌려댔다.
‘운기를 고려하지 못했어. 너무 마음이 급해서 운 사이클을 보지 못한 거야!’
생각하면 그가 크게 딸 수 있는 판이 몇 번이고 있었다. 그때마다 그는 적게 따고 많이 잃었다.
그런 생각 때문인지 그는 돈만 더 있다면 당연히 잃은 재산을 쉽사리 복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런 그의 바람은 망상에 불과했다.
애초 카지노가 돈을 딸 수밖에 없는 시스템에서 그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전무했었다.
결국, 과거 직장 동료를 비롯해 가족들 그리고 자식들까지도 의절하게 된 그는 이곳 카지노 주변을 떠도는 부랑자들 중 하나가 되어 버렸다.
* * *
당시 이 보고를 받았던 영찬은 어이가 없었다.
부패하기는 했어도 그래도 베테랑 경찰이 이렇게 쉽게 몰락할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서다.
기억 속 녀석 또한 카지노를 종종 다니기는 했지만, 그런 멍청한 선택을 할 정도로 빠져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뭐 음악을 하는 게 자극적이기도 했었고…….’
아니, 본격적으로 생각이 날 때쯤에는 아예 마약에 빠져 버렸었다.
그런 걸 고려해도 이건 이해가 안 되는 과정이었다.
그런 그의 생각을 알기라도 하듯 가물치는 이유에 대해 말해 주었다.
“작업을 친 녀석의 말에 의하면 바카라는 도박의 끝이라고 하더군요. 머리싸움을 하는 게임이 아니기도 한 데다, 진다고 해도 자기 탓보다는 그저 운 때문이라는 면책이 있어서 더욱 그렇다고.”
무엇보다 욱한 마음에 게임을 쉬이 이어갈수록 판이 빠르게 진행이 되어갔다.
우연으로 만든 건지는 모르지만 바카라는 진정한 의미의 악마의 게임이라 할 수 있었다.
이유야 어쨌든 영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로써 복수는 물론, 그를 통해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