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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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은 협박으로! >
다시 방 안에 들어온 태석의 주변에 동기들이 몰려들었다.
“태석아, 너 괜찮아?”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네가 시험 막 베꼈다는 소문이 돌아.”
“헛소문이야. 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도 선배들이 너 징계한다는 소문, 싹 퍼졌어.”
“징계?”
“그래. 징계의결 요구했대.”
그때, 최윤정 지도 선배가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그녀가 태석을 쳐다본다. 그러자 태석을 위로하러 왔던 동기들이 하나, 둘 자리를 비켜준다.
그녀가 말했다.
“김태석! 이거 받아.”
“……”
“이게 뭡니까?”
“출석 요구서.”
징계요구 의결… 출석 요구서.
태석이 말했다.
“… 징계도 무고죄 있습니까? 이거 사실 아니면 어떻게 하려고 하십니까?”
태석의 말에 그녀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야! 너 그렇게 하고 회사생활 쉬울 것 같아?”
“모르겠습니다. 일단 출석하겠습니다. 그러니 제 개인공간에서 나가주세요.”
– 쾅!
태석은 자신의 입장에서 말을 전혀 듣지 않는 그녀를 밀어내곤 방문을 쾅 닫았다.
그가 세게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김민성 대리가 말한 타이밍.
그때만 오면 상황은 반전될 것이었다.
그런데 룸메이트 녀석이 자신의 엄마와 함께 들어온다.
태석의 감정에 짜증이 팍! 하고 밀려왔다.
이럴 때는 풀어줘야 한다.
“아줌마, 아까 얘기 다 끝나지 않았나요?”
“뭐? 얘 아직도 반성을 안 했네.”
“제가 반성할 일을 언제 한 번이라도 했나요?
“어머! 어머! 민용아, 저런 애랑 계속 어떻게 살았어? 아들! 빨리 짐 챙겨! 다른 방으로 가자. 얘네들 다 짤라버려야 돼! 근본도 없는 놈하고 어떻게 우리 아들을 같은 방에 배정할 수가 있어?”
“알았어. 그만해. 엄마, 내가 짐 정리할게.”
“됐어. 너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잖아. 엄마가 나서니까 다 해결되는 거야.”
“엄~마!”
“빨리, 빨리 움직여. 쟤랑 같은 공간에서 더 있으면 너도 물들겠다.”
강민용의 짐을 정리하는 아줌마.
태석은 마마보이인 녀석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줌마가 짐을 일부 들고 방 밖으로 나가자, 강민용이 태석에게 말했다.
“너, 실수한 거야.”
“실수요?”
“그래. 어차피 나한테 걔긴 놈들은 다 이런 식으로 끝났어. 학교에서도 그랬고, 학원에서도 그랬고.”
“강민용씨! 여기 회사에요. 강민용씨 아버지가 아무리 국회의원이라해도, 여기는 임직원하고, 주주가 주인이에요. 세상이 마음대로 되는 줄 아세요?”
“시끄러워! 내가 1등으로 가고 있었는데, 네가 먼저 망쳐놓았잖아!”
“그 이유 때문이었어요? 진짜 못났다. 정말 못났어.”
“이 씨발! 씨발! 네가 뭔데 나한테 지랄이야?”
“웃긴다. 정말, 온갖 착한 척, 불쌍한 척 하며 혼자 상점 20점 가지고 연기하던 거 누가 모를 줄 알았어? 진짜 꼴 보기 싫었는데 스스로 인정하니까 속이 풀리네.”
“너 그게 나한테 할 말이야? 미쳤어?”
“강민용씨, 능력이 안 되면 현명하게 노력을 하세요. 남들 하는 거 배우면서 못하는 거 인정하고,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보고!”
“야!”
“혼자 다 하려다가 못하면, 다른 사람한테 빼-액! 하고 소리 지르고, 그게 안 되면 엄마 부르고, 진짜 그게 사람입니까?”
“야! 이 새끼야! 그만 말해. 어차피 넌 끝났고, 팀장은 다시 내가 할 거야. 지도 선배 관찰 점수도 다시 받을 거고.”
“글쎄요.”
태석은 고개를 저으며 방송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미리 선배와 이야기 해두었던 내용.
그 약속이 지금 막 지켜지려고 하고 있었다.
타이밍이 좋았다.
약속한 시간 전, 강민용의 엄마가 짐을 옮기고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태석이 씩 웃었다.
띠-디디딩!
알림음과 함께.
태석이 녹음해두었던 파일이 연수원 각 숙소에 퍼지고 있었다.
아줌마의 표정이 정말 가관이었다.
녹음 내용은 대략 이랬다.
태석은 완전 억울한 놈.
반면 아들인 강민용은 완전 쓰레기.
아들을 믿었던 엄마의 고개가 푹 떨어졌다.
“… 아들… 이게 무슨 소리야? 민용아! 쟤가 대화 조작한 거지? 내용 조작한 거 맞지? 우리 아들이 실수한 거 아니지?”
그런데 강민용은 인상을 쓴 채, 엄마 대신 태석을 노려본다.
“너… 언제 녹음했어?”
“그 정도는 해두어야죠. 전 엄마, 아빠 품에 사는 강민용씨와 다르게 제 살 길은 제가 찾거든요.”
* * *
같은 시각 소회의실.
방송 앰프에서 흘러나오는 방송을 막으려고 소리치는 여성과 남성이 서로를 향해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빨리 안 꺼?! 선배! 지금 뭐하는 거야?”
그러나 김민성 대리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를 쏘아붙였다.
“뭐하냐고? 최윤정씨, 도대체 뭐 때문에 그랬어?”
“선배! 내가 뭘 그랬다고 그래?”
“네가 나 곤경에 빠트린 것 모를 줄 알았어?”
“선배, 잘 들어 봐! 그거 나랑 관계 없어. 내가 선배를 왜 곤경에 빠트려?”
“녹음했다면서! 태석이랑 얘기한 거 녹음했다면서, 틀어봐! 누가 잘못했는지 명백히 나올 텐데!”
“선배, 나 그런 거 없어. 제가 녹음을 왜 해요? 나는 다 선배가 곤경에 안 빠지게 하려고, 다 잘되자고 한 거야. 선배! 오해하지 말자. 응?”
최윤정의 말에 김민성이 자신의 핸드폰에 녹음된 파일 22:13초부터 재생을 시작했다.
그녀는 경악한 표정으로 자신의 1년 선배를 바라보았다.
“아직도 인정 못하겠어?”
“선배가 어떻게… 그 파일을 가지고 있어? 내 핸드폰 뒤진 거야?”
“너 아니거든. 김태석한테 받은 거거든?”
김민성의 말에 최윤정이 갑자기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태세를 전환했다.
“선배, 미안해. 과장님한테는… 말하지 말자.”
“뭐?”
“과장님한테는 비밀로 해줘. 내가 다 해결할게.”
“야! 지도 선배 총괄 관리하는 분이 과장님인데, 어떻게 말을 안 해? 너 무슨 꿍꿍이야? 네가 돈 먹은 거 아니야?! 너지? 너! 돈 먹었지?”
“내가 다 해결할게. 조용히 있어줘. 응? 선배! 선배!”
그때, 밖에 있던 과장님이 들어오셨다.
숙소에만 방송이 울렸기에 과장은 녹음 내용은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소회의실에 있던 김대리와 최대리는 과장님을 보며 인사를 건넸다.
“오셨습니까?”
“그래. 김 대리! 이제 감정은 좀 풀렸나?”
“아닙니다.”
“뭐?! 사내자식이! 잘못했으면 인정을 해야지. 일단 자네는 직위해제하고 사건 해결될 때까지 최윤정 대리가 B팀 지도선배 하기로 했어. 그러니까 일단은 머리 식히면서. 조사 결과 나올 때까지 기다려.”
과장의 말에 김민성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걸렸다.
‘그런 거였어? 최윤정! 처음부터 내 자리 노린 거였니?!’
그때, 강민용의 엄마가 소회의실로 찾아왔다.
“방송 켠 사람 누구야? 우리 아들 모함하려고 하는 거야? 당신들 뭐하는 사람이야!”
그러자 과장이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아, 사모님, 모함이라뇨? 당치도 않습니다.”
“그 파일 어쨌어요? 녹음 파일! 파일!”
그러자 과장은 영문을 몰라 김민성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지도선배 김대리는 씩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사모님! 고생하셨습니다. 아드님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뭐라는 거야? 저기, 이 사람 뭐라는 거야?”
아줌마의 폭언에 김민성은 굴하지 않았다.
“이미 아줌마 남편 분께 녹음 파일 보내드렸습니다. 아버님께서 아줌마 아들, 오늘부로 바로 퇴사시킨 답니다. 그러니까 짐 싸서 집으로 가세요.”
“너! 너! 너! 지금 나 협박하는 거야?”
“아니요. 협박 아니라, 아줌마 남편분이 먼저 결정하신 일이거든요. 짐 다 싸셨죠? 그거 B51호실로 옮기지 말고, 아줌마 차로 직접 옮기세요. 저희가 도와주는 일은 없을 겁니다.”
“너, 이름 뭐야! 이름 뭐야!”
“엘성생명, 영업부 김민성 대리입니다. 한번만 더 소리 지르시면, 녹음 파일 전국에 뿌릴 겁니다. 그럼 아줌마 남편. 정치생활도 끝이겠죠. 더 해볼까요?”
“……”
아줌마 입이 싹 다물어졌다.
지금은 2018년, 요즘 시대에 갑질은 통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탄핵이 진행된 이후, 세상은 많이 변했다.
아직도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에 박혀있는 사람은 도태했고, 빠른 사회에 발맞추어 변화하는 사람은 성공했다.
물론 폭로에 따른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회사에서 걸리는 압박.
하지만 김민성은 문제 없었다.
‘괜찮아. 난 영업이니까.’
영업, 오로지 실적으로 증명하는 부서다.
특히 자신은 B2C(기업 대 고객)영업이다.
기본급은 적은 대신 열심히 하는 만큼 수당을 받아가는 곳.
아줌마가 떠난 후, 그가 말을 꺼냈다.
“과장님?”
“어?”
지금 상황이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 그를 향해 김민성 대리가 씩 웃었다.
“아직 무슨 상황이신지 잘 모르시겠죠? 톡으로 전황이 담긴 녹음파일 보내드렸습니다. 확인 부탁드리겠습니다.”
그의 말에 최윤정 대리의 얼굴에는 썩소가 걸렸다.
* * *
다음 날! 사건에 대한 결과가 나왔다.
최윤정 지도선배는 직위해제, 강민용 신입사원은 자진퇴사.
사람들은 웅성거렸다.
소문만 들었을 때는 김태석이 뇌물을 준 사건으로 부각되었었는데, 까고 보니 정반대 사건이었던 것.
억울할만도 한데, 김태석은 오히려 밝은 얼굴이다.
“다들 탑승하셨죠? 여기서 원주까지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니까, 화장실 미리 다 다녀오세요.”
“아~ 엘성자동자의 모태그룹이 어딘지 아시죠? 태신자동차! 나중에 선배들이 물어볼 수 있으니까, 모두 핸드폰으로 태신 자동차, 검색해봐요.”
태석의 말에 모두가 씩 웃는다.
“괜찮아요? 태석씨, 억지로 웃지 않아도 되요.”
“에이! 사람 일이 다 그렇죠. 언제까지 억울해하고, 힘들어 합니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도 시간이 부족한데, 안 그래요?”
“후후, 그러네요. 같이 힘내요.”
태석은 3개 버스로 나눠 탄 팀원의 탑승여부를 파악한 후, 버스에 올랐다.
오늘은 엘성자동차 원주공장에 견학 가는 일.
탑승결과를 확인한 그가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 보고를 한다.
“지도 선배님! 다 탑승했습니다.”
– 그래? 인원은?
“네. B팀! 총원 99명, 열외 1명이고, 열외내용은 퇴사네요.”
– 고생했다. 태석아.
“고생하셨습니다. 선배님!”
그 둘은 서로를 향해 미소를 교환했다.
그리고 태석이 버스 기사에게 말한다.
“기사 아저씨, A팀 버스 출발하면 붙어서 바로 출발해주세요.”
“그래. 알았어. 음악 틀어줄까?”
“아니요. 조용히 가는 게 좋겠어요. 다들 많이 피곤하거든요. 버스에서라도 좀 자야죠.”
“그래. 알았다. 자리에 앉고.”
“네. 아저씨!”
신입사원 연수교육 1주차.
태석은 커다란 위기를 한 번 넘겼다.
다음은 어떤 위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그건 미지의 녀석이 알려줄 것이다.
녀석이 말했다.
[시스템 메시지 – 너부터 챙기길 잘했지?]그리고 태석이 대답했다.
‘조용해줄래? 잠 좀 자자.’
협박은 협박으로!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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