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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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네가 어떤 녀석인지 알고 싶어. >
최진영.
한영대 법학과 출신.
태석은 그가 로스쿨과 대기업을 고민하다가 대기업 쪽으로 틀었다고 알고 있었다.
키는 작지만, 호탕하면서도,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주의력도 가진 인물.
그래서일까? 녀석이 종합 3위.
태석은 진영이와 함께 구내 식당 가장 끝자리에 자리 잡았다.
녀석이 말을 걸었다.
“누구야?”
“너도 알 거야. C팀장, 서윤지.”
“서윤지? 2등?”
“응.”
“와! 걔 하버드 회계학과 출신인 거 알아?”
“그래?”
“뭐야? 이 태도는? 너희 무슨 사이야? 너도 하버드 나왔지? 같이 동기 맞지? 어? 아이씨, 뭐야!”
진영의 말에 태석이 입을 열었다.
“나 하버드 아니야. 해외대학도 아니고.”
“뭐? 아니야? 야! 태석아. 난 너한테 마음 터놓고 지내는데, 너는 비밀이 많다?”
“미안, 학벌하고 가정에 관해서는 이야기 안 하기로 결심했어. 그 부분은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자기만의 방어.
얼마 전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다시는 자신의 약점을 먼저 보일 생각은 없었던 태석이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그래. 알았어. 나도 그 마음 이해해.”
“고맙다.”
태석은 멀리서 다가오는 여성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여기에요!”
그러자 그녀가 환한 미소를 짓더니, 태석의 앞 자리에 식판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같이 왔네요? 혼자 올 줄 알았는데…”
“그래요? 저야말로 의외네요. 다른 분하고 같이 오실 줄 알았는데···.”
서윤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전 여기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태석씨도 그런 부류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옆에는 누구시죠?”
그녀의 말에 최진영이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한영대 12학번 최진영입니다.”
“아, 죄송해요. 저는 학교는 밝히고 싶지 않아서요. 서윤지입니다.”
“네~ 그러시군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최진영의 얼굴은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똑부러진 말투, 나이에 비해 성숙한 외모. 그리고 절제미.
그녀는 그의 눈에 마치 여신과 같았다.
태석도 마찬가지 생각이었다.
물론 다른 관점에서였지만…
‘빈틈이 안 보여. 무슨 생각을 알아낼 수가 없잖아.’
식사를 하며, 서로의 눈치를 보았다.
정적이 계속되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서로에 대한 분석이 끝나지 않아서.
그런데 초를 치는 녀석이 있다.
“윤지씨, 어떻게 하면 2등 할 수 있어요?”
“열심히 준비했죠. 진영씨도 열심히 준비해서 3등 한 거 아닌가요?”
“아, 저야 뭐… 우리 태석이 도움 많이 받았죠. 팀장으로서 엄청 잘 해요.”
녀석의 말에 태석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인마! 아, 진짜! 그런 쓸데 없는 얘기를 왜 하는 거야?’
태석의 표정변화.
그것을 목격한 서윤지가 처음으로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그리고 대화를 이끌었다.
“들었어요. 엘성 연수원 사상최초 1주차 시험 만점, 입사 전부터 엘성체조를 미리 배워온 유일한 사람. 김태석씨 맞죠?”
태석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불편한 점을 말했다.
“저, 윤지씨. 본론만 말하죠. 왜 보자고 하셨나요?”
“서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떤 점에서요?”
“정보교환!”
“…… 저는 드릴 말한 게 없는데요?”
“안타깝네요. 저는 메스게임에서 태석씨를 비롯한 B팀 중 일부인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메스게임?”
그때 태석의 눈 앞에 정보가 떠오른다.
[메스 게임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메스 게임》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협동하여 만드는 율동, 카드 섹션이나 색깔이 다른 옷으로 집단 군무를 통해 하나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엘성그룹 신입사원 연수교육 3~4주차 메인프로그램 중 하나.]그녀가 말을 이어갔다.
“그래요. 저는 대학에서 치어리더로 2년간 활동한 적이 있어요. 매일매일이 메스게임이었어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메스게임에서는 누구보다 앞서나갈 수 있어요. 메스게임 점수는 무려 150점이나 되요. 그 중 지휘점수가 50점이나 되죠. 여성지휘자는 아무래도 경험이 있는 제가 될 가능성이 높겠고요.”
“그래서 저한테 원하시는 겁니까?”
“야간스터디 그룹에 저도 포함시켜주세요.”
태석은 아차 싶었다.
성적 높은 그룹 멤버는 전부 스터디 그룹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그녀.
목적이 바로 이것이었다니.
눈에 띄고 싶지 않았는데…
태석은 일단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건… 저희 그룹 모두의 의견을 들어봐야 됩니다.”
그러자 그녀가 거부 못할 제안을 걸어온다.
“메스게임, 남성 지휘자 자리를 드리겠어요. 지휘자에게 부여받는 점수 50점과 기본점수 25점, 25점이 차이나죠. 1000점 만점에 25점은 극복할 수 없어요.”
그녀의 말에 태석이 말문이 막혔다.
“저한테 제 동기들을 버리라는 말씀이세요?”
“아니요. 버리라는 게 아닙니다. 같이 가자는 거죠. 어차피 전략기획실은 5명의 예비후보를 뽑아요. 어차피 이대로라면 김태석씨도 스터디그룹에 포함된 5명 전부를 전략기획실로 데려가진 못하잖아요? 그리고 전 2등이잖아요. 오히려 제가 손해 아닌가요?”
그녀의 제안은 확실히 솔깃했다.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어디서, 어떻게 알고, 나한테 접근한 걸까?
태석은 고민에 빠졌다.
“생각해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여자는 주저하는 남자는 별로 안 좋아해요.”
“… 오늘 내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녀가 일어났다. 식사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자리를 떴다.
식판을 들고, 요염하게 걸어가는 그녀가 최진영을 향해 말을 걸었다.
“앞으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네요. 진영씨!”
“아… 네!”
그녀가 떠나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런데 태석의 마음도 모르고, 최진영은 옆에서 호들갑을 떨었다.
“대박! 와, 진짜 여신이네. 청순하면서도 왜 이렇게 예쁘지? 치어리더 해서 그런가 몸매가 완전 섹시해. 와, 진짜 말문이 막혀서 한 마디도 못했네.”
“그렇게 좋아? 쟤 목적 모르겠어?”
“목적이야 뭐, 전략기획실 가고 싶어서 그런 거지.”
“그런데? 넌 받아들이자고?”
“나야, 뭐 상관 없을 것 같은데?”
태석은 진영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선은 동료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게 우선이었다.
저녁 식사 후, 태석은 자신의 방에 5명의 도우미들을 소집했다.
밤에 특별히 할 것도 없었던 녀석들은 태석의 방에 몰려들었다.
태석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일단 미안한데, 우리 스터디 그룹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생겼어. 그래서 모두의 의견을 종합할까 해.”
“의견? 누군데?”
“C팀장, 서윤지.”
“정말? 대박! 걔면 당연히 오케이지! 서윤지, 서윤지! 대박이다.”
“나도 오케이! 서윤지면 걔잖아. 하버드 설현! 맞지?”
“맞아. 맞아. 하버드 설현! 몸매 쩔고, 머리 좋고, 다 갖춘 애.”
태석은 당황했다.
‘뭐야? 난 심각한데, 다들 이 분위기 뭐야!’
“어디래? 빨리 오라고 해!”
“신고식 해야지. 치킨 사올까? 아-씨, 맥주 마실 수 있으면 좋은데, 여기서는 금주라서!”
“불러 봐! 불러- 봐!”
모두가 O-K를 해버린 상황.
태석은 일단 모두에게 사실을 전했다.
“어? 야! 너희들 그냥 받아들이지 말고, 걔가 조건 걸었단 말이야. 넣어주는 대신 나 메스 게임 지휘자 추천해준다고.”
그러자 다른 녀석들은 상관없다며 일단 부르라고 한다.
“그게 무슨 상관이야. 하버드 설현이 온다는데, 불러!”
“나도 상관 없어. 난 일단 치킨 시킬게.”
“오케이, 오케이, 난 마실 거 매점 가서 사와야겠다.”
그래서 모두가 흔쾌히 오케이.
태석은 긴장했다.
‘괜히 얘기를 꺼냈나?’
아마도 그녀는 이렇게 될지 미리 알고 있었을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 만만했었으니까.
웬지 끌려다니는 기분도 들었다.
그런데 그녀 입장에서는 1등인 자신을 견제하는 게 유리할텐데, 왜 이런 선택을 하나 싶었다.
태석은 생각했다.
그녀 말대로라면 메스게임 지휘자에 내가 선택되지 않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1등할 수 있을 거라고.
그런데 왜 그 좋은 길을 놔두고, 왜 리스크가 있는 길을 가려는 걸까?
밤 10시.
매일 같은 시각 스터디룸에서 만나는 사람들.
오늘은 한 사람이 더 있었다.
태석은 몸에 딱 달라붙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온 그녀를 보며 혀를 찼다.
‘패션쇼 하는 것도 아니고, 뭐하는 거야?’
그러나 그녀는 아랑곳 하지 않고, 다른 팀원들과 악수를 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묘한 눈웃음.
미소 한방에 넘어가는 동기들.
태석은 생각했다.
얘네들은 연애 한 번 안 해보고 진짜 공부만 했던 녀석들이라고.
그렇지 않으면, 여자 한 번 봤다고 저렇게 눈이 뒤집힐 수 없다고.
그러면서 자신에게 눈을 흘기는 그녀.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니?’
태석의 생각과 달리 그녀도 태석의 눈치를 보는 중이었다.
‘김태석! 엘성그룹 김창모 회장님의 손자! 신분, 학벌 모두를 속이고 온 베일에 쌓인 인물. 언제까지 그 가면을 쓰고 있을 거니? 난 네가 궁금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지내왔는지, 얼마나 대단한 남자인 건지…’
그때, 옆에 있는 현수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윤지씨, 여기 남자들만 있는데 혼자 와도 괜찮아요? 그나저나 너무 아름다우시네요.”
이렇게 여자를 외모로만 보는 형편 없는 놈들이 옆에 있어도 참을 수 있었다.
저 녀석이 괜찮은 녀석이라면, 제대로 된 녀석이라면, 꼭 붙잡고 말테니까.
“그럼요. 무슨 일 있겠어요? 그리고 우리 다 같은 동기잖아요. 말 편하게, 서로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아… 하하. 그럴까요. 윤지씨?”
김태석! 네가 어떤 녀석인지 알고 싶어. > 끝
ⓒ 제이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