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a Universal Temple Legend RAW novel - Chapter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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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ㅡ. ㅡ >
태석은 회사 내에서 잘 적응하고 있었다.
“회사 연가 종합해서 기안하는 것, 제가 해봐도 될까요?”
“그럴래요?”
김정미는 생각했다.
평소라면 이렇게 빨리 맡기지 않았을 거라고.
조금 더 적응기간을 두고, 지켜본 다음에 조금씩 가르쳐주었을 거라고.
그런데 이번 신입사원 둘은 정말 적응을 잘 했다.
꼼꼼하게 체크해서 실수를 하지 않는다.
남자에게는 잘 찾아볼 수 없는 세심함.
거기에 빠르기까지.
특히 태석은 더더욱 잘했다.
그럴 수 밖에.
그는 문서나, 컴퓨터 화면만 봐도 무엇이 틀렸는지 색깔로 구별할 수가 있었으니까.
“어? 선배님! 이거 날짜, 어제 날짜로 낸 거 같은데요. 사내 메일로 온 내용은 오늘부터 휴가 가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기안된 문서에는 어제 출발로 되어 있어요. 확인해보고 수정할게요.”
“어? 그랬어? 그래. 한번 전화해봐.”
“네.”
그리고 제대로 수정한 문서를 보며, 급여팀에도 전화를 해서 알려준다.
“네. 희연씨, 저 인사팀 신입 김태석이라고 하는데요. 기획실무팀 측에서 실수한 게 있어서, 명령 다시 냈거든요. 확인하고 연가 하루 안 쓴 걸로 처리 부탁드릴게요.”
– 네. 확인해주셔서 감사해요.
“아니에요.”
태석은 업무도 잘하고, 접대도 잘한다.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
“아! 서운대학교 취업지원팀에서 나온 김성동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업무협조차 들리게 되었는데요. 강민율 팀장 어디 갔습니까?”
“아, 네. 지금 팀장님 나가계신데, 잠시 앉아서 기다려주시겠어요?”
“네. 그러죠.”
그리고?
커피도 잘 탄다.
“커피하고 녹차 있는데, 어떤 것으로 드릴까요?”
“아… 커피요.”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남자가 커피 타는 데도 너무나 자연스럽고, 잘 탄다.
김정미는 미소를 지었다.
원래는 다 자신이 했던 일.
언제부터시킬까 고민했었는데, 말 하지 않아도 알아서 하니,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걸린다.
물론 태석은 결코 좋은 의도만은 아니었다.
[서브 퀘스트 : 김정미 사원 대신 커피 15회 타기]김정미는 사무실에서 남자들한테 커피 타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먼저 나서서 커피를 타며, 그녀의 호감도를 올려라.
[보상 : 6Point, 김정미 사원의 호감도 상승]때마침 팀장이 들어왔다.
기다리고 있는 서운대학교 김성동을 보며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김성동 팀장님, 뭐하러 직접 오셨어요? 전화로 해주셔도 되는데.”
“에이, 당신이 갑이고, 내가 을인데 당연히 찾아와야지.”
“후후, 갑하고 을이 어디 있습니까?”
“농담은 됐네. 이번에 취업설명회 일정은 언제 할 거야?”
“죄송해요. 방학기간에 잡아야 돼서요. 조금 그렇죠? 저희가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가 8월 말부터 시작해서, 지금 빨리 홍보해야 돼서요.”
“아니야.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나가는 엘성 그룹인데, 학생들이 방학기간 따질 때인가? 회사에 맞춰야지. 자기들이 취업하려면 당연한 거지.”
그러자, 강민율 팀장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한 시간 정도 할 것 같은데, 저희랑 어디랑 같이 하나요?”
“아, 일단은 KTT 통신사 그룹하고 날짜 맞추기로 했어. 괜찮지?”
“네. 저희가 먼저인가요?”
“그렇게 됐지. 엘성에서 오후 2시에 하면, 그거 끝나고 KTT가 하는 걸로.”
“알겠습니다. 아, 사은품은 저희는 볼펜으로 할 생각이거든요. 괜찮겠죠?”
“그래? 사은품 꼭 없어도 되는데.”
“에이, 그래도 저희 기업 이미지가 있는데, 좋은 인재 뽑으려면 소액이라도 투자는 해야죠.”
태석은 두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귀를 기울였다.
하나같이 살이 되고 피가 되는 이야기.
그런데, 때마침 팀장에게 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잠시만요.”
“네. 편하게 전화 받아요.”
팀장이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회사 내 전화이지만, 전화 건 사람 이름이 떴기 때문에 팀장이 그의 직책을 불렀다.
“비서실장님, 강민율 팀장입니다.”
– 아, 강 팀장, 고생이 많아요.
“네. 말씀하십시오.”
– 비행기 티켓 끊어놨다면서요. 그거 좀 바로 올려줘요. 명령은 회장님 결재 났나요?
“네. 처리 확인했습니다. 지금 바로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팀장이 곤란한 표정을 짓다가 바로 앞에 보이는 태석을 부른다.
“태석씨!”
“네. 팀장님.”
“비서실장님께 이것 좀 전달해주고 와.”
“네. 바로 올라가겠습니다.”
김태석은 홀더봉투에 안에 있는 비행기 티켓을 받았다.
그리고 비서실로 올라가기 위한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회사 건물 비상계단 옆.
비서실과 회장실, 사장실이 있는 최상층 전용 엘리베이터.
보통은 사원급 직원은 이용할 일이 거의 없는 엘리베이터에 태석이 탔다.
엘리베이터는 호텔과도 같았다.
금색 테두리, 빨간색 양탄자. 고급스러움의 끝판왕.
[19층입니다.]그룹 본사 최상층에 도착한 태석은 안내데스크 앞에 있는 여직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어떻게 오셨어요?”
“인사팀 김태석 사원이라고 하는데요. 비서실장님께서 티켓 가져오라고 하셔서요.”
“아, 안에 계세요. 들어가 보세요.”
“네. 알겠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간 비서실장의 방.
그런데 여직원의 말과는 다르게 아무도 없었다.
태석은 그래서 비서실장을 불렀다.
“비서실장님? 비서실장님?!”
그런데 그의 방은 놀랍게도 방 안에 또 들어가는 문이 있다.
그래서 태석이 그 열려있는 문을 향해 말했다.
“비서실장님? 계십니까?”
그런데… 시야에 딱 마주친 네 사람.
회장과 비서실장 그리고 부회장과 재벌 김태석.
그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란 태석이 고개를 숙이며 소리 없는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회장이 반응했다.
“비행기 티켓인가?”
“네. 가져왔습니다.”
그곳에 회장이 있었던 것은 당연했다.
그 방이 비서실에서 바로 회장실로 가는 별도의 문이었으니까.
김창모 회장이 태석을 향해 말했다.
“이리 내.”
“네.”
태석은 비행기 티켓을 회장님께 직접 드렸다.
그런데 자신이 알고 있는 녀석이 갑자기 무릎을 꿇으며, 회장에게 말한다.
“할아버지,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네?”
“할아버지라니! 지금 감정 호소할 때야?”
그러자 재벌 손자 김태석이 두 손을 모아 빌며, 용서를 구했다.
“회장님,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제발… 제발.”
그러자 부회장이 고개를 푹 숙이며 입을 열었다.
“회장님, 선처 부탁드리겠습니다.”
“……”
회장은 말이 없었다.
솔직히 짜증이 났다.
용서하면 또 사고치고, 또 사고치고, 또 사고 칠 것이다.
그래도 자신이 거둔 자식.
비록 피로 나눈 자식은 아니지만, 가슴으로 키운 자식과 그의 아들.
부모와 자식 정이 뭔지… 참.
48년 전인 1970년, 서울역에서 하나 뿐인 4살짜리 아들을 잃어버린 회장과 그의 부인.
실종된 아이를 5년 이상 찾다가 결국 찾지 못한 회장은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부인에게, 실종된 아이와 같은 나이 또래인 지금의 부회장을 입양하기로 했다.
그때부터 항상 침울했던 부인의 얼굴에도 미소를 걸리기 시작했다. 아이의 이름도 원래 자식 이름이었던 김진태로 바꾸고, 친 자식처럼 남부끄럽지 않게 키웠다.
가끔 버릇 없고, 애가 방황할 때면, 울구불구 난리를 치면서도, 애지중지 키운 자식이 바로 부회장.
그리고 그런 부회장을 꼭 빼닮은 손주 김태석.
그녀가 죽기 전 마지막에 당부한 말.
『사고는 쳐도 근본은 착한 애들이야. 당신이 재혼하는 건 좋으니까, 진태랑 우리 손주 태석이 나 없어도 당신이 잘 챙겨줘. 알았지?』
『그게 가는 사람이 할 말이야? 나는?』
『당신은 앞가림 알아서 잘 하잖아.』
어떻게 보면 자신하고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존재.
유전학적으로 절대 닮을 수 없는 자식들.
그래도 정신을 빨리 차려, 죽은 아내 말처럼 한 사람 몫은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은데, 그런 자신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사고만 치니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서 훈계했다.
“김태석.”
그런데 둘이 대답한다. 회장이 당황한 얼굴로 태석에게 말했다.
“네. 회장님.”
“네. 할아버지.”
“아, 자네는 돌아가.”
“네. 회장님.”
“아니다. 자네.”
“네. 말씀하십시오.”
“이번에 신입사원 1등 했었지?”
“네.”
“그래. 돌아가 봐.”
“알겠습니다.”
그리고 태석이 나가자, 자신의 손주 태석에게 화를 내는 회장.
“태석아.”
“네. 할아버지.”
“너는 쟤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니?”
“아무 생각 없습니다.”
“공부만 잘하는 애라고 생각하지?”
“……”
“쟤는 엄청 노력할 거야. 네가 부러워서, 너 따라잡으려고, 성공하고 싶어서 잠도 줄여가면서 노력하는 애일 거야. 그래서 사람들 앞에서 노래도 하고, 공부도 하고, 팀장인가도 했다며. 그래서 1등 했고.”
“… 네.”
“그 친구 이름도 김태석이고, 너도 김태석인데, 넌 왜 그게 안 돼? 저 친구는 1등해서 전략기획실에 오기 위해서 인사팀에 오고, 넌 왜 실력이 거의 꼴지 수준이라서 영업을 가게 됐는지 생각해봤어?”
“… 죄송합니다.”
재벌 김태석이 주먹을 꽉 쥐었다.
그래서일까? 그가 처음으로 김태석을 의식했다.
‘쓰레기 같은 놈 때문에 내가 욕을 먹어야 돼?’
하지만 곧 손을 풀었다.
지금은 회장님의 마음을 돌리는 게 우선이었다.
“할아버지, 아니 회장님, 저 진짜 잘못했어요. 한번만 기회를 주세요. 진짜 잘 할게요. 정말 잘 할게요.”
“……”
그리고 부회장 또한 자신의 아들을 변론한다.
“회장님, 제 자식, 한번만 선처해주시고, 기회도 주세요. 태석이도 전략기획실 갈 수 있도록 제발 한번만 기회를 주세요.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사람으로 만들겠습니다.”
“……”
김창모 회장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자리에 가서 앉았다.
고민.
그리고 결론.
“기회 줄 테니까, 열심히 해 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아, 엘성생명에선 안 돼! 이미 사고 쳤으니까, 다시 가면 직원들 사기만 떨어질 거야. 보안 유지하고, 가전사업부로 보낸다.”
“가전사업부라 하면…”
“그래. 판매직. 현장에서 직접 뛰면서, 고객들한테 TV도 판매하고, 전자레인지도 판매하고, 휴대폰도 판매하고.”
그러자 김태석이 다시 주먹을 꽉 쥐었다.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벌 김태석이 인사팀에 돌아왔다.
그러자 인사팀장과 김정미 사원이 그를 멀뚱멀뚱 쳐다본다.
사실 소문은 들었었지만, 그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무슨 상황인지 몰라, 지켜보기만 하였다.
그런데 그가 자신의 팀에 소속된 김태석에게 입을 열었다.
“김태석씨.”
“네. 말씀하세요.”
“나, 알죠?”
“네. 알고 있습니다.”
“전략기획실 지원했다면서요? 나도 한배를 타게 되었네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네. 저야말로 잘 부탁드려요.”
“인사명령 좀 내주실래요?”
“어디로 내드리면 될까요?”
“회장님이 엘성전자 가전사업부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네.”
김태석은 김태석이 말을 끝내고 나가자, 김정미 사원에게 보고를 했다.
“저 친구가 회장님 손자입니다.”
“그래? 멀쩡하게 생겼네. 사고 칠 얼굴은 아닐 것 같았는데.”
“인사 명령 올리겠습니다. 엘성전자 가전사업부로 바로 작성하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해.”
재벌 김태석은 결국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외국으로 가지 않는 것.
그리고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
– 그래. 태석아, 오늘은 회장님 앞에서 아주 잘 했어. 흥분 안 하고, 할아버지 앞에서 잘 참은 거야. 가서 명령은 냈니?
“그런데 아버지, 저 있잖아요.”
– 그래. 말해도 돼.
“김태석, 나랑 동명이인인 애, 걔 좀 해외로 좀 보내줘요. 걔랑 있으면 계속 할아버지가 비교할 거예요. 그러니까 내 눈에서 안 보이는데로, 빡세고 힘든 데로, 그래서 나랑 비교 못하는 데로 보내줘요.”
– 그래. 아빠가 그건 신경 쓸게. 그러니까 거기 가전 파트 가서는 사고치지 말고 잘 해. 알았어?
“네. 잘 할게요. 아버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전략기획실 4명의 채팅방에 새글이 올라왔다.
서윤지 : 아, 미친 놈 왔다.
최진영 : ㅇㅇ? 윤지가 웬일? 먼저 채팅을 다 하고.
서윤지 : 김태석, 그 미친 놈, 우리 쪽으로 왔어. ㅋㅋㅋ.
김태석 : 듣기 거북하네.
서윤지 : 너 얘기 한 거 아닌데, 미안.
김태석 : ㅇㅇ; 무슨 사고 쳤어?
서윤지 : 어. 어떤 아주머니가 아저씨랑 30분 동안 TV 채널 돌려보면서 확인하고, 쇼파에 앉아서 영화 보면서 진상짓 좀 하긴 했어.
그런데 그꼴을 못 보고, 김태석이 그 아줌마랑 아저씨한테 [안 살거면 꺼져.] 라고 말함. 그래서 걔네들 지금 1층 센터 내려가서 항의하는 중이고, 우리도 신입사원 기본교육 안 되었다고 10분 뒤 다 소집한대. 예절 없다고, 전 직원 정신교육 받을 듯.
김현수 : ㅋㅋㅋㅋㅋ. 나중에 잘 봐. 저번에 그 녀석 교육 받다가 빡쳐서 혼자 도망치고 다음날 출근 안함.
서윤지 : ㅇㅇ. 확인하고 알려줄게.
그리고 20분 후.
서윤지 : ㅋㅋㅋㅋ. 정신교육 중에 김태석 새끼, 화장실 간다고 혼자 빠져나감. 그래서 같이 일했던 주변 사람들 멘붕. 내가 2층에서 일하는데, 1, 3층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다가, 내용 전해 듣고 빡친 것 같아.
김태석 : 김태석 뒤에 새끼는 붙이지 말아줄래? ㅡ. ㅡ
김태석 ㅡ. ㅡ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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