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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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탄한 연수원 생활 >
2층 침대 위. 태석은 꺼진 방에서 핸드폰으로 불을 비추며 연수원 안내책자를 모두 읽었다.
그러자 무언가가 하나 떠올랐다.
[엘성그룹 신입사원 연수교육 안내책자를 모두 읽었습니다.] [보상으로 5 Point를 획득합니다.]퀘스트 완료.
시키는 대로 하면 보상을 준다.
그런데 포인트가 쓸모 있는지는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책을 다 읽고 자려는데, 벌써 24시가 되었다.
2018년 5월 1일 00시.
그런데 시스템 녀석이 말을 걸어온다.
[정식 입사일은 오늘부터랍니다. 월급은 오늘부터 계산되죠.] [직업 (신입사원)을 획득했습니다.]‘아… 오늘부터 신입사원이었냐?’ 회사에서 일종의 간보는 시간이 있었나 보다.
태석은 씩 웃었다.
그런데 메시지는 그게 끝이 아니다.
[일반퀘스트 – 시야 업그레이드.]취업준비생의 눈과 신입사원의 눈은 다르겠죠?
당신의 눈을 업그레이드 하여, 신입사원 연수교육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세요.
그리고 알림.
[신입사원 전용상점에 새로운 아이템이 도착하였습니다.]《신입사원 전용상점 판매 List / 현재 명예등급 1》
※ 명예등급을 올려 더욱 희귀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습니다.
New : 시야 업그레이드 물약 (소모 Point 10)
복용시 취업준비생의 눈이 신입사원의 눈으로 랭크가 한 단계 상승합니다.
※ 상승시 효과 : 신입사원이 필요한 정보를 스킬로 활용할 수 있다.
그는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상점을 이용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어떻게 사용하는 건가?
‘저걸 사 볼까?’ 그런데 손으로 선택해도 구입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땐 꼭 녀석이 나서기 마련.
[시스템 메시지 – 속으로 아이템 이름을 말하고 뒤에 구입이라고 말하세요.]‘그래. 알았다. 시야 업그레이드 물약 구입!’
녀석이 말하는 대로 속으로 외친 태석의 앞에 일순간 번쩍!
하는 섬광이 터져 나왔다.
‘엄청 밝잖아!’
그리고, 누워있던 그의 앞에는 화면 속에 보이던 물약 하나가 놓여있다.
그런데…
방 안이 순간 환해졌기 때문이었을까?
1층에서 누워 있던 룸메이트가 2층을 향해 입을 열었다.
“김태석씨!”
“네?”
“밤에 뭐해요? 일부러 그러는 건가요?”
“미안합니다.”
“주의해주세요.”
싸늘한 분위기. 태석은 일단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물약을 관찰했다.
보라색으로 가득 찬 유리병.
그 안에 든 뭔지 모를 액체.
‘먹어도 되는 거야? 이거 독 아니야?’
[시스템 메시지 – 기억 삭제 해드릴까요?]‘아냐. 됐어.’
태석은 유리병을 딴 후, 보라색 액체를 꿀꺽꿀꺽 마셨다. 그러자 액체는 갑자기 입에서 코, 코에서 눈 방향으로 역류하더니, 눈 주위에서 뱅글뱅글 도는 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으아아악, 기분 나빠.’
소름끼치는 느낌.
하지만 지금 태석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런데 녀석은 이상한 말을 해온다.
[시스템 메시지 – 시야 업그레이드까지 2시간 59분 남았습니다. 그 느낌 남은 시간동안 계속 들 겁니다. 일단 주무세요.]‘미리 말을 했어야지?’
[시스템 메시지 – 미리 물어봤어야죠?]* * *
불쾌한 느낌을 뒤로 하고 어떻게든 잠이 들었다.
사람이란 게 정말 신기하다.
불편한 것도 적응하면 잠도 취할 수 있고.
하긴 걸어가면서 자는 사람도 있는데, 눈이 불편하다고 못잘 건 뭔가?
어느새 시각은 아침 5시 50분.
팀장이라면 이 시간대에 일어나 상황근무자와 교대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태석은 10분 일찍 일어나 세면을 마치고 소회의실로 간 상태였다.
상황 근무를 서고 있는 동기 2명을 발견한 태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밤 늦게 고생했어요. 제가 교대해드릴게요.”
“아… 일찍 나오셨네요?”
“일찍인가요? 우측 문하고 창문만 개방해주시고, 들어가 주시면 제가 나머지는 알아서 할게요.”
“네. 수고하세요.”
인사를 나눈 동기가 들어가고.
소회의실 문을 열고, 그 안에 조명을 켠 후, 자리에 앉는다.
태석은 자신의 업그레이드 된 신입사원의 눈을 혼자 있는 자리에서 확인해보았다.
그러자 똑같은 초록색 세상이 펼쳐지는데…
‘어?’
어제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수업과목 책자가 시야에 반응했다.
책을 열람했다.
그러자 어제와는 달리 중요한 부분이 모두 체크가 되어 있다.
‘이게 시험에 나온다는 거겠지?’
참 대단하면서도 신기한 능력.
하지만 이걸 오래 쓰면 눈이 피로해진다.
태석은 일단 눈을 세 번 감아 능력 사용을 멈춘 후, 볼펜을 찾았다.
그런데 그 시간, 지도선배가 회의실에 들어온다.
태석은 환한 미소로 선배에게 인사를 건넸다.
“좋은 아침입니다.”
“그래요. 태석씨! 무슨 좋은 일 있어요?”
“아니요. 그런 거 없습니다.”
“그런가? 얼굴이 좋아 보이는데?”
“그렇습니까? 하하.”
태석은 넉살좋은 웃음을 지으며, 지도선배에게 말했다.
“커피 괜찮으세요?”
“좋지.”
“설탕 다 넣으시나요? 반만 넣으시나요?”
“다 넣죠?”
“물은 종이컵 1/2?”
“그게 찐하고 좋지.”
“네. 알겠습니다.”
태석은 씩 웃었다.
김민성 지도 선배는 자신과 스타일이 같았다.
전형적인 노가다현장 스타일.
믹스 커피를 주로 마시는 현장에선 보통 진한 커피를 즐겨 마신다. 분진, 먼지가 가득한 곳에서 진한 커피는 가래를 가라앉게 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었다.
‘담배 태우시나보네.’
태석이 탄 커피를 마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녀석, 사회 생활 좀 했나보네. 인사성부터 싹싹한 것까지 다 마음에 드네.’
그러나 그걸 티 낼 필요는 없다. 이제 막 1주차.
아직 직무 선발까지는 2주가 더 남았기에.
그는 커피를 마신 후, 오전 6시가 된 것을 보며 태석에게 말했다.
“일단 기상 방송 틀어볼래요?”
“네.”
신나는 댄스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연수원.
“나머지는 문제 없죠?”
“네. 혹시 모르는 것 있으면 여쭤보겠습니다. 혹시 시키실 일 있으십니까?”
“아니, 그런 건 없어요. 태석씨, 사회생활 좀 했나봐?”
“아, 노가다 현장에서 몇 년 먹고 굴렀습니다.”
“그래?”
지도 선배는 태석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영업 관심 있냐고 한 번 물어봐야겠네.’
* * *
순탄한 일정이 계속되었다.
오전에는 조직행동론이라는 교육을 받고, 오후에는 창업주 이념 교육을 받았다.
비서실에서 일했었다는 이기훈 과장은 창업주 이념 교육을 마친 후 입을 열었다.
“다들 아시죠? 이번 주 금요일에 1차 종합 평가가 있다는 거요.”
“네!”
“1차 종합평가는 이번 주 배운 과목에 대한 여러분의 이해도를 점검하는 것으로 직무선택시 반영은 물론, 연수종합 성적에도 반영이 되니까 열심히 공부하셔야 합니다.”
“예상문제는 없습니까?”
“질문 하신 분, 이름이 어떻게 되죠?”
“김동훈입니다.”
“동훈씨!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 엘성그룹에 필요 없습니다. 쉬운 길을 찾으려 하지 말고, 노력으로 극복하세요.”
“…… 알겠습니다.”
첫주부터 시험이라니… 모두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혼자 여유로운 사람이 있다.
태석은 오늘 배운 수업용 책자에서 중요한 부분을 전부 체크해두었다.
수업을 들으며,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는 선배들의 강의도 당연히 쏙쏙 들어왔다.
통제도 원할했다.
하루 만에 태석을 팀장으로 인정한 동기들은 커다란 소란 없이 연수원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저녁식사를 끝나고 야간 교육.
드디어, 어제 준비했던 엘성체조가 빛을 발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초빙강사인 최유나 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모두에게 말했다.
“이제까지 14개 동작을 전부 알아봤는데요. 혹시 『나! 처음부터 끝까지 틀리지 않고 할 수 있다.』 하시는 분 있으신가요?”
그러자 태석을 비롯한 5명이 앞으로 나오고.
6명의 지원자를 본 여 강사의 얼굴엔 미소가 깃든다.
“내가 예상한 사람들만 나왔네. 사실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어요. 보통 첫날부터 잘 하진 않는데, 여러분들은 좀 하더군요. 어떻게? 바로 음악 틀어도 가능하겠어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음악이 시작된다.
다소 쪽팔릴 수 있는 수업.
100여명이 모인 넓은 강당에서 태석을 비롯한 지원자들은 음악에 맞추어 미리 연습한 엘성체조를 시작했다.
최유나 강사는 그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특히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동작도 틀리지 않은 태석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트레이닝복에 박힌 명찰을 본 그녀가 태석을 향해 말했다.
“김태석씨.”
“네.”
“연습했어요?”
태석은 씩 웃었다.
“조금 했습니다.”
“모두 다 훌륭했는데, 특히 김태석씨가 제일 잘 했어요. 김태석씨를 비롯한 오늘 용기 내어 앞에 나온 6명의 동기한테 박수 부탁드립니다.”
최유나 강사의 말에 B팀 동기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인사를 하고 들어가려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강사가 말렸다.
“어디 들어가요?”
“……”
“기왕 앞에 나왔으니까, 동기들 앞에서 엘성체조 조교 역할하고 들어가세요. 자! 다른 사람들은 음악 한 번 더 틀어줄테니까, 앞에 나온 6명의 동기조교 하는 동작 따라하면서 미흡한 거 보완하길 바래요. 음악 레디! 큐!”
음악이 한 번 더 흘렀다.
엘성 체조로 모두가 단합하기 시작했다.
최유나는 씩 웃었다.
‘오늘은 평소보다 수업이 편한데?’
음악이 흐르는 동안 B팀 명단이 든 출석부를 들고 조교들의 이름을 체크하러 앞으로 이동했다.
5명의 조교들 이름을 보며 A라고 적는 최유나.
그녀의 행동에 5명 조교역할을 하는 동기들의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
그리고 단상 위에 올라가서 쪽팔림을 무릅쓰고 완벽한 동작으로 체조를 하는 사람.
김태석을 지나친 그녀가 미소를 머금었다.
꼬불꼬불… 써지는 알파벳 A.
그리고 십자가.
100명의 동기 중 태석의 이름 옆에만 유일하게 A+를 매긴 그녀가 생각했다.
‘첫날부터 A+는 처음인데? 내가 너무 후했나?’
순탄한 연수원 생활 > 끝
ⓒ 제이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