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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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합격, 그리고 위기 >
태석은 다음날 면접으로 인해, 밤새 준비했다.
임원면접, 마지막 최종관문.
그런데 튜토리얼이란 녀석은 천하태평이다.
[시스템 메시지 : 몸만 가세요. 그러면 합격이에요.]‘말이 되니? 몸만 가라고?’
[시스템 메시지 : 믿거나 말거나!]아무튼 태석은 그날 저녁, 시사, 경제, 그리고 엘성그룹의 역사부터 현재까지에 대한 모든 것들을 익히며,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다음날 임원 면접이 시작되었다.
면접관 3명이 한 명에게 질문하는 방식이었다.
태석은 양복을 차려입고 안으로 들어가 면접관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김태석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앉아요.”
“네!”
시스템이 걱정말라는 것과는 달리, 임원 면접에서는 운이 작용하지 않았다.
아는 얼굴이 하나도 없다. 당연할지도 몰랐다.
회사 규모로 볼 때, 아는 사람 만나는 게 더 어려울 터.
태석은 초조한 감정을 가리기 위해, 상대방을 바라보며, 속으로 외쳤다.
‘취업준비생의 눈!’
세상이 녹색이다.
그리고 임원들의 색깔이 태석의 눈에 들어온다.
‘색깔이 다르네. 보라색도 있고, 남색도 있고.’
50대로 보이는 사람들. 다들 임원이겠지.
그 중 하나가 태석에게 질문을 건네온다.
“일반직을 지원했어요. 가만 보자. 전공은 어? 학점은행제? 잠깐만요. 상무님! 이 친구, 대학교를 안 갔네요.”
“아… 그러네. 이렇게도 지원이 가능하구나?”
“일단 정부에서 학위를 부여하니까요.”
“그렇지. 음, 그렇네.”
임원들이 태석의 이력서를 보며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다시 질문을 해 온다.
“빽 있나요?”
“빽? 가방 말씀하시는 거라면 있습니다.”
“아니, 그거 말고, 인맥!”
“그건 없습니다.”
“아~ 그래요? 그럼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어요?”
“… 그냥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열심히 하는 걸로 안 될 텐데, 아주 실력 있어야 여기까지 올라오는 건데… 잠깐만!”
한 임원이 말을 끊더니, 잠시 다른 직원을 호출한다.
– 네!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상무님!
“지금 면접 보는 친구, 평가서 좀 가져와요.”
– 네. 알겠습니다.
평가서를 가져오는 직원.
그런데 평가서에는 모든 게 1등이다.
거기에 서류전형까지 단 번에 통과.
‘잠깐만! 인적성, 면접, 토론까지 점수가 다 최상위잖아! 울서대보나 연고대, 고연대보다도 높다고?’
그런데 인사팀 직원이 임원들에게 말한다.
“저 상무님?”
“말씀하세요.”
“코드네임 SSS인 것 같은데요.”
“SSS?”
“네.“
코드네임 SSS.
회장 일가의 친척, 자손 또는 그의 인맥으로 들어오는 사람들.
“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네. 상무님, 나가보겠습니다.”
“그래요.”
태석은 그 다음부터 시덥지 않은 질문을 받았다.
“어떤 일을 하고 계십니까?”
“지금은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엘성전자 신규 건설부지로 어제 준공 끝난 곳에서 1년간 일했습니다.”
“그렇군요. 김태석씨는 어떤 직무를 맡고 싶으세요?”
“직무 관련해서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사무직이면 좋을 것 같긴 한데, 크게 상관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랬군요. 알겠습니다. 김태석씨! 나가보세요.”
“… 면접관님? 끝난 건가요?”
“네! 다 끝났습니다.”
태석은 준비한 것의 1/10도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질문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왜? 도대체 왜?
그 의문은 임원들만 알고 있었다.
“아, 회장님이실까요? 아니면 사장님이실까요?”
“그거야 저도 잘 모르죠. 코드네임 SSS라, 거물이 들어온 것 같은데요.”
“그렇군요. 그나저나 철저하네요. 일부러 직원 모르게 하려고 했던 걸까요?”
“그렇겠죠. 회장님 방침이 항상 바닥부터 시작해보라고 했으니까요. 그래도 이번 건 너무 표 났죠? 아무리 흙수저를 표방해도, 참나! 학점은행제로 위장하면 어떻게 합니까?”
“그건 그래요. 그래도 인사팀에서 먼저 알아차렸으니, 우리가 실수 안하면 되죠!”
“다음 면접자 부를까요?”
“그럽시다.”
* * *
같은 시각.
어제 탈락한 참가자 중 하나가 누군가에게 혼나고 있다.
“태석아.”
“죄송합니다.”
“어떻게 면접에서 떨어져?”
“정말 죄송합니다.”
“집안의 수치구나. 문제를 다 알고 있었는데도 탈락했다고?”
“정말 죄송합니다. 아버지!”
김태석과 동명이인. 그는 면접과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맛보았다.
“회장님께는 뭐라고 말해야 되나…”
재벌손자 김태석. 그는 쓴 웃음을 지었다.
태도 문제로 탈락시킨 면접관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한 녀석.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아버지, 정말 죄송합니다. 한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알았으니까, 너 똑바로 말 잘해! 그날은 아파서 못 간 거야. 아파서 면접을 못 간거라고! 알았니?”
“알겠습니다.”
* * *
태석은 그날 최종 합격 문자를 받았다.
조금은 허무했다.
임원 면접이 이렇게 쉬울 줄이야.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신체검사가 있을 예정이오니, 0월 0일 0시까지 00병원으로 오시기 바랍니다.]신체검사?
허리 때문에 대기업에 입사하려 했는데, 허리 때문에 발목이 잡힐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는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었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다.
“저, 신체검사 관련해서 문의드릴 게 있는데요.”
– 네! 말씀하세요.
“꼭 지정된 병원에서 받아야 되는 건가요?
– 그건 아니에요. 근처 병원에서 받으셔도 되거든요. 대신 날짜 늦지 않게 꼭 제출하셔야 되고요.
“아~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아니에요. 감사는 뭘~ 최종 합격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그리곤 곧바로 자신이 잘 아는 정형외과를 향한다.
“뭐야? 또 아파? 또 무리했어?”
“저… 오늘은 그게 아니라요.”
“그럼 뭔데?”
“제가 대기업… 최종 합격했거든요.”
“어? 진짜야! 축하한다! 김태석이! 이제 사람 되는구나? 응? 근데 표정이 왜 그래? 너 왜 그래?”
“… 아닙니다. 아니에요. 아저씨, 그 이야기하려고 왔어요. 진통제 처방 좀 부탁드릴게요.”
태석의 쓸쓸한 눈빛.
그는 결국 말하지 못했다. 이 방법 밖에 없는 것을 알면서도.
그가 진료실을 나가고, 김한울은 처방전을 작성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의 표정이 좀 이상했다.
평소에는 항상 자신감 넘치는 태도였는데, 왜? 오늘은 왜?
그리고 그가 한 말이 떠올랐다.
대기업 입사한다. 그러려면?
‘그래! 대기업 가려면 신체검사 받아야 되잖아. 저 자식! 그 말 하려다 못 한 거 아니야? 허리 때문에 큰일 난 거지? 그래서!’
의자에 앉고 있는 태석은 쓴 웃음을 짓고 있었다. 김한울은 잠시 고민했다.
‘걸리면 면허 정지 당할 수도 있는데… 새끼! 아버지랑 똑같아! 남 걱정 시키는 거!’
그리고 결심했다.
간호사가 말했다.
“처방전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저 환자분?”
“네?”
“이것도 가져가시래요.”
“네?”
“선생님이 이것도 챙겨가 라세요.”
“……”
CD한장.
그리고 김한울이 멀리서 태석을 향해 말했다.
“합격 축하한다?! 월급 타면 쏘는 거 알지?”
“아저씨…”
“빨리 가! 바빠 인마!”
“…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최종 합격, 그리고 위기 > 끝
ⓒ 제이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