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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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착한 것도 정도가 있는 겁니다. >
순탄한 나날이 계속 되었다.
그래서일까?
태석에게는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생겼다.
그건 바로 저번에 자신을 도와주겠다고 지원한 5명이었다.
“태석아! 뭐해?”
“응? 시험 공부.”
태석의 동기는 그가 펼쳐놓은 책자의 필기를 보며 깜짝 놀라며 말했다.
“너~ 대박이다. 그새 다 밑줄 그은 거야? 이건 수업도 안 한 과목이잖아.”
태석은 오늘 배울 리더십 과목 책을 보며, 씩 웃었다.
“아, 그냥 한 번 읽어봤는데, 이 부분이 중요하겠더라고.”
태석보다는 한 살 많은 26살. 현수.
그러나 태석이 빠른 1월생이고, 동기니까 편하게 말을 놓는다.
현수 옆에는 같은 나이 조동현도 있었다.
“태석아, 그거 들었냐? 우리들만 어제 평가 A 맞았대.”
태석은 깜짝 놀란 얼굴로 물었다.
“정말이야?”
“어. 진영이가 봤다던데!”
그때, 26살 최진영도 다가왔다.
“오~ 우리들 태석이 때문에 초반부터 상위권인 것 같은데?”
“이렇게 된 거, 우리끼리 스터디그룹이나 만들자. 밤에 연등하면서 같이 공부하면서 서로 도우면 좋잖아.”
태석은 잠시 고민했다. 같이 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혼자 하는 게 좋을까?
성적을 생각하면 혼자 하는 편이 좋다.
이미 신입연수교육간 중요한 내용은 『신입사원의 눈』을 사용하여 알아낼 수 있다.
그러나 태석은 고개를 저었다.
기업은 사회생활이었다.
혼자 잘나서는 어딘가 탈이 꼭 났다.
힘들때나 어려울 땐, 자신의 든든한 버팀목이 필요했다.
그래서 대답했다.
“그럴까? 지도선배한테 여쭤보니까 밤 12시까지는 같이 스터디룸 사용하는 거 가능하더라.”
“그래? 오늘부터 그럼 다같이 모여서 공부하자. 같이 할 사람?”
태석은 잠시 고민하다가 손을 들으며, 동기들과 생각을 같이 했다.
* * *
그날 저녁. 태석의 고집이 나왔다.
물론 의도적인 것이었다.
“여기 이 부분 보라니까! 중요해. 나올 것 같아.”
“에이, 설마 『모티베이션의 정의』는 나와도 『맥클랜드의 성취동기이론』은 배우지도 않은 건데 나오겠어?”
“아니야. 선배님이 강의하면서 말씀하셨잖아. 안 배운 부분도 나올 수 있다고. 그리고 『모티베이션의 내용 이론』에서는 매슬로우나 알더퍼, 허즈버그, 아지리스, 맥클랜드 이렇게 5가지 이론으로 구분되서 시험문제로 나오기도 딱이잖아.”
“그래. 이건 태석이 말대로 공부하자. 15분만 투자하자.”
“안 나오면 치킨 사기?”
“그래. 알았어. 안 나오면 치킨 살게.”
동기들은 태석을 보며 생각했다.
초반에는 고지식해보였던 태석이었다.
그의 행동이 다소 고집 있고,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였던 녀석이라고. 실제로도 그랬다.
말은 조근조근 하는 편이지만, 결국 자신의 뜻대로 추진하는 사람.
하지만, 지내보니 그게 또 편했다.
그리고 태석이 시키는 대로 하면, 뭔가 좋은 일이 생긴다.
“내가 수업시간에 미리미리 준비한 부분이거든. 시험공부 여기여기 위주로 공부해봐.”
태석의 책에는 이미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언제 이렇게 공부했어? 중요한 거 다 적어놓은 거야?”
“응. 선배님들이 하는 이야기 들어보니까 중요한 포인트를 알겠더라구.”
“와, 너 대단하구나! 너 어디 대학 나왔냐?”
“아… 대학?”
“응. 서운대? 고연대?”
“나중에 말해줄게. 좋은 데는 아니야.”
“그래. 아, 미안.”
“미안하긴, 우리 동기잖아.”
태석의 말에 동기들은 생각했다.
‘외국 대학인가? 좀 더 친해지면 물어야겠다.’
다음날, 아침부터 치뤄지는 시험.
태석의 동기들은 시험 문제를 받아보고, 깜짝 놀라 뒤집어질 뻔 했다.
‘이거 다 태석이랑 공부했던 부분이야. 중요하다고 체크해둔 거.’
‘이것도 태석이가 공부했던 거고, 이 문제는 태석이가 찍어줬던 거?’
‘이거 진짜야?’
시간이 없어서 대충대충 살펴보았던 태석의 정리된 노트.
그런데 그게 완전 핵심이었던 것.
물론 태석은 동기들에게 모든 문제를 다 알려주진 않았다.
자신이 1등을 놓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으려던 태석의 계획은 아주 당연하게도 성공했다.
시험 결과가 게시판에 붙었다.
《1주차 중간평가 결과》
1등 : 김태석 (B팀)
2등 : 서윤지 (C팀)
3등 : 최진영 (B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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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등 : 김현수 (B팀)
.
.
.
.
225등 : 강민용 (B팀)
태석 덕분일까? 그와 함께 공부한 사람들은 모두 상위권.
그러니 그를 좋아할 수 밖에 없다.
“태석아! 1등 축하한다.”
“야! 우리가 상위권 다 먹었어.”
태석은 기뻐 날뛰는 동기들에게 입을 열었다.
“다들 잘 했으니까 나온 거지. 아직 1주 밖에 안 지났잖아. 너희들 너무 성급하다. 진짜.”
“그러냐? 그래도 기분 좋잖아. 웃자! 웃어!”
“그래.”
사실 성적이 공개되지 않았으면 했다.
처음부터 잘 나가는 사람들에게는 시기와 질투가 따라오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이번 점수는 지도 선배의 눈깔 점수도 많이 반영된 편에 속했다.
태석이 방 안에 들어왔을 때, 방 안은 우울한 기분으로 가득했다.
강민용…
‘225등이었나?’
260여명에서 225등.
굉장히 낮은 점수.
그건 지도선배의 관찰점수에서 많이 깎였다는 것.
그것도 B팀에서는 최하위 일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머리 좋은 강민용이 저렇게 밑바닥으로 처박히지는 않았을 테니까.
태석은 그것을 알아채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2층 침대에 올라간 후, 눈을 감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1층 책상에 앉아있는 녀석이 먼저 말을 걸었다.
“태석씨.”
태석은 룸메이트의 말투에서 비아냥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말투가 왜 저래?’
그런데… 미지의 녀석이 태석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내보낸다.
[일반 퀘스트 – 증거 수집하기]룸메이트 강민용이 악의적인 마음을 품고 있다. 대화 내용을 녹음하여 증거를 확보해두자.
태석이 대답하지 않자, 뒤돌아본 태석을 향해 녀석이 다시 한 번 목소리를 깔았다.
“김태석씨, 대화 좀 하죠?”
태석은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 녹음버튼을 누른 후, 입을 열었다.
“네. 말씀하세요.”
“어떻게 된 거에요?”
“어떤 것 말씀이신가요?”
“성적 1등. 설명 좀 해보시죠?”
태석은 그의 말에 깜짝 놀라 다시 그가 한 말을 상기했다.
그런데 분명 그렇게 들렸다.
‘나 의심하는 겁니까?’
그래서 말했다.
“강민용씨!”
“뭐요? 왜 언성을 높여요?”
“말씀 하실 때, 주의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같이 살고 있잖아요. 4주 동안 같이 살아야 되잖아요. 하루 이틀 보고 말 것도 아니고, 계속 봐야 하는데, 왜 저한테 계속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녀석은 태석의 말과는 다른 말을 내뱉는다.
“아니,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잖아요. 어떻게 1등을 해? 인 서울도 아니면서!”
“… 인 서울 아니면 1등 못하라는 법 있습니까? 저 공부 열심히 했습니다. 남들 잘 때, 밤에 12시까지 연등하면서 공부했고,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팀장으로 역할 수행하며, 봉사도 했습니다. 그래서 된 1등이겠죠. 강민용씨가 왜 그거 가지고 저한테 따지십니까?”
그러자 녀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태석에게 말했다.
“솔직히 말해봐요. 김민성 지도 선배랑 무슨 관계야?”
“지도 선배 말씀이세요?”
그의 반말에 태석은 존댓말을 유지했다.
“그래. 나 자르고 당신 팀장 만든 지도 선배.”
“이거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저번에 먼저 저한테 실수한 후, 사과 하셔서, 저는 다 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근본도 없는 말을 하시면, 더 이상 전 강민용씨하고 대화 안하겠습니다.”
“뭔가 있나 보네. 있네. 맞지? 솔직히 말해봐. 돈 먹였어?”
“강민용씨! 그런 거 없습니다! 지도 선배님하고 저 아무 관계도 아닙니다.”
“아무 관계가 아니면 그렇게 좋아할 리가 없지. 돈 먹인 거지? 뇌물 먹였지? 한번 끝까지 숨겨봐! 내가 그 증거 찾아낼 테니까.”
태석은 녀석의 말에 소리치며 말했다.
“얼마든지 찾아봐! 사람이 왜 이렇게 경우가 없어!”
그때 녀석이 손지검을 해왔다.
태석은 솔직히 우스웠다.
외국에서 배워서 그런지, 예절 자체가 없다.
그래서 녀석의 손을 막았다.
그리고 내쳤다.
녀석의 팔이 태석의 의해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갔다.
별 거 아닌 충격.
그런데 녀석은 비명을 지른다.
“으아아악!”
태석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정도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다른 사람 듣잖아요!”
“같이 망하자는 거지. 난 네가 1등하는 꼴 못 봐.”
“…… 적당히 하십시오. 참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큭큭, 내가 소리 지르면 어떻게 할래? 수습할 수 있어?”
“하지 마십시오.”
“나한테 빌어봐. 너 꼴 보기 싫어. 그래서 같이 못 있어주겠다. 어린 새끼가 꼬박꼬박 대들고! 씨발! 이 씨발!”
태석은 미지의 녀석에게 감사해했다.
‘이래서 녹음하라고 했었구나?’
그리고 행동했다.
“별 미친 놈 다 보겠네. 나 잘못한 거 없으니까 날뛰든지 말든지 네 마음대로 해! 알았어?”
그러자 그 녀석이 진짜 날뛴다. 연기가 아주 수준급.
“으아아악! 으아아악! 치지마! 때리지마. 김태석씨! 왜 나를 때리려고 해? 으아아악, 으아아아악!”
그의 고함에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리고 지도 선배도 그 광경을 목격했다.
태석은 태연한 얼굴로 방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웃었다.
‘사람 착한 것도 정도가 있는 겁니다. 강민용씨! 어디 한 번 끝까지 날뛰어 보십시오.’
사람 착한 것도 정도가 있는 겁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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