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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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
“아니거든요! 실장님!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그날 저녁.
[(축)희망학교 식당 개설(하)]라는 현수막이 달렸다.태진이 형이 태석에게 말했다.
“고생했다. 네 덕분에 이틀 더 빨리 만들 수 있었대.”
“아니에요. 다들 같이 고생해준 덕분이죠.”
“아쉽다. 비행기 시간만 아니었으면 관계자들하고 같이 사진 찍고 가면 좋은데.”
“괜찮아요. 비행기가 자주 있는 것도 아니라서, 시간 놓치면 큰일 나요.”
“아 맞다! 아버지가 사람 보내주셨대. 너희 오토바이 타고 갔다는 말 들으니까 가슴 아프다고 지프 차량 타고 가란다.”
“아… 부회장님이요?”
“그래. 너랑 오해 많이 풀었다고 하더라.”
“네. 저도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솔직히 좀 죄송한 마음 뿐이네요. 저 때문에 마음고생 많으셨을 텐데.”
“그래. 그 얘기는 우리 하지 말자. 일주일동안 함께해줘서 고마웠어.”
“아닙니다.”
“유라씨도 조심히 들어가요.”
“네!”
지프트럭에 타고 있던 한국인 남성이 탑승하려는 태석과 유라를 향해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김태석 실장님 되십니까?”
“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넵. 공항까지 편안히 모시겠습니다.”
한국인 남성.
그는 뒷좌석을 탄 태석과 유라를 계속해서 주시했다.
기회를 봐서 처리해야 된다.
그러려면 정글 숲이 가장 좋을 터.
그의 시야에 보인다.
조수석 좌석.
약속 장소가 표시된 지도가.
그 것이 무엇인지 알 리 없는 태석은 밝은 얼굴로 유라에게 말했다.
“유라씨.”
“네.”
“괜히 나 따라온 거 아니야? 힘들었을 텐데.”
“아니에요. 아이들 얼굴 보니까 오히려 제가 너무 나태하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 부끄럽던데요.”
“부끄럽다니?”
“우리나라에서는 물 걱정, 먹을 식량 걱정 없이 살잖아요. 풍족하게 사는데도 아등바등 살았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유라가 임시 거주촌을 바라보았다.
아이들이 보인다.
손을 흔들며 유라와 태석과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그들의 마지막 모습.
* * *
정글 일대.
이제 곧 태석을 죽이기 위한 장소에 도착한다.
현장에 대기 중인 현지인 3명.
그들에게는 이미 선금으로 500$를 지불했다.
성공 보수 1, 000$.
차량을 멈추고 3분만 있으면 RPG-7을 발사하여 그들이 두 생명을 앗아갈 것이다.
이 곳은 돈만 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살인이든, 유괴든, 아니면 아동 성폭행이든.
치안 유지가 전혀 되지 않는 국가.
하루에도 수백 명이 총에 의해 목숨을 잃는 국가.
167개의 크고 작은 민족이 사는 곳. 바로 미얀마다.
흥신소 행동실장 조병필은 마음을 굳혔다.
이번 건만 해결하면 받을 돈 무려 10억.
그 이후 당분간은 해외도피를 할 생각이다.
그런데 재수 없게 이제 곧 죽을 녀석이 말을 걸어온다.
“아저씨.”
“네.”
“피곤하지 않으세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다 돈 받고 하는 일인데요. 제가 해야죠.”
“저희 때문에 고생이 많으시네요. 미얀마 어디에 사세요?”
미얀마 거주지를 묻는 태석.
그의 질문에 순간 대답을 못하는 조병필.
“곤란하시면 대답 안 하셔도 되요.”
“앞쪽으로 가도 될까요? 운전 할 때는 말 상대가 있어야 되잖아요.”
“아… 네. 그러시죠.”
태석이 말을 계속해서 걸어온다.
“해외에서 힘들진 않으세요?”
“아… 어디나 다 힘들죠.”
“아저씨 보니까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 생각나네요. 돈 벌러 중동 공사현장 1년씩 나가시고 그러셨는데.”
“아… 그러셨습니까?”
“네.”
조병필은 김태석의 말에서, 과거 김형곤의 모습을 떠올렸다.
* * *
수년 전.
천안의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그는 매우 열정적이었다.
“김씨 아저씨! 오늘 표정이 왜 그래요? 힘들어요?”
“아닙니다. 팀장님.”
“에이, 좀 쉬어요. 내가 할게!”
무거운 판자를 홀로 등에 짊어지고 계단을 오르는 남자.
김형곤 팀장은 관리자임에도 불구하고, 솔선수범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본분이 되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그를 죽이기 위해 안전모를 착용하고 그를 일상을 지켜보는 조병필은 열심히 사는 한 남자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름 김형곤.
이혼남.
빚만 무려 8천만원.
원래 목적은 중국으로 납치 후 장기매매.
이렇게 하면 의뢰비는 물론이고 부가수익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의뢰자는 그의 장기가 활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아예 사고사로 처리시키길 원했다.
대신 금액은 5억.
2010년 당시 금액으로는 경기도에 대형 아파트도 살 수 있는 금액.
의뢰자는 왜 그를 죽이려는 걸까?
공사감독관으로 위장한 그가 김형곤을 불렀다.
“아저씨! 여기 아시바(비계) 좀 더 설치해야겠는데요? 이리 좀 와보세요.”
“네? 꼼꼼하게 설치했는데요.”
“이리 와보세요!”
* * *
사고사로 위장하는 것은 너무나 쉽다.
사람 목숨을 앗아가는 것은 단 1분이면 가능하다.
그런데 그 대상이 재벌인 게 문제다.
이제는 알았다.
왜 부회장이 그를 죽였는지.
왜 이 청년을 죽이려는지.
재벌간의 재산상속 싸움.
그들도 돈이 문제였다.
권력이 문제였다.
이 청년을 죽이면 자신은 10억을 받는다.
단, 목격자 없이 죽여야 한다.
그러므로 여자도 죽여야 한다.
“아저씨, 땀이 많이 흐르는데요? 무슨 일 있어요?”
“… 아니요. 괜찮습니다.”
결심했는데.
결심했는데…
그런데 도저히 죽일 수가 없었다.
* * *
공사장 비계 위에서 조병필이 김형곤을 밀었다.
분명 밀었어야 했다.
그런데 단단히 고정되어 있지 않은 비계에 몸의 중심을 잃고 자신이 미끄러져 버렸다.
추락. 사망.
그게 분명 자신의 운명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떨어지는 몸을 김형곤이 손으로 붙잡아주었다. 그리고 끌어올려주었다.
“꽉 잡아요!”
생명의 은인. 그래서 죽일 수 없었다.
자신을 구해준 사람.
조병필은 결심했다.
이번 의뢰는 못하겠다고.
이 사람은 못 죽이겠다고.
그런데 그 때…
철컥! 으악! 그가 디디고 있던 비계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 * *
청부살인인 게 알려지면 자신의 가족이 죽는다.
딸이 죽는다. 아내가 죽는다.
김진태 부회장은 그러고도 남을 인간이었다.
자신 대신 움직여줄 사람은 얼마든지 있었다.
대신 증거 없이 성공하면 10억을 받는다.
그게 조건.
그래서 죽여야만 했다. 내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이 죽일테니까.
그런데 죽일 수 없었다.
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생명의 은인이었으니까.
그런데 녀석은 죽으려고 환장을 했다.
“아저씨, 차 세워요. 운전 교대해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몸 진짜 안 좋으신 것 같은데요?”
차량을 멈추지 않으면 죽지 않는다. 그냥 지나치면 의뢰 받은 자들도 죽이지 않는다.
“정말 괜찮습니다. 가시지요.”
그런데 하필이면 그 위치에서 시동이 꺼졌다.
똥차.
미얀마의 대부분 차량은 중고차들이다.
그래서 어디에서든 고장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재수 없게도 의뢰했던 장소에서 고장이 나버렸다.
죽이면 안 되는데.
마음이 바뀌었는데.
그냥 이 장소만 넘어가면 아무 일 없는데 멈춰버렸다.
드르르르릉!
드르르르릉!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태석이 물었다.
“아저씨, 시동 안 걸려요?”
다급해졌다.
그들은 세고 있을 것이다.
3분이 지나기를.
그게 약속이었으니까.
그게 신호였으니까.
“아저씨, 다른 차 불러야 될 것 같은데요? 번호 아세요?”
조병필이 말했다.
“내려요!”
“네?”
“내려서 뛰어요!”
“왜요?”
“죽기 싫으면 뛰어!”
태석을 먼저 조수석에서 끌어내는 조병필. 그 후 유라를 끌어내려는 그.
그런데 약속했던 3분이 채 되기도 전에 폭탄이 날아온다.
* * *
“아…”
태석의 말에 송창식 비서실장이 고개를 저었다.
“도련님! 도련님! 정신이 드십니까?”
태석의 시야에 주변 풍경이 들어왔다.
넓은 방.
TV와 침대, 그리고 풍경화가 걸려있는 곳.
하지만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곳.
있고 싶지 않은 곳.
너무나 많이 있어봐서 아픈 기억만 떠오르는 곳.
바로 병원.
그리고 비서실장 옆에 있는 강혜정과 김한울.
“태석아, 정신이 드니?”
“엄마? 아저씨?”
“비서실장님, 의사 선생님부터 불러줘요.”
“네. 사모님!”
정신을 차려보니 이틀이 지났다고 한다.
머리에는 붕대를 감고 있던 태석.
뇌진탕 후 한국으로 긴급후송하여 치료했다고.
“다행입니다. 크게 다치신 곳은 없어서, 경과 지켜본 후에 일주일 안에 퇴원 가능하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자신의 안위가 아니었다.
“의사선생님, 유라는요?”
“…….”
“최유라는요?! 같이 있었던 최유라 대리는 어디 있어요? 네?”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는다.
하지만 뉴스에 나온다.
유라는 죽었다. 그리고 회장님도 죽었다.
유라는 현장에서 사망.
회장님은 교통사고로 사망.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회장의 살인청부 계획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김태석도 죽이고, 회장도 죽인 후 자신이 회장에 오르려는 게 그의 목적.
하지만 조병필이 자수하는 바람에 그의 계획은 알려지고,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병원에서 퇴원한 태석은 주주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회장님 다음 대표이사로 역임하게 되었다.
그의 놀라운 경영능력과 혜안 덕분에 국민연금은 물론 독일연금공단에서도 태석의 대표이사 직위를 인정했다.
회장님은 살아생전 유언장을 작성해 두셨다고 했다.
친손주 김태석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주겠다고.
그래서 상속세 50%를 내야만 하는 상황.
상속받는 과정에서 엘성물산과 엘성자동차는 물론 12개의 계열사나 분리 매각해야 하는 뼈아픈 실책을 겪었다.
할아버지의 죽음과 맞바꾼 회장 자리.
그래서일까 기쁘지가 않다.
[축하합니다. 졸업하셨군요. 이제 회장입니다. 꿈과 희망, 그리고 미래!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네가 원하던 졸업이 이거였어?’
[네. 그럼요! 겨우 20대에 김태석 사용자는 20대 최고 부호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부호죠.]‘이런 결과, 난 원하지 않았어.’
[아니요. 원했습니다. 회장에 오르고 싶었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조직을 묵살하고, 또 자기 입맛대로 조종하길 원했죠. 실제로 미전실장에 오르고 나서 그렇게 행동했고요. 회장 자리를 얻고 싶어서 그랬던 거 아닌가요?]‘아니! 달라. 나는 아마존에 대한민국이, 엘성이 집어삼켜지는 걸 원하지 않았을 뿐이야.’
[네. 그 마음 이해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떻습니까? 당신이 만든 자동화 시스템으로 사람들은 수많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기계가 대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엘성은 그로 인해 축적한 부를 통해 모든 산업에 투자할 여력이 생기겠죠. 당신이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희의 서포트가 계속해서 있을 테니까요.]태석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말했다.
‘내가 원한 미래는 이게 아니야. 난 모두가 열심히 살고 행복하게 사는 미래를 원했다고!’
아버지가 죽었다. 유라가 죽었다. 할아버지가 죽었다.
다 부회장 때문이었다.
부회장의 청부살인 계획 때문이었다.
[되돌리고 싶으십니까?]‘그래!’
후회 > 끝
ⓒ 제이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