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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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세계로 (3) >
태진이형을 바래다주고 다시 집에 돌아온 태석은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실장님, 태석입니다.”
– 네. 작은 도련님.
“지금 형 출국 했습니다. 혹시 회장님 옆에 계십니까?”
– 안 그래도 큰 도련님께서 전화하셨나 봅니다. 우리 서 비서랑 큰 도련님이 헤어 지셨다면서요?
“아… 네. 알고 계셨군요.”
– 그것 때문에 내부 속사정이 생겨서 제가 골치 아프네요. 아무튼 작은 도련님, 초심 잃지 마시고, 임원되셨으니 평상시처럼 회사를 위해 일해주세요. 전 항상 도련님 응원합니다.
“네. 아~ 참! 실장님이 저희 어머니, 1주일에 한 번씩 찾아뵙는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네요.”
– 후후, 죄송하긴요. 제 일인데요. 그리고 도련님 어머님 굉장히 건강하시던데요? 에어로빅도 다니시고, 집에서 그림도 그리시던데.
“아… 그런가요?”
– 네. 그리고 새아버지시죠? 퇴근 하실 때마다 병원도 들려서 같이 문화생활도 하고, 주말에는 여행도 다니시고 재미있게 사시더군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부모님 두 분 다 건강하시고, 다 잘 살고 계십니다.
“그 말씀 들으니까 제가 자식인데 더 민망한 것 같습니다.”
– 그 나이 대에는 즐겨야죠. 황혼이잖아요. 아무튼 제가 하는 것들은 다 엘성그룹에서 봉급 받고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련님이 죄송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음 주 보고서 제출하는 것에 집중하셔서, 미래전략기획실 최초 출범인데 첫 삽 제대로 잘 뜨셨으면 좋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송창식 비서실장의 말을 듣고 조금은 안심했다.
서울과 천안.
솔직히 한 시간 반이면 충분히 가는 거리인데, 도저히 갈 여유가 생기질 않는다.
마음만 먹으면 갈텐데, 준비가 덜 되었다고 해야 할까?
신분이 바뀌어서 그런지 마음이 싱숭생숭.
그렇다고 이 곳이 편한 곳도 아닌데…
그때 문자가 도착했다.
태석이형 : 태석아, 비행기 뜬다. 방 불편하면 내 방 써.
김태석 : 괜찮습니다. 형 방 그대로 놓을게요. 힘들면 언제든지 들어와요.
태석이형 : ㅇㅋㅇㅋ
태석이 연락처를 바꿨다.
[태석이형 => 우리 태진이형]샤워를 하고, 방 안 침대에 누웠다.
천장이 보인다.
태석은 1년 전의 자신을 돌아보았다.
그때는 원룸 한 칸에서 매일매일 외롭게 보내던 하루였는데, 지금은 아주머니가 밥은 물론 세탁까지 다 해주신다.
거기에 출근도 비서들이 태워주고.
할아버지와 함께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건 자신의 자리가 아니었다.
원래라면 아버지가 있어야 될 자리.
아버지가 살아계셨더라면, 아버지가 누렸어야 할 권리.
그것을 엉뚱한 자신이 차지한 꼴.
태석이 마음속으로 불렀다.
‘아빠, 거기 있어요?’
그런데 나오질 않는다.
‘거기 있냐고요?’
그러자 자신의 앞에 나타나는 날개달린 존재. 그런데 아빠가 아니라 다른 천사다.
“으악! 깜짝 놀랐잖아요.”
[후후, 사용자가 불렀으니 당연히 나와야죠. 당부했을 텐데요. 그리고 당신을 관리하던 천사는 이미 이 세상에 없습니다.]“네?”
[환생했습니다. 초기의 목적을 이루어서 그럴까요? 천상계에 머물러도 되는데, 인간계에서 환생을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아버지가 환생이라니…
‘뭘로 태어나신 거야?’
그의 생각에 천사가 대답했다.
[당연히 인간입니다. 이제 막 자궁에 안착했다고 하더군요.]‘거기까진 말해줄 필요 없는데.’
[궁금한 것에 대해 답변한 것 뿐입니다.]태석이 기왕 발걸음 한 천사에게 자신의 의문점을 말했다.
“알겠습니다. 기왕 물은 거 궁금한 점 하나만 더 물을게요.”
[네. 말씀하세요.]“왜 아직도 제 상태창에는 기대수익이 0원에서 무한대로 찍혀있죠?”
태석이 자신의 기대수익을 바라보았다.
최초 [기획] 직무에 따른 기대수익.
그런데 다른 직무에 관한 모든 게 사라지고, 기획만 남았다.
기대수익은 앞서 말한 것처럼 0원에서 무한대.
[공짜로 말씀드리기는 곤란하군요.]“네?”
[공짜로는 힘들다고 말씀드렸습니다.]“얼마를 지불하면 답변을 들을 수 있죠?”
[지불한 금액에 따라 다르겠죠. 20Point에서 100Point까지 지불한 금액에 따라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드릴 수 있습니다.]“100Point를 쓰면 제가 만족할까요?”
[당연하죠. 인간계에서는 값비싼 물건이 반드시 좋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천상계는 다릅니다. 값비싼 물건이 제 값 하는 곳이 바로 천상계죠.]“알겠습니다. 그 말 믿어보겠습니다.”
잔여 Point 791.
어차피 포인트에 휘둘릴 생각은 없었다.
수많은 능력.
하지만 하나하나 다 배우다가는 끝도 없이 의존하게 된다.
태석의 말에 천사가 100Point를 받아내곤, 갑자기 뭉게구름 모양의 사진기 하나를 소환했다.
팟 소리와 함께 작동하는 사진기.
그러자 퉁.
태석의 정신이 혼미해지고, 시야가 좁아지기 시작한다.
그걸 보며 천사가 말했다.
[미래여행, 잘 다녀오시길 바라겠습니다.]* * *
또각또각.
[김태석님, 일어나실 시간이에요.]여성의 목소리에 태석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갑자기 홀로그램이 팍 하고 자신의 앞에 나타난다.
“으악!”
태석은 비명을 지르듯 소리 질렀다.
그러자 홀로그램 창과 함께 여성의 말이 들려온다.
[아마존 헬스 검진 결과 체온 36.9도, 스트레스 지수 89, 분당 심장박동수가 130로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로 보입니다. 지금은 좀 더 안정을 취하시는 편이 좋습니다.]처음에는 천사가 장난치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3개의 조명이 만들어내는 입체 홀로그램.
그리고 그 밑에 달린 사운드.
자가 검진을 위한 붙였다 뗄수 있는 패치가 손에 붙어 있고, 그곳에서 검진을 할 때마다 찌릿하는 전기자극이 느껴진다.
이건 현실이었다.
태석이 말했다.
“헬로우! 엘스비!”
그러자 녀석이 정정해서 말했다.
[엘스비는 2028년 부로 폐지된 프로토타입으로 저희 아마존 그룹 서비스에서는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그 이름 대신 라라 라고 불러주세요.]“라라?”
[네. 라라 크로포트입니다. 무엇이 궁금하신가요?]“방금 2028년이라고 했는데 지금이 몇 년이지?”
[지금은 2035년 7월 13일입니다.]황당했다. 2035년?
그래서 방에서 나왔다. 그런데… 황당했다. 원룸이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은 허름한 철제구조식 건물의 7층.
그 건물을 나가려고 하자, 홀로그램이 김태석을 부른다.
“뭐? 내가 신용불량자라고?”
[네. 2028년, 김태석님께서는 2028년 엘성그룹에 대한 연대보증에 대한 책임을 면하지 못하고 443억이라는 빚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때부터 한 푼도 벌지 못하고 오히려 빚만 더 늘어나고 계시죠.]“엘성 그룹이 망했다고?”
– 자본주의에서 뒤쳐진 그룹은 결코 생존할 수 없습니다. 엘성 그룹의 스마트폰과 반도체에 집중된 사업구조가 결국 부메랑처럼 돌아왔습니다. 다른 그룹들은 신사업을 위한 다양한 투자를 했는데, 엘성 그룹은 다른 그룹의 뒤꽁무늬만 ?기에 바빴죠. 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35년에는 세상 어느 누구도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으니까요.
유리창이 갑자기 화면으로 바뀐다.
거기서 화면이 튀어나오고, 한 여성이 운동을 하기 시작한다.
유리창이 화면이 되고 또 스피커가 된다.
유리창의 진동음이 말했다.
[아침 운동할 시간입니다. 간단한 스트레칭부터 시작하겠습니다.]태성은 여성의 말을 무시하고, 자신이 원하는 질문을 다시 건넸다.
“그럼 지금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그룹 이름은 뭐야?”
그러자 스피커에서 망설임 없는 대답이 흘러나온다.
[아마존입니다.]다행히 아는 그룹의 이름이었다.
그래서 태석이 다시 물었다.
[아마존… 그래. 그럼 아마존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그 자료 좀 띄워줄래?]자료가 보이기 시작한다. 대략적인 큰 줄기.
혁신에 또 혁신.
거기에 창의적인 방법까지.
말이 나오질 않는다.
그래서 태석이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도 볼 수 있을까?”
[세부적인 자료 열람은 100$ 추가 요금을 지불하셔야 합니다. Paypal 잔액은 현재 0원입니다. 크레딧(신용) 포인트를 확인합니다.]그때… 다시 스르륵 감겨온다.
눈 앞이 캄캄해진다.
그리고는 팟.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눈 앞에 천사가 말을 걸어왔다.
[미래 여행 잘 다녀오셨나요?]“벌써 돌아오면 어떻게 해? 이게 다 사실이야? 그게 사실이냐고! 엘성그룹이 망한다고?”
[글쎄요. 일어나지 않은 일을 사실이라고 말하기에는 어폐가 있네요. 김태석 사용자가 100Point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죠. 실제로 불가능하지도 않고요. 원래라면 그렇게 진행되었어야 될 겁니다.]“그럼… 바꿀 수 있다는 건가?”
[그거야 사용자 뜻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이제 용건이 끝났나요?]“아니, 다른 정보들도 다 봐야겠어. 20Point부터 차례대로 열람해 봐.”
가까운 근 미래부터 먼 미래까지.
꿈이라는 가시적 상황을 통해 볼 수 있는 것들.
아주 단편적인 정보들 뿐이었고, 그러한 정보들에 대한 신뢰 정도가 부족하긴 했지만, 태석은 깨달았다.
이대로는 엘성그룹은 다른 그룹에 먹히고 말 거라고.
태석의 기대 수익이 여전히 0원부터 무한대를 가리키며, 그러한 것들을 말해주고 있다.
다시 사무실.
최악의 상황에서 태석이 자신의 동료들이 작성한 보고서를 보며 말했다.
“이대로는 안 됩니다. 국내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실장님?”
“저희는 새로운 신 사업에 뛰어들 겁니다. 남들이 하지 못한 것들을 구상해야 합니다. 커다란 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공해야 합니다. 다시 구상해오세요.”
그리고 일주일 뒤.
모든 계획은 태석의 계획대로 흘러갔다.
사무실. 오석현이 피곤한 눈으로 컴퓨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를 향해 태석이 물었다.
“오 대리! 다 됐어요?”
“네. 지금 스케치업 짜깁기 해서 대충 만들긴 했는데, 이 정도로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미완성. 그래도 이 정도면 대단했다.
거대한 도심.
자가 발전 가능한 도시.
그 계획의 첫 번째.
스마트 제로 City.
자급자족할 수 있는 미래도시 개발 계획.
태석이 미래전략기획실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담은 업무보고서를 가지고 회장실로 향했다.
회장실 안.
그곳에는 김태석을 비롯한 김민성 부장, 최유라 대리, 오석현 대리가 같이 들어와서 앉아 있다.
회장이 태석을 향해 말했다.
“그래. 업무보고 준비는 다 됐나?”
“네.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래. 검토하기 전에 하나 묻지. 보고서의 주제가 뭔가?”
“신흥국 시장 진출입니다.”
“신흥국 시장 진출?”
“네. 해외 자본이 더 들어가기 전에, 신흥국부터 공략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저희가 손을 댈 곳은 도시개발계획입니다.”
“토목과 건설? 그게 마음대로 돼? 해외 대통령이나 총리들이 쉽게 허락할 것 같아?”
회장의 말에 태석은 자신의 굳은 의지를 내보였다.
“네. 허락할 겁니다.”
“투자 국가가 어디인데?”
“저희가 이미 엘성전자 해외공장을 설립하여 운영중인 곳 중 하나. 2011년부로 중국에 있던 공장을 모두 철수시키고, 신규 공장을 설립하여 국가 GDP의 25%를 저희 엘성그룹이 내고 있는 그 국가, 엘성이라면 죽고 못 사는 그 나라, 바로 베트남입니다.”
“……”
태석의 말에 회장이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베트남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군. 스마트 시티를 베트남에 도입시켜보겠다고?”
“네. 스마트시티란 한 도심에서 발전, 소비 등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계획 도시를 말합니다. 베트남은 아시다시피 도시기반시설이 매우 부족합니다.
발전소도 많이 없고요. 거기에 비해 인구도 많고, 땅 덩어리도 넓습니다. 그런 베트남에 연간 40조원의 순이익 중 일부를 선제 투자하고 싶습니다.
시장 조사는 엘성 전자 사장과 엘성 건설 사장의 도움을 받겠습니다. 회장님도 아시다시피 전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시장 흐름을 모르진 않습니다. 믿고 검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태석의 말에 회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건 우리의 힘만으로는 안 될 거야. 국토교통부 장관하고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보지. 일단 이 사안은 기업 대 국가가 아니라 국가 대 국가로 접근해야 될 것 같으니까.”
“네.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럼 두 번째 계획을…”
“또 있어?”
“10가지 계획은 더 마련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구현해온 것은 지금 계획뿐이지만, 대화나 구두로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손주의 말에 회장이 어이없는 표정을 하며 웃었다.
“일단 보류. 네가 저번에 말한 스마트폰도 아직 추진 중이야. 욘석아! 한 번에 하나씩만 하자고. 응?”
“네. 알겠습니다.”
회장이 생각했다.
‘손주 녀석! 언제 또 이렇게 조사해온 거야?’
반면 태석 또한 생각했다.
‘전문가들을 많이 만나야 돼. 그래서 더 많은 지식을 쌓아야 하고. 그래야 기업이 산다.’
국내에서 세계로 (3) > 끝
ⓒ 제이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