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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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의 눈 >
태석은 깜짝 놀라 주변을 둘러보았다.
‘소원이 이루어져?’
자신의 소원, 대기업에 서류 전형 한 번이라도 통과하는 것.
그런데 자신의 눈 앞에 헛것이 자꾸 떠 다닌다.
[당신의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태석은 자신의 손으로 해당 메시지가 떠 있는 곳을 휘휘 저었다.
그런데 그 글씨는 사라질 줄을 몰랐다.
‘뭐야? 내가 뭐를 본 거야? 나 미친 거 아니야?’
그런데… 그의 눈에서 스르르 사라지는 글씨.
태석은 믿기지 못할 현상을 경험한 후,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또 다른 글씨가 뜬다.
[엘성그룹 정규사원의 길 튜토리얼 과정에 접속하였습니다.]‘뭐야! 이게 뭐냐고!’
그런데 글씨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엘성그룹 정규사원의 길 튜토리얼을 진행하시겠습니까?]‘튜토리얼? 지금 장난하는 건가?’
그는 헛것을 보며, 기가 찬 얼굴로 옆에 앉아 담배를 태우던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아저씨.”
“담배?”
“아니, 그게 아니고요. 제가 미친 놈은 아닌데요. 혹시 제 눈 앞에 글씨가 둥둥 떠 있지 않으세요?”
그러자 담배를 태우던 아저씨가 갑자기 태석을 향해 욕을 내뱉었다.
“미친-놈. 지랄 염병을 하네. 야! 인마! 젊은 놈이 대낮부터 술 쳐먹었냐? 꺼져!”
“… 죄송합니다.”
역시 아니었다.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보였다면 이미 그들이 먼저 놀라서 자신에게 말을 걸었겠지.
태석의 눈 앞에는 여전히 글씨가 써 있다.
‘나만 보이는 거야. 나만… 왜?’
화장실에 들렀다.
거울을 쳐다본다.
거울 반사면에는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
역시 생각대로였다.
‘엘성 그룹,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은 맞지만, 튜토리얼이라고?’
사실 궁금했다. 솔직히 미친 건지도 몰랐다.
꿈을 꾸는 건지도 몰랐다.
영화, 아니 소설, 게임에나 벌어질 법한 일이 자신에게 일어났으니, 그 스스로가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꿈.
대기업 입사.
대기업 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엘성그룹.
그는 속으로 외쳤다.
‘그래. 튜토리얼! 어떻게 하는 거냐?’
그러자 스르르 흔들리며, 방금 전 눈 앞에 있던 글자가 사라지고, 새로운 글자가 떠오른다.
[엘성그룹 정규사원 과정 튜토리얼을 시작했습니다.]– 해당 튜토리얼은 1년간 진행되며, 해당 기간 동안 중도 포기시 퀘스트 허락 이후의 기억을 잃습니다.
‘뭐? 기억을 잃어? 미쳤어?’
태석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시스템이 다시 글씨를 내보낸다.
– 하지만, 튜토리얼만 무사히 완수하면 당신의 삶은 지금과는 비교도 될 수 없을만큼 윤택해질 수 있습니다. 튜토리얼 진행을 계속 하시겠습니까?
[메인 퀘스트 : 튜토리얼을 진행하라.] [진행시 : 신입사원 필기평가 인적성평가 문제 획득] [포기시 : 신입사원 입사포기 및 기억삭제]‘이런 극단적인 퀘스트가 다 있어? 잠깐만… 인적성평가 문제? 나 그러고보니 아무것도 준비가 안 됐잖아. 그래. 진행해보자. 내가 미친 건지, 네가 미친건지 한 번 끝까지 가보자고!’
태석의 입장에서는 미지의 메시지가 주어지는 퀘스트가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취업준비생의 눈이라고? 웃기지도 않는다.
그래도 혹시나 해봐서 속으로 외쳐보았다.
‘취업준비생의 눈?’
그러자 태석의 시야가 초록색으로 바뀐다.
모든 사람이 초록색 선글라스를 쓴 것처럼 바뀌어버린다.
‘이게 뭐야? 뭔데?’
그런데 피곤도 같이 몰려오고, 메시지 또한 떠오른다.
[Tip : 취업준비생의 눈을 오래 사용하면 체력저하 현상이 나타납니다. 필요할 때만 사용하세요.]웃기지도 않았다. 녹색 세상이라니…
‘해제도 되냐?’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갑자기 피곤했던 눈의 감각이 줄어들고.
해제라는 말에 갑자기 녹색 세상이었던 시야가 원래대로 돌아온다.
‘와, 이거 미쳤네. 미쳤어.’
궁금했다.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그래서 태석은 일이 끝나자마자 서점을 향했다.
서점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아줌마 엘성 그룹 인적성은 어떤 문제집 사야 되요?”
엘성그룹, 서류 합격자 무려 오 천명.
이 그룹은 서류전형에서는 5:1 정도고, 인적성 검사에서 많은 수를 떨어뜨린다.
그만큼 인성과 적성을 중요시하는 것.
회사에 맞는 인재만 받겠다는 뜻.
그런데 서점 아줌마는 고개를 젓는다.
“엘성 그룹은 매년 문제가 바뀐다는데? 올해는 어디 출판사 문제로 나올지 몰라. 다 준비하던가, 아니면 하나만 골라 하던가…”
태석은 고개를 저었다.
다른 사람들은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서, 각자 한권씩 사고 돌려보는 식으로 하는데, 태석에겐 그런 친구들이 없었다.
‘아니야. 능력이 있잖아. 그걸로 구별할 수 있다고 했어.’
태석은 아까처럼 다시 한 번 스킬명을 속으로 외쳤다.
‘취업준비생의 눈!’
그런데 이번에는 아무 변화도 없다.
‘뭐야! 왜?! 뭔데?!’
그때, 떠오르는 Tip.
[엘성그룹 소유 건물내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하-아.
한숨이 흘러나온다.
이 개 같은 스킬! 거지 같이 요구조건도 많다.
태석이 화가 나서 말했다.
“아줌마.”
“응?”
“다 주세요. 인적성 문제집, 다 주세요.”
12권, 16만3천원.
이틀은 일해야 버는 금액.
그는 포장지를 뜯지는 않았다.
나중에 반품할 생각도 있었기에 무작정 회사 트럭을 끌고 다시 공사현장으로 향했다.
세콤 아저씨들이 길을 막고 있다.
하지만 상관 없었다.
여기도 회사 부지이니까.
흙주차장에 주차를 한 태석의 얼굴에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내가 지금 뭐하는 건지 모르겠네.’
하지만 믿고 있었던 것. 그 메시지가 말하는 것.
시험에 볼 필요가 있기에 그가 눈을 떴다.
‘취업 준비생의 눈!’
태석의 말에 아까는 발동하지 않았던 신기한 세상이 펼쳐진다.
녹색으로 된 세상.
그리고 태석이 사온 책 중 일부가 반짝반짝 빛이 난다.
12권 중 2권.
그 2권의 책을 펼치자, 일부 특정 문제만 환한 녹색 빛깔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건가? 맞아? 설마… 진짜야?’
2권의 책에서 발췌한 200문제.
태석은 나머지 책은 다시 책방에 반납한 채, 밤새도록 그 문제를 풀고 외웠다.
취업준비생의 눈 > 끝
ⓒ 제이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